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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황당한 일, 당황스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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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48)

전에 들어서 알고 있던 유머가 하나 있다. ‘황당과 당황의 차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버스를 타고 가던 사람이 갑자기 큰 볼일(?)이 급해 운전사에게 이야기 하고는 버스 뒤에 숨어서 볼일을 보게 되었다. 그런 중에 갑자기 차가 앞으로 전진하는 경우를 ‘황당’이라고 하고, 버스가 갑자기 후진하여 볼일 보던 곳에 주저앉는 경우를 ‘당황’이라고 한다는 유머이다. 살다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당황스러운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며칠 전 일이다. 힐링을 위한 심리강연회를 준비하면서 이틀 전에 강연장의 장비들을 모두 점검해 놓았다. 그런데 당일 아침 강연 전에 아무리 해도 프로젝터가 작동되지 않는 게 아닌가. 일요일이라서 담당자도 없고 참으로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시간 안에 해결하지 못하고 프로젝터 없이 첫 강연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첫 번째 연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그 사이에 담당자에게 연락해 결국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급히 와서 점검하고 하는 이야기인 즉, 하루 전에 강연장을 사용한 사람들이 항상 작동해야하는 기계를 실수로 꺼버려서 발생한 일이고 이런 일이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란다. 황당한 일이었다. 강연회가 끝나고 마련된 회식 자리에서 누군가 그 상황에서 차분하게 대처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단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차분할 수 있었냐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대단한 것이 아니고 그저 그 상황을 수용한 것뿐이다. 전날 미리 체크하지 않은 사람을, 혹은 담당자를 원망하기보다는 그냥 그 상황을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상황에서 가장 좋은 해결점을 찾을까를 생각한 것뿐이었다.

 

지금부터 10년 전 일이다. 그 당시 필자가 모 학회의 공보이사를 맡고 있을 때였다. 그 때 세계학회 참석차 인도 뭄바이에 회원 30여명을 이끌고 여정을 여행사에 부탁하였다. 그런데 여행 도중에 한국여행사가 부도가 나며 우리 일행이 인도에서 고립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오도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주간의 여행에서 1주일이 경과하였는데 한국에서 인도여행사로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참고 있던 인도여행사가 1주일이 지나서야 이야기를 하고 지난 비용과 앞으로 진행할 경비를 모두 지급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숙박도 여행도 불가하다는 최후통첩을 했다. 당황스럽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필자는 인도여행사에게 둘 다 피해자이니 최소한의 경비를 산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결국 인도여행사는 비행기 값을 제외하고 6,000만원의 비용 중 실비인 3,000만원만 받기로 하고 여행을 마무리해주었다.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보다 더한 일로 필자가 존경하는 모 교수님께서는 비행기의 바퀴가 나오지 않아 착륙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유서까지 쓰신 경험을 들려주던 일도 있다.

 

이러하듯이 우리 삶속에는 우연한 일들이 이따금 혹은 연속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교통사고 같은 불행으로 혹은 로또와 같은 행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물론 항상 발생하는 일이 아닌 이벤트라서 삶에 영향이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런데 행복한 삶을 놓고 본다면 이런 이벤트는 이벤트로 끝나고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적을수록 좋다. 우리들의 삶에 이벤트성 불행이나 행운이 와도 평범한 일상생활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삶의 본질은 흐려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이벤트가 그 순간은 불행으로 고통스러울지라도 인생의 한 추억으로 받아들인다면 조금은 덜 힘들 것이다. 필자는 가끔 페스탈로치를 생각한다. 만약 그가 경영하던 큰 농장이 망하여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과연 지금 그의 이름을  알 수 있었을까하고 말이다. 그는 망하고서야 비로소 거리의 아이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다.

 

불행은 희망의 또 다른 모습이라  한다. 그래서 시작의 신이 동시에 파괴의 신인 야누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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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 Ⅲ
1940년 찰리 채플린은 영화 ‘위대한 독재자’의 마지막 연설문에서 “이성(상식)이 다스리는 사회”를 강렬하게 외쳤다. “…탐욕은 인간의 영혼을 중독시켰고, 세계를 증오의 장벽으로 가로막았으며, 우리를 불행과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신속함을 얻었지만 스스로를 가둬 버리고 말았습니다. 풍요로움을 가져다준 기계는 우리를 욕심 속에 버려놓았습니다. 지식은 우리를 냉소적으로 만들었고, 영리함은 무정하고 불친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생각은 많이 하지만 느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기계보다는 인간성이, 지식보다는 친절과 관용이 더욱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비참해질 것이며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언젠가 증오는 지나가고 독재자들은 사라질 것이며, 그들이 인류로부터 빼앗아간 힘 또한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인류가 목숨을 바쳐 싸우는 한 자유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이런 비정상적인 자들에게, 기계의 지성과 마음을 가진 기계 인간들에게 굴복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기계가 아닙니다! 짐승도 아닙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당신들의 마음속에는 인류에 대한 사랑이 숨 쉬고 있습니다!…이성이 다스리는 세계, 과학의 발전이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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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원·달러 환율과 금리 사이클을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4월 8일 원·달러 환율은 1,487.07원으로, 202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간의 무역 관세 갈등이 격화되고,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이탈하는 등 4월 초 증시 하락과 함께 환율이 강세를 보인 탓이다. 반면에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일인 4월 2일 이후 달러 인덱스는 하락 기조를 이어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달러 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4월 8일까지 원화가 달러화보다 약세를 보이며 환율이 높게 유지됐다. 4월 11일 이후 미국증시가 바닥에서 반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황금연휴가 있었던 5월 2일부터 5월 6일에 걸쳐 가파르게 하락하며 1,375원까지 하락했다. 근래에 보기 힘든 원·달러 환율 급락에 투자자들은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기조가 얼마나 이어질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025년 5월 현재 원·달러 환율은 중요한 분기점에 놓여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사이클이 B~C 구간 후반부로 접어들며 경제 위기의 전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 사이클과 원·달러 환율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통해 금리 사이클의 국면을 분석할 수 있다. 기준금리의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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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