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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을 알현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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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 기념 자전거 라이딩을 마친 후, 버스로 개인 참가한 동문과 그의 자전거를 밴에 싣고, 상주고속버스터미널까지 바래다줬다. 고속버스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어렵사리 참가한 그의 부지런함에 놀라고 같이 먼 길을 라이딩한 것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남은 우리 4명은 다시 내일 라이딩 할, 경상도 ‘경’자의 유래인 경주로 향했다. 가던 중 구미의 故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상모동 생가 들어가는 길도 박정희로로 불려지고 있었다.


공과를 떠나 한국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대통령, 금오산자락에 위치한 박대통령 생가는 소박하고 시골집 모습 그대로였다. 숙명처럼 대물림 됐던 국민의 가난을 벗어버리게 하고 세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해 세계가 존경하는 지도자인데 국내에서는 그 평가가 인색하다. 지난 12월초 추모관 방화사건으로 생가는 수리중이다. 그 옆의 민족중흥관에 들려 우리나라 국태민안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 오후 5시가 지나자 날은 점점 어두워지는데 갈 길은 멀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를 갈아타면서 8시가 다 된 밤중에 경주에 도착했다. 어둠이 내린 경주, 가로등 불빛만 거리를 밝히는데 대릉원은 조명등으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대릉원에서 가까운 교동쌈밥식당에 들려 늦은 저녁을 먹게 됐다. 그러나 경주지진과 수많은 여진의 여파로 경주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관광객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기야 12월 14일에도 3.3 여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7년 전 아내와 같이 경주자전거 라이딩을 할 때 수많은 관광객이 거리를 메웠던 그때 경주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예약했던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주인내외가 버선발로 뛰어나올 정도로 황제 대접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3동의 한옥건물에 30여개의 방으로 된 이 숙소에 달랑 우리밖에 투숙하는 사람이 없었다. 9월 10일 지진의 여파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방은 따뜻했고, 주인 부부의 친절한 환대가 고마웠다.


60㎞를 쉬지 않고 달린 상주-영덕 고속도로 라이딩으로 피곤이 극에 달한 우리 4명은 금새 잠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 2016년 12월 18일 일요일 새벽 5시에 잠이 깬 나는 밖으로 나가봤다. 별만 총총한 새벽 여명이 오기 전 숙소는 적막 속에 파묻혀 있었다. 7시, 아침식사를 하러 퇴실하고 나서니 주인부부가 언제 일어났는지 식당까지 자신의 차로 안내해줬다. 로타리 해장국집!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식당주인에게 손님 잘 부탁한다며 다짐까지 하고 돌아갔다. 주인의 정성에 고마움을 느꼈다. 경주해장국은 선지와 콩나물 두 가지였다. 맛은 구수한 서울의 해장국과는 달리, 칼칼하고 깔끔한 맛이 있다.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경주 라이딩에 나선다.


경주하면 첨성대, 안압지, 분황사, 불국사, 석굴암 등이 대표적인 신라 문화 건축물이다. 이번 라이딩은 삼국통일의 기초를 완성한 자애로운 선덕여왕을 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분황사, 황룡사 9층탑, 첨성대는 선덕여왕의 치세 중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우선 가까운 안압지로 향했다. 찬바람만 부는 황량한 벌판에 안압지가 있었다. 팻말에 동궁, 월지라고 써 있었다. 여기가 궁궐이었고 안압지는 월지라 불렸던 것 같다. 동국여지승람에 안압지는 ‘문무왕이 궁궐 내에 뭇을 파고 돌을 쌓아 산을 만들어주었으니 무산십이봉(巫山十二峰)을 본떴으며…’ 라고 하여 신선사상과 연관돼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안압지는 신라 마지막왕인 경순왕이 고려 태조를 맞아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안압지는 신라왕궁의 별궁이며 태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남쪽에 가까이 신라궁인 월성이 있어 이곳까지 자연스럽게 커진 것 같다. 삼국사기에는 안압지란 이름이 나오지 않고 ‘궁안의 못’으로만 기록되어 있다. 1980년 발굴 당시 월지란 글자가 새겨진 토기파편이 발견돼 본래 이름이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라 부른 것 같다. 신라가 멸망하고 이곳은 폐허가 돼 화려했던 궁궐은 온데간데 없고 기러기와 오리만 날아든다 하여 기러기 ‘안’ 오리 ‘압’ 자를 써서 안압지라고 불리게 됐다. 안압지 전각 안에는 전시모형이 있어 월정교가 있고 지금 복원중이며 경덕왕 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월성을 이어주는 하천을 건너 갈 수 있는 다리다. 지금은 안압지에 세 개의 누각이 복원됐으나, 발굴 당시 이곳은 26곳의 건물터가 있었다고 한다.


두 번째 전각은 임해전으로 추정된다. 안압지 밖에 주령구 모형이 전시돼 있는데 14면체 주사위로 각 면마다 재미난 벌칙이 기록돼, 놀이기구인 것으로 추정된다. 안압지를 떠나 바로 곁에 있는 벌판 한가운데 서있는 첨성대로 향했다. 지난 경주지진으로 한쪽으로 기운 첨성대를 보며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첨성대를 비롯하여 분황사, 황룡사 등 이제부터 선덕여왕의 향기가 나는 그의 치적물을 집중적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선덕여왕(632~647)은 신라 27대 왕으로 16년간 재위에 있었으며, 한반도 역사상 첫 여성군주로 이름은 덕만이다. 삼국시대에는 진평왕과 마야부인의 장녀로 기록돼 있었으나 화랑세기에는 차녀로 기록돼 있다. 632년 진평왕이 아들 없이 승하하자 화백회의에서 그를 새 왕으로 추대하고 성조황고라는 호를 올렸다. 그가 즉위한 것은 박혁거세 후손이며 석가모니의 뼈를 이어받은 성골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아간 첨성대는 국보 제31호로 632년~647년에 걸쳐 완성된 동양최초의 천문대다. 천문관측 기구를 첨성대 정상에 설치해 24절기를 측정했다고 한다. 삼국유사에 여왕은 예지력과 신통력을 갖추고 통치했으며 이에 대한 일화가 있다. 그 하나는 이러하다. 당태종이 홍색 백색 자색의 모란이 그려진 그림과 씨앗 석 되를 여왕에게 선물했는데 여왕이 이 꽃그림을 보고 꽃에 나비가 없는 것은 남편이 없는 나를 희롱하는 것이라 말하고 씨앗의 꽃이 피면 향기가 없을 것이라 예언하였다. 정작 꽃이 피자 향기가 없었다. 여왕은 향기가 있는 여왕이란 것을 알리기 위해 분황사를 지었다고 한다.


국보인 첨성대를 보며 지진의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우리는 첨성대를 떠나 여왕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분황사로 향했다. 분황사는 솔거가 그렸던 관음보살상 벽화와 경덕왕 14년(755년) 강고내말이 구리 30만근으로 주성한 약사여래상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한다. 분황사는 당간지주와 중문, 석탑, 3금당, 강당, 회랑을 갖춘 대사찰이었다고 한다.


분황사에는 신라우물이 하나 있는데 금학 산기슭에 있는 동천사에 있는 우물과 두 우물에 호국용이 살았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당나라 사신이 이 용을 세 마리 물고기로 변신시켜 잡아갔다고 한다. 신라에서는 당 사신의 뒤를 쫓아 이 물고기를 되찾아 우물에 놓아주었다고 한다. 우리는 분황사를 떠나 여왕 최대 업적인 황룡사터로 향했다.


드넓은 벌판에는 주춧돌만 있고 그 당시의 높이 80m의 9층탑은 온데간데없고 아무도 없는 벌판에서 우리들만 반겨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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