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로 시작되는 고려대 대자보가 붙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자보는 하나의 열풍이 되어 전국을 뜨거운 토론의 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 정부기관 및 회사 등 대자보가 붙은 장소도 다양하다.물론, 대자보의 내용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고, 단순히 신드롬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그러나 고려대 대자보는 그 존재만으로도 관심받아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 생활에 치여 보여도 보이지 않는 척, 알아도 모른 척 해왔던 나와 내 이웃의 현실에 누군가는 다시 눈을 돌리고, 함께 고민해보자며 독려하고자 했기 때문이며, 그간 애써 현실을 외면해온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내 일 아니라는 듯 입 꾹 다물고 지나쳐가는 사람들에 대한 울분으로 나도 모르게 가슴 속에 응어리져왔을 그 무언가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안녕할 수 없는 시기에 묻는 안녕하냐는 인사는 그래서 뼈아프다.우리 치과계는 그럼 안녕한가? 과연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얼마 전, 치아미백과 라미네이트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겠다는 기획재정부의 통보가 있었다(나는 감히, 이를 통보라 부르고 싶다.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달리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오고 하늘에선 눈이 내리는 걸 보니 연말이 맞나 봅니다. 날은 추워지고 경기는 얼어붙고 그리 녹녹하지 않은 연말입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스라엘과 블레셋의 전쟁이 벌어진 엘라 계곡에는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이 벌어져 있습니다. 영화에서 많이 본 것처럼 대표 장수들의 일대일 힘겨루기가 시작됩니다. 언덕 위에는 수많은 병사들이 포진해 있고 계곡아래로 장수 한 명이 걸어 내려옵니다. 블레셋에서는 키가 3미터 가까이 되고 7kg의 큰 칼을 든 골리앗이란 장수가 내려와 온갖 모욕적인 언사를 하고 있음에도 이스라엘에서는 아무도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 때 이스라엘의 양치기 소년인 다윗이 나와 이렇게 말했습니다.“나는 사자와 늑대로 부터 내 양들을 지켜왔습니다. 제가 싸우게 해주십시오” 이스라엘의 사울왕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다윗을 내보내기로 하고 대신 갑옷을 입으라고 했습니다. 다윗은 무거운 갑옷을 입고 싸울 수는 없다고 하며 갑옷을 벗고 돌멩이 다섯 개를 주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골리앗에게 다가갔으며 물맷돌을 휘둘러 던져 골리앗의 눈과 눈 사이를 정확히 맞춥니다. 골리앗은 그대로 쓰러졌으
2013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해가 갈수록 한 해에 대한 느낌과 속도가 남다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뜻 깊은 한 해를 보내리라 다짐했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음 해로 넘어가고 있다. 마치 찰나의 한 순간처럼 한 해가 지나는듯하고, 곧 있을 크리스마스도 새해도 무덤덤하게 지내는 것 같다. 해가 바뀐다고 마음이 설레어본 적도 아주 오래전 일 같이 느껴진다. 하루는 정말 긴 시간처럼 느껴지는데, 한 해는 정말 빨리도 지나간다.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니 밖이 캄캄할 정도로 비가 오고 있었다. 오후 들어 눈으로 바뀔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들으며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출근하는 내내 저녁에 있을 모임이 걱정되었다. 진료를 일찍 마치고 치과를 나서 꽤나 먼 거리를 가야하는데 비가 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눈이라도 내리면 귀가길이 힘들어져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뭐가 되었던 결론을 내려야 했고, 마음속은 이미 비가 오면 가고, 눈이 오면 가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나는 참 이기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를 위해 며칠씩 준비한 사람들의 성의도 있고 다들 날씨에 상관없이 참석할 텐데,
전임 집행부에서 치과보조인력개발특별위원장을 맡아 치과위생사들의 수급 문제를 다뤘던 사람으로서 아직도 진전이 없는 점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몇 자 적어 보려합니다.그간 치협은 유휴인력을 찾아내려고 노력도 해 보았고 특성화 고등학교를 통하여 치과 전문 간호조무사를 양성하도록 돕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묘한 사실은 매년 5,000명 가까이 배출되는 치과위생사가 다 어디로 갔느냐는 것입니다. 치위협의 주장은 낮은 급여 때문이라 합니다. 짐짓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한번만 더 깊게 생각해 보면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높은 급여는 안 주는 것이 아니라 3~4학년제의 고학력 치과위생사를 여러 명 쓸 만큼 개원가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는 것입니다. 어렵게 공부해서 된 치과위생사의 50%만이 취업한다는 것은 그들 대부분이 근무하는 개인치과의원이 고학력자에게는 발전 가능성 없고 성취욕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적은 급여 보다 그만두는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답을 찾기 위해 간호사랑 비교해 봅시다. 교육기간은 같습니다. 국가고시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같습니다. 의사와 치과의사를 도와주는 역할
2006년 한국 대학교육협의회에서 매년 내놓는 대학평가 항목에 영어수업 비중을 포함하고 대학에서 전공영어 강의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들이 교수나 학생들의 영어 강의에 대한 준비와 역량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도를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나 글로벌이라는 단어는 이제 사방팔방에 포진해있다. 영어강의로 개설해서 한국어로 강의하거나 40분은 영어로 강의하고 10분은 우리말로 요점정리해 주는 편법은 귀여운 편에 속한다. 교수의 영어강의도 사투리억양이나 부정확한 발음으로 알아듣기 힘들다는 불평도 나온다. 이제 한국에 있는 거의 모든 학회에서 학회지를 영문으로 발간하고 있다. 글로벌한 시대에 한국어로 쓴 논문으로 구성된 학회지는 외국에서 읽기도 어렵고 인용도 안 하니 영문으로 발간해서 세계화하겠다는 의도이다. 교수들은 SCI급의 논문을 가지고 있어야 실적평가에서 유리하고, 학회지의 질적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엄격한 심사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물론 자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배경이 있다. 교수는 임상과 연구를 동시에 하는 사람이니 연구의 결과를 논문으로 나타내야 하는 것도 의무이다. 개원의는 주로
큰맘 먹고 지난 추석 연휴 앞뒤로 이삼일을 휴진하고 벼르던 영국 일주 여행을 떠났다. 마침 손해를 보던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여 환매한 뒤였고, 자식들도 출가하고 모친도 요양병원에 계셔 운신이 좀 자유로운 터였다. 영국은 근세 앵글로 스피어(영어권 국가)의 원조이고 패권을 누리던 국가여서 학생 때의 동경과 환상이 있기에 지금은 좀 쇠잔해졌다지만 마거릿 대처 총리 이후 여전한 그 기품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전에는 그룹 패키지여행을 해보면 장시간 버스 이동 시에 가이드가 자기소개도 하는 시간을 주며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요즘은 생략한다. 아마도 복잡한 인간관계에 부대끼다가 모처럼 여행을 떠나 ‘짱박혀’ 은둔을 즐기려는 프라이버시 세태를 배려하는 듯하다. 사실 이국적 풍물의 외국까지 와서 느닷없이 입을 벌리고 봐달라는 몰상식한 경우를 당하면 난감하기도 하다. 그런데 부인들의 수다로 일행 중에 치과의사 두 명, 약사, 안과의사가 있음이 알려져 자연히 이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작달막한 키에 하악전돌의 가이드는 허스키한 영어로 두 팔로 만세 하듯 서양인과 포옹하면 폭 싸여 안보이지만 억척스러운 대한의 딸이었다. 노처녀 가이드가 재담도 잘하는데 “이 차 안에 치과의사가 있
며칠 전 일간지에 협회와 소송 중인 모 프랜차이즈 치과의 전면 광고가 실렸다. 5대 일간지 중의 하나인 그 신문의 전면 광고는 아주 많은 돈이 소요될텐데!광고 끝에는 아주 조그만 글씨로 ‘이 광고는 강남사거리점에서 제공하였습니다’라고 깨알 같은 글씨가 적혀있다. 본사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얘기인가 보다. 치과지점 하나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일간지 전면광고를 낼 수 있는 것이 신기하다.광고의 내용은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주 타깃으로 했지만, 민주당과 보건복지부까지 타깃으로 삼았다. 광고라기보다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송에서 치협이 패소한 사안을 대대적인 대국민 홍보 수단으로 삼으면서 치협뿐 아니라 국회의원, 정부까지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린 것이다. 참 대단한 치과다.치과 역사상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이렇게 독설을 쏟은 전례를 본 적이 없다. 광고에서 치협을 ‘거대한 포식자’라고 표현하면서 정작 본인은 ‘모 치과’라고 표현한다. ‘모 치과’는 1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를 거느리고 있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지만 ‘거대한 포식자’라는 치협은 이같은 전면광고 하나 실을 예산도 없다. 과연 거대한 포식자가 누구인지 많은 이가 알고 있다.이번에는 작심한 듯 정치권과 정부에
지난 주말에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치)임원, 의장단 및 각구회장 총무이사 합동연수회가 있었다. 매년 열리는 연수회지만, 이번엔 필자 고향근처에서 개최되었기에 감회가 조금 남달랐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난 후로 서울에서 계속 살게 되었다. 물론 부모형제가 있으니, 가끔씩 고향을 들렸지만, 다른 목적으로, 손님으로 고향에 온 것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 시네마천국의 토토처럼, 젊은시절 고향을 떠나서 영화감독으로 대성공을 할때까지 한 번도 고향을 찾지 않다가, 꿈을 키워준 낡은 마을극장의 영사기사 알프레도 아저씨의 죽음으로 다시 찾는 것과는 차원이 한참 다르긴 하지만, 어쨌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친구들을 회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분명 떠날 때는 10대였는데, 지금은 50대에 들어서는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깊어가는 가을이 한없이 과거로의 여행을 재촉하였다.나이 듦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치과계 주요현안 내용 중에 65세 이상 연회비 면제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대한민국 고령화에 대한 갈등과 대책이 치과계도 예외 없이 찾아들었다. 현재 협회나 서치에선 연회비면제 대상연령이 65세 이상으로 되어있다. 서치의 지부인 각 구회에서도 이 기
가을 깊어가는 저녁의 한학 모임에서 스승으로부터 들은 이 여덟 글자가 갑자기 설악 단풍 같은 화두로 성큼 다가왔다. 독서라면 그리 뒤지지 않고 음주 역시 빠지지 않는다 해도 호색(好色)이라는 것은 끼리끼리 나누는 음담 정도로 넘어갈 일인데 물론 그 서열이 마지막이라는 안위는 있었지만 그래도 이를 굳이 제 삼(三)으로까지 써서 불러들일 일인가 싶기도 했다. 어쨌든 글귀를 끝에서부터 풀어낸다면 호색으로 하나 되는 것은 남녀가 서로의 몸을 섞는 일인데 이것은 일체감이라는 기쁨 중의 가장 하위 단계라는 것이다. 또한, 음주는 술이 들어와 내 몸의 체액과 섞이며 하나 되어 육체 코기토(cogito)의 싱싱한 쾌락을 가져오지만, 독서를 통해 얻는 고귀한 하나됨 즉 보이지 않는 지식의 순수 각성이 우리 존재에 파고들어 남기는 데카르트적 코기토의 일체감과 희열과는 비할 바 없다는 말인 셈이다. 그나마 입시와 상관없이 순수한 책 읽기를 했던 세대들에게는 책이 귀했던 탓에 독서가 취미도 되었다. 그렇지만 오늘날 정형화된 이성(理性)이 지배하는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독서의 틀은 ‘베스트셀러’라는 괴물을 만들어 돈벌이에 앞장세운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난무하는 집단의식은 마녀사냥
입이 써서 더 얘기하기도 싫다. 이미 뼈저리게 느낄 만큼 느낀 ‘치과 위기’가 아니던가. 얘기하지 않아도 휑해진 대기실과 늘어난 인터넷 시간과 줄어든 통장 잔고를 통해 많은 치과의사가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혹여 체감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신문을 통해 치과 도산이며, 빚에 허덕이는 치과의사, 개원을 포기하는 후배들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적어도 치과의사라면 한 번쯤 등골 오싹함은 느꼈으리라. 비단 요즘의 얘기도 아니고, 근 10여 년간을 불황이네, 위기네 얘기를 들어왔건만 이놈은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고, 매일매일 낯설게 다가온다.한창 잘 나갈 때에도 곳곳에서 달콤한 속삭임과 유혹의 손길이 있었는데 어려울 때야 오죽할까.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는 얘기가 치과의사들을 독려해주려는 얘기인 줄로만 알았지, 그들에게 치과의사들을 발판 삼아 불법을 저지르고 사기행각을 벌이라는 얘기로 쓰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치과 위기를 기회 삼아 사기 한번 제대로, 불법으로 돈 한번 제대로 벌어보려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개원입지와 개원비용을 투자할 테니 수익을 나누자고 유혹해 사무장병원을 만들려는 통에 피해를 보는 치과의사들이 늘고 있단다. 개원하자니 부담되고, 그렇다고 개원
최근 택시 요금이 600원 인상되었다. 인상된 요금에 맞춰 미터기를 업그레이드하려고 10시간이 넘도록 기다리게 된 기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필자가 대학생이던 시절에 필리핀에는 치과의사가 남아돌아 택시기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갑자기 생각났다. 지난 3년 동안 2,321곳의 치과가 폐업했다는 기사를 최근 접했다. 매일 2군데 이상의 치과가 문을 닫은 셈이다. 필리핀의 택시기사처럼 동료 중 누군가는 치킨 집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그저 기우에 그쳤으면 좋겠다.며칠 전 저녁 시간 즈음에 택시를 탔다. 연세가 아주 지긋한 택시 기사 분이 운전 중 발견한 음식점을 보며 갈매기살에 소주나 한잔 하면 좋겠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즐비한 기사식당을 보며 “저런 집은 다 장사 안 되는 집들이야. 우리 같은 사람들은 가서 먹어보면 금세 알아. 일단 식당은 밥을 잘해야 되는 건데.” 사람들이 자기 식당으로 오라고 길가에 나와 손을 흔들고 있다. “주차해준다고 저렇게 수건 흔들고 난리쳐봐야 기사들은 안 가. 식당이면 밥을 따끈따근하게 새로 지어 내놓아야 하는데 미리 지어놓아 파리가 빨고 간듯한 밥 한 숟가락 먹
얼마 전 아내가 비싸게 주고 사왔다며 예쁘게 생긴 정원용 호미를 들고 호들갑을 떤다. 아름다운 색깔의 강화 플라스틱 제품이었는데 호기심으로 한번 써 보고는 집어 던져버렸다. 기능면이나 손에서 느끼는 감촉이 그것을 받아들이기에는 내키지 않았다. 그 이후 텃밭을 손볼 때마다 토종 호미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며, 그것의 위대함을 알리려 해도 표현력이 짧아 안타까워하고 있던 차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빠짐없이 글로 옮긴 작가가 있어 그의 글 일부를 소개하려한다.‘호미 예찬’ 중에서 (박완서)“어떤 철물점에 들어갔다가 호미를 발견하고 반가워서 손에 쥐어보니 마치 안겨오듯이 내 손아귀에 딱 들어맞았다. 마치 구인을 만난 것처럼 반갑고 감동스러웠다”“호미는 남성용 농기구는 아니다. 주로 여자들이 김을 맬 때 쓰는 도구이지만 만든 것은 대장장이니까 남자들의 작품일 터이니 고개를 살짝 비튼 것 같은 유려한 선과, 팔과 손아귀의 힘을 낭비 없이 날 끝으로 모으는 기능의 완벽한 조화는 단순 소박하면서도 여성적이고 미적이다. 호미질을 할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잘 만들었을까 하는 감탄을 새롭게 하곤 한다. 호미질은 김을 맬 때 기능적일 뿐 아니라 손으로 만지는 것처럼 흙을 느끼게
영어를 해석하는 새로운 방법이 장안의 화제다. “Take, care”는 “카레 먹어”로, 2NE1의 노래제목 “I don’t care”가 “난 카레가 아니야”라는 의미다. 이 우스꽝스러운 시발점은 최근 건강 의약 분야 서적 베스트셀러인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와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할 72가지 이유’의 저자 허현회 씨가 남긴 SNS에서 출발했다. 허 씨는 “미국 의사 클라우디아 월리스는 오랫동안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으로 고생하던 그의 환자 페니 리코프를 화학약물이 아닌 자연의 음식인 카레를 통해 치료한 사연을 2005년 2월 타임지에 공개했다. 합성약으로 점점 악화되던 증상을 천연으로 쉽게 치료한 것”라고 글을 올렸고 군의관으로 전역한 한 의사가 “근데, 저 타임지 기사에는 카레의 ‘카’자도 안 나오는데요. 오히려 만성 통증에 대한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COX-2 inhibitor나 마약성 진통제도 설명하고 있고. 혹시…아니,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카레’라면…”이라는 답글을 남기며 health care의 ‘care’를 ‘카레’라고 해석하지 않았는지 반박하면서 부터다. 자칭 의학 비평 작가라고 소개한 저자
응급의료비 대지급제도를 아십니까? 응급의료비 대지급제도란 당장 돈이 없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해 국가가 응급의료비를 대신 지급하고 나중에 환자가 국가에 상환하는 제도를 말한다. 환자가 응급의료비 대지급제도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병원에 밝히면, 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불 신청을 하고, 환자는 이 비용을 최장 12개월까지 분할 상환할 수 있는 것이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즉 당장 돈이 없더라도 수술 후 비용을 지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할부까지 가능하니 정말 유용한 제도이지만 이러한 제도의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는 환자의 수는 많지 않은 이유가 잘 몰라서이고, 최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그런데 이 응급의료비대 지급의 회수율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응급의료비용을 정부가 대신 지급한 금액은 130여억원이었으나, 이 가운데 상환된 금액은 5.4%인 7억여원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미상환자 중 상당수는 당장에라도 응급의료대불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번에도 월소득이 1,000만원인 사람이 25만원을 갚지 않고, 500만원인 사람도 3만9,500원을 갚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한국영화의 전성기 속에서 ‘설국열차’는 상한가를 치고 있다. 만화작가다운 기발한 착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도입부는 내레이션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대기권의 CO2 농도 조절을 위한 기후협약으로 인류가 무리한 약을 살포 후 지구는 신빙하기에 도래한다. 기차는 미래판 살아남은 사람들의 ‘노아의 방주’로 폐쇄된 축소판 사회요, 국가다(그러나 구약의 것과 달리 악의와 음모가 꿈틀대는 방주다). 그 자체로 몰락한 자본주의 체제를 상징한다. 철도왕의 뚝심으로 5대양 6대주가 연결되어 무한동력으로 17년 동안 질주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무한동력이지만 실상은 강제 착취 동원된 아이들이 엔진부품으로 이용되는 장면도 나온다.기차는 마지막 남은 인간들의 체제유지의 도구이다. 빈민(대중)이 타고 있는 꼬리칸은 영국산업혁명 당시의 증기기관차이며 앞칸으로 갈수록 신분상승을 의미한다(인도 여행 중 타보았던 열차와 흡사하다. 실제로 요금에 따라 식사와 침실이 천지차이이며, 극빈자 칸의 유리창은 동물 수송칸처럼 쇠창살이 있었다. 역에는 거지와 구걸인들이 득실거린다. 식사 때면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인도에서는 경찰이 역에서만 보이는데 여기서는 열차 내부를 군인이 장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