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9 (화)

  • 맑음동두천 18.5℃
  • 맑음강릉 17.5℃
  • 맑음서울 19.0℃
  • 맑음대전 20.2℃
  • 맑음대구 23.5℃
  • 맑음울산 15.7℃
  • 맑음광주 21.6℃
  • 맑음부산 14.7℃
  • 맑음고창 17.2℃
  • 맑음제주 17.7℃
  • 맑음강화 13.7℃
  • 맑음보은 20.2℃
  • 맑음금산 19.5℃
  • 맑음강진군 17.8℃
  • 맑음경주시 18.4℃
  • 구름조금거제 14.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중2를 얼마나 아시나요?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88)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얼마 전 중2 남학생이 엄마와 함께 내원하였다. 중2 아들은 상담실에 들어오면서부터 의자에 앉을 때까지 심드렁한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영혼 없는 표정으로 의자에 등을 기대고 비딱하게 앉고는 시종일관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주소를 물으니 엄마가 열심히 설명하였다. 치료는 발치 교정이 필요하고 심한 과개교합으로 치료 기간이 2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나서 끝자락에 엄마에게 한 가지 질문하였다. 아들이 이제 곧 중3이 되고 교정이 2년 이상 걸리면 고1이 넘어서까지 장치를 붙이고 있어야 하는데 혹시 아들과 상의해 보았는지 물었다. 엄마는 누나가 중2 때 교정을 해서 아들도 지금 데리고 왔다고 답했다.

 

이에 “어머니, 여학생과 남학생은 다릅니다. 여학생은 자신이 원해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아들이 원하지 않을 때는 부모님의 강압적인 요구로 고등학교 시절에 교정장치를 붙이고 있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일단 아들과 상의하는 것이 먼저일 듯합니다”라고 말했다.

 

엄마는 한 번도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 장치를 붙이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아들은 시종일관 영혼 없는 표정으로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대화에 동참하지 않았다. 엄마에게 아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의사를 표하지 않으면 지금 같은 사춘기 시기에 장기간 교정치료를 하는 것은 모두를 힘들게 할 수 있으니 본인 의사를 먼저 존중해주라고 말하고 끝났다.


모자가 돌아간 뒤 둘 다 안타깝게 보였다. 아들을 아직도 어린 아이로만 취급하는 엄마 모습과 자신은 치료받기 싫다고 직접 말은 못하고 끊임없이 퍼포먼스로 표현하는 아들 모습으로 상담실은 전투장이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아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하여 끊임없이 표현했지만(삐딱하게 앉고 말 한마디 안하고) 엄마는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다. 반항하는 모습이 대화의 또 다른 표현 방식으로 이해하지 않고 어린 치기로 받아들이거나 원래 그렇다고 인식해 버렸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들은 아이 성장기 어느 시점에서 자식을 한 인격체로 보아주면서 앞에서 이끌어가는 태도가 아니라 뒤에서 조력하는 조력자로 변해야 한다. 즉 부모가 생각을 전환해야 할 시기다. 아이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변하는 데 반해 부모들은 ‘우리 아이’라는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인식하지 못하는 부모가 아니라 인식하는 자식 몫이 된다.

 

중2 아이가 입을 닫았을 때는 무슨 사건이 있었을 것이다. 전혀 말을 안 한다는 것은 집안 분위기가 그럴 수 있다. 정상이라면 중2 아들은 불만이든지 투정을 부려야 하건만 한마디도 안 한다는 것은 뒤에 무서운 아버지가 존재하는 집안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무엇인가가 아들의 입을 막아 버렸고 아들은 말 대신 소극적인 행동으로 표현했다. 영혼 없는 표정과 비딱하게 앉아있는 등 온몸으로 처절하게 표현했다. 자신을 알아달라고 처절하게 표현하는 아들과 이것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엄마 둘 다 안타까워 보였다.

 


아마도 엄마는 아들이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쟤는 원래 그래’라고 생각해버리기 쉽다. 혹은 아이라는 고정된 사고를 변화시키지 못해 성인이 된 뒤까지도 ‘아이’라 표현하는 부모들처럼 자식을 성인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서 유치원 시절 때 부모가 했듯이 동일하게 자식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게 된다. 부모가 이렇듯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에 두 가지 형태로 자식들은 반응한다. 유선 적극적으로 거부하거나 반항하는 것으로 성숙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두 번째는 그냥 거부 없이 수용해 부모의 영원한 아이로 남는 방법으로 성숙을 포기하고 안주해버리는 것이다. 영원한 마마보이가 되어버리는 안타까운 형태다.

 

청소년기란 아이들이 신체와 자아가 성숙해가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부모가 아이들을 절대적으로 자신이 돌봐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때를 지나면 익숙해져서 되돌리기 어렵다. 부모는 말하지 않는 아이들의 말을 알아듣는 눈이 필요할 때도 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