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교에는 ‘개근거지’란 말이 있다.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성실하게 학교를 다닌 아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체험학습을 가지 못한 이유가 여행을 갈 수 없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비하의 의미가 깔려있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여행을 다녀온 아이들끼리는 해외여행을 어디로 다녀왔나, 비행기는 무엇을 탔나 등이 자랑거리다 보니 체험학습을 가지 않은 아이를 거지라 비하한 것이다. 여행도 국내여행은 여전히 비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해외로 가야 한다고 한다. 체험학습이란 학교에서 단체적으로 해줄 수 없는 현장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부모에게 자율적인 권한을 부여해준 것이다. 그런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제도가 아이들에게 부모 재산 척도로 나타났다. 1982년 교복 자율화 이전엔 학생들은 교복을 입었다. 교복이 일본 문화의 잔재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 내면에는 잘 사는 아이와 못 사는 아이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교육적인 개념이 깔려있었다. 그 후로 교복 부활과 자율화가 반복된 이유도 빈부에 따른 차별을 감소시키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근거지와 사복이 아이들의 빈부의 차이를 규정하는 척도가 되는 것에서는 같아 보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한 공무원이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연금을 주는 것에 대하여 SNS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금메달을 땄다고 국위가 선양되는 시대가 지났고, 공무원은 30년 일해야 130만원을 받는다며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금메달의 처음 시작은 필자가 중2였던 1976년이었다. 당시 올림픽 경기는 늘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선진국들의 잔치로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부럽게 바라만 보는 축제였다. 그 해 양정모 선수가 처음으로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나라 전체가 들썩일 만한 일이 처음으로 벌어졌고, 한국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역사적 사건이었다. 당시 한국은 후진국으로 국가 이름을 아는 외국인이 거의 없는 때였다. 이제 48년이 지난 2024년에 100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런 시점에서 금메달리스트에게 연금을 주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우연일 수도 있고 필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후진국의 설움과 아픔을 완전히 잊었다는 사실이다. 금메달이 하나도 없었던 후진국 시절의 설움을 잊은 것이다. 후진국 선수가 선진국 선수를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강이 있다. 편파 판정의 강이다. 며칠 전 54㎏급 여자복싱
퇴근한 초등학교 선생님에게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 아이가 교실에 휴대전화를 놓고 와서 울고 있으니 바로 학교로 가서 찾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다음날 출근해서 찾아보겠다고 답변했지만 부모는 선생님이 불친절하다고 SNS에 사연을 올렸다. 이런 비상식적인 사연들이 인터넷에 차고도 넘치는 세상이 되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못한 탓이다.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개인주의는 반드시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개인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면 자신만을 아는 이기주의가 된다. 칼 포머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는 자유로운 개인, 나와 다른 의견도 받아들이고 잘못된 점은 계속 고쳐나가는 자유사회,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소수가 희생되어서는 안 되는 최대 다수가 최소 고통을 받는 사회가 되어야 열린사회라 하였다. 개념 없는 개인주의를 가장한 이기주의는 작게는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고 크게는 자유사회 질서를 흔들고 사회가 무너지는 계기가 된다. 요즘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타인의 권익을 존중하는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한 성숙한 자유주의가 필수 조건이다. 그래야만 사회가
구강악안면외과 주임 교수님으로부터 치아교정치료의 급여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아는 대로 답변했으나 혹시 개정된 것이 있는지 의심되어 확인해보면서 희귀질환에 대한 규정이 바뀐 것을 알았다. 국민건강보험은 보장성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구순구개열 환자에게 치아교정치료의 보험급여를 시행했다. 그 후 취약계층의 치과 보장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2021년 10월에는 선천성 악안면 기형인 △쇄골두개골이골증 △두개안면골이골증 △크루존병 △첨두유합지증 등 4개 질환에 대해 대상을 확대했다. 이후 2022년 11월에 ‘선천성 악안면 기형의 치과교정 및 악정형 치료’ 급여기준 고시가 일부 개정되며 4개 질환에서 114개 질환으로 확대되었다. 벌써 1년 반이 넘게 지났는데 치아교정을 업으로 사는 필자가 전혀 몰랐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4개 희귀질환에 대한 급여는 알고 있었으나 그 이후에 바뀐 것은 전혀 몰랐다. 처음 검색에서 4개 질환 외에는 보지 못했으나, 몇 번을 넘기다가 의협신문에서 114개 질환으로 확대됐다는 내용이 살짝 보였다. 그 후 114개 질환명을 집중 검색했으나 찾는 데 실패했다. 결국 심평원에 직접 전화를 하였고, 여러 사람을 거친 뒤에야
초5가 고2 수학을 배운다는 기사가 보인다. 초5가 고2 수학 문제를 풀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과거에도 수학 천재들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푼 일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기사는 그런 천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원에서 ‘초등 의대반’이라는 명분으로 초등 5학년부터 고2 수학을 가르친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를 보며 청소년 심리를 전공한 필자는 매우 놀랐다. 상업적 목적으로 초5에게 고2 수학을 가르치겠다는 학원도, 그것에 호응하는 학부형들도 모두 정상이 아니다. 최근 적지 않은 초등학생이 새벽 1시에 공부가 끝난다는 것도 허언이 아닌 듯하다. 이런 내용 속에 아이의 정신건강에 대한 배려나 고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다. 수학 천재가 아닌 그저 머리 좋은 아이에게 고2 수학을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아동학대이기 때문이다. 학원과 학부모의 과도한 욕심이 정상적으로 성장해야 할 아이들의 정서를 파괴하고 심리적인 성숙을 막을 것이 안타깝다. 학원이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아이들이 정상적 심리 발달을 못할 것을 모르는 학부모들은 더 문제다. 비록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가 오래됐지만, 지금처럼 초등학생까지 희생자로 내몰 만큼
3년 전쯤 경기도 한 아파트에서 외부인이 놀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주자 아동에게는 인식표를 발부하고, 비거주자는 주민을 통해 놀이터 일일이용권을 구매하게 해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지난달 대구 어느 아파트에서 10년을 거주한 치매 걸린 80대 입주민이 단지 내 화단에서 꽃 한 송이를 꺾었다고 관리실로부터 절도죄로 경찰에 고발된 사건이 있었다. 최근 서울 한 아파트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단지 내 국공립어린이집을 민간어린이집으로 바꾸려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3가지 사건은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일로 입주민회의에 의하여 관리되는 관리실에서 진행한 사건들이다. 이들은 아파트단지의 이익이라는 이유로 상식과 공공의 선과 윤리를 넘어서고 있다. 집단이기주의를 수없이 봐왔지만, 이 3가지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우려된다. 이들 대상이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와 노인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그 사회의 미래이며 노인은 개인들이 가야 할 미래이기 때문이다. 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회를 지탱하는 상식과 윤리와 공공의 선이 있어야 한다. 한 사회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가 없다면 사회 구성원들은 그 사회에
지난 일요일에 참석한 SIDEX에서 몇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 재킷을 벗어들고 다니기 불편해서 가까운 부스에서 쇼핑백을 하나 요청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데스크 요원은 쿠폰에 도장을 받아온 사람들에 한해서 상품과 백을 같이 주기 때문에 쇼핑백만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나름 타당성이 있었다. 결 국 도장을 받아보려고 이동 중에 동반하신 선생님이 한 부스에서 조그만 생수 2개를 보고 직원에게 1개를 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 직원은 그것은 자신의 것으로 가져온 것이며, 바로 앞 부스를 가리키며 그곳에 생수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고 거기서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타당성이 있는 말이었다. 가르쳐준 부스로 이동해 보니, 위에서 유리문을 여는 아이스크림 냉장고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한쪽은 아이스크림이, 다른 칸에는 생수가 있었다. 마침 직원들이 생수를 채워 넣는 중이었다. 생수는 작업 중이라 일단 아이스크림을 꺼내려 유리문을 열려고 하자 직원이 막았다. 자신이 생수를 넣고있는 중이니 기다리라는 것이다. 순간 조금 의아했다. 아이스크림 냉장고와 생수 냉장고가 다르고 유리문도 다른데 굳이 생수를 넣는 동안 아이스크림을 꺼내는 것을 막는 이유가
최근 직능인 단체장들의 모습이 매스컴에 자주 보인다. 그때마다 아쉬운 것이 있다. 점점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고 심지어 천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 안타깝다. 정치인들이야 천박하고 조열한 모습을 오랜 세월을 보여 와서 그들에게 품위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실망감도 아쉬움도 없다. 하지만 직능인 단체장은 조금 다르다. 자신이 속한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을 대표하며 그들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상황이 화를 나게 만들 수도 있고 억울할 수도 있다. 방편적으로 일부러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파격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통해 자신의 분노와 화를 타인에게 확실하게 전달하는 데는 성공할 수 있지만, 정작 화가 나게 된 이유와 목적을 흐리게 하는 단점이 크다. 그중 가장 큰 단점은 ‘파격’이다. 격을 깨는 것은 흐트러짐을 말한다. 사람에게는 품격(品格)과 품위(品位)가 있다. 이런 품격이 깨진다. 품격이란 주어진 자체 모습에서 흐트러지지 않음이다. 어머니가 어머니답고 아내가 아내답고, 그리고 들꽃이 들꽃다움을 품격이라 한다. 동양 철학적 개념으로 보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역할을 격(格)이라 칭하고 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품격이다. 이런 격이
오랜만에 LA를 다녀왔다. 6년 만에 다시 간 이번 LA 방문에서 예전과 다르게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우선 LA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3시간을 달려도 휴게소가 없었다. 급한 용변을 어떻게 하냐고 질문을 하자 가까운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를 찾아서 해결한다고 들었다. 다른 하나는 보통 상점엔 고객용 화장실이 없었다. 직원용 화장실은 감춰져 있고 고객사용을 불허하였다. 그런 경우에 돈을 지불한다고 해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예전에 본 SNS동영상에서 미국 어디에선가 어떤 여성이 상점에 들어와 변을 보고 그것을 직원에게 던지는 장면이 있었다. 아마도 그 여성도 모든 사정과 방법을 동원하였는데도 매몰차게 거절당하고 생리적 현상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행한 행동으로 이해가 되었다. 커피숍에 들려 화장실에 가려고 하니 화장실 문 앞에 옛날 무전기만한 숫자 키의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문을 여는 비밀번호는 결제 영수증에 적혀있었다.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기는 했으나 사람이 많은 매장에서 만난 화장실 자물쇠는 거부감이 들었다. 부랑인을 막고 마약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조치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대형마트를 포함한 대부분 상점에
외국에 살고있는 딸과 대화를 하며 이야기가 계속해서 겉돌았다. 서로 각자의 말만 하다 보니 같은 말만 반복해서 하게 되고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가 어쩌면 두 사람이 그렇게 똑같냐면서 고개를 저었다. 똑같다는 말을 듣는 순간 한 생각이 번득이며 스쳐 지나갔다. 딸이 ‘또 다른 나’라면 내가 나에게 설득하는 것도 설득당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지루하게 서로 분노게이지만 올리며 반복하던 논쟁을 끊고 딸에게 제안을 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서로를 설득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바꾸자” 딸은 필자의 제안을 수락하였고 논쟁이 끝났다. 모든 협상이 그렇듯 부수적인 조항에도 동의했다. 우선 논쟁의 대상인 일을 해결하는 방법은 각자의 일은 각자의 결정을 이의 없이 따라주는 것으로 결정했다. 즉, 필자의 일이라면 필자의 결정을 따르고 딸의 일이라면 딸의 결정을 따르는 것으로 정했다. 다음으로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은 피하고 다만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끝으로 이해를 하고 못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자의 몫으로 두기로 정했다. 딸이 외국에서 교육받고 생활한 지 2
AD 700년경, 중국 당나라 현종은 며느리였던 양귀비를 아내로 삼았다. 양귀비가 시아버지를 유혹하기 위하여 현종이 산책할 때를 맞추어 연못에 일부러 빠졌다. 물에 젖은 양귀비의 미모에 현종은 유혹되었다. 이 일화와 너무도 유사한 내용이 구약성경에 있다. BC 1000년경, 골리앗을 이긴 용기의 상징 다윗왕이 저녁노을을 보러 옥상에 올라갔다. 이때 부하 장수인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목욕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 장면은 수많은 화가의 그림 소재가 될 정도로 유명하다. 다윗은 밧세바를 성으로 불렀고 그날 밤을 같이 보냈다. 이 사건에서 밧세바가 다윗의 권력에 의한 피해자였는지 아니면 양귀비처럼 밧세바의 유혹에 다윗이 넘어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 다음 다윗의 행동이 더 문제였다. 불륜의 죄를 범한 다윗은 밧세바의 임신 소식을 듣고 전쟁 중인 남편 우리아를 불러서 밧세바와 동침을 시켜 자신의 불륜을 감추려 하였다. 그러나 충직한 우리아는 전쟁 중에 자신이 아내와 동침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전장으로 돌아갔다. 증거 인멸에 실패한 다윗은 우리아가 죽으면, 과부인 밧세바를 돌본다는 핑계로 결혼을 해주면 불륜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아를 가장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글을 쓰려고 지난번 투고한 글을 찾다보니 금주의 인기기사 4위에 오른 것에 놀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혹’이란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한 탓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든다. ‘믹스커피의 유혹’이란 제목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필자의 기호식품에 대한 글이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해야 할지, 아니면 독자들도 믹스커피의 유혹에 견디려고 노력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자극적인 제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뉴스에 나오는 머리기사는 대부분 자극적이거나 아니면 낚임성으로 구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가지 기사를 서로 재생산하면서 서로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달게 된 것이다. 24시간 뉴스 채널이 없던 90년대 초반까지는 그렇게 흉악한 범죄도 많지 않았다. 24시간 뉴스를 생산해야 하다 보니 나쁜 것을 계속 키워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몰라도 될 일들을 본의 아니게 알게 되는 시대다. 타임지 창립자 헨리 루스의 “좋은 소식은 뉴스가 아니다. 나쁜 소식이 뉴스다”라는 유명한 말처럼 뉴스를 들을수록 나쁜 소식만 가득한 세상으로 보인다. 심지어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고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라고까지 에둘러 비판한 사람도 있었다. 얼마 전 모 연예인이 집을 팔
하루 일과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믹스커피를 타는 일이다. 시판하고 있는 종류가 무척 많지만, 필자는 연아커피를 좋아한다. 예전에 김연아가 선전하여 연아커피라고 불린다. 믹스커피 한잔이 공깃밥 한 개 만큼 칼로리가 있다는 말은 이미 국민 상식이다. 많이 마시는 경우엔 하루에 4~5잔을 마시다 보니 설탕과 프림에 의한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을 걱정해 믹스커피 줄이기를 시도하여 보지만 매번 실패한다. 이번에도 2주간 성공하였지만 역시 또 실패하였다. 담배 끊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믹스커피를 끊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믹스커피 중독도 심리학에 중독 현상에 한 부분으로 들어가야 할 듯하다. 일단 멈추면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계속해서 믹스커피가 심리적으로 유혹을 한다. 처음 마실 때 혀끝에 느껴지는 따스함과 달달함, 그윽한 커피향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준다. 그래도 건강을 위해 끊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결코 유혹을 견디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뽑은 ‘한국을 빛낸 발명품 10선’에서 9위 첨성대를 제치고 5위를 할 정도 국민의 선호를 받고 있으니 대단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필자가 믹스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최근 초등학생을 둔 3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아들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어 심의위원회에 회부된다는 통지를 받고는 수업 중인 교실에 난입해 교사의 목을 조르고 폭행을 하며 학생들을 협박해 기소된 사건이었다. 교권이 무너진 현실을 알고는 있지만 참 안타깝고 슬픈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은 필자 생각이 미치는 영역을 넘어섰다. 뭐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사건이다. 엄마란 존재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다. 그 엄마는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하여 그런 행동을 했을까? 과연 아들을 위한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이 화난 것을 분풀이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결국 그 엄마의 행동은 자신을 징역 1년형을 받게 했고, 아들은 자신의 일로 인해 엄마가 감옥에 가는 결과가 되었으니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에 회사를 다니는 누님이 귀가가 늦어지면서 걱정을 하시던 어머니는 끝까지 기다리면서 회사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보시는 것을 참으셨다. 답답하던 필자가 어머니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행여 다른 이유로 늦어지는 것이라면 굳이 회사 동료들에게 늦게 들어온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