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끝으로 올 한 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거는 끝났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토록 많은 공약과 선전에 휘둘리며,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 아니 차악이라도 될까 하는 숱한 고민이 이어졌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선거란 각 후보자가 이루고 싶은 미래와 민의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실현될 가능성은 낮고 장밋빛이기만 한 공약들이 난무하며 인신공격적 네거티브로 서로를 흠내기에 바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은 유권자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고민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실망감에 투표권을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투표권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임으로 어떤 경우에라도 행사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 중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비겁한 일일 수 있으며 그 하나하나가 모여 언로의 큰 흐름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치과계도 올 한 해 선거 열풍에 휩싸였다. 처음으로 몇몇 지부장과 협회장 직선제 선거가 이루어졌는데, 이 또한 선거라 일반적 선거의 양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협회장 선거는 미숙함인지, 안이함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선거를 할 권리 자체를
최근 국내외 현상적인 정세를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품격 없는 사회 환경 속에 사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세계의 크고 작은 나라들의 수장들이 보이는 언행은 일반인조차 밖으로 드러내기 힘든 언행을 보이기 일쑤고 국제적인 체면보다는 오히려 자국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과 오만을 그대로 내뱉는 경우도 허다하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예 인권은 접어둔 채 마약소탕을 위해 거친 말을 쏟아내며 나라를 뒤흔들고 있으며, 세계 경제 강국인 일본의 아베 수상도 자국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를 향해 거친 정치 언어를 쏟아내기 일쑤다. 일본 아베 수상뿐만 아니라 그의 측근들 역시 막말로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결국 이런 현상은 공사를 구분 못하는 언행과 그에 따른 책임 따위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요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끝난 대선 출마자 가운데에도 막말을 하는 분들이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아예 방송 프로그램 컨셉 자체를 막말(?) 가까운 수준으로 해 놓고 시청자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그럼 우리 치과계는 어떤가? 최근 서울시치과의사회 및 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선거와 협회장 선거를 모두 직선제로 치르면서 많은 흥행을 올렸다. 직선제
지난달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회에서는 제2차 상대가치개편 세부추진 방안을 상정, 의결했다. 정부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총 8,500억원 재원을 마련해 원가보상률 90% 수준으로 수가를 상향 조정한다는 주장이다. 재정중립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파이고정 조건은 항상 수가문제에서 의료계의 발목을 잡는 원칙이었다. 제로섬게임에서 수가인상이라는 것은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명제였으며, 보험수가 현실화라는 단어는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8,500억원이 투입되면 전체적으로 많은 재정이 투입되는 것 같은데, 설명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 검체 및 영상수가에서 5,000억원 수가를 인하해서 확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결국 건강보험재정에서 검체 및 영상수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3,500억원도 1,300억원은 환산지수를 낮추면서 회수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재정이 투입되므로 가입자(국민)의 동의도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단순하게 산수를 해 보면 2,200억원이 순증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계산인데 이게 어떻게 8,500억원이 추가되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한지 그 재주도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다. 상대가치 개편작업 과정중에서도
지난 겨울, 고등학교 동기회장이 긴히 의논할 일이 있다고 치과로 연락을 해왔다. 전화로는 안 되고 굳이 점심때 찾아오겠단다. 대학 부총장으로 바쁜 그가 전 동기회장(그도 신협 이사장으로 분주하다)과 대동했다. 요지인즉 우리 기수가 고교 총동문회장을 맡을 차례인데, 필자가 적임자라는 것이다. 사실 수입차 사장과 중견기업 사장 동기 두 사람이 물망에 올랐는데 그들이 고사하니 필자에게 밀려온 것이었다. 뜻밖이었다. ‘아, 감투가 이렇게도 흘러 오는구나!’ 총동문회장은 능력·재력·체력·시간이 필요한 큰 자리다. 유력한 관직이나 사업가 선배들이 역임했던 막중한 직책이다. “나를 생각해준 것은 영광이지만 못하겠다. 새벽골프도 끊었고 술도 못한다.” “그건 본질이 아니잖아~” 옹립위원회를 만들어 돈 낼 사람, 술 대신 먹을 사람 내세울테니 걱정 말란다. 그래도 그게 어디 그런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내 말에 그들은 삼일만 더 생각해 보라며 돌아갔다. 그 즈음 박 대통령 기소로 전국이 시끄러웠고 촛불·태극기 시위로 떠들썩했다. 감투비리를 둘러싼 초유의 사태였다. 권력이 부적절한 사람에게 가고 잘못 사용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생생히 보여줬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소수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협회장을 선출해왔고 3년 전에는 전국 회원들의 직선제에 대한 염원을 담아 1,000여 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협회장을 성공적으로 선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전면적인 직선제로 새로운 협회장을 선출했다. 마침내 전국 회원들에 의한 직접 선거로 협회장을 선출했지만, 치협 선관위의 업무 태만으로 인해 전국 회원들의 전화번호 DB 업데이트가 안 되어 1,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선거권을 박탈당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어느 후보자의 책임도 아니다. 유권자인 회원들도 선거인명부를 열람, 수정을 안 한 약간의 책임은 있지만, 온전히 선관위의 느슨한 선거 준비에 기인한 것 같다. 치협 선관위의 말대로 충분히 공지했고 선거인명부 열람을 독려했다지만 과연 선관위는 순진하게도 전국의 이 많은 회원이 모두 선거인명부를 열람해 수정할 것이라고 믿은 것인가? 필자가 아직도 의문이 남는 것은 지부 선거를 원만히 마쳤고 그 후 한 달여 시간이 있었음에도 각 지부의 데이터를 완벽히 연계시키지 못하고 협회의 데이터만을 가지고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지, 또 선거인명부 열람 공고만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따스한 햇살과 형언할 수 없는 꽃들의 아름다움이 우리들의 마음을 싱그럽게 하는 봄이다. 나라는 대선정국으로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고, 치과계는 얼마 전 직선제를 통해 차기 협회장을 선출하였다. 첫 직선제라 생각지 못한 불찰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고, 새로운 집행부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를 안고 출발하지만, 소통과 화합으로 치과계가 더욱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본다. 직선제를 통해 우리의 수장을 뽑는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학연, 지연을 뛰어 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회원들에게 각 후보들의 정책에 관심을 갖게 했다. 특히, 대한여자치과의사회(이하 대여치)에서는 각 후보 캠프에 여성정책에 대한 질의를 했고, 이에 대한 대여치의 입장을 칼럼을 통해 발표했으며, 회원들에게 각 후보들의 여성정책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성의 있게 답변해 주신 후보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떤 단체의 품격은 그 단체에 소속된 여성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치과계는 여성치과의사(이하 여치)들에 대한 배려는 어떠했으며, 여치들을 위한 정책은 있었을까? 이런 저런 고찰을 하면서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방향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
일명 ‘개목걸이 법’으로 불리는 의료인에 대한 명찰패용 의무화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됐다. 물론 보건복지부는 적용대상이 되는 의료기관이 준비해야 할 시간을 고려해 고시 확정 후 한달 동안의 유예기간을 둔다는 입장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의 취지는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은 반드시 명찰을 착용케 함으로써 환자가 의료인의 신분을 쉽게 확인해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결사 항쟁의 외침까지 나온다. 이 법안 입법에 앞장섰던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공공의 적’이 된 형국이다. 의료인과 의대생뿐 아니라 간호조무사, 의료기사는 이름과 면허종류 명칭이 들어간 명찰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명찰을 달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의료기관장은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상식을 법으로 강제했다는 점에서 의료인의 자율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형벌은 최후의 수단이자 최소한에 그쳐야 하는데 최근 의료법 개정 사항들의 면면을 보면 법으로 모든 것을 규제하고, 해결하려는 입법 만능주의의 경향이 짙다. “초등학생 취급하느냐”, “자유민주공화국에서 있을
지금 이 순간 내 안의 모든 의심과 사악함을 날려 버리고 그 동안의 내 모든 노력들이 하나가 되어 이제 빛을 발하네. 이곳 지금 바로 오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의사 지킬이 자신의 실험실에서 부른 노래 ‘This is the moment’의 처음 몇 소절이다. 원장실에서 원곡으로 흥얼거려본다. 2월의 끝자락에 보았던 그 감동의 순간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치과에서 지킬(Jekyll)인가? 하이드(Hyde)인가? 내 인생의 절반을 치과의사로 살아왔는데도 바로 답을 할 수 없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로 알려진 원작가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이고, 원작명은 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1886)이다. 작가는 실존인물인 영국의 외과의사며 해부학자인 John Hunter(1728-1793)를 모델로 하여 주인공 ‘지킬’을 탄생시켰다. 특히 존 헌터는 치아에 incisor, cuspid, bicuspid, molar와 같은 이름을 지어주었고 치의학에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뮤지컬을 관람해서 그런지 더
정확히 9년 전, 바빴던 대전시치과의사회 회장을 끝낼 무렵, 미안한 마음에 넌지시 전원생활을 제시했고, 가족들은 단순히 술을 덜 먹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순순히 승낙해 주었다. 9년이란 세월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지방이지만 도시생활만 한 필자에게 파, 마늘이 겨우내 언 땅에서 살아난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옥수수는 ‘대학 찰’이 맛있다는 것, 둥굴레차는 뿌리를 말리고 볶아서 끓인다는 것을 알게 해줄 만큼 긴 시간이었다. 이사한지 1년 쯤 지났을 때였다. 40여 호 되는 조그만 마을에 이장선거를 한다며 며칠 전부터 마을 방송에 불이 났다. 나는 마을 아낙들이 모이면 이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소리를 어깨 너머로 익히 들어왔던 터라 호기심 반으로 이장 선거에 참석하기로 했다. 현 이장 대 전 이장의 싸움이었다. 전 이장은 잘 모르는 분이었고, 나보다 네댓 살 아래인 현 이장보다 열 댓 살은 훌쩍 위일 것 같은 마음씨 좋게 생긴 어르신이었다. 나는 귀동냥으로 이장 욕을 해대던 아낙들의 수를 세어보며, 마을의 변화를 기대하며 개표를 지켜봤다. 결과는 전 이장은 두 표(본인과 필자) 뿐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장의 권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지대했고, 조
휴대전화를 수리하는 서비스 기사들이 고객 몰래 휴대전화의 설정을 바꿔서 본사의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받지 못하게 하는 사례가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 이유는 고객이 서비스 만족도 평가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다는 것인데,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수리기사들은 서비스 만족도가 만점에서 단 1점만 깎여도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불이익이라는 것이 보통 200만원 안팎인 월급이 최대 50만원까지 깎이기도 하고 고용 자체가 불안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수리기사들이 잘못된 방법을 쓴 것이고 기업에서 고객만족도를 조사해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업경영의 방법이므로 기업에서 고객평가를 한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심평원에서 진행하려고 하는 환자경험평가 설문내용을 보면 “담당 의사(간호사)는 귀하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어 대하였습니까?”, “담당 의사(간호사)는 귀하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었습니까?” 등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환자의 경험으로 공평한 대우를 받았는지, 치료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지에 대한 문항도 있다. 이런 문항이 객관성을 근거로 평가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든다. 원칙적으로는 환자를
개원 초창기 겨울, 아침 출근 시 나는 사뭇 로마 원형경기장에 등정하는 검투사 심정이었다. 파카잠바, 모자, 장갑, 안경, 넥타이, 귀마개로 중무장한 후 스님의 말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를 되새기며 나섰다. “오늘은 또 어떤 환자와 맞서게 될까? 칼과 창 대신 한손에 핸드피스, 한손에 미러를 들고 유효적절한 언사를 날리며 적시타를 터트려야 할 텐데…” 오전 대기실에 그득했던 사자들을 다 처치하고 나면 입은 마르고 허기지고, 그냥 ‘히키코모리’이고 싶었다. 환자 많은 게 죄였다. 그땐 다 그랬다. 누구와 점심 같이 하자고 전화할 여유가 없었다. 단골 칼국수 집은 혼면을 하며 환자진료를 복기하고, 반성하고 후회하는 한 시간의 도피처였다.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오후 이차전에 대비한 자가 치유의 시간이었다. 그러다 여기저기 감투를 맡게 되었다. 매주 도시락 조찬모임이 있는 날이 있었다. ‘말하며 듣고 생각하며 먹는’ 주요행위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생리에 거슬렸지만 요령을 터득하는 공부가 됐다. 그날은 번번이 11시가 넘어서야 환자들을 비집고 들어갔는데, 내가 소문난 명의인가 착각할 정도였다. 조석으로 호텔을 출입할 때면 사업가인
대한치과의사협회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회원들의 민의로 회장을 뽑는 직선제가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도 최근 직선제로회장단을 선출했다. 물론 협회 출범 초창기에는 회원이 몇 안 돼 직선으로 총회를 치렀을 것이다. 그 이후 회원이 많아지고 전국적인 조직이 되어가다 보니 원활한 회의 진행과 의견 수렴을 위해 대의원제가 채택되었을 것이고, 많은 변화 끝에 올해는 직선제를 채택해 직선 서울지부 회장단이 탄생하게 됐다. 그동안 직선제에 대한 열망은 가득했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에 대한 불안감과 일부 기득권층의 반대에 부딪혀 계속 미뤄지기만 했던 게 사실이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다지 어려움도 없었고, 예상했던 부작용들도 없었다. 걱정했던 그 모든 것들이 쓸데없는 기우였고, 막상 해보니 전 회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선거가 됐다. 또한 필자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검증되지 않은 예상 밖 인물의 출현도 없었다. 오래 전 모 의료인 단체의 첫 직선제 시행 시에 의외로, 전혀 알려지지 않은 후보자들의 출현과 그들의 선전으로 의외의 결과가 나와 많은 의료인이 놀란 적이 있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씹어 삼키는 행동에 대해 치과의사만큼 많이 공부하고 생각하는 직업이 있을까? 치과의사는 저작과 심미, 발음의 중요성에 대해 연구한다. 치아의 역할 뿐 아니라 구강 주변의 근육과 해부학적 형태에 대해 생각한다. 상실된 치아를 어떠한 방법으로 치료할까, 또 어떻게 하면 잘 씹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공부한다. 이 모든 것의 기본적인 목적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2016년 1월, 치과 촉탁의 연구를 위해 일본치과대학의 타마클리닉을 방문하였을 때, 난요우엔이라는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일본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14%이상)로 들어선 것이 1994년이고, 2005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이상)를 맞이했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일찍 진행돼, 2000년부터 치과의사가 시설을 방문해 진료(방문진료)하거나 재택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시설을 방문한 치과의사는 오전에는 간단한 발치나 틀니를 위한 인상채득을 실시했고, 치과위생사는 칫솔질 방법을 지도했다. 오후가 되니 고령의 휠체어를 탄 어르신에게 연하내시경 검사를 했다. 이를 통해 현재 먹는 음식을 잘 삼키는지, 평소에 즐겨 찾던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한 후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위기이고, 지금 세계는 난세이다. 어려운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영웅이 필요하다.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이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찾아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설득해나가는 리더가 절실히 필요하다. 난세의 대중들은 흑묘백묘다. 지금 당장 먹을 것을 구해주는 사람을 지도자로 뽑는 오류를 범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지금 당장 행복하고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는 사람들을 지지한다. 앞날에 대한 비전은 그 다음의 문제다. 당장 눈앞의 일들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군중심리이다. 세계 제2차 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는 이러한 군중심리를 아주 잘 이용한 난세의 웅변가였다. 앞으로 미국을 이끌어갈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위대한 정치가는 군중심리보다는 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내다보고, 현재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설득하고 소통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대한민국은 위기다. 그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겨우 도달한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을 위기다. 한번 떨어지면, 다시 올라오는 것은 ‘한강의 기적’처럼 ‘기적’이라는 단어를 써야할 만큼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의 자국
치과의사국가시험 합격자 발표가 지난 1월 24일 있었다. 2017년 국민 구강 보건 향상에 이바지 할 자랑스러운 치과의사 746명이 탄생한 것이다. 나 또한 지금 생각해도 그날은 여러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일단 인생 1막 끝쯤의 느낌 하나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의 불효에 대한 반성과 고마움 그리고 효도에 대한 다짐, 환자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치과의사가 되겠다는 결심 등등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만감은 대부분 로컬 또는 인턴 시작 일주일쯤 되면 회의로 바뀌게 된다. 수년간 지켜보고 나름대로 준비했던 병원생활이지만, 몰려오는 피곤과 책임감, 갈등이 육체적 고통보다는 치과의사의 정체성에 대한 큰 혼란으로 새내기 치과의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 때 그 새내기 눈에 보이는 선배 치과의사들의 말과 행동들이 그 혼란과 방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부푼 꿈을 안고 대학병원에서 인턴이나 봉직의로 치과의사로서 첫 걸음을 시작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야! 인턴, 밥 좀 시켜라!, 인턴이 무슨 생각을 해!’, ‘ 페이 닥터가 그냥 시키는 일이나 열심히 하면 되지’ 가장 흔히 들을 수 있었던 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