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일부터 김세영 치협 前 회장을 중심으로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1인1개소법 사수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가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이하 치협)로부터 도둑 촬영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6일 치과계 전문지에 1인1개소법 사수모임 일동 명의로 배포된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제하의 호소문은 치과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6일 호소문 배포 이후 치협 최남섭 회장은 이틀 뒤인 지난 8일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명에 나서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불법적인 촬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집행부를 의도적으로 흠집내거나 비난하는 소재로 삼으려는 일부 세력과 언론에 대해서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건의 발단은 1인1개소법 사수모임이 지난 6일 호소문을 광고로 게재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오면서 시작됐다.
1인1개소법 사수모임은 호소문을 통해 “100일째 매일 오전 1인1개소법 합헌의 당위성을 알리는 1인 시위를 펼쳐오고 있고, 수도권 3개 지부와 치개협 등에서는 회원의 뜻을 담은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며 “이런 와중에 2015년 12월 2일부터 3일간 1인 시위 현장이 누군가에 의해 불법적으로 도둑촬영됐고, 최남섭 집행부가 촬영에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고, 회원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할 수 없게 만드는 중차대한 이적행위”라며 “협회장은 1인 시위 도둑촬영에 대한 전말을 낱낱이 공개하고 공식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도대체 무슨 이유로 1인1개소법 사수를 위한 회원들의 1인 시위를 감시했는지, 전문 도촬꾼을 고용해 불법적으로 사찰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만 한다”고 요구했다.
호소문이 게재된 이틀 후인 지난 8일, 최남섭 회장은 전문지 기자간담회를 갖고 헌법재판소 앞 1인 시위 촬영 시도에 관련해 회원들에게 공식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최남섭 회장은 “1인1개소법 사수와 관련해서는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해 시위형식보다는 실효성 있는 법률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을 해왔었고, 대회원 서신 및 지난 11월 26일 전국 지부장들에게 치협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1인 시위를 치협에서 주도해주기를 거듭 요청해 왔었다”며 “집행부 입장에서는 1인 시위가 진행되는 여러 정황에 대해 현장 상황을 알아볼 필요가 있었고 직원(운전기사)이 현장 상황을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촬영현장이 노출됐다”고 말했다. 또한 “어찌됐든 굳이 1인 시위 현장을 촬영하려는 시도를 보임으로써 100일 넘게 1인 시위에 동참한 회원들과 이를 지켜보며 응원했던 많은 회원에게 불쾌감을 줬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기에 진심으로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회원들의 이해를 촉구했다.
또한 최남섭 회장은 “지난해 11월초 유디치과 기소 이후 직접 김세영 전회장에게 연락해 1인 시위와 관련해 격려 차 방문의사를 전한 바 있으나, 이런 순수한 의도를 김 前 회장은 여론몰이를 통해 호도하였고, 이런 상황은 개인적으로나, 협회 수장으로서 말할 수 없는 명예훼손의 고통과 배신감마저 느꼈어야 했다”며 “이번 도촬 건도 여론몰이식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자중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만약 진정으로 치협에 책임을 묻고 싶다면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보다 정정당당하게 사법당국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빨리 마무리 짓는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학주 기자 new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