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고정액급여(NET)방식의 임금지불은 불법이라는 법원판결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월 고정액급여(NET)는 4대 보험과 각종 세금을 제한 ‘실수령액’을 지급하는 일종의 연봉제로 퇴직금 및 수당도 포함시켜 지급하기도 한다.
월 고정액급여로 계약한 의사 김모씨는 올 초 퇴직한 병원을 상대로, 퇴직금과 연차·휴일수당을 지급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이 월 고정액급여 방식의 임금계약방법에 제동을 건 것이다.
김씨는 경기도의 모 병원에서 월 고정액급여방식으로 월 1,300만원을 받았다. 일을 시작한 지 1년3개월 만에 그만둔 김씨는 그동안 일한 퇴직금과 연차수당, 휴일근무수당 등 8,000만원을 지급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김씨 손을 들어줬다. 각종 수당을 모두 포함하는 ‘네트’라는 임금 방식이 근로기준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야간·휴일 근무수당 등을 월급에 포함시키는 포괄임금산정제라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불규칙적인 업무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키는 것은 금지돼 있다.
결국 월 1,300만원에 퇴직금과 각종 수당이 포함돼 있다는 병원 측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서울중앙지법은 병원 측이 A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도록 양측을 중재했다.
병원 경영 편의를 위해 월 고정급여를 고수하는 병의원들의 관행이 남아있지만, 이는 현행법상 위법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재철 변호사는 “지난 7월 개정된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들의 퇴직금 중간 정산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편법으로 사용하던 월 고정액급여에 퇴직금 중간정산 방식의 퇴직금을 포함하는 방법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소송과 세금 폭탄을 걱정하면서 월 고정액급여를 유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단순히 관행이란 이름으로 유지하기보단 퇴직금 등 임금관련 사항을 꼼꼼히 따져정리할 때다.
김희수 기자/gimhs7@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