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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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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섬 구봉도(九峰島)

당일코스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섬은 그리 많지 않다. 승선시간이 3시간만 돼도 왕복이면 6시간이 된다. 보통 10시간 정도를 라이딩하는 여름에는 그 중 60%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강화도, 석모도, 자월도, 제부도, 대부도 등 이미 갈 곳은 다 가봤기에 눈을 치켜뜨고 갈만한 곳을 세밀히 살펴봤다.

 

대부도 옆에 수줍은 듯 숨어있는 섬 아닌 섬 구봉도를 발견하게 됐다. 라이딩 계획에서 간과했던 섬이라 구봉도를 얘기하자면 대부도부터 알아야 한다.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 속한 언덕처럼 보이는 대부도! 우리가 익히 아는 섬, 조개구이와 바지락 칼국수로 잘 알려진 대부도. 이 섬은 오이도 해양단지를 지나 13㎞의 긴 시화방조제를 지나면 들어갈 수 있다. 초입에 방아머리 선착장이 있다. 대부분 배를 이용하는 낚시꾼이나 여행객, 섬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여객선이 출항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간척지로 연결된 섬이 구봉도(九峰島)다.

 

9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섬, 그래서 구봉도다. 산정상부는 해발 96.5m로 100m도 채 안되는 동산에 불과하다. 북서-남동으로 길게 형성된 구봉도는 대부도 서북단에 자리하고 있다.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해안을 따라 내려가면 구봉솔밭 야영지가 나온다.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구봉도 해안오솔길이 나오고, 더 들어가면 구봉도의 비경이 눈앞에 전개된다. 어촌 체험마을, 구봉이선돌(할매바위, 할배바위), 구봉도와 연결된 해솔길이 압권이다.

개미허리 아치교를 건너 고깔섬에 도달하면 낙조전망대가 있어 경치가 그만이다. 만조가 되면 해안은 물에 잠기고, 바다 위에 떠있는 개미허리 아치교는 야릇한 정취를 자아낸다. 2014년 6월 8일 일요일 아침 9시 응봉에서 중앙선을 타고 이촌역에서 환승, 4호선 오이도행 전철을 갈아탄다. 일요일만 자전거를 실을 수 있고, 그것도 맨 앞 칸과 맨 끝 칸만 가능하다.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전동차도 있고, 안전벨트로 자전거를 묶어 놓을 수 있게 장치가 된 차도 있다. 필자는 뒤 칸 앞쪽의 벨트가 있는 구석에 자전거를 묶고, 경로석에 앉는데 마침 70대 초반의 누님 같은 분이 혼자 앉아 계셨다.

 

처음에는 자전거 복장을 한 필자를, 젊은 40대 정도의 라이더로 알았던 모양이다. 할머니의 얼굴에 꽤 불쾌한 느낌이 스쳐지나갔다. 이마에 땀이 흘러, 헬멧을 벗을 수밖에 없었다. 헬멧을 벗자 머리가 희고 70이 다 된 나를 보자 이내 표정이 누그러졌다. “어디가슈?” 다정히 묻는 것이 아닌가, 나도 처음에 이 아주머니가 꽤 까다로운 분이라 생각했는데, 다정히 묻는 말에 그제야 오해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봉도 가는데요”라고 답하자 “구봉도가 어디더라” 그 아주머니도 구봉도를 모르는 듯했다. 그리고는 바로 “나도 자전거 타는데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동변상련이 아닌 동호상련의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다녔던 곳을 얘기하기도 하고, 자전거 타기가 건강에 좋다는 얘기도 했다. 그리고는 몇 ㎞나 탈 것이냐고 물었다. 60㎞ 정도 된다고 하니까 자기도 보통 50㎞는 탄다고 자랑을 하며 말에 힘을 준다. 그래서 그런지 72세라는데 50대 후반 정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안산에서 아주머니가 내리고, 혼자서 가게 됐다. 오이도역에 내리니 많은 노인들이 역 광장 벤치에 앉아 있었다. 자전거를 이리저리 훑어보며 값이 얼마냐고 묻고, 자문자답 했다. “생긴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값이 수월치 않을거여”하며 자전거를 만져본다. 팀원들을 기다리는 동안 오이도역 근처 모자가게에서 야구 모자를 하나 샀다. 그러자 가게 주인이 세월호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고 푸념한다.

 

11시! 팀원들이 속속 오이도역에 도착한다. 언제나 그러하듯 미지의 코스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하다. 볼 것, 먹을 것 등 묻는 것이 많다. 오늘은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울 것 같다. 자전거 라이딩이 시작됐다. 안산 시내를 빠져 나와 옥구천 천변 자전거 길로 들어선다. 잘 조성된 천변길 야생화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6월의 싱그러운 풀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몇 ㎞를 달렸을까? 5~6㎞는 되는 것 같았다. 붉은 카펫을 깔아 놓은 것 같은 자전거 길을 달려 시화방조제로 들어선다.

장장 13㎞의 끝없는 시화방조제! 남으로 가는 길 왼쪽은 시화간척지, 오른쪽은 서해바다 금계국이 길가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멀리 풍력발전기를 바라보며 끝없이 달리는데 조류의 힘을 이용한 조력발전소도 눈에 띄었다. 귀로(歸路)에 알았지만 간조 시에 시화간척지에서 서해로 빠져 나가는 물의 속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칼국수촌으로 가지 않고, 남서쪽으로 우회하며 바다향기 테마파크로 접어들었다. 넓은 간척지엔 네델란드풍의 풍차와 꽃들로 조성된 아름다운 곳,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 것 같았다.

 

구봉도 해양유원지 입구아치가 세워진 구봉도 해솔길 입구를 들어서자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넘치는 행락차량이 꼬리를 물어 마치 주차장 같았다. 우리는 몰랐지만 이곳 사람들은 구봉도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종현 어촌 체험마을에는 인공양식장이 있어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고, 그 끝에 살며시 보이는 구봉도 해변길이 수줍은 소녀마냥 길을 연다. 구봉도 해솔길을 따라 해변을 달리면 방파제 아래 바다가 마치 손에 닿을 듯 가깝고, 가끔 지나가는 유람열차가 이색적이다. 멀리보이는 바닷가에 우뚝 솟은 두개의 바위! 구봉이선돌(할매바위, 할배바위)가 독특한 모양으로 다가온다.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돌이 됐다는 할매바위, 돌아온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따라 할배바위가 됐다는 슬픈 사연이 뭉클하게 한다.

 

멀리보이는 개미허리 아치교가 고깔섬과 구봉도를 연결해주고 있는데 너무 앙증스럽고 예쁘기까지 해 어서 가서 보고 싶은 설렘이 필자를 압도했다. 지금은 해변을 달리지만 만조 시에는 바다가 되고, 아치교는 해상교량이 돼 별천지 같은 기묘한 모습을 연출한다. 고깔섬을 뒤로한다. 구봉도를 떠나 입구에서 제2해솔길로 접어든다. 오늘의 입맛을 돋우는 자연산 광어회를 만나기 위해서다. 조그만 어촌마을을 끝없이 달려 도착한 어부의집. 파도치는 평상에 앉아 푸른 파도 소리 들으며, 상위에 차려진 생선회를 먹는 맛은 그만이다.

 

바다 향이 입속에 녹아드는데 파도치는 해변에서 친구들과의 흥겨운 술 한 잔은 필자가 차안(此岸)에 있는지 피안(彼岸)에 있는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나는 갈매기 소리에 파도를 벗 삼아 필자는 자연의 일부가 돼가고 있었다. 가물가물 멀리서 우리를 싣고 갈 밴이 먼지를 흩날리며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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