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달리니 2016년 11월 완공예정인 평창고속전철이 높은 교각위 424번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제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70분이면 갈 수 있다고 하니, 올림픽 인프라 건설로 인한 혜택이 여간 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5㎞를 더 가니 면온천과 평창강이 만나는 지점, 이제부터 금당계곡이란 석비가 서있다. 지금부터 20㎞정도의 계곡이 평창강이 연출하는 금당계곡이다.
금당계곡은 금당산(1,173m) 서쪽 기슭을 흐르는 평창강계곡이다. 평창강의 상류로서 넓은 계곡으로 잔잔히 흐르는 강물이 기암괴석이 돌출한 지점에서 급류로 변해 흐르며, 4월이면 산천이 온통 철쭉세상으로 바뀌는 절경의 계곡이다. 금당계곡으로 들어가니 설악의 비선대를 옮겨 놓은 듯 층층암벽의 기암괴석이 신비한 운치로 우리를 매료시킨다. 금당의 아름다운 모습에 우리는 눈이 번쩍, 입이 딱 벌어진다. 자전거로 이 비경을 달리다니 우리는 행복에 젖어 들어간다.
서쪽의 청태산(1,200m) 동쪽의 금당산(1,173m) 청옥산(1,266m)의 고산준령사이에 오붓이 자리하고 용트림하듯 몸을 비틀고 흐르는 평창강! 강이 크고 웅장해 남한강의 서강 지류인데도 강(江)이란 이름을 붙였나보다. 용트림 하는 곳마다 물도리를 형성하며 춤추는 강의 유희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계속 나타나는 백암동, 항동 등에는 기암 절벽이 강 위에 솟아있다. 절벽의 색감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표현할 길 없어 안타깝고, 바위 위의 소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금당계곡은 개수리에 들어서며 그 모습을 또 한 번 변모시킨다. 강폭이 넓어지고 모습을 감췄다. 비포장 산길을 넘으면 또다시 나타난다. 도로공사로 곳곳이 오프로드지만 산속의 서늘한 공기를 맡으며 또 다른 계곡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산길을 내려서면 구르고 달리며 소리치는 평창강의 노래…
개수교를 건너니 봉황대가 우리를 맞는다. 묏자리를 파는데 봉황이 솟아 날랐다고 봉황대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두개의 작은 정자와 조그만 기암절벽이 우리를 맞는다. 우리는 산수화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개수리 지나 상안에서부터 강폭이 커지며 큰 강의 모습을 갖추고 유유히 흐르며 우리를 맞는 평창강!
우리는 벽파령에 오르려 잠시 평창강을 떠나 안미천을 따라 벽파령으로 향했다. 안미천을 따라 오르는 벽파령 길은 3~4%, 경사 5㎞의 거리지만 계속 오르막으로 근육경련이 일어날 정도의 지루하고 힘든 길이었다.
가평초등학교에서 라이딩을 접고, 밴으로 오른다. 10~15%의 험준한 길, 밴마저도 끙끙대며 오르고, 오를 때는 하늘만 보이는 급경사! 오르막 고도 1100m지점에 바리게이트가 처져있다. 송전탑이 보이는 정상 부근이 빤히 보이지만 입산금지다. 발길을 돌렸다. 이 일대는 90년 전 파종하여 20~30m의 높이로 곧게 뻗은 적송군락이 우리에게 피톤치드를 제공해 주었다.
우리는 평창의 송어집으로 달려 송어회로 점심을 대신했다. 맛도 맛이려니와, 송어집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는 뇌운계곡으로 가기위해 자전거에 오른다. 31번 도로로 북상 후평리에서 뇌운계곡으로 접어들었다.
방림면에서 이 계곡으로 들어오는 평창강은 이곳에서 색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우리를 임하리로 들어서 북으로 방향을 잡는다. 다수리부터 시작되는 뇌운계곡 뇌운리에서 부터 심한 S자로 용트림하며 골짜기와 기암절벽을 형성한다. 또 하나의 비경 속으로 우리는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낚시꾼이 한가로이 낚시를 하고 다슬기 잡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메아리친다. 굽이 돌아들 때마다 소(沼)와 바위가 나타난다. 뇌운계곡은 청담담수가 계곡을 채우고 있었다. 우리는 뱃재를 넘어 평창읍으로, 다시 평창강을 따라 가다가 도돈리에서 31번 도로에서 82번 도로를 따라 주천으로 향한다. 잠시나마 주천강을 만나려는 것이다. 주천강과 평창강이 만나는 서강으로 가기위해서다.
판운리에서 잠시 평창강을 떠나 고도 400m가 넘는 아침치재를 오른다. 경사10%이상 2㎞의 산길, 으스스한 산길을 넘으니 주천이다. 주천강을 따라 88번 도로를 달려 한반도면을 지나니 주천강은 평창강을 만나 서강으로 바뀌었다. 88번도로를 따라 끝도 없이 서강 언덕을 달려서, 단종의 애사가 깃든 군등치에 올라 굽이 흐르는 서강을 본다.
우리는 선암마을로 달려 2㎞, 10%의 선암고개를 넘어 주차장에 자전거를 밴에 싣고 등산으로 30분 산행하며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본다.
깎아지는 산 정상에서 조망하는 우리나라 모습! 석양의 붉은빛이 산속에 스며든다. 벌써 저녁 6시! 한반도지형이 바라다 보이는 산언덕에서 석양의 햇살 받으며 70㎞의 여정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