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5 (금)

  • 맑음동두천 17.4℃
  • 맑음강릉 18.6℃
  • 맑음서울 16.0℃
  • 맑음대전 17.7℃
  • 맑음대구 17.5℃
  • 구름많음울산 17.3℃
  • 구름조금광주 17.8℃
  • 구름많음부산 17.8℃
  • 맑음고창 16.3℃
  • 흐림제주 16.1℃
  • 맑음강화 16.0℃
  • 맑음보은 16.3℃
  • 맑음금산 17.2℃
  • 구름많음강진군 17.6℃
  • 구름많음경주시 18.1℃
  • 구름많음거제 16.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마음을 움직이는 ‘길거리 피아노 노신사’

URL복사

'피아노' 연주하는 장요한 원장(예일치과)

SRT 수서역 광장에 피아노 선율이 울려퍼지자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을 향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서 지켜보는 사람, 피곤한 기색으로 열차를 기다리다가 미소 짓는 사람, 핸드폰을 꺼내 촬영하는 사람 등 각자의 방식대로 연주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쉼표를 찍어준 이는 장요한 원장(예일치과)이다. “내 연주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바쁜 일상 속의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아 몇 시간이고 연주에 몰두했다. 장 원장의 열 손가락은 곡들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대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점차 그는 ‘길거리 피아노 노신사’, ‘거리에서 피아노 치는 치과의사’ 등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집에 있던 악보의 코드대로 피아노를 쳐보았다는 장요한 원장은 “별도의 레슨이나 학원을 다니며 배우지 않아 기껏해야 바이엘 수준의 실력이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는 치과대학에 입학해서야 본격적으로 피아노에 입문했다. 장 원장은 “지난날 우연치 않은 기회에 리차드 클라이더만(Richard Clayderman) 피아노 연주곡을 듣게 됐다. 클래식처럼 복잡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연주되는데도 음색이 매우 아름다웠다. 이에 단조롭게 연주하면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피아노 소리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며 회상했다.


그는 집뿐만 아니라 치과 원장실에도 하얀 디지털 피아노 건반을 구비했다. 진료가 없을 때 틈틈이 피아노 연습을 한다는 장요한 원장은 올드팝송, 영화 OST 50~100개 곡을 악보 없이 쳐내는 실력파다. 많은 곡 중에서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영화 ‘Love Story’의 OST다. 장 원장은 “사실 피아노로 올드팝송과 영화 OST를 연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분주하고,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 단조로운 피아노 연주가 주는 울림은 실로 거대하다. 피아노 연주를 악보 그대로 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화려하고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연주로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유로 4~5년 전부터 꾸준히 길거리 피아노 연주를 해오고 있는 장 원장. 주로 SRT 수서역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광장, 여의도 IFC몰 지하 영화관, 신촌 홍익문고를 찾는다고. 특히 장요한 원장이 연주를 시작한 후 피아노 앞에 관중석이 설치됐다는 SRT 수서역에는 그가 등장했다 하면 열렬히 환호해주는 팬층까지 생겼을 정도다.


장 원장은 “길거리 피아노는 웬만한 콘서트홀에서의 공연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호응을 보내준다. 피아노 연주에는 기승전결이 있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이에 몇 곡을 몇 시간이고 연이어 치다보면 기진맥진해지기 일쑤”라며 “그럼에도 퇴근 후 피아노를 치러 가지 않으면 속이 불편할 정도로 일상이 되어버렸다”며 웃었다.


또 길거리 피아노는 그에게 더없는 인연과 기회를 선물해주기도 했다. 장요한 원장은 “어느 날 IFC몰에서 피아노를 치는데 과거 미군부대에 위문공연을 다니던 재키 박의 눈에 띄었다. 그 후로 미군부대의 초청을 받아 피아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28일에도 추수감사절을 맞아 미군부대에서 피아노 연주회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목표는 피아노의 아름다운 음색을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공연문화는 대개 화려할수록 많은 관심과 박수를 받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피아노 연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인혜 기자 kih@sda.or.kr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