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자기PR의 시대다’라고 한다. 자신의 능력이나 자질 등에 대하여 자기 스스로 널리 알림으로 사회적 평가나 자신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인데, 혹자는 어떠한 사람인가 하는 것보다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였다.
원래 PR이라는 것은 Public Relation의 줄임말로 원래 의미는 홍보, 대외관계, 정책발표, 국민과의 대화 등 넓은 뜻이었으나 ‘홍보’라는 의미를 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현재 의료계에 있어서도 자기PR은 필수적으로 보인다. 의료자문의 형태로 공중파 등의 화면에 출연한 경우 그 의사나 의료기관이 유명세를 타는 것을 보아도 그렇고, 각 매스미디어 상에 넘치는 의료광고를 보아도 그렇다.
자기PR의 가장 적극적 방법이 광고라고 할 것인데 의료광고는 1970년대까지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가 1973년 일부 허용되는 방향으로 의료법이 개정되었고, 2005년도에 헌법재판소에서 관련 의료법 규정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직업수행의 자유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결정내림에 따라 2007년 원칙적 허용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미국의 경우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1970년대 후반까지는 미국의사협회에서 원칙적으로 의료광고를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였으나, 1980년대 들어오면서 의료광고를 전면적으로 허용하여 현재는 의료광고를 일반적인 광고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
법조계와 관련하여 법률사무소 또는 법조인에 대한 광고는 1998년 10월경에 이르러서야 가능하게 되었고, 당시 처음 신문광고를 한 로펌은 그 상황이 다시 지상(紙上)에 보도될 정도로 아주 특이한 사례이자 이제 법조계도 무한경쟁에 돌입하였다는 신호탄을 울린 것으로 보고 있었다.
광고가 효력을 발생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그 로펌은 최대 로펌 중의 하나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PR을 풀이한 우스갯소리 중 피할 것은 피하고(P) 알릴 것은 알린다(R)라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피나게(P) 알린다(R)라는 말이 더 유행한다고 한다.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을 널리 알리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하여 이런 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실력을 펼칠 기회를 가지지 못하기에 사회적으로도 손해이고 자아실현에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최근 어떤 치과의사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미국 치과임플란트학회 정회원 인증서를 위조하여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비공개 카페를 만들어 공동구매 형식으로 치과의사들에게 판매하여 약 3천만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경찰에 입건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가짜 미국 임플란트 학회 회원증을 구입한 치과의사가 200여 명이 넘는다고 하니 어이없음을 넘어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물론 미국 임플란트 학회 정회원 인증서만을 가지고 환자들이 그 의료인을 신뢰하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더 많은 진료를 하게 된 것도 아닐 것이다.
아마 인증서를 구입한 치과의사들은 이를 약간의 포장재로 생각하고 자신을 알리는데 있어 사사로운 하나의 수단으로 보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는 한다. 전문가 집단일수록 그 일원의 흠은 전체의 흠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고, 비난의 정도도 흠의 정도에 비해 과중한 경우가 많다.
의료인은 자신의 이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하는 전문가이기에, 자신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거나 가지지 못한 능력으로 포장하여 미명(美名)을 얻고자 하는 유혹에 대한 경계를 언제나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