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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갑을(甲乙) 관계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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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 논설위원

최근 모 대기업의 상무이사가 기내서비스와 식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적기의 승무원을 폭행했다가 인터넷에 회자돼 여론재판을 받고 회사 측이 해직 처리한 일이 있었다. 대기업의 임원에게 있어 해직은 퇴사를 의미하므로 30년 넘게 다닌 직장을 본인의 품행으로 인해 잃게 됐다.
 
비슷한 사례는 회사와 대리점간의 사이에서도 발생했다. 유제품의 대명사였던 모 기업의 사원이 삼촌뻘 되는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음성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이를 들은 국민들은 분노했고, 기업이 물량 밀어내기로 대리점의 희생을 강요하고 그동안 수면 밑에 숨겨진 사실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며 급기야 검찰이 불공정거래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후문이다. 하루만에 그 기업의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하며 편의점에서는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비슷한 사례의 일본기업은 결국 폐업하고 말았다.
 
이러한 뉴스들을 보도하며 각 매체는 ‘을의 역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갑을 관계’에 있어 우위에 있는 ‘갑’에게 ‘을’들이 뭉쳐 더 이상의 희생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대리점은 그동안 불공정한 계약을 해왔으며, 정부나 공정거래위는 거래하면 반드시 을이 사망한다는 ‘을사(乙死)조약’을 사실상 방조해 왔다. 이러한 ‘을의 역습’이 가능했던 이유로 전문가들은 ‘을’들의 네트워크화로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을’들이 정보공유와 공동대처에 적극 나서면서 ‘갑’에 대한 역습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변화됐다.
 
예전에도 기내 난동은 있었고, 그로 인해 벌금형을 받은 대기업 사장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일이 주목받은 이유는 시시각각 세세한 부분까지 마치 자신이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느낄 수 있던 보고서 때문이었다. 그 승무원이 받았을 모멸감과 수치심이 그대로 본인의 것으로 전달됐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감정노동자들이 분노했을 것이다.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행위 또한 공공연한 일로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다. 해당 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도 방송에 나오고 인터넷에도 떠도는 것이었다. 심지어 음성파일도 3년 전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분노했던 것은 정도를 넘어선 욕설과 폭언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그동안 방송과 매체에서 보도하고 다뤄왔어도 꿈쩍하지 않던 여론이 음성파일 하나로 움직였다. 을의 대부분은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감정노동자다.
 
일반인은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있어 의사가 갑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바라보는 치과는 요즘들어 환자가 갑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어땠는지는 기억나지도 않는다. 치과의사가 감정노동자로 전락한 지는 오래됐다. 환자는 통상적인 진료에 따르는 사소한 불편도 돌팔이 치과의사 탓이며, 본인의 실수 탓에 재치료가 필요할 경우도 치과의사 책임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진료비는 저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치과의사는 또한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항상 을이다. 이건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추진돼온 비급여 진료항목의 급여화 진행을 바라보면 갑은 을의 철저한 희생을 담보로 시간도 주지 않고 일방적이며, 견해 차이는 생략하고 오로지 슈퍼 갑인 국민들을 위해 위대한 결정을 내렸고 절대 선이라고 하는 것 같다. 의료가 정치의 그늘에서 왜곡되고 비정상적으로 성장하여 마치 암 덩어리가 된 느낌이다.
 
원래 갑을 관계는 계약서상에서 순서를 정하기 위해 썼던 용어였다. 어느 한쪽에만 이익이 되거나 손해가 되게 쓰는 용어가 아니었던 것이다. 예전의 갑을 관계로 돌아가려면 서로 양보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신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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