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이하 치협)가 추진하고 있는 ‘치과의사 전문의제도에 관한 법령추진의 건(다수전문의제 도입)’이 부산광역시치과의사회(회장 고천석․이하 부산지부)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부산지부는 지난 18일 지부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치협 전문의제 개선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했다. 전체 대의원 91명 중 47명이 참석해 성원된 임시대의원총회는 압도적인 표차이(찬성 12표, 반대 32표, 기권 3표)로 치협안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부산지부는 임시대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오는 26일 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지부 대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행사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부산지부의 치협 대의원 수는 총 13명이다.
치협 최남섭 부회장은 “2001년 당시 합의됐던 ‘기득권 포기’, ‘소수정예’, ‘전문과목 표방금지’라는 3대 원칙은 이미 무너졌다”며 “현 상황에서 다수전문의제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65%의 비수련 개원의의 피해만 늘어날 것”이라고 이해를 촉구했다. 최남섭 부회장은 “현행 제도하에서 추후 1천명이 넘는 전문의가 전국에 흩어져 혼란을 야기할 것을 생각하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26일 치협 임총에서 개선안이 부결되면 협회는 사실상 대안이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부산지부 대의원들은 “치협은 전문의제 3대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자꾸 무너졌다고만 주장한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부산지부 모 대의원은 “의료법을 제개정하는 것은 쉽고, 현행 의료법을 준수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치협안이 부결될 경우 대안이 없다고 한 것 자체가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전문의는 전문과목만 진료한다’는 77조 3항은 당시 법적 자문을 다 받고 정상적으로 입법된 법률”이라며 “진료과목 제한을 푼다면 전문의간의 구별이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키도 했다.
최남섭 부회장은 “의료법 개정 이후 치협은 과목별 진료영역 구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분과학회장 모두 진료영역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고 현실상의 어려움을 토로했으며 “77조 3항 폐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치협 차원에서 결정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치협은 이미 많은 문제점이 도출된 전문의제도를 개선하려는 것이지, 특정 안을 통과시킬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라며 “3대 원칙을 준수할 수 있는 방안이나, 내년 이후 치과계가 직면할 혼란에 대한 대안이 있으면 제시해달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키도 했다.
김희수 기자/G@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