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흐림동두천 5.7℃
  • 흐림강릉 11.9℃
  • 구름많음서울 7.2℃
  • 맑음대전 5.0℃
  • 맑음대구 4.9℃
  • 구름많음울산 12.3℃
  • 구름많음광주 11.7℃
  • 맑음부산 13.5℃
  • 구름많음고창 10.7℃
  • 맑음제주 13.2℃
  • 흐림강화 7.7℃
  • 맑음보은 0.5℃
  • 맑음금산 2.8℃
  • 맑음강진군 6.6℃
  • 맑음경주시 6.1℃
  • 맑음거제 8.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발상의 전환

URL복사

권영희 논설위원

우리는 살면서 고정 관념에 매여 있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다수가 해온 생각과 행동이니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며 따라한다. 하지만 생각의 틀을 깨고 한 번이라도 “왜”라는 의문을 가지는 순간 변화의 물꼬가 터지며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이 이뤄지게 된다. 우리 인류는 왜라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이룬 새로운 발견과 발명을 통해 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면 치과의사로서 나는 왜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오래 전, 치과의사라면 피할 수 없는 허리, 목, 등 그리고 손목 통증을 달고 있던 필자는 운동을 통해 통증을 조절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른쪽 무릎 관절마저 과도한 페달 사용으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자 이 통증은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고민하다, 왼발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페달을 가능한 왼발로 밟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오른발을 덜 사용하여 무릎 통증을 줄여보려는 의도였는데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일단 왼발을 사용하면 환자 진료 시 체어사이드 위치가 변하게 된다. 오른발만으로 진료 시 우리의 접근 방향은 시계 방향 9시에서 12시 사이를 움직인다. 그러나 왼발도 함께 사용하는 순간 9시에서 3시까지 움직일 수가 있다. 지금껏 우리는 모든 진료를 9시와 12시 사이에서 하게 되니, 몸이 항상 좌측으로 뒤틀리는 자세로 진료를 하고 그 자세로 인해 목과 허리에 과도한 부하를 주어 만성 통증과 심하면 디스크 수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왼발로 페달을 사용할 때 12시와 3시 사이에서 진료가 가능하고 그 방향에서 우리는 몸을 우측으로 돌려서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환자에게 접근 시 항상 미러로 봐야 했던 상악 우측 구치 설면과 상악 좌측 구치 인접 면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진료 시 가장 몸에 무리가 안 가는 12시 방향에서 접근할 때도 오른발을 사용하면 아무리 페달을 오른편으로 이동시켜도 바른 자세로 접근할 수가 없다. 그 때 왼발을 사용하면 곧바른 자세로 아무런 뒤틀림 없이 접근이 가능하다. 즉 두 발을 사용함으로 몸의 자세가 왼편으로만 뒤틀리는 것을 막고 좌우 균형 있게 움직이게 되어 만성적인 통증을 줄이게 된다.

오랜 시간 두 발을 사용하여 통증이 완전히 없는 삶은 아닐지라도 운동을 통해 관리가 가능한 몸을 유지하면서 왼발을 함께 사용하는 다른 치과의사들도 많으리라 예상하여 화제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치과의사 모임에서 두 발을 사용한다는 이야기에 놀라는 분들을 보며 의외로 두 발을 사용하는 치과의사가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과대학 시절부터 우리는 오른발로 페달을 밟는 교육을 받고 아무런 의문 없이 오른발로만 페달을 사용해온 것이다. 우리에게 왼발도 있다는 사실을 잊고서. 더하여 요즈음은 오른손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의 suture라도 왼손으로 하려고 연습 중인데 이는 왼발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데 두 발과 두 손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뇌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나름 다양한 방식으로 왼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뇌도 운동을 하여야 덜 늙는다고 한다. 뇌 운동이란 것이 거창한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하며 경직된 사고의 틀을 깨고 유연한 사고를 할 때 뇌는 계속 새로운 시냅시스를 만들어 사라지는 뇌기능을 보완한다.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우리의 뇌를 보다 젊게 하는 것을 기억하며 왼발 페달 사용이 시작점이 되면 어떨까 생각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