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제759호부터 '치과경영지원 10년차, 김부장이 전하는 치과생활 리얼 스토리'를 연재한다. 보건행정학을 전공한 필자 김미진 부장은 현재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예이랑치과의 경영부장을 맡고 있으며, 10년간 치과에서 경영 관련 업무를 담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편집자주] |
조선시대 세종, 성종, 인종, 영조, 정조대왕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후대에 성군 또는 명군으로 평가받는 군주입니다. 성군과 명군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군: 어질고 뛰어난 임금, 명군: 나라를 훌륭하게 잘 다스려 이름이 높은 임금. 이들이 이런 평가를 받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먼저 보인 점이고, 두 번째는 내뱉은 말은 사소한 것이라도 지키려고 노력했으며, 세 번째는 끊임없이 공부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본인의 사상을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나를 위해서가 아닌 모두를 위해 함께 나아가길 희망했습니다.
이들이 후대에는 좋은 평가를 받는 왕들이지만, 처음부터 성군이라 불리웠을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아마도 본인 스스로 본보기가 되어 수많은 노력을 했기에 후대에 이렇게 평가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건국 초기의 나라는 어떨까요? 새롭게 정해야 할 것도 많고, 각 조직에 맞는 인재를 고루 등용도 해야 됩니다. 즉,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이때 여러 가지 계획한 것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의 사상[思想]이 아래 신하들과 공유가 되어야 하고, 공감[共感]이 되어야 합니다. 공감을 얻지 못한 계획은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실패의 확률이 큽니다.
치과의 개원 초기도 건국 초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 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이 억지로 한다는 느낌이거나 고통의 시간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원장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우선 치과는 진료를 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사업체이기도 합니다. 생산과 영리를 목적으로 지속하는 계획적인 경제 활동을 사업이라 하는데, 의료를 이것과 동일시하는 건 아니지만, 시대가 변화되면서 추구하는 바가 비슷한 부분이 많아지고 있는 게 사실인지라, 현대에선 의사나 치과의사 등 의료인들도 사업가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기업은 CEO만 노력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게 아닙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CEO의 사상을 공유하고, 공감했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원장이 꿈꾸는 치과가 어떤 곳인지 큰 그림을 정확히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비전을 나와 함께할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직원들 입장에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전달받는 것이기 때문에 전달방법이 미숙할 경우 그저 허황된 꿈 얘기라 생각하고, 듣고 흘려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효과적인 전달이란 무엇일까요?! 그건 듣는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이것에 관한 필자의 경험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치과의 원장도 비전에 대해 많은 시간에 걸쳐 얘기했습니다. 개원 초기에는 책 한권을 정한 후, 특정요일을 정해 모두 모여 함께 책을 읽고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때 첫 토론회의 사회자는 원장이 맡았고, 그 이후는 직원들이 순서를 정해 돌아가면서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토론 문화가 낯설어 무슨 얘기를 하는 게 정답인지 감이 오질 않아 내 차례가 아닌 이상 참여도 거의 못 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이런 토론을 경험하면서 이런 것들이 정답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란 걸 알게 되면서 편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참여한 직원들과 원장의 마인드에 대해서도 그 자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사 시에 [내가 꿈꾸는 치과 생활]이란 주제로 글을 써서 제출합니다. 사실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숙제를 부담스러워 하는 게 사실이지만 막상하고 나면 직장생활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 좋았다고들 합니다. 이 방법은 원장이 직원들과 비전을 얘기하기 전에 하면 더 좋습니다. 먼저 내 생각을 한번 정리한 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는 것이기에, 좀 더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들은 내가 근무하게 된 곳의 비전이, 원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임을 이해하면서 공감하는 되는 기회가 됩니다. 원장과 직원이 같은 꿈을 꾼다는 건 생각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가 많습니다. 우선 서로에게 대화거리를 만들어주고, 혼자가 아닌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막연한 설렘이란 것이 사람을 웃게 만들기도 합니다. 직장이라는 울타리에서 만난 동료들은 또 다른 가족입니다. 가족끼리 같은 꿈을 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꿈은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 한눈에 보는 요점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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