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만추의 마포강변

URL복사

손창인의 사람 사는 이야기

우리는 서울의 한강변을 차로 드라이브를 하며 지나치고 있다. 때문에 한강변의 아름다움이 어느 정도인지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물고기가 물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새들이 공기의 필요성을 알지 못하듯, 우리도 그렇게 일상을 한강 주변에서 보낸다. 외국 여행객들이 한강변을 얼마나 극찬하는지 들어보면 알 것이다. 역사와 전설, 환경과 미학이 존재하는 한강은 어느 곳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명소이다. 가을이 한창인 이때에 우리는 그동안 잊었던 한강변을 따라 그곳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달리기로 계획했다.

 

잠수대교 북단 한강변에서 창릉천까지 왕복하는 코스다. 각자 집에서 잠수대교까지 오는 거리를 생각하면 60~80㎞의 짧지 않은 거리가 된다. 우리가 달리는 코스는 주로 마포지역 한강변을 경유할 것이다. 행주산성, 창릉천이 있는 서울의 서쪽 끝까지 가는 여정이다. 마포는 서울의 중서부 한강 연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안산에서 갈라진 와우산 구릉산맥과 노고산 구릉산맥, 용산의 구릉산맥이 한강으로 뻗어 세산맥 연안에 호수처럼 발달한 서호, 마호, 용호가 있었다. 이 3호를 ‘삼개(三浦 : 3개의 포구)’라 불렀고 지금의 마포를 ‘마포항’으로 불러 지금의 ‘마포’라는 명칭이 유래됐다고 볼 수 있다. 마포에는 베를 짜는데 쓰이는 삼(麻)이 많이 생산돼‘마포(麻浦)’라고 불렀다는 얘기도 있다. 마포는 조선 전기부터 수상교통의 요지로서 광나루, 양화진과 더불어 한강하류의 중요한 수상물류의 거점이었다.

 

삼남지방에서 오는 세곡선은 남해, 서해를 거쳐 한강을 거슬러 올라와 이포구에서 하역해 마포, 용산, 서강 등의 창고에 보관했다고 한다. 또한 마포는 전국 농산물 집산지였으며 수백 척의 어영상선으로 붐벼 포구문화가 번성한 곳이다. 필자는 한국전쟁으로 이북에서 피난 내려와 부산 등지에 살다가 이곳에서 호적을 부여받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때만 하더라도 1950년대라 삼개나루에는 황포돛배가 즐비했고, 생선과 소금, 새우젓 가게가 마포 종점(그 당시 전차 종점)에 즐비하게 늘어서 새우젓 냄새가 진동하는 동네였다. 포구문화의 발달로 마포는 강변풍경이 아름다워 전국의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는 정감 넘치는 고장이었으나 한강 개발로 이제는 현대적이고 자연친화적인 강변문화가 발전했다.

 

마포나루(토정동, 마포동 일대), 서강나루(상수동, 하수동 일대), 양화나루(절두산 서쪽 부근)가 있는데 워낙 절경이다. 옛날에는 마포8경이라 일컬어왔다. 우리는 지난 5일 마포강변코스를 라이딩하기 위해 오전 9시 잠수교 북단 쉼터에 모였다. 단풍시즌에서 조락(凋落)의 가을로 접어드는 이때 서울 도심의 한강변에서 가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창릉천 입구와 행주산성, 난지공원 월드컵공원 등 만추의 내음이 물씬 나는 곳으로 코스를 정했다. 잠수교 북단 쉼터에는 싸늘한 날씨에 바람만 세차게 부는데 떨어진 낙엽이 뒹구는 쉼터에는 사람은 별로 없고 우리 7명만이 오늘의 라이딩을 시작한다.

 

 

한남대교 밑을 출발하자마자 이촌한강공원이 나타난다. 이촌동은 한강대교 북측 한강변 좌우에 위치하고 조선시대 말까지 모래벌판이어서 여름 장마철 홍수를 피해 옮겨 살아 마을을 떠난다는 의미의 ‘이촌동(利忖洞)’으로 불리다가 한자가 변하여 이촌(二忖)동이 됐다. 이촌동은 예로부터‘새남터’로 불렀고, 새남터는 한강의 모래사장으로 풀과 나무를 의미하는 새나무터에서 유래했다. 이촌한강공원에는 레포츠시설이 잘 조성돼 축구하는 사람, 가족들과 자전거 타는 사람들, 나들이객이 한강변을 누비고 있었다. 강변나무는 이제 나목이 되어 우리를 맞이했다.구르는 낙엽은 이제 가을이 끝나가고 있음을 얘기하고, 강변 선상위락시설에는 연인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사랑을 얘기하며 앉아있었다.

 

새남터라 표시된 이촌공원을 지난다. 이곳은 조선초기 군사연무장으로 죄인을 처형했던 곳이다. 사육신과 남이장군이 이곳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또 이곳에는 천주교 순교성지 새남터 기념 성당이 있어 가슴을 여미게 한다. 1846년 김대건 신부도 여기서 순교했다고 한다. 한강철교, 한강대교를 지나면 원효대교에 이른다. 원효대교를 지나면 마포대교가 있다. 이곳은 지금의 용산구와 마포의 경계인데 옛날 마포나루가 있었던 곳이다. 무수한 배들에서 생선과 새우젓이 뭍으로 올라왔다. 이 강변언덕에 마포종점이 있었다.

 

서강대교를 지나면 한국 천주교 순교 사적지인 절두산(切頭山)이 보인다. 이 절두산은 한강변의 절벽에 자리하고 있어 일몰 때 강변, 강이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절두산은 한강변 최고의 절경으로 용두봉, 잠두봉이라 불렀다. 겸재정선이 묘사한 산수화의 극치를 보일 만큼 절경이라 하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절경의 장소에서 천주교신자 1만여명의 참수된 피가 강물을 붉게 물들였다고 한다. 숲이 우거진 절벽 끝에는 천주교 성지 기념관이 우뚝서 그때를 기억나게 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얼마 가지 않아 양화대교에 닿으면 강 건너 선유도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본래 선유도는 선유봉이라는 작은 봉우리의 섬이었는데 양화대교 건설로 선유봉은 사라졌다. 선유도는 서울 서남부 수돗물을 공급했던 선유정수장이 있었으나 폐쇄되고 공원이 됐다. 지금은 선유도공원이라는 명소가 됐다. 멀리 성산대교가 보인다. 옛수로 교통과 방어기지 역할을 했던 양화진 부근에 망원 한강함상공원을 조성 중이었다.

 

성산대교를 지나 가양대교까지는 난지한강공원이 우리를 맞는다. 난지공원 억새들이 우거진 길을 따라 우리는 방화대교를 지나 행주산성이 바라다보이는 창릉천 입구에서 난지공원의 둘레길로 올라섰다. 난지도는 15년간 버려졌던 쓰레기장으로 높이가 98m의 언덕이었다. 2002년 월드컵대회를 즈음해 이곳에 평화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한강공원 등 생태환경공원이 조성됐다. 노을공원 둘레길을 돌아 난지천공원에 이르면 오색단풍이 그림같이 우리를 그 속으로 몰아넣는다.

 

우리는 난지공원을 가로질러 박정희기념관에 도착했다. 우리나라를 경제강국으로 일으켜 세운 그의 기념관 뜰에는 그가 사용했던 고색창연한 벤츠 승용차가 전시돼 있었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인근의 문화비축기지에 들러보고 마포수산시장에 들려 늦은 점심을 했다. 방안을 꽉 채운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쪽구석 빈자리를 비집고 앉았다. 김이나는 우럭매운탕은 우리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음 속에 우리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2분기 미국 장기 국채 TLT 자산배분 전략

필자는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바탕으로 한 금리 사이클을 기준으로 주기적 자산배분 투자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의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사이클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산배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전자산 중 하나가 미국 국채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는 전통적으로 경기침체에 대비해 위험자산의 리스크를 헤지(hedge)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미국 장기 국채 ETF 중 하나인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과거 금리 사이클에서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헤지 전략에서 큰 역할을 했고,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ETF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미국 국채, 특히 TLT를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금리 사이클과 자산배분 전략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을 활용하면 기준금리의 상승과 하락 국면에서 어떤 자산군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2023년 7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한 이후, A → B → C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