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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수구 이사장의 ‘미국대륙횡단 여행기’ (12)

“영혼에 축복을 내리는 곳”

9월 22일. 아침 7시에 기상하기로 약속했는데 한 시간 일찍 기상해 샤워를 하고 나서도 친구들이 안 보였다. 그제서야 어제 저녁 이곳 시간이 한 시간 늦게 간다고 했던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나 수면시간을 한 시간 손해 본 것을 알게 되었다.

 

지난해 머들 비치를 갔다가 라스베이거스로 와서 여러 곳의 캐니언(canyon)을 둘러보기는 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소가 앤티로우프 캐니언이었다. 그때 우리가 간 곳은 Lower antelope canyon이었고 당시 시간이 없어 못 본 곳이 오늘 가는 Upper antelope canyon이라는 친구 K의 말에 가슴 설레던 지난해 기억에 들뜨는 기분이었다.

 

 

서둘러 아침을 챙겨 먹고 앤티로우프 캐니언만 전문으로 하는 패키지 여행사로 차를 몰았다. 여행사에 도착해 예약 티켓을 내밀고 한 30분가량 기다렸다가 다른 예약자들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앤티로우프 캐니언으로 가다가 공항에서 학생 두 명을 더 태웠다. 한 15분 정도 달려 이번에는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모래밭 위에 놓여 있는 동굴로 우리를 안내했다. 가는 도중 모래바람에 얼굴이 모래에 덮여도 잠시 후 보게 될 비경에 별로 괴로운 줄 몰랐다.

 

지난해도 정말 감탄의 연속이었지만 올해 또 보아도 역시 자연이 빚는 비경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했다. 특히 안내인의 사진 실력에 우리는 혀를 내둘렀다. 그 친구가 찍은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찍어도 아주 다른 상이 나오는 걸 보고 역시 사진 기술이라는 게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라는 걸 느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ower antelope canyon은 사다리를 타고 좁은 지하의 협곡으로 내려갔지만, Upper antelope canyon은 평지에 그냥 위치하고 있어 접근은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사진작가들에 의하면 이 협곡의 장관은 ‘영혼에 축복을 내리는 곳’이라고 말한다. 위쪽은 진한 주황색과 노란색으로 빛나지만 아래쪽으로 갈수록 빛이 약해지면서 어두운 푸른색과 보라색으로 변한다. 빛과 색의 대조는 협곡의 완만한 윤곽을 강조하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사진작가들은 이곳에 하루종일 머물면서 아침부터 태양이 머리 위에 오는 한낮, 그리고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저녁때까지 변화하는 풍광을 필름에 담기를 즐긴다고 한다.

 

Antelope canyon은 좁은 협곡으로 주로 사암 고원의 표면에 난 좁은 균열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균열이 비탈에 만들어지면 물이 흐르면서 침식작용이 강력하게 발생되어 균열이 일어난 부분이 수로가 되어 사암으로 깎아 들어간다. 이 협곡은 그 결과가 좁고 깊은 협곡으로 나타난다. 물결치는 듯한 협곡의 형태에, 폭 1~3m, 깊이 50m에 이르는 구멍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곳은 날씨가 변덕이 심해 돌발적인 홍수로 사고가 많아 반드시 안내인의 안내와 지시를 따라야 한다. 좁은 협곡 사이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백팩을 메는 것이나 selfie stick 등의 소지는 금하고 있었다. 아직까진 일반인들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이곳이 전 세계에서 오는 관광객으로 북적댈 것을 기대하고 부동산 투자가 벌써부터 활발하다고 친구는 전한다.

 

 

관광을 끝내고 다시 선인장이 우거진 사막을 250마일가량 주행해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쇼핑몰에서 간단한 쇼핑 몇 가지를 하고는 친구 K 집에 가기 전 저녁식사를 하려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설렁탕 잘하기로 소문난 ‘탕탕탕’이라는 집으로 갔다. 차량을 바로 음식점 앞에 두고 이제 우리들의 여행이 무사히 잘 끝났다는 안도감에 모두들 마음 놓고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 식사 주문을 했다. 한국 식당에 왔으니 진로 소주도 한 병 시켜서 기분 좋게 저녁 식사를 즐겼다. 잠시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도 못 한 채~.

<다음호에 계속>

 

 

 

 

 

 

 

이 수 구

 

                                                  (사)건강사회운동본부 이사장
                                                                ·前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前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


 

 

본지는 (사)건강사회운동본부 이수구 이사장(前대한치과의사협회·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의 미국대륙횡단 여행기를 연재한다. 이수구 이사장은 지난해 9월 3일부터 24일까지 미국대륙횡단에 나섰다. “대학 동기 내외와 함께 동부에서 서부를 가로지르는 여행이었다”면서 “오랜 꿈이자 버킷리스트였던 나의 소중한 경험을 치과의사 후배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73세의 나이에도 꿈을 꾸고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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