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씨어터(회장 박승구) 제16회 정기 공연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연동교회 열림홀에서 600여명의 치과계 가족들의 뜨거운 환호와 격려 속에 무대에 올랐다.
2009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조선일보 평론가 선정 최고의 연극,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하는 등 연극계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하얀앵두’가 덴탈씨어터의 연기로 다시 태어났다. 하얀 앵두는 시계바늘처럼 출발점이 도착점이 되고 도착점이 다시 출발점이 되는 아이러니한 자연 순환의 이치를 탄생과 죽음이라는 생명사를 통해 알려주는 작품으로 백삼식 작가의 작품이다.
‘아그노스투스 피시포르미스’라는 다소 어렵고 생소한 이름의 삼엽충의 화석을 영월에서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연극은 할아버지의 정원을 복구하러 온 작가 반야산(오민구 원장)과 하영란(박해란 원장)의 집에 화석을 찾기 위해 내려온 지질학 교수 권오평(손병석 원장)과 조교 이소영(허영기 원장)이 오면서 생겨나는 일이다.
‘하얀앵두’는 형체를 가진 모든 것들은 언젠가 부서진다는 소멸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기억이 남아있는 한, 소멸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라짐으로써, 누군가의 기억 속에 화석처럼 일종의 ‘영원’을 얻는다. ‘하얀앵두’는 지질학에 바탕을 둔 사유로 확장된 시간의 순환성, 그리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과거와 미래, 영원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자리를 가득매운 관객들은 연극이 끝난 뒤에도 깊은 생각에 빠져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박승구 회장은 “매번 공연을 보러 오는 팬도 생길만큼 정기공연을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며 “정기공연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독거노인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김희수 기자/G@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