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8.3℃
  • 흐림강릉 14.4℃
  • 흐림서울 10.7℃
  • 박무대전 9.9℃
  • 연무대구 10.1℃
  • 구름많음울산 17.3℃
  • 구름많음광주 14.5℃
  • 구름많음부산 19.3℃
  • 흐림고창 14.8℃
  • 구름조금제주 20.4℃
  • 흐림강화 8.6℃
  • 흐림보은 5.5℃
  • 흐림금산 8.7℃
  • 흐림강진군 14.3℃
  • 구름많음경주시 14.3℃
  • 구름많음거제 12.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여론조사와 공론화

URL복사

권병인 논설위원

연일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한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다. 너무 자주 발표되는 여론조사 홍수에 피로감이 생길 정도다. 최근 정부는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여러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의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 2019년 최저임금도 10.9% 인상된 8,350원으로 확정 고시하였다. 중소기업의 반발과 자영업자들의 저항이 거세다. 최저 임금의 인상은 치과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그런데 정부의 지지율은 60~70%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지지율이 어떻게 나오지’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론조사 불신론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한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글에 따르면,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견했다고 한다. 4월 8~9일 서울 시민 8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 투표 후보’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1.9%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서울지역 득표율은 42.3%였다. 실제보다 문 대통령 투표자가 약 1.5배 과대 표집된 것이다. 이는 진보와 보수 유권자의 조사 참여율에 심각한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것을 시사한다. 그럼 같은 응답자가 현직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한 것을 믿을 수 있을까? 또한 여론조사의 응답률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일각에서는 10% 이하의 조사는 발표를 금지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응답률이 10% 이상인 조사도 왜곡현상이 심하다고 한다.

반면에 2017년 8월 28일부터 9월 9일까지 실시된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는 응답률이 50%를 넘었다. 총 24억원이 투입된 이 조사에서는 모든 참여자에게 참여료로 5,000원씩을 지급했고, 전화를 받지 않거나 응답을 거부한 경우에도 최대 24번까지 재접촉을 시도했다. 이 조사에서는 응답자 2만여 명 중 39.6%가 여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같은 시기에 발표된 갤럽조사(9월 1주차-50.0%)보다 10%p 이상 낮은 수치이다. 응답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면 ‘표본 참여 편파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갤럽 조사의 응답률은 18.3%였다. 보도 가능한 응답률 기준을 50%로 정한다면 ‘표본참여 편파성’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용이 문제지만 지금 같은 여론조사 신뢰도가 바닥인 상황에서는 사흘이 멀다 하고 발표되는 수많은 여론조사는 무의미해 보인다. 대통령 지지율 조사도 분기별로 한 번 정도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청계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개천이었던 청계천을 1406년 태종때 골격을 만들었고, 1760년 영조가 본격적으로 청계천 준천 사업을 했다. 영조는 약 11㎞에 달하는 청계천을 정비 준설하는 국가적 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백성이 부역에 동원되어 고생할 것을 걱정했다. 영조는 준설 사업에 들어가기 전에 10년간 여론 조사를 하였다고 한다. 왕조시대임에도 백성의 뜻을 묻고 신료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반영하였다. 10여년간의 여론 조사를 하면서 반대하는 이에게도 필요성을 설득하고 백성들 스스로가 준설에 적극 가담할 수 있도록 여론을 공론화해 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민주주의 시대에 여론, 공론은 정책결정에 있어 중요한 지표다. 여론 조사의 수치나 정확성도 중요하지만 모든 이가 공감하고 함께하는 공론화가 더욱 중요하다. 높은 지지율만 믿고 여론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실패한 정책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