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초창기 겨울, 아침 출근 시 나는 사뭇 로마 원형경기장에 등정하는 검투사 심정이었다. 파카잠바, 모자, 장갑, 안경, 넥타이, 귀마개로 중무장한 후 스님의 말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를 되새기며 나섰다. “오늘은 또 어떤 환자와 맞서게 될까? 칼과 창 대신 한손에 핸드피스, 한손에 미러를 들고 유효적절한 언사를 날리며 적시타를 터트려야 할 텐데…” 오전 대기실에 그득했던 사자들을 다 처치하고 나면 입은 마르고 허기지고, 그냥 ‘히키코모리’이고 싶었다. 환자 많은 게 죄였다. 그땐 다 그랬다. 누구와 점심 같이 하자고 전화할 여유가 없었다. 단골 칼국수 집은 혼면을 하며 환자진료를 복기하고, 반성하고 후회하는 한 시간의 도피처였다.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오후 이차전에 대비한 자가 치유의 시간이었다. 그러다 여기저기 감투를 맡게 되었다. 매주 도시락 조찬모임이 있는 날이 있었다. ‘말하며 듣고 생각하며 먹는’ 주요행위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생리에 거슬렸지만 요령을 터득하는 공부가 됐다. 그날은 번번이 11시가 넘어서야 환자들을 비집고 들어갔는데, 내가 소문난 명의인가 착각할 정도였다. 조석으로 호텔을 출입할 때면 사업가인
사무장병원은 전국 곳곳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다. 사무장병원은 크게 세 가지 형태다.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개설하는 경우, 불법 네트워크치과처럼 의료인이 한 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 운영하는 경우다. 이 모든 형태의 사무장병원은 국민에게도, 국가에도, 의료인에게도 해로운 백해무익(百害無益)한 기생충과 다름없다. 지난 5년간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건수는 960여 건에, 부당이익금은 1조4,000억 원에 달하는 등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적발 건수가 해마다 증가한다는 것은 당국이 아무리 적발하더라도 병원경영지원회사 및 법인의 불법 전매 등 불법개설 유형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사무장병원은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어쩌면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는 사무장 또는 의료인이 적발됐을 때 받는 벌금형 처벌보다 벌어들이는 수익금액이 엄청나므로 또다시 사무장병원 개설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난달 28일 ‘사무장병원 근절방안 마련을 위한 법률개정공청회’에서는 의료인을 고용한 사무장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사무장과 마찬가지로 고의로 면허를 대여하고 이익을 취한 의
대한치과의사협회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회원들의 민의로 회장을 뽑는 직선제가 시행되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도 최근 직선제로회장단을 선출했다. 물론 협회 출범 초창기에는 회원이 몇 안 돼 직선으로 총회를 치렀을 것이다. 그 이후 회원이 많아지고 전국적인 조직이 되어가다 보니 원활한 회의 진행과 의견 수렴을 위해 대의원제가 채택되었을 것이고, 많은 변화 끝에 올해는 직선제를 채택해 직선 서울지부 회장단이 탄생하게 됐다. 그동안 직선제에 대한 열망은 가득했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에 대한 불안감과 일부 기득권층의 반대에 부딪혀 계속 미뤄지기만 했던 게 사실이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다지 어려움도 없었고, 예상했던 부작용들도 없었다. 걱정했던 그 모든 것들이 쓸데없는 기우였고, 막상 해보니 전 회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선거가 됐다. 또한 필자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검증되지 않은 예상 밖 인물의 출현도 없었다. 오래 전 모 의료인 단체의 첫 직선제 시행 시에 의외로, 전혀 알려지지 않은 후보자들의 출현과 그들의 선전으로 의외의 결과가 나와 많은 의료인이 놀란 적이 있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복지부는 의료인 등의 명찰착용 시행시기를 2017년 3월1일에서 최소 1개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료인 명찰착용 의무화는 일부 성형외과의 유령의사 수술로 인한 폐해를 없애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명찰 착용이 수술실에서의 유령의사를 단절시키는 묘약이 될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의원급 의료기관을 위축시키는 악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인들이 명찰을 착용할 때 환자의 신뢰도가 향상되는 것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명찰 패용을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내야 하는 규제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 꼭 필요하다면 권고사항으로 정해 두는 게 적당하다. 즉, 자율에 맡겨도 되는 영역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인 명찰 착용 의무화는 개원가의 주축을 담당하는 간호조무사들의 업무의욕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특히 업무영역에 대한 분쟁의 불씨가 도사리고 있는 치과의 경우, 간호조무사의 치과 기피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치과 보조인력의 이탈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불안감이 개원가를 엄습한다. 현재 치과 개원가는 진료보조 인력 구하기 전쟁 중이다. 대도시나 대형병원을 제외한 개원가는 몇 달을 광
제37대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회장선거에서 이상복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 지난 15년 간 서울지부 회장은 집행부에서 탄생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비(非)집행부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된 것은 변화를 원하는 회원들의 열망이 표출된 것이다. 또한 78%를 상회하는 투표율을 기록함으로써 직선제의 흥행에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복 당선자는 서울시 치과의사들과 대한민국 치과의사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열정만큼은 그 누구보다 뜨거워 새로운 서울지부 수장으로서의 기대감이 크다. 비록 상당 기간 회무를 담당하지 않아 현장감이 부족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만, 부회장단을 비롯해 캠프에 포진해 있는 전·현직 이사들은 다양한 회무경력과 전문성이 잘 조화되어 있으므로 서울지부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상복 캠프는 선거 기간 동안 변화와 개혁을 기치로 삼았다. 서울지부의 주인은 회원이므로 회원들에게 모든 권한을 돌려주고 회무를 위임받은 집행부는 특혜와 특권을 내려놓을 것이라 했다. 이 마음가짐만 유지하더라도 관례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구태를 씻어낼 적임자가 될 것이다. 회무를 시작하기 전, 지난 집행부의 공과를 정확히 평가해 성과를 낸 사업은 발전시키고,
씹어 삼키는 행동에 대해 치과의사만큼 많이 공부하고 생각하는 직업이 있을까? 치과의사는 저작과 심미, 발음의 중요성에 대해 연구한다. 치아의 역할 뿐 아니라 구강 주변의 근육과 해부학적 형태에 대해 생각한다. 상실된 치아를 어떠한 방법으로 치료할까, 또 어떻게 하면 잘 씹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공부한다. 이 모든 것의 기본적인 목적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2016년 1월, 치과 촉탁의 연구를 위해 일본치과대학의 타마클리닉을 방문하였을 때, 난요우엔이라는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일본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14%이상)로 들어선 것이 1994년이고, 2005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이상)를 맞이했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일찍 진행돼, 2000년부터 치과의사가 시설을 방문해 진료(방문진료)하거나 재택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시설을 방문한 치과의사는 오전에는 간단한 발치나 틀니를 위한 인상채득을 실시했고, 치과위생사는 칫솔질 방법을 지도했다. 오후가 되니 고령의 휠체어를 탄 어르신에게 연하내시경 검사를 했다. 이를 통해 현재 먹는 음식을 잘 삼키는지, 평소에 즐겨 찾던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한 후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위기이고, 지금 세계는 난세이다. 어려운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영웅이 필요하다.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이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찾아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설득해나가는 리더가 절실히 필요하다. 난세의 대중들은 흑묘백묘다. 지금 당장 먹을 것을 구해주는 사람을 지도자로 뽑는 오류를 범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지금 당장 행복하고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는 사람들을 지지한다. 앞날에 대한 비전은 그 다음의 문제다. 당장 눈앞의 일들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군중심리이다. 세계 제2차 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는 이러한 군중심리를 아주 잘 이용한 난세의 웅변가였다. 앞으로 미국을 이끌어갈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위대한 정치가는 군중심리보다는 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내다보고, 현재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설득하고 소통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대한민국은 위기다. 그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겨우 도달한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을 위기다. 한번 떨어지면, 다시 올라오는 것은 ‘한강의 기적’처럼 ‘기적’이라는 단어를 써야할 만큼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의 자국
3월 28일, 제30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첫 직선제 유권자는 약 1만3,600명이다. 이는 전체 치과의사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치협 정관 제10조에서는 회원의 권리를 정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선거권과 피선거권이다. 즉, 선거권은 회원의 권리 중 가장 대표적인 권리라고 할 수 있지만 절반 이상의 치협 회원은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축제의 장에 들러리조차 설 수 없다. 선거권을 박탈당한 대부분의 이유는 과거에 치협 회비를 3회 이상 미납했기 때문이다. 치협의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회비 납부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회원은 협회장 선거권이 제한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 그 근거다. 치과계 수장을 선출하는 직선제의 가장 큰 의의는 선거를 통해 회무에 회원들의 의견과 요구가 반영되고 회원과 집행부가 융합되어, 소위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회원과 함께 하는 회무를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회원은 축제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배제되어 반쪽 축제가 되고 말았다. 향후에라도 이와 같은 반쪽 축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납회원들이 그동안 미납한 회비를 완납해서 선거권을 획득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선거권 획득을 위해 미납회비를 완납할 회원은
치과의사국가시험 합격자 발표가 지난 1월 24일 있었다. 2017년 국민 구강 보건 향상에 이바지 할 자랑스러운 치과의사 746명이 탄생한 것이다. 나 또한 지금 생각해도 그날은 여러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일단 인생 1막 끝쯤의 느낌 하나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의 불효에 대한 반성과 고마움 그리고 효도에 대한 다짐, 환자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치과의사가 되겠다는 결심 등등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만감은 대부분 로컬 또는 인턴 시작 일주일쯤 되면 회의로 바뀌게 된다. 수년간 지켜보고 나름대로 준비했던 병원생활이지만, 몰려오는 피곤과 책임감, 갈등이 육체적 고통보다는 치과의사의 정체성에 대한 큰 혼란으로 새내기 치과의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 때 그 새내기 눈에 보이는 선배 치과의사들의 말과 행동들이 그 혼란과 방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부푼 꿈을 안고 대학병원에서 인턴이나 봉직의로 치과의사로서 첫 걸음을 시작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야! 인턴, 밥 좀 시켜라!, 인턴이 무슨 생각을 해!’, ‘ 페이 닥터가 그냥 시키는 일이나 열심히 하면 되지’ 가장 흔히 들을 수 있었던 말들이다.
서울시 학생치과주치의사업이 좌초될 뻔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학생들의 구강질환의 예방과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가 가능해 제공자인 치과의사와 수혜자인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로부터 만족도 90%가 넘는 우수한 사업이다. 이를 롤모델 삼아 성남시, 부산광역시, 광주광역시 등 전국의 여러 지자체에서도 앞다투어 도입할 정도로 치과계의 모범이 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2017년도 서울시 예산심의 과정에서 서울시 예산과는 21억5,000만원이던 사업예산을 대폭 삭감해 5억원만 책정했다. 이유인즉, 중앙정부의 보조금 없이 지자체에서 전액 부담하는 사업은 해마다 원점재검토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서울시치과의사회가 다방면으로 노력한 결과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심의위원회를 거치면서 예산이 22억원으로 최종 확정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이는 해마다 겪어야 하는 문제이고, 언제 사업이 중단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이는 복지부 산하에 국민의 구강보건 의료정책을 총괄하는 Headquarter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전담부서가 없는 것에 기인한다. 정부 차원에서 장기 플랜에 따라 모든 지자체에 학생주치의사업을 확대하고 정부보조금을 지원해야 마땅
3월 28일,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첫 직선제 선거가 불과 두 달도 남지 않았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회장 후보자들은 캠프를 꾸리고, 정책 공약을 개발하고 이를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토크콘서트, 버스킹, 희망콘서트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한 행사를 통해 유권자의 마음을 얻으려 하고 있다. 치과전문지 기자들을 초청하고 행사를 진행하면 10개 내외의 치과전문지들은 인터넷 신문으로, 지면으로 행사 내용을 앞 다투어 보도한다. 그러나 일반 회원이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기대하지 못하더라도 과연 이 보도를 얼마나 많은 회원이 접하게 될지는 상당히 의심스럽다. 이렇듯 회원들의 관심이 저조하면 행사를 준비한 후보 측에선 맥이 빠지게 된다. 후보자의 성품, 주변의 지지자들, 정책 공약 등 많은 부분들을 체크하고 검증해서 자신과 치과계에 가장 적합한 인물에 표를 주는 것이 유권자들의 의무이자 권리다. 유권자들이 이렇게만 해 준다면 후보자들은 정말로 두려움에 떨 것이고 회원을 위하는 공약개발에 온 힘을 쏟게 된다. 최소한 이러한 관심까지는 아니더라도 투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선명한 정책선거를 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현실
반 고흐(1853-1890)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필자의 2017년 새해 첫날은 시작되었다. ‘미술관 옆 동물원’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는 ‘야구장 안 전시관’이 있다. 작년 이곳에서 우연히 들른 클로드 모네 전시회가 유익해서 이번에는 작정하고 반 고흐의 인생을 알아보기 위해 갔다. 공교롭게도 모네와 고흐는 유명한 인상파 화가였지만 서로 정반대의 인생을 살았다. 돈, 명성, 건강, 사랑 등이 모네에게는 모두 있었지만 고흐에게는 하나도 없었다. 화가와 치의는 별개가 아니기에 치과의사의 인생은 어떠할까 새해 벽두부터 곰곰이 생각해본다. 고흐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가는 무엇인가를 이미 완벽하게 발견했다고 말하지 않고, 언제나 그것을 탐구하는 사람이다.” 그는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끝없이, 치열하게, 철저히 탐구했다. 어떤 치과의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종종 듣곤 한다. “나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에 자신이 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영화 킹스맨의 대사를 이렇게 바꾸어 속으로 되뇌어 본다. Manners makes man but mannerism spoils the dentist. 고흐는 예술만이 아니라 인생도 탐구했
서울시치과기공사회의 회장으로 선출된 송현기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불법 틀니시술 의혹을 스스로 시인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6명의 대의원 중 97표를 얻어 당선돼 치과기공사들과 직업적 파트너인 치과의사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치과기공사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범죄 중 하나는 불법 무면허 시술이다. 과거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일명 치과돌팔이로 명명된 일부 치과기공사들이 국내에 아직까지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흔한 수법으로 자동차를 이용해 부동산계의 ‘떴다방’처럼 한 지역에서 일정 기간 동안 머물면서 틀니와 보철물을 제작해주고 유유히 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 외에도 기공소나 가정집에 보철 장비를 들여놓고 지역민들에게 불법 시술을 행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을 싸게 한다고 유혹하지만, 멀쩡한 치아에 손을 대 치과에서 시술받는 것보다 더 비싸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많다. 불법시술을 받은 환자는 대부분 후유증으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돌팔이에게 다시 찾아가봐야 후유증에 대한 대처 능력이 없으니 다툼만 하다가 쫓겨나기 마련이다. 전전긍긍하다 치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 보면, 처음부터 치과에서 진료를 받았을 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을 수밖에 없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는 촛불시위를 지켜본 한 독일외신이 나름대로 분석을 내놓았다. 독일 차이퉁지 언론사 기자는 “어떻게 하면 최고 권력의 부정과 무능을 평화적이고 규율을 지키면서 바로 잡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멀지 않은 과거에 독재를 경험한 한국에서 수준 높은 시위와 민주주의를 보여줬다. 오히려 민주주의 역사가 긴 유럽과 미국이 배워야 하겠다”라고 하면서 “한국의 광장과 거리는 의견을 나누고 표현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아고라가 되었다”라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논평도 함께 실었다. 그러나 시민들이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는 아고라에서 참정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 자기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는 의사결정과정에서 말솜씨가 뛰어난 소수에 의해 다수가 생각 없이 설득당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중우정치(衆愚政治 : 다수의 어리석은 민중이 이끄는 정치를 말함)가 이뤄지는 문제점이다. 심지어 플라톤 같은 철학자는 최초로 직접 민주주의를 시도한 아테네의 몰락 원인으로 중우정치를 꼽았을 정도다. 그는 폐단을 ‘첫째로 대중적 인기에 집중하고 요구에 무조건 부응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이라 하고, 둘째로 개인의 능력과 자질 그
해방 직후 미군이 들어오면서 ‘다이아 찡’이라는 약을 상비약으로 가져왔는데 이 약은 폐렴, 임질, 이질, 설사, 곪은 곳에 특효약이었다고 한다. 변변한 약이 없었던 시절에 새로운 획기적인 결과에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되면서 시장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으며, 경험적 기억으로 먹으면 무언가 건강해질 것 같은 약으로 각인되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감염에 대한 살균제였고, 약에 대한 내성이 없을 때라 어떤 상황에서도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든다. 한국전쟁 후에는 내성환자가 생기게 되면서 치료가 잘 안 되는 환자들에게 ‘페니실린’을 투여하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다시 경험하게 됐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페니실린은 항생제다. 여러 감염을 단숨에 치료해 사람들의 기억에 무한한 신뢰를 주면서 상처가 나면 항생제 주사를 맞아야 하고, 감기로 열이 나도 당연히 항생제 주사 한방을 맞아야 했다. 이런 기억과 경험으로 ‘마이신’ 하나면 죽어가던 사람도 살려낸다는 이야기와 적응증과 관계없이 무조건 마이신을 찾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피곤하거나 몸이 안 좋은 것 같을 때 ‘링게루’를 맞으면 몸이 날아갈 듯이 좋아진다고도 했다. 포도당이나 아미노산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