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권태호·이하 서울지부)가 서울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 대표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올해 상반기 서울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의료폐기물 수거비용이 대폭 인상된 것에 대한 개원가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지부에서는 강현구 부회장, 김재호 SIDEX 사무총장, 정기훈·김태균 자재이사가 자리했으며,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는 총 12곳의 대표자가 참여했다.
강현구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갑작스러운 수거비용 인상으로 많은 회원이 의료폐기물 업체가 담합해 대폭 인상을 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해명을 요구했다.
정기훈 자재이사 역시 “의료폐기물 수거비용이 약 10년간 한 번도 인상되지 않다가 올해 초 급작스럽게 인상됐다”며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조금씩 오른 것도 아니고, 갑자기 50% 이상이 인상된다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모 업체 대표는 “의료폐기물 수거비용은 10년이 아닌 20년 이상 답보상태였다”며 “치과개원가 경기가 안 좋다는 사실도 익히 알고 있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더 이상 인상을 하지 않고는 운영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의료폐기물 업체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가격 담합은 불가능한 일이다”고 선을 긋고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지역에서만 7개 이상의 의료폐기물 수거업체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폐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업체 대표자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한 명의 직원이 하루 평균 30~40곳 이상의 병의원을 돌며 의료폐기물을 수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와중에 신규업체가 의료폐기물 시장에 뛰어들며 수거비용을 덤핑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어려움은 중첩되고 있다.
모 업체 대표는 “30년간 거래하던 치과가 수거비용 1~2천원 때문에 당장 업체를 바꾸겠다고 연락을 해오면 상처를 크게 받곤 한다”며 “오랫동안 거래하며 치과의 한 구성원이자 동반자라고 생각하는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들의 어려움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강현구 부회장은 “오늘 이 자리가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의 어려움도 청취하고, 치과 개원가의 입장도 전달하는 계기가 돼 의미가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수거비용을 인상하는 방식은 반드시 지양돼야 하는 만큼, 업체에서도 부피나 무게당 수거비용을 차별화하거나, 기본 물량은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폐기물이 아주 많이 나오는 경우 가격을 누진하는 방안 등도 연구해보길 바란다”고 권고했다.
최학주 기자 new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