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의 대표적인 업무를 꼽으라면 첫 번째로 국회와 정부 등 유관부서에 대한 활동일 것이다. 치과계도 집행부가 바뀌었지만, 나라 역시 서민 정책을 최고로 여기는 정권이 들어섰기에 의료 정책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리라 기대해본다. 치과의사는 모든 국민을 상대로 진료하며, 그와 연관된 의료 재정이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충당된다는 사실에 근거하면 대화의 시작은 의외로 쉬울 수 있다. 서민을 위한 정책을 가진 정부라면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여러 협회장과 선배 치과의사들은 치과계에 많은 공적을 남겼고, 치협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가장 잘못된 일을 꼽으라면의료법 상에 ‘중앙회 경유’ 조항이 빠진 것과 보건복지부 내에 치과 전담부서가 없어진 일이다. 의료법 개정은 암울했던 80년대에 의료인 길들이기 일환의 개정이었다고 생각된다. 당시에는 복수 협회까지 허용됐으니 말이다. 또한 보건복지부 내에 치과 전담 부서가 없어진 사건은 치과의사들에게는 다소 치욕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두 가지 사안은 당시의 협회장이 목숨 걸고 막았어야 했지만 역부족이었을테고, 결과적으로 모두 없어지고 말았다. 협회는 힘이 빠졌고, 미가입 치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와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에 새 당선자가 활동한지 4개월,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서울지부는 구인구직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SIDEX를 성공리에 마쳤다. 치협은 새정부 정책제안 TF를 설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1인 1개소법 서명운동, 구강보건 전담부서 설립 추진 등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선거는 일반 치과의사의 관심이 많은 선거였다. 직선제가 직접적인 계기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치협의 역할이 커지고 그에 따른 기대가 높아진 것이 근본적인 요인일 것이다. 과거 치협을 비롯한 의약단체는 관변단체이자 친목단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직역간 갈등, 그리고 정부와의 갈등은 각 단체의 개혁을 이끌었다. 치과계는 치과전문의제도, 불법 네트워크에 대한 대처 등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변화를 추진하는 리더십을 가지려고 노력해 왔다. 이런 활동의 결과는 이제 일반 치과의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치협이 추진하는 치과전문의제도, 보험급여 확대, 개원질서 확립 등의 문제는 의료전달체계, 의료비, 환자안전 등과 관련돼 환자에게도 영향을
지난 겨울, 소위 촛불 민심으로 사회 전체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우리 치과계는 첫 번째 직선제 선거를 무사히 치렀다. 몇 달 전만해도 3만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절반이 넘는 투표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투표권을 찾겠다는 사람들의 주장이 빗발칠 정도로 직선제가 성공한 것은 치과계가 사회적으로도 진보한 발자국을 내딛은 의미 있는 성과라 생각한다. 그런데 선거 와중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치과의사의 개인정보’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견을 듣고 이렇게 펜을 든다. 몇 년 전부터 개원가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시행으로 환자로부터 개인정보 공유 동의를 매번 받는 등 ‘고객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가 보편화 돼있다고 생각한다. 하다못해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 고객카드를 작성할 때도 고객 개인정보에 대한 동의여부 및 그에 따른 문자와 이메일의 발송에 대해 수신자의 동의여부를 매번 확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 더해 온라인 쇼핑업체는 기본이고,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온라인 뉴스 매체들은 개인정보 보호법 외에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신자의 수신동의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서 동의 여부를 밝히지 않은 사람 및 장기간 미접속한
항상 궁금했었다. 내 주변엔 똑똑하고 성실하고 재능 넘치는 여성들이 많은데, 여성위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리더들은 죄다 왜 남성들인지. 그 해답이 ‘아내 가뭄’이란 책에 있었다. ‘아내’란 전통적으로 집안 여기저기 쌓여가는 무급노동을 더 많이 하기 위해 유급노동을 그만둔 사람이다. 이 무급노동은 요리, 세탁, 청소, 장보기 등 종류가 많을 뿐 아니라, 매일 무한 반복된다. 여기에 그 가정에 아이가 생기면 양육이라는 어마어마한 노동폭탄이 떨어진다. 옛날에는 아내들이 대개 여자였다. 지금도 대부분은 여자이다. 이 책의 저자가 사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다섯 살 미만의 자녀를 둔 두 부모 가족 중 아버지가 직장에 다니고 어머니가 시간제 근무를 하거나 전업주부인 경우가 60%였다.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고 아버지가 전업주부 남편이거나 시간제 근무를 하는 경우 3%로, 아내가 있는 남성이 아내가 있는 여성보다 20배이다. 우리나라는 남성 전업주부 비율이 2.7%에 불과하다. 여성들이 처음부터 불안정한 직종으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은 여성이 시간제 근무로 전환하거나 퇴직을 하고 육아를 담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에게 승진이나 능력개
올해는 치과계에 여러 가지 큰 일이 있었다. 제일 큰 변화는 직선제를 통한 치과계 수장의 선출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SIDEX’가 있었다. 직선제는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듯 여러 문제점이 있었지만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고 생각된다. 여러 가지로 성숙된 치과계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종국적으로는 치과의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입장이라 공약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약간의 입장 차이만 있었다. 하지만 지난 선거 당시 협회장 후보들의 공약은 현재 우리 치과계가 가지고 있는 동네 치과의 운영에 대한 문제에 집중되어 있었다. 어쩌면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큰 문제일 수도 있으나 우리는 전문가 집단이지 않은가. 매번 화려하게 치러지는 SIDEX 또한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외형도 커지고 참여 인원 또한 늘어 자타가 공인하는 국제학술대회이자 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학술대회를 마치고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은 왜 일까? 우리 치과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20세기 후반에 들면서 의학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Archie Cochrane과 David Sackett이라는 두 내과의사는 실제 행해지고 있는 의
지금까지 치과인들이 함께 같은 장소에서 모이는 최대 행사는 단연 ‘SIDEX’라고 할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국제적인 행사가 되었다. 매년 6월 치러지는 행사를 준비하는 서울시치과의사회는 1년 농사를 여기에 쏟아 부을 만큼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올해도 서울시치과의사회 창립92주년 기념 2017년 국제종합학술대회 및 제14회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학술강연에는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대만,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의 유명연자들이 대거 참석해 대회를 빛나게 했고 최신의 치과기자재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며 다양한 제품과 프로모션이 관람객 및 참가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런 성공적인 배경의 뒷받침에는 서울지부 임원진들의 노력이 오늘을 있게 했고, 그 동안 대회를 치르면서 노하우를 발휘한 결과다. 이를 벤치마킹한 각 지부에서의 학술대회를 보면 영남권의 YESDEX, 호남권의 HODEX, 중부권의 CDC, 경기도치과의사회의 GAMEX가 있다. 성공적인 대회의 판가름은 관객의 참여도와 손익분기점을 넘는 수입이라고 본다. 물론 원활하고 감성적인 이벤트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적자를 보고 행사를
지난 2월과 3월, 직선제로 치러진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단과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 선거에서 회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끈 공약은 ‘치과진료 보조인력 구인난의 해결’을 위한 각 후보 진영에서 제시한 대책이었을 것이다. 서울울지부는 ‘구인구직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및 운영을 이상복 회장이 선결과제로 꼽고 있다. 치협 김철수 회장은 투 트랙으로 고교 졸업생을 간호조무사학원에 입학시켜 실습생 자격으로 치과에 보내 근무를 하면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게 하는 단기 대책을 제시했다. 또한 중·장기 대책으로 치과위생사 면허시험 탈락자를 대상으로 재응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만성 인력난에 시달리는 치과계에 유입시키겠다고 제시했다.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하에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 간의 업무범위를 조절하여 구인난의 구조적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의도인 듯하다. 대표적인 치과진료 보조인력인 치과위생사의 예를 들어보자. 사실 국내에 치과위생사를 배출하는 치위생과가 있는 대학은 78개교, 산술적으로 매년 5,200여명 가까운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치과위생사의 숫자 또한 2만8,000여 명에 달해 3만여 명에 달하는 치과의사 수를 고려해보면 인력 수급에 큰
대선을 끝으로 올 한 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거는 끝났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토록 많은 공약과 선전에 휘둘리며,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 아니 차악이라도 될까 하는 숱한 고민이 이어졌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선거란 각 후보자가 이루고 싶은 미래와 민의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실현될 가능성은 낮고 장밋빛이기만 한 공약들이 난무하며 인신공격적 네거티브로 서로를 흠내기에 바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은 유권자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고민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실망감에 투표권을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투표권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임으로 어떤 경우에라도 행사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 중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비겁한 일일 수 있으며 그 하나하나가 모여 언로의 큰 흐름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치과계도 올 한 해 선거 열풍에 휩싸였다. 처음으로 몇몇 지부장과 협회장 직선제 선거가 이루어졌는데, 이 또한 선거라 일반적 선거의 양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협회장 선거는 미숙함인지, 안이함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선거를 할 권리 자체를
최근 국내외 현상적인 정세를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품격 없는 사회 환경 속에 사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세계의 크고 작은 나라들의 수장들이 보이는 언행은 일반인조차 밖으로 드러내기 힘든 언행을 보이기 일쑤고 국제적인 체면보다는 오히려 자국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과 오만을 그대로 내뱉는 경우도 허다하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예 인권은 접어둔 채 마약소탕을 위해 거친 말을 쏟아내며 나라를 뒤흔들고 있으며, 세계 경제 강국인 일본의 아베 수상도 자국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를 향해 거친 정치 언어를 쏟아내기 일쑤다. 일본 아베 수상뿐만 아니라 그의 측근들 역시 막말로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결국 이런 현상은 공사를 구분 못하는 언행과 그에 따른 책임 따위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요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끝난 대선 출마자 가운데에도 막말을 하는 분들이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아예 방송 프로그램 컨셉 자체를 막말(?) 가까운 수준으로 해 놓고 시청자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그럼 우리 치과계는 어떤가? 최근 서울시치과의사회 및 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선거와 협회장 선거를 모두 직선제로 치르면서 많은 흥행을 올렸다. 직선제
지난달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회에서는 제2차 상대가치개편 세부추진 방안을 상정, 의결했다. 정부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총 8,500억원 재원을 마련해 원가보상률 90% 수준으로 수가를 상향 조정한다는 주장이다. 재정중립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파이고정 조건은 항상 수가문제에서 의료계의 발목을 잡는 원칙이었다. 제로섬게임에서 수가인상이라는 것은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명제였으며, 보험수가 현실화라는 단어는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8,500억원이 투입되면 전체적으로 많은 재정이 투입되는 것 같은데, 설명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 검체 및 영상수가에서 5,000억원 수가를 인하해서 확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결국 건강보험재정에서 검체 및 영상수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3,500억원도 1,300억원은 환산지수를 낮추면서 회수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재정이 투입되므로 가입자(국민)의 동의도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단순하게 산수를 해 보면 2,200억원이 순증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계산인데 이게 어떻게 8,500억원이 추가되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한지 그 재주도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다. 상대가치 개편작업 과정중에서도
지난 겨울, 고등학교 동기회장이 긴히 의논할 일이 있다고 치과로 연락을 해왔다. 전화로는 안 되고 굳이 점심때 찾아오겠단다. 대학 부총장으로 바쁜 그가 전 동기회장(그도 신협 이사장으로 분주하다)과 대동했다. 요지인즉 우리 기수가 고교 총동문회장을 맡을 차례인데, 필자가 적임자라는 것이다. 사실 수입차 사장과 중견기업 사장 동기 두 사람이 물망에 올랐는데 그들이 고사하니 필자에게 밀려온 것이었다. 뜻밖이었다. ‘아, 감투가 이렇게도 흘러 오는구나!’ 총동문회장은 능력·재력·체력·시간이 필요한 큰 자리다. 유력한 관직이나 사업가 선배들이 역임했던 막중한 직책이다. “나를 생각해준 것은 영광이지만 못하겠다. 새벽골프도 끊었고 술도 못한다.” “그건 본질이 아니잖아~” 옹립위원회를 만들어 돈 낼 사람, 술 대신 먹을 사람 내세울테니 걱정 말란다. 그래도 그게 어디 그런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내 말에 그들은 삼일만 더 생각해 보라며 돌아갔다. 그 즈음 박 대통령 기소로 전국이 시끄러웠고 촛불·태극기 시위로 떠들썩했다. 감투비리를 둘러싼 초유의 사태였다. 권력이 부적절한 사람에게 가고 잘못 사용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생생히 보여줬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소수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협회장을 선출해왔고 3년 전에는 전국 회원들의 직선제에 대한 염원을 담아 1,000여 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협회장을 성공적으로 선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전면적인 직선제로 새로운 협회장을 선출했다. 마침내 전국 회원들에 의한 직접 선거로 협회장을 선출했지만, 치협 선관위의 업무 태만으로 인해 전국 회원들의 전화번호 DB 업데이트가 안 되어 1,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선거권을 박탈당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어느 후보자의 책임도 아니다. 유권자인 회원들도 선거인명부를 열람, 수정을 안 한 약간의 책임은 있지만, 온전히 선관위의 느슨한 선거 준비에 기인한 것 같다. 치협 선관위의 말대로 충분히 공지했고 선거인명부 열람을 독려했다지만 과연 선관위는 순진하게도 전국의 이 많은 회원이 모두 선거인명부를 열람해 수정할 것이라고 믿은 것인가? 필자가 아직도 의문이 남는 것은 지부 선거를 원만히 마쳤고 그 후 한 달여 시간이 있었음에도 각 지부의 데이터를 완벽히 연계시키지 못하고 협회의 데이터만을 가지고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지, 또 선거인명부 열람 공고만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따스한 햇살과 형언할 수 없는 꽃들의 아름다움이 우리들의 마음을 싱그럽게 하는 봄이다. 나라는 대선정국으로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고, 치과계는 얼마 전 직선제를 통해 차기 협회장을 선출하였다. 첫 직선제라 생각지 못한 불찰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고, 새로운 집행부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를 안고 출발하지만, 소통과 화합으로 치과계가 더욱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본다. 직선제를 통해 우리의 수장을 뽑는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학연, 지연을 뛰어 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회원들에게 각 후보들의 정책에 관심을 갖게 했다. 특히, 대한여자치과의사회(이하 대여치)에서는 각 후보 캠프에 여성정책에 대한 질의를 했고, 이에 대한 대여치의 입장을 칼럼을 통해 발표했으며, 회원들에게 각 후보들의 여성정책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성의 있게 답변해 주신 후보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떤 단체의 품격은 그 단체에 소속된 여성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치과계는 여성치과의사(이하 여치)들에 대한 배려는 어떠했으며, 여치들을 위한 정책은 있었을까? 이런 저런 고찰을 하면서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방향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
일명 ‘개목걸이 법’으로 불리는 의료인에 대한 명찰패용 의무화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됐다. 물론 보건복지부는 적용대상이 되는 의료기관이 준비해야 할 시간을 고려해 고시 확정 후 한달 동안의 유예기간을 둔다는 입장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의 취지는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은 반드시 명찰을 착용케 함으로써 환자가 의료인의 신분을 쉽게 확인해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결사 항쟁의 외침까지 나온다. 이 법안 입법에 앞장섰던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공공의 적’이 된 형국이다. 의료인과 의대생뿐 아니라 간호조무사, 의료기사는 이름과 면허종류 명칭이 들어간 명찰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명찰을 달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의료기관장은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상식을 법으로 강제했다는 점에서 의료인의 자율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형벌은 최후의 수단이자 최소한에 그쳐야 하는데 최근 의료법 개정 사항들의 면면을 보면 법으로 모든 것을 규제하고, 해결하려는 입법 만능주의의 경향이 짙다. “초등학생 취급하느냐”, “자유민주공화국에서 있을
지금 이 순간 내 안의 모든 의심과 사악함을 날려 버리고 그 동안의 내 모든 노력들이 하나가 되어 이제 빛을 발하네. 이곳 지금 바로 오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의사 지킬이 자신의 실험실에서 부른 노래 ‘This is the moment’의 처음 몇 소절이다. 원장실에서 원곡으로 흥얼거려본다. 2월의 끝자락에 보았던 그 감동의 순간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치과에서 지킬(Jekyll)인가? 하이드(Hyde)인가? 내 인생의 절반을 치과의사로 살아왔는데도 바로 답을 할 수 없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로 알려진 원작가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이고, 원작명은 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1886)이다. 작가는 실존인물인 영국의 외과의사며 해부학자인 John Hunter(1728-1793)를 모델로 하여 주인공 ‘지킬’을 탄생시켰다. 특히 존 헌터는 치아에 incisor, cuspid, bicuspid, molar와 같은 이름을 지어주었고 치의학에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뮤지컬을 관람해서 그런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