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2022년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계약이 마무리됐다.
이번 수가계약은 최종 시한인 31일(어제) 오후 4시 3차 협상을 시작으로 재정소위원회와 단체별 협상이 개시됐다. 15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하나둘 타결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길게 이어졌다. 공급자단체는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없이도 누적된 건보재정과 국가 미수금 등을 반영하면 밴드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제안했고, 재정소위원회도 확대 개최됐지만, 결정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번 수가협상은 처음부터 의협 타결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새나오고 있다. 전년대비 수입을 비교해보면 의과와 치과의 차이는 0.4% 정도에 불과하고, 의과와 한의과는 3%가 넘는 차이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의과-치과의 격차가 두드러지고, 의과-한의과의 격차는 미미했기 때문이다.
최종 수가인상률은 △의원 3.0% △한방 3.1% △약국 3.6% △보건 2.8% △조산 4.1%로 타결됐고, 건보공단으로부터 각각 2.2%와 1.4% 인상률을 제시받은 치협과 병협은 이 수치를 받아들이지 않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치협-병협 수가협상 결렬, 건정심 행
2022년 치과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계약은 최종 결렬됐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단장 마경화·이하 치협수가협상단)은 수가협상 최종 기한인 31일 자정을 넘긴 오늘(1일) 오전 8시 25분경 8차에 걸친 협상을 마무리했다. 치협 수가협상단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너무 커 최종 결렬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치협은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가중, 감염관리비용 증가, 그리고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협조했음에도 그 결과가 오히려 수가협상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국민 부담을 줄이면서 재정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해왔지만 수가인상 폭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 수준이었다.
치협에 이어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이하 병협수가협상단)도 결렬을 선언했다.
병협수가협상단은 “코로나19 일선에서 최선을 다한 회원 병원에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이번 결과가 병원의 사기를 떨어뜨려 대국민 의료서비스에 차질을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급여비가 증가한 부분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제도적 한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4년만의 타결-한의협, 10차 협상 끝 타결 “국민과 고통분담”
반면,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회장 이필수‧이하 의협수가협상단)은 4년만에 타결 소식을 알렸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가장 먼저 도장을 찍은 의협수가협상단은 “만족스럽지 못한 인상률로 먼저 회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협상단과 끝까지 현장을 지킨 의협 이필수 회장은 “회원들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조금 더 좋은 결과가 나왔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국민 여러분도 의협의 진정성을 믿고 의료인에 대한 많은 관심과 배려를 보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의협에 이어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이하 약사회수가협상단)도 수가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약사회수가협상단은 “코로나19로 회원들의 어려움이 큰 만큼 좋은 결과를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수치에는 부족하지만 마지막에 타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하 한의협수가협상단) 또한 10차에 걸친 협상 끝에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한의협수가협상단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과의 고통분담을 위한 결정이었다”면서 “한의협은 국민건강을 우선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비급여의 급여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수가협상 이후에도 국민, 가입자단체가 엄청난 어려움 속에서도 건전한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한의협의 노력을 잘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건보공단, 평균 인상률 2.09%…가입자-공급자 접점 찾기 최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번 협상으로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평균 인상률은 2.09%이며, 재정은 1조666억원으로 추계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상일 협상단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코로나 장기화로 어느 해보다 입장차가 클 것으로 예측됐고,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해 가입자 공급자 간 간담회를 30여 차례 진행하고 수가협상도 6개 단체와 총 42차례 진행해왔다”면서 “공급자의 기대와 가입자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합리적인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전 유형 합의에 이루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협상결과가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심의 의결되었고, 6월 4일 건점심에 보고될 예정이며, 협상이 결렬된 치과와 병원은 6월 말까지 의결을 거쳐 이후 복지부장관이 내역을 고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가입자 공급자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드러난 문제 개선을 위한 중장기 방안에 대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