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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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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백림

경기도 가평에 신령스러운 산이 하나 있다. 가평 8경 중 7경에 속하는 잣나무숲을 품고 있는 축령산(886m)이다. 백림(柏林)이라 일컬어지는 잣나무 숲은 편백나무 다음으로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치유의 숲이다. 축령산 동쪽 행현리 일대의 숲은 축령산중에서 가장 울창할뿐더러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사람의 통행도 드물고, 자기만의 성찰을 할 수 있고, 또 잣 향기가 그윽하게 몸을 감싸기 때문에 ‘사색의 숲’이라고도 부른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 뻗은 10~20m의 키다리 잣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이 숲은 소나무와 잣나무에서 나오는 테르펜 향이 산을 감싸고 피톤치드가 몸 깊숙하게 스며든다.
 
이곳에 오래 있게 되면 숲과 나무에 반하고, 또 그 향기에 반하여 ‘명현반응’을 경험한다. 백림 부근에는 유명한 아침고요수목원이 위치해 운치를 더한다.
 
축령산 백림은 우리나라에서 잣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숲이다. 산속에 무수한 잣 창고와 잣 운반 임도, 잣 공장이 있어 저렴하게 잣을 구매할 수 있다. 피톤치드도 마시고 잣도 먹을 수 있고 숲의 경관도 뛰어나 1석 3조의 행운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축령산(祝靈山)은 광주산맥이 가평에 이르러 명지산과 유명산을 솟구치며 내려오다 한강을 앞두고 형성된 산으로 일명 비룡산으로 통한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 이 산에 사냥을 왔다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몰이꾼이 이 산이 신령스러워서 산신제를 지내야 한다고 해 정상에 올라 제를 지내자 멧돼지가 잡혔다고 한다. 그 때부터 제사를 올린 산, 즉 축령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필자는 아내와 동료들과 함께 자전거로 우리나라 잣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축령백림인 축령산을 넘기로 하였다. 비포장 산길이라 자전거도 풀샥의 캐논데일이 함께 할 것이다. 아내도 풀샥의 무츠를 준비하고 청평으로 향한다. 청평까지는 전철을 이용하고 청평역에서 하차, 청평삼거리에서 현리 방향으로 달리다 조종천을 따라 상류로 향했다. 비포장의 조종천 강변길은 녹수계곡으로 이어지고, 많은 행락객이 조종천의 아름다운 강변에서 자연을 즐기고 있었다. 낚시하는 사람, 아이들과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이 달리는 자전거를 보고 화이팅을 외친다. 강변길이 끝날 즈음 길은 끊어졌다. 강을 그냥 건너기에는 수심이 깊어 동네 사람들에게 부탁해 나룻배를 빌려 자전거와 함께 강을 건넜다.
 
강변을 계속 달리는 옆으로 크리스탈밸리 골프장이 있어 골퍼들이 우리를 의아한 듯 쳐다본다. 다부산을 돌아 항사리로 들어서니 길은 그 각을 높이는데 경사가 10% 이상이다. 이마와 등에서는 송골송골 땀이 나기 시작했다. 한참을 오르니 해발 200m 숲 속에 고즈넉이 들어앉은 백련사가 보인다. 백련사 왼쪽 길은 그야말로 길이 솟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길 어떻게 오를까?’ 걱정으로 섬뜩해진다.
 
 
조그마한 사찰이 아담하고 독경소리가 스며 나오는 듯하다. 백련사는 천마산, 서리산, 축령산, 운악산으로 둘러싸인 마치 그 모습이 흰 연꽃에 파묻힌 형산이라 하여 백련사로 불렀다고 한다. 깊은 산 속에 절이라니, 생소하고 신비감마저 느껴진다. 스치듯 백련사를 지나 본격적인 임도 업힐이 시작된다.
 
솟아있는 길은 앞바퀴가 들릴 정도로 15%가 넘는다. 핸들을 가슴까지 잡아당기고 몸무게를 앞으로 쏠리게 하는 웨이트 퍼워드 자세로 구불거리는 임도를 오르는데 숨은 턱에 차고, 다리는 끊어질 듯, 눈에서는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심장은 터질 듯 방망이질한다. 한계상황에도 내달린다. 내리쬐는 9월의 땡볕을 맞으며 온몸은 불덩어리고, 옷은 땀으로 젖어간다. 시멘트 빨래판 오르막, 경사가 심하면 도로는 빨래판 현상으로 만들어진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다. 사방은 적막 속에 조용하고 가끔 지나가는 약초꾼들은 혀 차는 소리로 ‘저 경사를 잘도 오르네, 대단하세요!’라고 응원을 한다. 뒤에서 잡아당기는 중력과 싸운 지 수십 분. 몇 번을 구비구비 돌았든가! 임도 중간쯤에서 필자의 다리는 경련을 일으킨다. 중턱에서 숨을 고른다. 약초꾼은 ‘한고비만 돌면 정상이요’라고 말한다.
 
그 말에 나는 얼마나 큰 힘을 받았는지 모른다 한고비 도는 그곳, 길은 바짝 솟아있었다.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페달을 밟는다. 구비를 돌아 오르니 먼저 도착한 동료는 길바닥에 누워 버렸다. 나뭇가지 사이로 태양은 수줍은 듯 빛을 보내고 바람이 휙 지나가는 정상엔 고요만이 흐른다. 여기가 해발 500m이다. 한참을 널브러져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삼거리에서 행현리 쪽을 보니, 검푸른 백림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아래에서부터 비릿한 잣 내음이 바람에 실려 후각을 자극한다. ‘저 숲 속은 온통 피톤치드로 가득하겠지’ 날려오는 테르펜 향속에 피톤치드가 솔솔 부는 산속! 식물은 병충해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피톤치드를 분비한다고 한다. 편백나무 다음으로 피톤치드가 많은 잣나무!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는 그렇게 자신을 지키며 건강한 푸른 숲을 이루고 있다. 그 숲 속에 잣나무 푸른 교실, 숲 치유센터가 있다고 한다. 축령백림은 해방 전후에 잣나무 심기 사업을 벌여 산을 온통 백림으로 만들었고, 살구나무가 많은 동네 행현리(杏峴里) 사람들의 주 소득원이 되었다고 한다. 산길을 돌아가면 사방댐이 있어 폭우 시 산사태로 밀려오는 토사와 돌, 유목을 막아내어 숲을 보호한다고 한다.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 내려가니 하늘을 찌를 듯 30~50년생의 잣나무가 온산을 뒤덮고 마치 잣나무 터널 속을 달리는 착각마저 든다. 피톤치드 테르펜 향을 맡으며 마음이 평온해진다. 오를 때의 고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백림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겹다.
 
축령산 동북쪽의 축령백림은 널리 알려진 남양주 쪽의 축령산 휴양림과 달리, 아직 모르는 이가 많아 호젓하고 그윽한 산길로 축령산 삼림 중에서도 가장 울창하다. 숲 그늘이 워낙 깊어 박명속과 같다. 곧게 뻗은 잣나무의 자태가 몸매를 자랑하고, 잣 향기에 혼이 빠진다. 달리면서 삼림욕을 하고, 숨 가쁜 라이딩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되어 많은 양의 피톤치드를 마시게 된다. 30도에 가까운 날씨에도 숲 속은 오싹할 정도로 서늘하다. 그만큼 공기가 싱그럽다는 이야기다.
 
 
축령백림 12km는 새소리, 바람 소리뿐이다. 적막하고 가끔 따악! 따악! 하는 딱따구리 울음이 산속의 정적을 깬다. 마음의 평정이 온다. 체로키 인디언의 이야기 중에 사람의 마음은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삶의 마음이고 또 하나는 혼의 마음이다. 삶의 마음이 커지면 욕심이 되고, 영혼의 마음은 작아진다. 삶이 끝나면 삶의 마음도 사라진다. 그러나 영혼의 마음은 삶과 관계없이 변치 않으며, 많이 가진다고 커지는 것이 아니다. 숲이 주는 무언의 행복은 우리 영혼의 마음을 살찌울 것이다. 숲이 주는 마음은 무한하고 영혼을 평정시켜준다. 그러므로 건강은 저절로 오는 것이다. 저 멀리 잣나무 숲에 포근히 들어앉은 펜션이 보인다. 잣 향에 휩싸인 숙소에서 잠을 청한다. 창문을 열어 밤새 피톤치드 세상에서 꿈을 꾸어본다.
 
9월 21일 토요일 아침! 잠에서 깬 필자는 발코니로 나가 축령의 아침을 맞이한다. 북한강에서 밀려 올라오는 운해가 스멀스멀 산을 덮는다. 여기가 해발 400m다! 순식간에 운해 구름 속에 떠 있었다. 그렇게 피톤치드 세계의 어쭙잖은 신선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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