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외 토픽 기사에 실린 타이거우즈의 사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되어 찍힌 사진에서 턱수염과 힘 풀린 눈 그리고 초췌한 얼굴은 필자가 알던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가 아니었다. 자신은 음주가 아니고 약물 복용에 의한 부작용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지금 그의 모습은 우리들이 알던 모습이 아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변하게 하였을까. 그가 최고의 실력을 보이던 시절엔 세계의 모든 심리학자들과 책들은 그를 정신적으로 강한 멘탈의 소유자라고 칭송하였다. 심지어 ‘타이거우즈에게 배우는 승자의 심리학’이라는 책까지 출판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불과 10년 만에 몰락한 것이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통상 유명한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스포츠심리상담사를 고용하거나 주기적으로 심리상담을 받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몰락의 시작은 특히 요란스러웠다. 섹스 스캔들이 터지고 그로 인하여 이혼을 하며 시작되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여성 편력증이 생겼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럼 과연 그는 그런 이유로 몰락한 것일까? 최고의 강철 마인드라고 칭송받던 그가 과연 사회적인 질타와 이혼이라는 외부적인 요
우리사회는 지금 극변하는 의식 변화 시기에 들어왔다. 무의식 속에서 당연하게 느껴왔던 것들이 이젠 당연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우리사회는 빈곤국에서 개발도상국을 거치며 물질의 풍요를 먼저 경험하였다. 반면 그에 따른 의식과 정신의 변화는 느렸고 심지어 변화를 거부하는 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변화를 직견하면서 스스로 판단하는 선진국 의식 수준으로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오늘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가 ‘노 룩 패스’이다. 모 정당 유명 정치인이 공항 문을 나서면서 보좌관을 보지도 않고 자신의 가방을 던지듯이 굴린 장면이 동영상으로 화제가 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커뮤니티까지 유명해지고 있다. 그는 아마도 전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평소 행동이지만 불과 반 년 만에 국민의 정신적인 성숙도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여 이젠 그런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이 변한 만큼 자신도 변해야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물질적인 풍요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였지만 시민의식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급속한 경제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이었다. 왕정에서 주
지난달 인천 법원은 산부의과의사를 8개월간 구금하라고 선고했다. 분만 중 사망한 태아에 대해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로 인정하였다. 그동안 출산 시 태아 사망은 불가항력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출산과정의 진료행위를 문제 삼아 업무상 과실치사를 인정하고 금고형을 선고하였다. 필자는 이 판결에 두 가지 측면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의사의 판단과 경험으로 법원 판단 근거가 되는 교과서적인 순서를 건너뛰거나 변경하였을 때, 이것을 의사의 고유 진료영역으로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이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히 저하되는 증세가 이미 5차례나 발생해 특별한 주의 및 관찰이 필요한 산모와 태아를 1시간 30분 동안 최소한의 검사도 하지 않고 방치해 태아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의사를 기소했다. 그런데 사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임신 40주차에 접어든 독일인 산모가 저녁 10시경 분만을 위해 입원하고 다음날 오전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약 3시간 사이에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증세가 5차례나 발생했다. 이후 태아의 심박동수는 다시 안정을 찾았
보건복지부는 ‘2017년도 보건의료인 면허신고 및 보수교육’ 업무지침에 의료인의 직업 윤리의식 함양을 위해 의료윤리와 의료법령 교과목을 보수교육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모든 의료인은 면허를 신고할 때마다 이 과목에 대해 2시간 이상 이수했음을 입증해야 하고 보수교육을 주관하는 각 직능단체도 교육계획 수립 시 해당 교과목을 포함시켜야 한다. 생각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전시 행정이고 의료행위의 본질에서 벗어난 잡일 증가 중의 하나일 뿐이다. 윤리(倫理)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물론 작금의 의료계에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그것을 막아보려는 행정적인 차원에서의 행동이라고 해석된다. 하지만 이것은 행정부의 잘못을 의료인에게 떠넘기려는 일환일 뿐이다. 환자에게 성추행을 하는 의사, 일회용 주사기를 반복 사용한 의사 등의 반윤리적이고 비윤리적인 의사의 등장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의사의 수가 증가되고 관리하는 메커니즘이 약해지면서 이같은 사고의 발생은 예측됐다. 의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되었고, 의전원과 치전원의 등장으로 의료인 간의 동료의식이 약화되며 스스로 관리되던 메커니즘이 붕괴되었다. 여기에
살면서 황당한 일들을 접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왜?’이다. 얼마 전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살인사건을 접하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초등학교 2학년생을 17세 고교 자퇴 여학생이 의도적으로 살인을 한 사건이다. 사체유기 공범이 19세 여자였다는 뉴스를 접하고 인터넷을 검색하여보니 그 범인들의 부모가 의사이고 교수라는 정보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너무 잔혹한 범죄가 미성년에 의하여 저질러졌다. 어린 희생자를 포함하여 너무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우선 희생당한 초2 학생이 가장 불쌍하고 가엽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삶이 시작도 되기 전에 범죄의 희생양이 되었다. 더불어 그 부모와 가족들은 평생 잊을 수 없고 행복할 수도 없는 고통과 불행을 받았다. 두 번째 피해자는 살인범과 공범의 가족들이다. 범인의 부모나 가족들도 평생을 정상적인 삶을 영유하기에 어려울 것이다. 세 번째는 범인과 공범이다. 이제 17세, 19세의 여자아이들이다. 물론 그녀들이 정신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들 역시 정상적인 삶을 살기에는 어려운 여건이 되었다. 시작과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결론적으로 이 사건으로 세 가정이 파탄이 났다
우리는 항상 같은 일을 반복하며 종종 지루해 하고는 한다. 하지만 엄밀히 생각해보면 같아 보이지만 결코 동일하지는 않다. 크게 보면 시공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구는 쉬지 않고 태양의 주변을 돌고 있다. 공간적으로 그것을 인간들은 4계절로 나누고 그것을 다시 더 세밀하게 24절기로 나누었다. 계절과 절기는 지구의 위치변화이다. 그런 위치 변화의 순서적 흐름이 시간이다. 결국 지구의 시간이란 공간의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동일한 일을 한다고 하여도 시공이 변하였기 때문에 결코 동일한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행동이 나라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시공이 변하면 동일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반복되는 일에 지루함이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은 일의 동일함이 아니라 우리들 관념 속에 존재하는 선입견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선입견을 많이 지닐수록 사고가 경직된다. 선입견은 과거의 경험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거의 과오나 오류에 의하여 만들어진 경우에는 더욱 강화되어 심하게 나타난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생각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 스스로 자신의 경직성을 테스트해보는
고려가요 <가시리>의 가사는 대중가요로도 불리여 잘 알려졌다. 그 <가시리>의 후렴구에 “위 증즐가 대평성대”가 나온다. 당신이 가셔서 태평성대가 온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항상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마음이 후렴구로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태평성대의 사전적 의미는 ‘어진 임금이 잘 다스리어 태평한 세상이나 시대’이다. 그런데 이런 태평성대는 아이러니한 모순을 지닌다. 얼마 전 TV 사극 드라마에서 간신이 왕에게 간언을 드리는 말 속에 태평성대가 언급되었다. 간신은 “역사 속에서 태성성대는 충신과 간신이 적절하게 혼재할 때였습니다”라고 왕에게 간언하면서 자신과 같은 간신의 존재가 필요악임을 역설하였다. 박완서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는 ‘앞날을 걱정하는 건 태평성대에나 할 짓이다. 전시에는 그 날 안 죽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걸 모르면 그걸 아는 자의 짐이 되기 십상이다’는 말이 나온다. 대중은 태평성대를 원하고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태평성대에는 미래를 걱정하느라 편하지 않고 전시에는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모순성을 지녔다. 비행기를 타고 흔들릴 때 땅을 디디고 있을 때의
어느 날 상담하던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상담 내내 울고 가는 일이 있었다. 환자의 주소는 개교증 개선이었다. 환자의 상태를 검사해보니 장안모의 골격성3급에 심한 개교증을 지녔다. 자신은 외모에 어떤 불만도 없이 잘살아왔기 때문에 교정으로 개교증만 개선하면 된다고 하였다. ‘불만 없이 잘살아왔다’는 환자 말이 필자의 마음에 걸렸다. 필자에게는 “내가 불만 없이 잘살고 있다고 생각할 만큼 누구도 내 불만족에 관심을 준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들렸다. 환자가 느낄 수 있는 불만족할 사항을 조목조목 설명을 하자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환자는 병원 문을 나갈 때까지도 자신의 불만족을 표현하지 않았다. 환자는 자신의 얼굴에 대한 불만을 무의식 깊은 곳에 묻어 놓고 자신은 외모에 불만이 없다는 부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한 듯하다. 그러던 것이 제 3자인 필자를 통하여 자신의 불만사항이 외부로 드러나자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나온 것이지만, 머리의 이성은 갑자기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말과 눈물이 전혀 다른 표현을 한 것이다. 즉 가슴과 머리가 따로 작용한 것이다. 아마도 시간을 가지고 자신의 감정을 다시 돌아보면서 가슴을 머리가 이해하는 순간이 오면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대리수술금지법’ 또는 ‘유령수술방지법’으로 이름 붙여진 의료법 개정안은 ‘설명의 의무’를 형법으로 다루게 된 것으로 시행 전부터 논란이 많다. 강남 성형외과에서 환자 모르게 다른 의사가 수술한 것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만들어진 법이다. 하지만 우선 죄형법정주의가 근간인 형법에서 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법리적 모순을 지닌다. 즉 설명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까지 책임을 확대하는 것이 문제이다. ‘설명의 의무’는 ‘환자의 알 권리’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이젠 형법에서까지 의료행위에 간섭을 하게 되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의료행위를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거나 부동산을 계약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법이 얼핏 환자를 위한 듯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이는 의료행위에서 환자의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법의 탄생은 환자의 알권리를 넘어서 환자의 마음에 대한 배려를 포함한 의료행위에 대한 진료권을 침해한다. 극단적으로 주사를 맞으면 많이 아프지 않느냐는 아이의 질문에 대하여 아프지 않은 주사라고 대답하면 법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많이 아플 수 있다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집착’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집착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이다. 불교 용어로는 ‘그릇된 분별로써 어떤 것을 탐내어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함’이다. 그런데 영어표현으로 집착에 딱 맞는 용어가 없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Attachment는 애착이고 Fixation은 고착이라 번역한다. Obsession은 강박이고 Paranoia는 편집증이다. 따라서 집착에 정확하게 해당하는 용어를 찾기가 어렵다. 일부 사람들은 애착과 집착이 유사한 유형인데 결과가 긍정적이면 애착이라 하고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면 집착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교적 개념에서의 집착은 애착도 포함한 광범위한 개념이다. 아마도 집착이란 단어가 ‘건달, 이판사판, 아수라판’ 등과 같이 불교적 개념을 지니고 장착한 탓인 듯싶다. 이런 심리를 강도에 따라 분류해보면 ‘애착<집착<고착<강박<편집’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애착에 대한 연구는 2차 세계대전 때 시작됐다. 적의 폭격을 피하기 위해 시골로 피한 아이들이 부모들과 떨어져 생활하면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여 연구가 시작됐다. 애착이나 집착이나 분리불안이나 욕
일본 삿포로를 다녀오던 길에 공항 출국장이 많은 인파로 대기하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요즘 저가항공의 등장으로 제주와 일본은 과거에 비하여 항공료 반값으로 여행이 가능하여 관광지는 인파가 많은 편이다. 날씨가 추운 탓과 눈이 많이 내린 이유인지 노인 팀은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중장년이 많았다. 긴 줄에서 지루하게 기다리다보니 본의 아니게 앞에 서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일부러 들으려했다기보다는 쉼 없는 대화가 들려왔다는 것이 옳겠다. 두 팀이 있었다. 앞쪽 6명은 대략 45~50대 정도의 중년 여성 집단이고, 뒤쪽 4명은 30대 초중반 쯤 되어보였다. 오랜 시간 지루했던 두 집단은 자연스럽게 관광을 온 이유로 대화를 시작하였다. 중년여성 팀은 이번에 고3이 끝나고 대입시험이 종료된 엄마들의 관광이었다. 30대 여성 팀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3~5학년 정도의 엄마들로 고등학교 동창모임에서 온 것이었다. 중년 팀은 30대 팀에게 끊임없이 앞으로 벌어질 아이들의 일에 대하여 무용담처럼 가르쳐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던 필자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오류를 발견하였다. 그들은 마치 자식이 대학에 합격하는 순간 부모로써 해야 할 일들이 모두
이삿날을 잡고 물건을 정리하다 보니 여러 가지에 놀랐다. 크게는 옷에서 작게는 연필 한 자루까지 내가 지닌 물건이 너무 많음에 놀랐다. 버릴 것을 정리하는데 이런저런 사연으로 쓰지도 않으면서 버리지 못하는 마음에 놀랐다. 무엇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르면서도 일단 보면 버리지 못하는 집착에 놀랐다. 특히 책을 정리하면서 한 번에 정리하지 못하는 모습에 놀랐다. 처음 정리에서는 기억 속에서 잊힌 것이 정리되었다. 한 무더기의 책이 빠졌지만 책장에 표도 안 났다. 두 번째로는 오랫동안 보지 않아서 빛바랜 책과 몇 년 이상 보지 않았던 책을 추렸다. 다음에는 공연에서 구입한 팸플릿이나 전시장에서 받은 카탈로그를 추렸다. 그 다음에는 1년 이상 보지 않은 책을 모두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 후엔 누군가에게 중고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포함시켰다. 마지막으로는 필자가 글을 쓰는데 필요한 책을 제외한 모든 책을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책마다 사연이 있으니 버리는데 주저했다. 어떤 책은 사진이 좋고 어떤 카탈로그는 유명화가의 작품회인 등 정리하지 못할 나름의 이유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나이가 들수록 물건이 늘어나는 이유이고 또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분야는 크게 학문적으로 심리학과 철학이 있고 종교적으로는 불교적 접근이 있다. 학문적 접근은 결과론에서 시작하는 것이 심리학이고 원인론으로 접근하면 철학이 된다. 여기서 ‘나(self)’를 그냥 인정하고 당연한 존재로 받아들이면 학문이고 나의 존재에 이유를 달면 종교이다. 신이 있는 종교에서 ‘나’는 신의 피조물이고, 신이 없는 종교에서는 우주의 일원이다. 심리학에서 ‘나’는 생각하는 의식과 생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가진다. 학문적 무의식은 살아오는 동안에 경험한 추억으로 우리 기억 어딘가에 숨어있으며 작용을 한다. 이것으로 좀 더 확대하여 전생의 경험까지 포함시키면 종교이며 불교가 속한다. 이런 이론적 확대가 불교의 윤회사상이다. 사람의 생각은 한순간도 쉬지 않는다. 또 생각에 따라 마음은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한다. 결국 마음의 반응은 생각이라는 원인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거나 판정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생각을 알면 마음의 작용을 알기가 조금 쉬워진다. 생각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외부의 자극에 따라서 반응하는 생각이다. 즉 눈으로 TV를 보거나, 귀로 음악을 듣거나, 냄새를 맡거나
얼마 전 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마음의 소리’라는 인기 웹툰이 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사소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을 에피소드로 엮었다.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여 웃음을 준다. 이렇게 우리들의 모든 행동의 시작에는 마음이 있다. 머릿속에서 인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생각에는 사회 도덕적으로 당연한 것과 자신의 본능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이것을 프로이드는 슈퍼에고, 에고, 이드로 나누기도 하고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기도 하였다. 무의식 속에는 기억을 하든지 못하든지 자신이 과거에 체험한 모든 경험이 기록되어있다. 그리고 그런 경험된 추억은 무의식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마치 인체의 항원항체 반응처럼 유사한 사건이나 상황을 다시 접하게 되면 튀어나와 작용을 하게 된다. 예를들어 처음 만나지만 어떤 사람은 호감이 가고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싫다. 어떤 색은 좋고 어떤 색은 싫다. 이런 모든 개인적인 취향이나 행동의 내면에는 각자 과거의 경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심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논리이다. 일례로 선거가 있다. 선거철이 되면 종종 누가 당선될까에 대하여 자주 거론하고 궁금해 한다. 선
미국 신임 대통령 트럼프는 2300년 전 중국 진나라 황제였던 진시황을 생각나게 한다.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하기 전에 한 때, 법치주의자였던 한비자에게 심취하였다. 그런데 한비자와 연루된 외지인간첩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시 힘이 약한 한나라가 진나라를 위하여 치수사업을 도울 전문가와 한비자의 파견을 제안하고 시행하였다. 그러나 실제는 막강한 국력을 지닌 진나라의 국력을 딴 곳으로 돌려서 한나라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는데 그것이 들통이 난 사건이다. 이에 진시황은 종실 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관직에 있는 진나라 출신이 아닌 모든 외지인들은 진나라를 떠날 것을 명령하였다. 이것이 유명한 축객령(逐客令)이다. 이 사건으로 법가로 유명한 한비자는 투옥되었다가 자살하게 된다. 이 때 진나라의 통일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될 이사도 쫓겨날 처지가 되자 진시황에게 외국인을 쫓아내면 안된다는 상소를 올렸고 그것이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문장으로 손꼽히는 간축객서(諫逐客書)이다. 여기서 이사는 진나라의 부흥과 부국강병에 외국 출신들이 지대한 역할을 하였음을 설파하고 통일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인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설명하였다. 이에 진시황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