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는 현재, 병원 및 의원은 물론 일선 치과, 한의과 등 1차 의료기관 또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다음 달 중순부터 진행될 2021년도 유형별 환산지수계약협상(이하 수가협상)에 금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개원가 경영위기가 얼마나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의협, 코로나 위기 수가협상 카드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환자감소 등 일선 병의원들의 경영위기 상황을 강조, 선제적으로 이를 수가협상 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가협상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제2기 제도발전협의체 회의에서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의료기관의 위기상황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이날 회의에서 의료공급체계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고지원을 통해 도산 직전에 몰려있는 의료기관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환자감소로 인한 진료수익 감소분을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는 소위 밴드라고 하는 추가소요예산을 예외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화상으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등은 2021년도 수가협상에 적용되는 기준은 2019년도 진료비 증가율 등이므로,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진료수익 감소분은 시스템적으로 반영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 2021년 환산지수 수가협상을 오는 10월 이후에 진행해 현재 유형별 지표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건강보험종합계획 수립 등은 환산지수 계약 결과에 따라 설계되기 때문에 수가협상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고, 건보공단 측 또한 협상기일 연기에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 매출은 줄고, 비용은 증가
최근 의협 중소병원 살리기 TF가 조사한 전년 동월 대비 평균 외래환자 수 변화 추이를 보면, 작년 1월 대비 외래환자 수는 1.4% 증가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2월에는 동기대비 16.3%가 줄었고, 3월은 33.8%나 환자 수가 감소했다.
매출액 또한 당연히 크게 감소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중소병원의 전년 동기 1월 평균 매출은 6,082만원(4.3%)이 줄었고, 2월은 평균 8,395만원(8.4%), 3월은 평균 4억400만원(32.5%)이 줄어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에 반해 코로나로 인해 의료기관이 지출하는 비용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의과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상황을 수치로 보여주면서 정부에 손실분에 대한 국고지원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또한 수가협상의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코로나 사태는 비단 의과뿐만 아니라 치과 등 여타 분야도 피해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오는 5월 수가협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치협 또한 발 빠르게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치협, 이달말 회원 경영실태조사 돌입
이에 치협 보험위원회(위원장 마경화)와 치과의료정책연구원(원장 민경호)은 ‘코로나19로 인한 치과병·의원 경영 피해 조사’를 이번 달 말경 시행, 다음 달 초 그 결과물을 도출할 계획이다.
치협 김수진 보험이사는 “현재 치과의료정책연구원과 함께 설문조사 문항을 개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일선 치과의사 회원들의 피해가 적지 않은데, 그 구체적인 상황을 수치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고, 이는 수가협상 뿐만 아니라 대정부 지원책 마련 등 치과 피해구제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태조사 설문에서는 지난해 1~4월과 올해 동기 대비 내원 환자 수 증감 현황을 우선 파악하고, 또한 동기 대비 치과의 매출수입 현황을 조사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코로나19로 치과환자가 감소해 매출은 줄어든 반면, 철저한 감염예방을 위한 추가경비는 더욱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파악도 중요하다. 여기에 추가경비 현황도 조사항목에 포함됐다.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 해소를 위해 일반 기업체들의 경우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임시휴업, 무급휴가, 인력감축 등의 고육지책을 쓰고 있는데, 과연 일선 치과는 경영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이번 설문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설문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 장기화 시 대응책과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제도 활용 계획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수가협상, 모든 카드 준비해야
치협 김수진 보험이사는 “수가협상은 추가소요예산 즉, 밴드가 얼마나 확보되느냐가 관건이고, 협상 테이블에서는 전년도 진료증가율, 특히 급여 부분이 그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임플란트 본인부담금 인하로 인한 영향과 광중합레진 급여실시 등으로 치과는 여러모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의과, 치과, 한의과를 불문하고 모든 의료기관이 직격탄을 맞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치과의 어려움을 보다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설문조사에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