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으로 제법 날씨가 쌀쌀해져 치과와 관련된 중요한 시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2015년 1월 16일 치러지는 제67회 치과의사 국가고시를 준비 중인 모든 수험생들에게 합격의 응원 메시지를 전한다. 아울러 국가고시에서 떨어지는 꿈까지 꾸며 시험을 준비하였던 필자의 행복한 치과의사 일상도 동봉한다.꿈은 수면 중에 뇌에서 발생하는 생리적 현상이라고 치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꿈 때문에 복권을 구입하거나 조신하게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꽤 많다. 꿈은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 되는데 ‘치아’에 관한 꿈은 주로 액운을 예언하는 유형의 꿈으로 간주된다.특히 치아가 빠지는 꿈을 꾸면 죽음 또는 불행이 닥쳐올 것을 암시하는 흉몽으로 해석되며 이러한 치아와 관련된 꿈 해몽은 동서양이 일치한다. 치과의사의 관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것은 치아의 위치에 따라 그 치아가 상징하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지목된다는 점이다. 상악 치아는 자신보다 윗사람을, 하악 치아는 아랫사람을 뜻하며, 덧니는 사위 또는 양자를, 어금니는 친척을 의미한다고 한다.이가 빠지는 꿈을 꾸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 존재한다고 반박할 수 있다. 꿈 전문가인
1972년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의 존 칼훈이라는 연구원은 쥐를 통해 사회 실험을 시도했다. ‘우주25호’라는 특별한 ‘쥐 우리’를 만들어 물과 음식을 풍족하게 공급해 주고,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 주면서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등 아파트식 주거까지 갖춘 쥐들에겐 유토피아 같은 세상을 만들어주면서 그들을 관찰해보았다. 연구자가 관찰하고자 했던 것은 좋은 환경에서는 개체수가 증가할 것이고 한 가지 제한적 요소인 공간이라는 제약 하에서 개체수 과잉이 부르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이다.실험을 시작할 때 교미할 수 있는 네 쌍을 들여보냈다. 이 공간(210㎡)은 애초에 160마리가 적당한 공간이었는데 315일 만에 620마리를 찍고, 560일째 2,200마리를 기록하고는 이후 하강해서 600일째 되는 날에 최후의 쥐가 태어났고 사망률이 급증하면서 개체수가 적정 개체수로 줄어들었지만 그들은 교미를 하지 않았고 개체수를 회복하지 못했다. 개체수 과잉이란 먹이, 살 공간, 물 등 모든 필수품의 부족을 의미한다. 어미 쥐는 어린 쥐를 내쫓았고 상처를 입혔으며 암컷들은 사나워졌고 수컷들은 짝짓기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방어의 부족과 공격성의 증가는 상처투성이의 희생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치과 치료비가 비싼 곳에서 살다 온 외국인들이 환자로 오게 되면, 가끔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한 환자는 급성치수염 상태였는데, 입안에 한가득 얼음과 잘게 썬 양파를 물고 왔다. 인터넷과 주변지인들이 가르쳐 준 방법이란다. 신기한 건 통증이 조금 줄었다는 것이다. 양파 냄새가 후각을 마비시키고, 양파 증기에 눈물이 나는 걸 참고 마취하고 근관치료를 시행했다. 엄지를 치켜들고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인사를 하고 간다. 충치 생기면 이를 뽑는 게 당연하고, 슈퍼에서 약 사다먹고 참는 게 그들의 일상이란다. 그러면서 ‘한국은 의료에 있어 정말 좋은 나라’라고 한다. 30분 넘게 설명하고, 치료하고 얼마 안 되는 본인부담금 내고도 뭐라 하면서 가는 우리나라 환자들과 대비가 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얼마 전, 모 방송국 작가에게 전화를 받았다. 오일 풀링(oil pulling)에 대한 견해를 인터뷰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뭔지 잘 몰라 일단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패션리더로 대중이 주목하는 어느 여성 연예인이 공중파TV에 나와 인도식 건강법이라고 소개하고, 종합편성 채널에서 여러 차례 집중분석으로 다룬 후에 사람들 사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진료과정 중 의료진과 환자간의 성희롱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안내서’를 발간해 활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실시한 ‘진료과정의 성희롱 예방기준안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료기관을 이용한 응답자의 11.8%가 진료 시 성적 불쾌감이나 성적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한 반면, 이에 대해 의료진들은 진료에 필요한 언동이 성희롱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답해 환자와 의료진간의 뚜렷한 인식차가 있음이 확인됐다.흥미로운 결과는 진료과정에서의 성희롱은 주로 남성 의료진에 의해 이뤄진다는 게 일반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진료할 때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한 여성의 37.3%가 ‘여성 의료진으로부터 느꼈다’고 답을 했고 남성 의료진이라고 응답한 여성은 80.5%였다. 여성 의료진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어 사용, 개방된 공간에서의 탈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남성 의사 및 간호사 등의 협진 등이 주요 불만 대상이었다. 진료과정에서 의료인이 환자에게 구두로 증상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의 부적절한 표현과 말이 환자에게 성적 불쾌감이나 성적 수치심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물론 의사 입장에서 문제점이
고교 동기와 하는 15년 정도 된 등산모임이 있다. 한 달에 한번 카톡으로 행선지를 정하고 신변에 대한 일도 알리고 간혹 포르노성 사진도 올라오는 막역한 사이다.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한 친구가 병원에서 오래 기다려 진료를 받았는데 지난번보다 약값이 비싸 연유를 알아보니 6시 이후 ‘야간할증료’때문이었다고, 이런 형편없는 제도가 어디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몇몇 친구가 동조하고, 필자가 택시도 야간할증이 있지 않느냐고 슬쩍 이야기하고, 동기인 치과의사가 의사의 현실과 할증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자 돌아온 가시 돋친 말. “약국, 병의원도 자영업처럼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해야지 오후 6시에 할증이 뭐야? 그런 식이면 어려운 동네슈퍼, 음식점, 부동산 등도 할증해 줘야지.”단적인 개인의 주관적인 에피소드이지만 일반인의 의료에 대한 반감과 의료영리화에 대한 가부(可否)인식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대기업 자금이건 외국자금, 영리자금이라도 많이 들어와서 의료기관이 증설되어 치열한 경쟁을 시키면 의료의 질은 높아지고 의료비는 하락할 것이라는 단순 논리일 것이다. 이런 부류에게는 반값 임플란트 논리가 먹히며 대환영일 것이다. 공정위에 이어 대법원도
공무원 연금 개혁문제로 당·정·청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였다. 이들은 공무원들이 지금보다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누가 총대를 메느냐이다. 그동안 몇 차례 심도 있는 회의를 하였지만 어느 쪽도 자기 안을 말하지는 않고 있다. 책임을 미루기 위해 연금학회를 내세우고 공청회를 통하여 여론을 수렴하는 사이 개혁은 미루어지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적자는 올해 2조 5,000억원정도로, 이대로 간다면 2022년이면 누적적자가 46조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공무원단체들은 청와대 앞에 모여 연금개혁을 거세게 반대하며 정부가 책임지라고 한다. 사실 본인들도 정부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은 아닐 것이고, 또 생산능력이 없는 정부보고 책임지라면 결국 세금 내는 국민보고 자신들의 노후를 책임지라는 말과 같다. 2022년까지의 누적적자인 46조원을 세금을 낼 수 있는 경제활동인구인 2,500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184만원을 더 내라는 말이 된다. 그러나 2014년 공무원의 인건비는 약 29조원으로 역시 경제활동인구로 나누면 이미 국민들은 1인당 올해에만 116만원을 공무원들을 위해 돈을 내고 있다. 2004
얼마 전 만해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그다지 높지 않아 1970년을 기준으로 남 58.6세, 여 65.5세였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환갑잔치를 성대히 치루고 장수를 축하해 주었나보다. 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10년 주기로 5년 정도씩 늘어나 2010년에는 남 77.2세, 여 84세에 이르렀다. 남녀는 대략 7년 정도 차이가 나지만 최근 추세는 그 격차가 아주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편이다. 이런 추세를 근거로 40년 후에, 지금 40살의 남여가 80살 되는 2050년 즈음을 추정해 보면 그때는 평균 수명이 대략 남 100세, 여 107세가 된다. 여기서 얘기하는 평균 수명이란 한국인 전체의 평균이기에 좋은 환경과 높은 건강지수를 가진 이들의 평균 수명은 훨씬 높을 것이다.물론 최근 급격한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는 평균 수명도 의학으로도 어쩔 수 없는 신의 섭리인 노화를 막을 방법은 없을 것이기에 한계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대 의학의 괄목할 만한 발전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의 평균 수명은 그 끝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한계점까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30~40여년 전만해도 치과의사가 60세 넘으면
최근 갑자기 찾아온 동기의 죽음. 인생이란 왔다가 가는 것이고, ‘오는 데엔 순서가 있더라도 가는 데엔 순서가 없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너무나 갑작스러움에 당황하였다. 또한 내가 존경한 어떤 분의 이중성과 타락을 접하고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대체 우리가 추구하고 사는 인생의 행복은 무엇일까?몇 달 전, 결혼하고 20 여년 만에 남편과 같이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로마인이야기에 나오는 티베리우스 황제의 별장이 있었다는 카프리섬도 가보고, 아름다운 3대 미항인 나폴리항도 보았다. 푸르고 맑은 지중해의 아름다움과 따스한 햇살은 지금도 기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폼페이유적지를 돌아보면서, 인류의 역사라는 것이 이렇게 한 순간에 화산폭발로 사라져버릴 수 있구나 하는 것과, 당시 로마사회의 성적 타락의 일면을 보게 되어서 씁쓸하였다. 인간이란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일까?베네치아의 수상도시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에서 라이브 연주를 들으면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즐거움도 체험했다. 여행은 즐거운 것이었고, 행복하다고 느꼈다.또 행복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일할 곳이 있고, 자신의 생각을
단장(斷腸)이란 창자가 끊어지는 이별의 슬픔을 두고 나온 말이다. 진(晉)나라 환온(桓溫)이 촉(蜀)을 정벌하기 위해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가는 도중 양쯔강 중류의 협곡인 삼협(三峽)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이곳을 지나면서 한 병사가 새끼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왔다. 그런데 그 원숭이 어미가 환온이 탄 배를 좇아 백여 리를 뒤따라오며 슬피 울었다. 그러다가 배가 강어귀가 좁아지는 곳에 이를 즈음에 그 원숭이는 몸을 날려 배 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원숭이는 자식을 구하려는 일념으로 애를 태우며 달려왔기 때문에 배에 오르자마자 죽고 말았다. 배에 있던 병사들이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창자를 끊은 것이다. 지금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으로 대한민국은 절망에 빠져있다. 2014년 2월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많은 대학생들이 참사를 당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사망자 294명 실종자 10명을 냈다. 윤 일병 사망사건으로 대표되는 군대 보낸 자식들의 사망소식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모두 사건 사고의 뒤에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단장의 슬픔이 있다.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치과의사의 돈 벌이, 수입에 관한 것은 참으로 어렵고도 미묘한 문제이다. 시장 원리로 보아 노력하고 투자한 만큼의 수입이 보장되어야 함은 당연한데도 치과의사의 수입에 대해 일반인은 석연치 않은 눈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일반인에게 치과 진료비가 부담스럽기에 더더욱 그러한 시각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치과진료라는 것이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시대가 변해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의사는 희생과 근면과 봉사의 표본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분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기대이기도 할 것이다.과거에도 의사 재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똑같이 치과대학을 졸업했어도 전공을 달리 했다는 이유로 혹은 얼마나 수입을 올리느냐의 차이로 의사들 간의 빈부 격차가 더욱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정치원리로 늘려 놓은 치과의사 수는 경제 성장과 삶의 수준 향상에 따른 치과의사들의 더 많은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고 국가가 주도하는 건강보험 시스템은 예전과 다른 의료행태를 조장하며, 정부의 선심성 의료정책, 의료영리화 추진 등으로 과거 의료의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다.이제는 한정된 떡을 놓고 분배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대학병원에서는 본래의 목표인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 가면 독일을 통일한 Wilhelm 1세를 기념하기 위해 1890년대에 건축된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Kaiser Wilhelm Memorial Church)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은 간데 없고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으로 처참하게 파괴되어 일부만이 남아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지금 교회의 모습이 치아가 파절된 것과 비슷하다 하여 ‘Broken tooth’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는 것이다.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교회의 모습을 왜 하필 ‘치아’에 비유했을까? 아마도 한 번 파괴된 치아는 아무리 훌륭한 치료를 받더라도 자연치만큼은 못하다는 그런 깊은 뜻이 담겨져 있어 ‘Broken tooth’라는 애칭이 만들어진 것 같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치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치의학의 발전이 이루어졌고, 치과의사 출신 영웅이 탄생하였다.워털루(Waterloo) 전투는 나폴레옹의 꿈을 물거품 시켰지만 ‘Waterloo Teeth’라는 신종어를 탄생시켰다. 19세기 무렵에는 틀니 제작에 하마 또는 코끼리 상아를 깍아서 만든 인공치가 사용되었지만 이러한 치아들은 자연치보다 심미적이지 못했고 또
일찍이 세종은 세법을 바꾸기 위해 우리 역사상 최초로 전 관리를 포함한 전국규모의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찬반 여론을 알아보고, 찬성 의견이 많이 나왔던 평야지역부터 바뀐 세법을 우선 적용하면서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갔다. 개인적으로 그가 성군으로 추앙받는 이유로 한글 창제만큼이나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당시 농사짓는 백성의 대부분인 17만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 조사하였다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고급관리들은 숨겨놓은 땅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반대하였기 때문에 이 여론조사로 백성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고, 백성의 힘을 빌려 정치를 펼치려했던 세종의 진면목이 대단했던 것이다. 더구나 그 시기가 1430년으로 개국 이래 시퍼렇게 살아있던 왕권 강화 시대에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만 보아도 그가 성군임에 틀림이 없다.요즘 대통령을 불통이라고 비난하지만 그들도 소통하려고 노력해 봤는지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반대해도 될 것을 미리 결론 내리고, 비판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사회적 조급증이 대한민국 사회에 언제부턴가 만연되어 있는 것 같다. 최근 총리 인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
지난 29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후보자의 공통된 공약 중 하나가 차기 치협 회장 선거의 직선제였다. 변화를 요구하는 수많은 회원들의 열망이 후보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고 시대적 사명이라 여겼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 불과 석 달, 신임 회장의 취임사가 아직 귓가에 맴도는 시점에, 당선증에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일부에서는 벌써 직선제 불가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선거인단 제도가 투표율이 높았으니 성공했고, 이를 보완하여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일어나지도 않은 직선제의 폐해에 대하여 다른 단체의 예를 들어가며 소상하게 설명하며 인지도가 낮고 회무경험이 아주 없는 후보가 난립할 것이며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직선제를 반대하는 이의 공통적인 대답이 아직은 우리에게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아직 때가 덜 되었고, 이르다는 뜻인데 개인적으로 시기상조론(時機尙早論)은 뚜렷한 이유나 근거가 없을 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단어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후보자들이 공통적으로 공약을 내걸 정도라면 시기상조가 아니라, 이미 시기를 지나쳐 버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직선제를 시행하면 돈이 많이
작년 8월 “병원에서 건강보험증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소위 ‘신분증법’ 개정안에 대해서 의료계는 건강보험 자격확인 업무와 책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있고, 본인확인 절차로 인해서 행정업무 지연으로 환자에게 불편이 돌아가며, 행정업무 과중으로 인한 인력 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한 적이 있다. 또한 신분증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노약자·어린이·장애인들에 대해서 진료가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진료를 거부할 수 없는 의료법과도 상충된다는 지적도 하였다. 개정안의 목적이 건강보험증의 무단사용에 대한 대책이라면 정부와 공단이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도록 계도하거나,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칙적으로 환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은 필요할지 모른다. 그런데 전 세계 할인항공권 검색 비교사이트에서 조사해 보니 항공기를 놓쳐본 경험을 여행객의 20%정도에서 경험하는데 그 중에서 7%정도가 여권을 가져오지 않아서 비행기를 못 탔다고 한다. 비행기를 타러가면서 여권을 챙기는 것은 필수적이고 누구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함에도 많은 수에서 여권을
무겁지만 태생적이고 근원적인 주제를 생각나게 한 기사가 있었다. 지난 4월 모 치과전문지에는 일본 오락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이 실렸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의사가 “의사 호칭 범주에서 치과의사를 빼달라”는 내용이었다. 새삼스럽기는 하나 그냥 에피소드로 넘기기에는 묘하게 치과의사의 역린을 건드린다. 어떻게 생각하면 소견 좁은 의사의 해프닝일 수도 있는 이 발언은 의사가 생각하는 치과의사의 위상 속내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아마도 학부 시절에 ‘치의학 개론’이나 ‘의사학(醫史學)’을 통해 얻은 단견내지 선입견을 토로한 것이겠지만 일본인이 여간해서는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파격이다. 근세에 일본을 통해 치의학 면허와 교육, 문물이 유입된 것을 고려하면 이런 정서는 한국에서도 유사할 것이다. 치과의사든, 양의사든, 한의사든 TV 프로그램에서 ‘의사’통칭으로 사용가능할법한 일을 묵과할수 없다는 옹골찬 언사는 의사의 자존감이자 위기감의 표출이다. 이런 언사에 심기가 불편한 치과의사는 처지가 의사만큼 못하다는 전통적 자격지심이 있는 반면, 의사는 치과의사가 많이 추월해 와서 역전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무래도 의사가 “치과의사는 의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