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6월은 5월 20일 시작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전국민이 패닉에 빠지고 경기는 엉망이 되었다. 메르스 대란이라는 국가적 재난 사태로 인하여 국민들이 느꼈던 공포는 엄청났지만 그 평지풍파 뒤에는 많은 ‘미담’이 존재하게 되었다. 최일선에서 메르스와 사투를 벌인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은 메르스 앞에서 두려움을 이기고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환자 곁을 지키는 노력을 했다. 의사나 의료진은 메르스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나 정보도 없었고, 경험해 보지 못한 질병과 맞서 싸운다는 것이 쉽지도 않았고, 도리어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메르스 감염자 중에서 많은 숫자가 간호사와 의사에서 나온 것도 자신의 몸을 던져서 메르스에 맞서 싸운 결과이다. 옆에 있는 동료가 메르스에 감염되어 격리되고, 환자를 진료하는 일선의 모든 의사들과 의료진들은 그 격리된 동료가 내가 될 수도 있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의료진들만 그랬을까? 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대원도 마찬가지로 최일선에서 메르스에 맞서게 되었고,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의 수많은 공무원들도 24시간 비상체제로 밤낮 없이 업무에 집중해야 했다. 중앙정부와 방역당국이 우왕좌왕하면서 기능이 정지된 경우에는 지침도 없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에 직접 일선에서 실무적으로 일하는 것은 몇 배나 힘들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방역당국의 결정에 의해서 격리조치가 내려지면 인권침해니 나의 권리니 하는 주장을 하지 않고 개인적 희생이 따르지만 잘 협조해 주었다.
몇몇의 철딱서니(?) 없는 사람들이 의료진의 자녀는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거나 메르스 확산이 병원 내에서 시작된 것이니 병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추후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로 응원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나왔다. 의료진 힘내라는 신문광고가 등장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건양대학교 간호사가 확진판정이 나자 후배 간호학과 학생들이 쾌유를 비는 모습은 모든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또한 국민의 불안심리를 이용하여 건강기능식품의 허위광고를 하거나 한약 등을 이용하여 메르스가 예방된다는 메르스 마케팅을 하는 한의원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으나 성숙된 시민의식은 이러한 비상식적인 일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였다.
결국 메르스가 종식되는 데에는 방역당국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대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의료진을 포함하여 각 개인들이 헌신적이고 적극적으로 본연의 입장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시행하면서 번지지 않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메르스에 대해서는 의사만이 영웅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영웅이며 훈장을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가적 위기에 개인을 희생가면서 헌신을 하였다. 메르스를 차단하기 위해서 손해를 감수하고 병원 문을 닫은 것을 자랑하거나 사투를 벌인 의료진을 대우해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 고생한 국민들에게 절이라도 해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이제 일이 마무리가 되면 다시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고 대책을 잘 세워달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