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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薄石)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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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 68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바닷가길, 산길, 하늘길 등 여러 형태의 길을 만나지만 그중에서 가장 흔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 길이 고갯길이다. 그 고갯길 중에 흔하게 우리가 넘던 길이 박석고개란 길이다. 박석고개란 그 고개가 풍수지리상 중요한 곳이어서 지맥이 끊기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얇은 판석의 돌을 깔아놓은 고개 또는 땅이 질어서 사람들이 진창을 밟지 않도록 돌을 깔아놓은 고개를 말한다. 전국에는 많은 박석고개가 있다. 우선 서울 은평구 갈현동과 불광동 사이에 고개가 있다.

 

이른바 박석현, 속칭 박석고개이다. 박석고개를 분수령으로, 북으로 창릉천, 남으로 연신내과와 불광천이 흐른다. 현재, 박석은 찾아볼 수 없고 넓은 아스팔트 도로가 통일로를 향해 뻗어있다. 도로공사로 높이가 낮아져 고개다운 느낌은 주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의 박석고개는 마포구 신수동 동사무소 뒤편 삼거리 부근에 있던 고개로 현재는 주택이 밀집해 있으나 예전엔 잔돌이 많이 깔려있어 유래된 이름이다.

 

마포 박석고개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집에 노인내외와 아들내외가 살고 있었는데 아들은 기운이 장사에다 신통력까지 갖고 있었다. 어느 날 노인내외는 노량진에서 열리는 큰 굿판을 보러가고 며느리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다. 일 나갔다 집에 돌아온 아들은 아내가 굿 구경을 못가 서운해 하므로, 신통력을 발휘해야 되겠다고 마음먹고 아내를 행주치마로 눈을 가린 뒤 자신의 손바닥위에 두발을 올려놓게 했다. 아내는 갑자기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고 행주치마를 벗고 보니 축지법처럼 노량진 굿판에 와 있는 것이었다. 굿 구경을 하고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노인 내외보다 먼저 집으로 왔다. 아내는 시부모내외가 감쪽같이 모르는 새에 굿 구경한 것을 생각하니 신기해 이웃에게 자랑을 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다. 옛날에는 신통력이나 도술을 부리는 사람은 난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여 처형하는 법이 있었다. 결국 아들은 억울한 처형을 당했다고 한다. 그날 밤 아들의 시체가 버려진 박석고개에는 큰 용마가 나타나 하늘로 올라갔는데 주민들은 그 용마가 아들의 변신이었다고 믿었다. 용마의 발굽에 큰 바위가 부서져 박석이 되어 땅에 널려있게 되고, 이 고개를 박석고개라 하였다는 전설이다.

 

또 하나의 박석고개는 경기도 용인에서 경기도 광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박석고개다. 용인 박석고개는 모현면 매산리에서 포곡읍 신원리로 가는 57번 지방로 중간에 있는 고개이며 ‘조선지지자료’에는 박석현과 전동곡현으로 표기돼 있다. 앞은 모현면 고매곡리에 있는 고개이고 뒤는 포곡면 신원리에 있는 고개이다. 신원리와 고매곡리(매산리)에 있는 박석고개 서쪽에 죽순고개가 있는데, 죽순고개도 ‘조선지지자료’에 죽심현(竹心峴)으로 표기된 반면 포곡쪽은 죽송현(竹松峴)으로 돼 있다.

 

죽순고개의 발음이 변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죽순고개는 북쪽 중촌, 가일고개를 넘어 광주로 이어지고, 박석고개는 문형리, 능원, 태재와 분당을 거처 서울로 연결된다. 지금은 이 죽순고개도 넓은 범주에서 박석고개라 부르는 것 같다. 이 밖의 박석고개는 포천 청산면의 박석고개, 안성군 금광면의 박석고개, 연천군 궁평리와 포천 백의리 사이의 박석고개, 가평군 상면의 박석고개 등 전국에는 많은 박석고개가 있다. 이런 고개에는 반드시 길손이나 마을의 안녕을 비는 서낭당이 있다.

 

2012년 7월 8일 우리팀(바이콜릭스)은 라이딩 콘셉트를 용인의 박석고개로 결정하고 그 길에 주저리 매달려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정몽주 선생, 남구만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박석고개를 넘어 기흥으로 오는 코스를 달리기로 했다.

 

오늘따라 여름의 찜통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11시 분당선 죽전역에 모인 7명의 대원들, 대지가 달아올라 아지랑이가 시야를 아른거린다. 소금과 물을 준비하고 열사병에 대비한다. 거리를 50㎞로 줄이고 중간 중간 휴식시간을 많이 잡았다. 우리같이 나이가 많은 사람은 건강하다해도, 열사병을 조심해야 한다. 몸의 신진대사가 젊을 때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코스 브리핑, 준비 체조 후, 박석고개를 머리에 떠올리며 페달을 밟는다. 오늘은 90%이상이 온로드(포장도로)이므로 샥옵서버가 앞에 한 개인 하드테일 라이트스피드 자전거를 선택하였다.

 

출발하자마자 헬멧속의 머리는 끓어오른다. 출발하자마자 5%, 4㎞의 긴 고개! 대치고개가 앞에 버틴다. 끝없이 계속되는 업힐 더위로 몸의 온도는 한계점에 달할 정도로 뜨거워지고 있었다. 어느새 정상에 오르고 우리는 다운힐이라는 시원한 에어컨 같은 보상을 받는다. 언제나 정상에서의 다운힐 라이딩은 엔돌핀이 솟구치고 더위는 도망가 버리기 때문이다. 43번 도로를 달려 내려가니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정몽주묘 입구가 보인다.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내부로 실개천이 흐른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주요 배역이었던 정몽주! 고려말 충신인 그는 국운을 바로잡으려다 신흥세력 이방원의 자객에게 개성 선죽교에서 피살된 사실은 우리가 다 알고 있다. 피살된 후 황해도 풍덕군에 묻혔다가 1406년 이곳 모현면으로 옮겼다. 고향인 경북 영천으로 이장하려 가던 중 이곳 모현면에 명정이 바람에 날려 떨어졌다고 한다. 다시 8%, 1㎞의 안골고개를 넘어 한낮 폭염이 쏟아지는 불볕 라이딩으로 모현사거리에서 우회전 매산리로 향한다. 서서히 각을 세우는 57번 도로 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오른쪽에 선장산(349.6m) 왼쪽의 구만이산(200m)의 능선을 넘는 박석고개 업힐이 시작된다. 모현면 매산리와 포곡면 신원리의 경계 박석고개로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페달을 밟는다.

 

5%, 2㎞의 긴 고갯길,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고글에 김이 서린다. 멀리 포곡읍 이정표가 보인다. 그길 오른쪽 고개정상에 포곡읍이란 이정표가 붙어있다. 그곳 거대한 느티나무에 오방색 천을 나무에 두르고, 돌을 쌓아 놓은 서낭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개 고갯마루정상에는 길손과 마을의 안녕을 위한서낭당이 있다.

 

박석고개에서 숨을 돌리고 내려오는데 왼쪽에 구만이산이 우리를 배웅한다. 조선 인조 1629년에 태어나 숙종 때 영의정까지 지낸 시인 남구만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산 이름도 구만이산이라 지었다고 한다. 사직 후 풍류를 즐기며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하며 부근에 생가와 묘가 있다고 한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거진다…’의 시조를 읊조리며 그를 생각한다. 이 시조의 재가 바로 박석재라니… 자전거 여행은 언제나 역사와 함께한다.

 

우리팀은 경안천을 따라 성현들을 마음에 새기며 길을 달려 나간다. 50㎞의 여정, 금학천,  오산천을 거처 기흥으로 갈 것이다. 해는 아직 중천에 있는데 핑크색 대원들은 경안천을 따라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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