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또 치열하기는 치열한 모양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소식이 개원가 주머니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가이며, 또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얼마나 옆 치과 눈치, 직원 눈치, 환자 눈치를 보며 살고 있는가이다.
치과의사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단연 화제가 되는 것은 저수가 치과들이 어떠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또 어떻게 선량한 치과 병·의원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들일 수밖에 없다. 치과계 신문들만 봐도 1면 탑기사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뉴스들이 바로 이러한 경영난, 경쟁, 불법마케팅 얘기들이지 않은가.
사회분위기가 그러하고, 개원가 분위기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한다 해도 신문을 펼쳐 들면 먼저 한숨이 나오고, 마음이 답답한 것은 어찌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예 신문 겉봉을 뜯지 않고 책상에 쌓아둔다고 하는 동료들도 적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치과의사로서의 하루 하루가 녹록하지 않은데 신문을 읽다 보면 더욱 초조해지고 불안해지는 것은 물론, 저수가 정책이며, 과열 마케팅, 불법 진료 얘기를 읽다 보면 내 동료, 우리 옆 치과에 대한 불신이 먼저 생기기 때문이란다.
주변에 새로운 치과가 생길라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수가를 또 얼마나 내릴까, 혹시 불법 마케팅을 해서 우리 병원에 피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라고 하니 안타까운 현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 우리 병원 옆으로 저수가 병원, 문제 병원이 개원했는가 하면 꼭 그렇지 만도 않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일각에서는 사회 분위기가 이렇듯 험악해지는 것을 언론의 탓으로 돌리는 이도 적지 않다. 사회 현실과 분위기를 반영하고, 개원가의 핫이슈를 다루는 것이 신문이겠지만, 반대로 신문의 부정적인 뉴스가 오히려 개원가에 불안과 불신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 때문이다.
‘미디어 멜로디 효과’라는 것이 있다. 실제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언론에서 그렇다고 보도해버리면 실제 그 방향대로 흘러간다는 것이 바로 미디어 멜로디 효과이다.
1980년대 영국의 심리학자들은 언론에서 범죄, 죽음, 기근, 전쟁 등 부정적인 뉴스를 접하게 되면 자기 스스로가 안고 있는 문제에 관해 더욱 고민하게 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혀낸 바 있다. 혹시 우리 미디어의 부정적인 뉴스들이 부정적인 마인드를 낳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의료인으로서의 도를 지키는 치과의사들이 있다. 치열한 때일수록 협력과 상생을 부르짖으며 함께 살 길을 찾는 병원들도 많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베풀고 나누며 살아가는 치과인들 또한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활동과 모습들은 사실 표면으로 드러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위의 뉴스들이 저수가 치과 얘기보다 덜 자극적이고, 독자들의 눈을 덜 끌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역할이 단순한 보도에만 있지는 않지 않은가. 리더로서 치과계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고 정도를 설파해나가는 것, 그리하여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 역시 미디어의, 그리고 치과계 신문이 가져야 할 역할이며 사명일 것이다.
‘미디어 멜로디 효과’를 좀 더 스마트하게 이용하여 긍정적인 뉴스를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와 분위기를 낳는 것은 어떨까? 이제 1면 지면을 통해 보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소식을 접하기를, 그리하여 함께 힘을 내고 화이팅하여 우리가 바른 길을 감에 있어 힘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