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5 (금)

  • 맑음동두천 16.1℃
  • 맑음강릉 18.0℃
  • 맑음서울 15.5℃
  • 맑음대전 17.0℃
  • 구름조금대구 16.3℃
  • 구름많음울산 16.8℃
  • 구름많음광주 17.2℃
  • 흐림부산 17.2℃
  • 맑음고창 16.2℃
  • 흐림제주 15.5℃
  • 맑음강화 15.1℃
  • 맑음보은 14.9℃
  • 맑음금산 15.7℃
  • 구름많음강진군 16.1℃
  • 구름조금경주시 17.0℃
  • 흐림거제 15.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어떤 젊은 부부와 어린아이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616)

얼마 전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축하 인사를 마치고 피로연에 참석했다. 호텔 뷔페식당에서 직원 안내에 따라 라운드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식사를 하는데 건너편에 앉아있는 한 가족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젊은 부부 사이에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되는 아들이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빠는 20대 후반, 엄마는 30대 중반으로 보였다. 평소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다른 사람에 관심이 없는데 그 가족의 몇 가지 장면은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우선 아이 앞에 음식이 수북이 쌓인 접시 두 개가 놓여있었다. 두 번째는 부부 사이에 아이가 앉아있는 모습이다. 요즘 젊은 부부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엄마가 아이와 남편 사이에 앉는다. 엄마가 남편과는 대화를 하고 아이는 돌보기 위해서다. 세 번째는 아이를 가운데 두고 부부는 아이 머리 위에서 식사하는 내내 싸움도 아닌 토론도 아닌 대화를 끊임없이 이어나갔다.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있는데도 그들의 대화 내용이 너무도 잘 들렸다.

 

두 사람 대화 요지는 간단했다. 아빠는 아들 교육차원에서 먹을 것을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가져오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원하는 대로 모두 접시에 담아주어서 아이 앞에 음식 쌓인 접시가 두 개가 되었다. 아빠는 식사 내내 엄마와 아들에게 음식을 다 먹지 못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투덜거렸고, 엄마는 반은 무시하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대화였다.

 

잠깐 본 그 가족 모습이 하루 종일 필자 생각을 붙잡고 있었다. 아이를 사이에 두고 투정어린 대화를 이어가던 부부에게 과연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할까에 대한 고려가 있을까. 비난받는 아이에게 아빠 말이 귀에 들어올까. 아빠는 아이의 성장과 성숙에 무지한 것은 아닐까. 아이에게 식사예절을 가르치고 싶었다면 지속적인 투덜거림과 비난보다는 다른 교육적인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필자라면 여러 번 오가더라도 먹을 만큼만 가져오는 것을 교육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초등 2학년이라면 ‘누가 더 여러 번 다녀왔냐’ 혹은 ‘접시 깨끗이 비우기’ 내기를 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아이에게 맡기고 마지막에 음식이 남으면, 아무 말 없이 집에 돌아와 버려지는 음식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영화를 보며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비난을 받으면 방어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교육적 효과는 없다. 비난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얻는 것은 어렵다. 부모는 칭찬으로 교육을 해야 하고, 아이가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 부부는 둘 사이에 아이를 앉힌 것부터 오류다. 부부간의 사적인 대화를 아이가 모두 듣기 때문이다. 어른들 이야기를 여과 없이 모두 아이가 듣는 문제를 부부가 모른다. 아직도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확장시키고 판단하지 못하는 갓난아기로 생각하며 무시하여 생긴 행동이다. 두 번째는 아빠가 아이에 대한 참견(지배력)을 사랑이나 교육이라고 착각하고, 엄마로부터 뺏어오려는 행동이 아이를 엄마 옆이 아닌 자신 옆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세 번째는 지속적으로 아이 행동과 엄마 교육형태를 투덜거리며 비난하는 아빠를 그냥 놔두는 엄마다. 이미 엄마는 일상에서 그런 아빠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도 오늘처럼 아이 의견을 존중해주는 듯한 행동으로 아이를 대화 중심으로 끌어들여 비난을 반으로 아이와 나눠 갖는 데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다. 물론 엄마 본인도 자신의 행동이 아빠 잔소리를 반으로 줄이기 위한 방어기제에서 출발한 것이라고는 인식하지 못할 것이고, 자신의 교육 철학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엄마라면 잔소리 많은 아빠 사이에 아이를 앉히고 자신은 한 칸 떨어져 앉아 직접적인 공격을 피하는 방어용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일로 자신의 머리 위에서 오가는 부모의 공격적 대화를 듣고 있는 아이 표정이 식사 내내 어두웠다. 과연 아이가 아빠 말의 교육적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저 그 상황이 싫기만 하지 않을까. 아니면 또 시작된 일상이었을까.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