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AS센터에서 자동차 엔진 오일과 시거잭 홀더를 교환하고 돌아오는데 전과 다르게 자동차 핸들이 무겁게 느껴졌다. 센터에 연락해보니 자신들이 행한 행위와 핸들이 무거워진 것은 전혀 무관한 일이며 때가 되어서 발생한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같은 날 발생한 것은 우연이지 연관성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필자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들의 말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았다. 결국 그들의 말이 의심되어 중앙 AS센터로 가보았는데 20대 초반의 기사가 핸들 기어를 갈아보고 안되면 펌프를 갈아 보자는 말을 했다. 그런데 그의 태도와 나이에서 연륜과 내공이 느껴지지 않아서 지인을 통해 알아보니 핸들 펌프 오일만 갈아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주문하였다. 젊은 기사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흘리면서 뭔가 불만인 눈치였다. 오일 교환은 7만원이고 기어교환은 120만원이고 펌프교환은 50만원이라고 들었다. 그때부터 필자의 마음에는 또 다른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왜 순서가 싼 것부터가 아니고 비싼 것부터일까. 젊은 기사는 자신의 경험상 기어를 교환해야 할 것이란 말을 강조하는 상황이었다. 필자가 책임지기로 하고 오일교환만을 진행했다. 그 후 마지못해 오일만 교환
긍정의 힘은 마음에너지를 증가시킨다는 말이 있다. 반면 부정적인 생각은 마음에너지를 고갈시키고 결국 심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심리학, 정신학, 종교학, 인류학 등에서 공통으로 하는 말이다. 마음에너지가 몸과 연관되어있다는 것이 심신의학이다. 결국 시작은 마음이다. 동양철학인 유학도 마음에서 출발한다. 불교의 교리도 마음에서 출발한다. 기독교의 교리도 사랑이란 마음에서 출발한다. 즉 긍정의 마음이다. 긍정의 마음이 마음에너지를 증가시키고 그것이 몸을 보호한다. 긍정의 마음에는 사랑, 봉사, 자비, 헌신, 긍휼, 기쁨, 은혜, 희망, 소망, 여유 등이 있고 이는 마음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반면 부정적 마음에는 미움, 복수, 화냄, 신경질, 짜증, 분노, 조급함, 폭력, 스트레스 등이 있고 이는 마음에너지를 고갈시킨다. 긍정의 마음에너지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다. 긍정의 마음에너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행동과 생각을 하여야 한다. 마음에너지가 충만해지고 넘치면서 타인을 위한 긍정적 행동을 한다. 그렇게 행해지는 긍정적 행동에 의해 다시 마음에너지가 더욱 충만해지는 선순환구조를 지니게 된다. 반면 부정적 마음은 부정적 행동을 유발시키고 이것이 마음에너지를 점차
심신의학(정신 신체의학)이란 말이 아직 우리사회에서는 조금은 생소한 느낌이 있다. 영어로는 ‘psychosomatic medicine’이며, 신체의 병 치료에 심리학의 원리와 방법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 Psychosomatic dentistry는 오래되었다. The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Psychosomatic Dentistry and Medicine이 1983년에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somatics로 바뀌었다. 아마도 처음에 치과의사와 의사가 모여 학회를 시작하였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통합의 필요성으로 이름을 바꾼 듯하다. 그 즈음 1986년 일본에서는 치과심신의학회가 설립되었다. 일본이 경제적으로 버블을 경험하면서 나타난 장기 불황인 ‘잃어버린 20년(1991~2011년)’에 진입하기 바로 직전이다. 물론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1990년의 동서독 통일, 1991년 소련 해체, 1993년 EU통합이라는 큰 사건들이 같이 맞물리며 나타난 현상이었다. 일본 장기 불황과 버블이 시작된 시점인 1985년 플라자합의에 의한 엔고현상이 학회 출발 시기와 유사한 것은 결코 우연
요즘 필자는 과감하게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을 지웠다. 1년 전에 밴드를 지웠고 이번에 페이스북을 지웠다. 인스타그램은 2년 전에 시작하자마자 바로 지웠다. 이제 카카오톡만 남았다. 카톡은 외국에 거주하는 아이들과의 유일한 창구이니 남겨두기로 했다. 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전화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전통적인 기능이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이다. 셋째는 실시간 뉴스였다. 그나마 요즘은 전통적인 전화는 문자나 카톡으로 대치되었다. 필자는 이제 스마트폰을 멀리하고자 한다. 아는 지인 중에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들은 나름의 철학과 가치관이 있다. 물론 현대를 사는 사람이 스마트폰이 없다면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에서 뉴스를 보고 있는 필자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사용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일단 이동 중에는 가방에 넣고 특별한 연락상황이 아니면 식사중이나 일상에서 보지 않기로 하는 ‘스마트폰 길들이기’를 시작했다. 요즘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두 가지를 얻었다.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만의 시간을 얻었다. 두 번째는 세상의 정보와 뉴스
어제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단비가 내렸다. 오늘 아침은 소강상태이지만 내일부터 장마전선이 북상한다는 소식이 반갑다.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한다. 과거 농업시대라면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정도의 가뭄이다. 그나마 지금 우리나라가 농업의존도가 적은 산업 국가이고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 대부분이 수입물이거나 대체 가능해 심각한 기근을 맞이하지 않는 것이다. 옛날이었다면 대기근으로 민란이 발생할 정도인 상황이다. 과거 기록을 보면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기까지 2,000년 동안 304회의 가뭄 피해가 있었다. 그중에 서로 사람을 잡아먹을 정도의 극심한 경우가 23회, 대기근이 82회였다. 이 정도면 대기근 이상이 100회 이상이었고 20년에 한번은 심각한 대기근이 발생한 것이다. 가뭄은 대략 6년에 한번 발생하는 편이다. 조선시대에는 강수량측경기의 측우기와 하천의 수량을 측정하는 수표가 발명되고 소류지, 보, 제언 등의 수리시설이 발달되었다. 이렇듯 가뭄은 한반도에 항상 같이하는 단어였다. 가뭄에 대해 조사를 해보면 슬픈 기록들을 볼 수 있다. 삼국시대에는 “우기인 7월에 강우가 없어 풀과 나무는 말라죽었다. 백성들은 기근에 시달려 서로 잡
요즘 참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하였다. 양산 외벽 밧줄 절단 추락사건과 충주 인터넷기사 살인사건이다. 양산 밧줄사건은 한 아파트 외벽 작업을 하던 인부가 밧줄이 끊겨 추락하여 숨진 사건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군가 고의로 밧줄을 끊은 것이다. 범인은 41세 남자로 잠자는데 밧줄기사의 스마트폰 소리가 잠을 방해해 소리를 줄여달라고 하였지만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소리가 나서 홧김에 밧줄을 끊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인터넷을 수리하러 온 기사를 살인한 사건이다. 범인은 55세 남자로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자주 끊기는 것이 인터넷회사가 고의로 자신의 컴퓨터를 느리게 한다는 이유로 AS기사를 살해했다. 심리학적으로 양산 외줄 절단사건은 범인이 분노조절장애에 의한 행동이었고, 충주 인터넷 AS기사 사건은 범인이 피해망상으로 저지른 것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범인이 중년이 넘은 남자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어이없는 두 사건의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적어도 3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형태의 사건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30년간 가장 많이 변한 것이 무엇인가. 그동안 가장 큰 변화는 수명 연장이었다. 수명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사회는 경험해보지
작년 봄 즈음에 40대 재미교포 치과의사가 부산서 생모를 만난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는 어려서 이혼한 아버지와 미국에 이민을 갔고 미국서 치과의사를 할 정도의 성공한 삶이었다고 한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최근 미국에서 치과의사 면허를 정지당하고 힘들어 했으며 마지막으로 생모를 만나려고 한국에 간 모양이라고 유족이 전했다고 했다. 1990년대에 미국에서 조사된 가장 자살을 많이 하는 13개 직업에서 치과의사가 1위를 하였다. 평균에 비해 1)치과의사는 5.4배 2)음악가 3.6배 3)예술가 2.8배 4)무용수 2.7배 5)작가 2.6배 6)사진작가 2.5배 7)예술가 2.1배 8)목수 2배 9)의사 2배 10)코미디언 1.9배였다. 그것이 2011년 조사에서는 1)비숙련가 2)내과의사 3)치과의사 4)수의사 5)금융종사자 6)안마사 7)중노동자 8)도시 기획자 9)가내수공업자 10)부동산중개사 11)변호사 순이었다. 2014년 조사에서는 1)의사 2)치과의사 3)금융종사자 4)변호사 5)경찰 6)부동산중개사 7)전기기술자 8)농부 9)약사 10)과학자였다. 반면 2017년 영국에서 조사된 것을 보면 1)건설노동자, 2)초등학교 교장과 서비스종사자 3)
얼마 전 해외 토픽 기사에 실린 타이거우즈의 사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되어 찍힌 사진에서 턱수염과 힘 풀린 눈 그리고 초췌한 얼굴은 필자가 알던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가 아니었다. 자신은 음주가 아니고 약물 복용에 의한 부작용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지금 그의 모습은 우리들이 알던 모습이 아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변하게 하였을까. 그가 최고의 실력을 보이던 시절엔 세계의 모든 심리학자들과 책들은 그를 정신적으로 강한 멘탈의 소유자라고 칭송하였다. 심지어 ‘타이거우즈에게 배우는 승자의 심리학’이라는 책까지 출판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불과 10년 만에 몰락한 것이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통상 유명한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스포츠심리상담사를 고용하거나 주기적으로 심리상담을 받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몰락의 시작은 특히 요란스러웠다. 섹스 스캔들이 터지고 그로 인하여 이혼을 하며 시작되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여성 편력증이 생겼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럼 과연 그는 그런 이유로 몰락한 것일까? 최고의 강철 마인드라고 칭송받던 그가 과연 사회적인 질타와 이혼이라는 외부적인 요
우리사회는 지금 극변하는 의식 변화 시기에 들어왔다. 무의식 속에서 당연하게 느껴왔던 것들이 이젠 당연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우리사회는 빈곤국에서 개발도상국을 거치며 물질의 풍요를 먼저 경험하였다. 반면 그에 따른 의식과 정신의 변화는 느렸고 심지어 변화를 거부하는 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변화를 직견하면서 스스로 판단하는 선진국 의식 수준으로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오늘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가 ‘노 룩 패스’이다. 모 정당 유명 정치인이 공항 문을 나서면서 보좌관을 보지도 않고 자신의 가방을 던지듯이 굴린 장면이 동영상으로 화제가 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커뮤니티까지 유명해지고 있다. 그는 아마도 전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평소 행동이지만 불과 반 년 만에 국민의 정신적인 성숙도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여 이젠 그런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이 변한 만큼 자신도 변해야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물질적인 풍요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였지만 시민의식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급속한 경제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이었다. 왕정에서 주
지난달 인천 법원은 산부의과의사를 8개월간 구금하라고 선고했다. 분만 중 사망한 태아에 대해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로 인정하였다. 그동안 출산 시 태아 사망은 불가항력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출산과정의 진료행위를 문제 삼아 업무상 과실치사를 인정하고 금고형을 선고하였다. 필자는 이 판결에 두 가지 측면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의사의 판단과 경험으로 법원 판단 근거가 되는 교과서적인 순서를 건너뛰거나 변경하였을 때, 이것을 의사의 고유 진료영역으로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이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히 저하되는 증세가 이미 5차례나 발생해 특별한 주의 및 관찰이 필요한 산모와 태아를 1시간 30분 동안 최소한의 검사도 하지 않고 방치해 태아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의사를 기소했다. 그런데 사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임신 40주차에 접어든 독일인 산모가 저녁 10시경 분만을 위해 입원하고 다음날 오전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약 3시간 사이에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증세가 5차례나 발생했다. 이후 태아의 심박동수는 다시 안정을 찾았
보건복지부는 ‘2017년도 보건의료인 면허신고 및 보수교육’ 업무지침에 의료인의 직업 윤리의식 함양을 위해 의료윤리와 의료법령 교과목을 보수교육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모든 의료인은 면허를 신고할 때마다 이 과목에 대해 2시간 이상 이수했음을 입증해야 하고 보수교육을 주관하는 각 직능단체도 교육계획 수립 시 해당 교과목을 포함시켜야 한다. 생각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전시 행정이고 의료행위의 본질에서 벗어난 잡일 증가 중의 하나일 뿐이다. 윤리(倫理)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물론 작금의 의료계에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그것을 막아보려는 행정적인 차원에서의 행동이라고 해석된다. 하지만 이것은 행정부의 잘못을 의료인에게 떠넘기려는 일환일 뿐이다. 환자에게 성추행을 하는 의사, 일회용 주사기를 반복 사용한 의사 등의 반윤리적이고 비윤리적인 의사의 등장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의사의 수가 증가되고 관리하는 메커니즘이 약해지면서 이같은 사고의 발생은 예측됐다. 의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되었고, 의전원과 치전원의 등장으로 의료인 간의 동료의식이 약화되며 스스로 관리되던 메커니즘이 붕괴되었다. 여기에
살면서 황당한 일들을 접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왜?’이다. 얼마 전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살인사건을 접하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초등학교 2학년생을 17세 고교 자퇴 여학생이 의도적으로 살인을 한 사건이다. 사체유기 공범이 19세 여자였다는 뉴스를 접하고 인터넷을 검색하여보니 그 범인들의 부모가 의사이고 교수라는 정보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너무 잔혹한 범죄가 미성년에 의하여 저질러졌다. 어린 희생자를 포함하여 너무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우선 희생당한 초2 학생이 가장 불쌍하고 가엽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삶이 시작도 되기 전에 범죄의 희생양이 되었다. 더불어 그 부모와 가족들은 평생 잊을 수 없고 행복할 수도 없는 고통과 불행을 받았다. 두 번째 피해자는 살인범과 공범의 가족들이다. 범인의 부모나 가족들도 평생을 정상적인 삶을 영유하기에 어려울 것이다. 세 번째는 범인과 공범이다. 이제 17세, 19세의 여자아이들이다. 물론 그녀들이 정신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들 역시 정상적인 삶을 살기에는 어려운 여건이 되었다. 시작과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결론적으로 이 사건으로 세 가정이 파탄이 났다
우리는 항상 같은 일을 반복하며 종종 지루해 하고는 한다. 하지만 엄밀히 생각해보면 같아 보이지만 결코 동일하지는 않다. 크게 보면 시공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구는 쉬지 않고 태양의 주변을 돌고 있다. 공간적으로 그것을 인간들은 4계절로 나누고 그것을 다시 더 세밀하게 24절기로 나누었다. 계절과 절기는 지구의 위치변화이다. 그런 위치 변화의 순서적 흐름이 시간이다. 결국 지구의 시간이란 공간의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동일한 일을 한다고 하여도 시공이 변하였기 때문에 결코 동일한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행동이 나라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시공이 변하면 동일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반복되는 일에 지루함이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은 일의 동일함이 아니라 우리들 관념 속에 존재하는 선입견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선입견을 많이 지닐수록 사고가 경직된다. 선입견은 과거의 경험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거의 과오나 오류에 의하여 만들어진 경우에는 더욱 강화되어 심하게 나타난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생각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 스스로 자신의 경직성을 테스트해보는
고려가요 <가시리>의 가사는 대중가요로도 불리여 잘 알려졌다. 그 <가시리>의 후렴구에 “위 증즐가 대평성대”가 나온다. 당신이 가셔서 태평성대가 온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항상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마음이 후렴구로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태평성대의 사전적 의미는 ‘어진 임금이 잘 다스리어 태평한 세상이나 시대’이다. 그런데 이런 태평성대는 아이러니한 모순을 지닌다. 얼마 전 TV 사극 드라마에서 간신이 왕에게 간언을 드리는 말 속에 태평성대가 언급되었다. 간신은 “역사 속에서 태성성대는 충신과 간신이 적절하게 혼재할 때였습니다”라고 왕에게 간언하면서 자신과 같은 간신의 존재가 필요악임을 역설하였다. 박완서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는 ‘앞날을 걱정하는 건 태평성대에나 할 짓이다. 전시에는 그 날 안 죽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걸 모르면 그걸 아는 자의 짐이 되기 십상이다’는 말이 나온다. 대중은 태평성대를 원하고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태평성대에는 미래를 걱정하느라 편하지 않고 전시에는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모순성을 지녔다. 비행기를 타고 흔들릴 때 땅을 디디고 있을 때의
어느 날 상담하던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상담 내내 울고 가는 일이 있었다. 환자의 주소는 개교증 개선이었다. 환자의 상태를 검사해보니 장안모의 골격성3급에 심한 개교증을 지녔다. 자신은 외모에 어떤 불만도 없이 잘살아왔기 때문에 교정으로 개교증만 개선하면 된다고 하였다. ‘불만 없이 잘살아왔다’는 환자 말이 필자의 마음에 걸렸다. 필자에게는 “내가 불만 없이 잘살고 있다고 생각할 만큼 누구도 내 불만족에 관심을 준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들렸다. 환자가 느낄 수 있는 불만족할 사항을 조목조목 설명을 하자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환자는 병원 문을 나갈 때까지도 자신의 불만족을 표현하지 않았다. 환자는 자신의 얼굴에 대한 불만을 무의식 깊은 곳에 묻어 놓고 자신은 외모에 불만이 없다는 부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한 듯하다. 그러던 것이 제 3자인 필자를 통하여 자신의 불만사항이 외부로 드러나자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나온 것이지만, 머리의 이성은 갑자기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말과 눈물이 전혀 다른 표현을 한 것이다. 즉 가슴과 머리가 따로 작용한 것이다. 아마도 시간을 가지고 자신의 감정을 다시 돌아보면서 가슴을 머리가 이해하는 순간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