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일 영국의학협회(BMA) 소속 1년 차 전공의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9일까지 6일간 진행됐고 이는 영국이 자랑하는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설립된 1948년 이후 최장기간의 파업으로 기록됐다. 파업 기간 전공의 수천 명이 진료를 거부한 탓에 영국 의료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의료계는 파업 기간 응급 의료인력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전문의 등 의료진을 차출할 수밖에 없었고, 이번 파업으로 영국 전역에서 진료 예약과 수술이 수만 건 이상 연기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NHS 최고 책임자들은 파업이 의료 서비스가 가장 힘든 시기에 일어났다며, 성탄절과 새해맞이가 끝난 직후에 환자 수요가 몰리고 독감과 코로나19까지 겹쳤기 때문에 환자에게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의대 정원확대가 발표되면 전공의 86%의 찬성으로 집단행동이 예정되어 있다. 지금도 정부와 의협은 의견을 충돌하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의대 정원은 현재 3,058명으로 18년째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2000년 의약분업에 반대하는 의료계를 달래기 위해 의대 정원을 10% 감축했다. 이때는 1985년부터 2003년까
2014년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배경은 양반과 탐관오리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이다. 돌이켜보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잘생긴 악당 강동원이 아니고 백성들이 힘들었던 시기에 힘없는 그들의 편에서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고자 애썼던 의적떼 ‘군도’가 아닌가 싶다. 영화 제목인 ‘군도’는 탄압받고 착취당하는 백성의 편에 서서 양반과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그들의 재물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눠준 의적과 같은 성격의 집단을 일컫는 것이기도 하다. 조선 후기 홍길동과 같은 의적은 현대에 오면서 미국 등의 민병대 같은 자율적인 단체로 바뀌기도 하였다. 보통은 시민 중 일부가 구성하는 자발적 결사체로, 우리나라에서는 경찰 인력 부족 지역에 주로 결성되어 활동하는 자율방범대와 시민 경찰이 대표적인 예다. 2023년 12월 초 치과계 내부에서 자발적인 활동으로 치과불법의료광고대응 단톡방이 만들어졌다. “생계를 위협하는 불법 의료광고 더 이상 못 참겠다.” 일반 개원의들이 알음알음 모인 단톡방이 1월 중순 1,000명을 넘어섰다.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초저가를 내세운 치과 불법 광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날을 특정해 집중적이고 다발적인 민원 제기를 통해
정보과다(Information Overload)라는 용어는 일찍이 1960~70년대 Bertram Gross (1912-1997)나 Alvin Toffler(1928-2016) 등의 경영, 정보연구들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90년대에 들어와 서적은 물론 대중미디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많은 이들이 보편적 공감을 거쳐 현재는 상식의 범주로 이해하고 있다. 46세에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빌 클린턴도 재임 중이던 1995년 9월 23일자 뉴욕타임즈지에 “정보시대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 또는 유사정보,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지나친 노출이 오히려 정보자료들이 지나치게 적은 것만큼이나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그 동의어로서 ‘infoxication’, ‘infobesity’라는 신조어도 상용되고, ‘information anxiety’, ‘information explosion’과 같은 표현도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사용되며, ‘그거 뭐, 누구나 다 아는 거 아닌가?’하고 무심히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워낙 새로운 것의 유효기간이 짧은 시대이니 그럴 만도 하지만, 어떤 변화가 다가와도 금세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백세시대의 꿈에 취해 있지만 죽음은 벼락같이 온다. 사람 나이 70이 넘으면 아무도 모른다. 치과 역사계의 거장 한 분이 또 가셨다. 7년 전 이병태 선생님에 이어 김평일 선생님의 부고 소식을 들은 것은 두 달 전 강진 여행길에서였다. 치문회(齒文會) 좌담회에서 한국전쟁 피란 경험과 중국 동북공정을 실감 나게 말씀하시던 사관(史官)이셨다. 최근 정기모임에 계속 불참하셔서 건강이 좋지 않으신가 했는데, 새삼 선배의 부고는 인생과 역사를 직시하게 한다. 필자가 본의 아니게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사(會史)편찬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고사하려 했지만 인생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고 지금 해야 할 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김 선생님께 고문을 맡아주시라고 부탁하는 카톡을 보냈는데 응답이 없는 터였다. 고인은 2015년도 편찬위원장을 역임하셨다. 마지막 인사도 못 드린다고 생각하니 급, 마음이 무거웠다. 감투의 중압감이 더해지는 듯했다. 정약용의 다산초당에선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유배지에서 제자들을 독려하며 열악한 초가 환경에서 저작에 몰두하던 학자의 인품에 감화와 우울감이 교차됐다. 회사(會史)란 무엇인가? 서울시치과의사회 역사를 10년
2023년 우리나라 무역수지 최대 흑자국이었던 중국이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된 점이 가장 놀라운 경제 이슈였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언제나 흑자를 기록하는 줄 알았던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이 지나칠 만큼 코로나19 봉쇄정책을 내세웠기 때문에 중국 내수경제가 얼어붙어 우리나라의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있고,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이차전지 원료 등 핵심 소재를 더 많이 수입했고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던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이유도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다른 한편으로 중국의 산업구조가 바뀐 것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한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국제 분업구조에 편입된 이후, 우리나라가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로 완제품을 생산, 수출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막대한 대중 무역흑자를 누려온 것이다. 그런데 더이상 이러한 분업 구조가 유효하지 않게 됐다. 중간재 수출 위주인 우리나라와 상당히 비슷한 구조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중국과 수출 경쟁을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 전략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재 무한경쟁 중인 치과계는
필자가 본과 2학년이던 1990년 어느 날, 강의 중에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 방송이나 신문에서 최고연봉의 직업으로 ‘치과의사’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하시고 나중에 사회에 진출하면 개원의나 공직의의 자리에서 국민 구강보건 향상에 매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까마득한 옛날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런 날들이 있었다는 것은 주위의 선배들에게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시 치과의사의 직업은 대학입시에 반영되어 경쟁률이 상당 부분 고공 행진하였으며 타 보건의료 직종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또한 결혼적령기의 치과의사들은 최고의 신랑, 신부감이 되어 있었다. 소득의 순위가 반드시 최고의 직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통념상 연봉순위에 맞추어 사회적 선호도가 바뀌어갔다. 그렇게 인식되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덧 시간이 흐르며 하강 곡선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치과대학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입시 커트라인이 떨어지고 직업 선호도도 당연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개원의들은 경영 걱정을 하게 되었고 은행권에서의 대출규모도 축소되었다. 이러한 지각변동의 단초는 거대한 덤핑치과의
경제학 용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줄어들다, 감소하다’는 영어 단어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제품의 가격을 기존대로 유지하면서 대신 제품의 크기 및 중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생산해 간접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는 경영전략을 말한다. 이 용어는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 2015년 코카콜라와 펩시가 캔 크기를 줄여 교묘하게 가격을 인상한 것을 빗대면서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일간지에서도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빵이 같은 가격이지만 과거에 비해 무게가 줄었다는 기사가 실릴 정도로 이런 기업들의 경영전략은 오래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질소 과자’로 통칭한다. 소비자가는 계속 오르지만 정작 봉지 안의 과자 중량은 줄고, 충격보호제와 산화방지제인 질소 비중이 높아짐을 풍자한 인터넷 밈이다. 이를 재미있게 비꼰 일화로 2014년 대학생 2명이 140여개의 과자를 묶어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횡단한 사건이 있었다. 이때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기업의 시각에서 소비자는 용량보다 가격 변화에 민감하다고 생각하
2024년 갑진년은 육십 간지의 41번째로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나 청룡을 의미하는 ‘푸른 용의 해’라고 한다. 십이지(十二支) 가운데 용은 정확한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상 속 동물이지만 마치 실존하는 것처럼 우리 전통문화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푸른 용은 사방신 중 동방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용맹함과 지혜, 번영 등을 상징한다. 치과계 모든 분에게 푸른 용의 해 갑진년이 새로운 시작과 성장, 도전과 변화의 시기로 새로운 도전으로 가득 찬 긍정적인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본지가 선정한 2023년 치과계 10대 뉴스를 살펴보면 2023년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참 다사다난했다. 2월 서울시치과의사회 소송단을 중심으로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비급여 헌법소원이 최종 기각되었고, 그 당시 느꼈던 상실감과 답답함은 이달인 12월 비급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회원들에게 과태료가 부과되면서 잘못된 제도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후폭풍으로 다가왔다. 덧붙여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공포 시행하였고 이로써 2024년 3월 진료분부터 의원급 의료기관도 연 1회 비급여 보고가 추가로 의무화됐다.
지난 2017년 경기지부에도 횡령사건이라는 광풍이 불었다. 사건 초기에는 횡령금액조차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집행부와 감사 모두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경기지부의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으나 접근법이 달라 서로 충돌하였다. 이후 보궐선거와 재보궐선거를 매해 겨울마다 치르면서 횡령사건은 모든 선거 쟁점을 집어삼키고 말았다. 그 와중에 당시 경기지부 전·현직 감사들은 횡령범에 대한 개인적 고발은 물론, 사태를 수습해보려는 집행부 임원들에게 공범을 운운하며 형사적 책임을 묻기까지 했다. 그 이유는 횡령금액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집행부가 사건을 축소·은폐한다고 의심했기 때문이다. 물론 횡령으로 인한 경기지부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들이 충돌한 것으로 회고할 수도 있지만, 당시 보궐선거와 재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했던 필자로서는 정말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유권자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정견발표회에서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경기지부의 손실액을 받아내겠다”고 외치기도 하였다. 이제 2023년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의 상황을 대비해보도록 하자. 이만규 감사가 내부고발자가 아니라는 성동경찰서의 공문이 노출되었다. 그리
커다란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은 본디 야자수를 비롯한 온갖 나무들로 우거진 생명이 넘치는 섬이었다. 숲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야생 조류와 동물들, 나무로 배를 만들어 고래잡이도 하면서 그 섬의 원주민들은 풍요로운 사회를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인구의 증가와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모아이 석상을 각 부족이 경쟁적으로 제작하는 광풍이 섬을 지배하게 되어버렸다. 모아이 석상을 만드는 소모적인 경쟁을 통해 삼림의 무분별한 벌채가 이뤄졌고 이는 사냥, 고래잡이 등 섬사람들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릴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그 수백 년에 걸친 변화의 시간 동안 사람들은 삼림의 벌채라는 문제의 핵심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못 하고 부족 간의 전투와 소모적인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결국 섬에 나무가 한 그루도 남지 않게 되고 원주민들의 문명은 쇠퇴하여 인육 풍습까지 등장할 정도로 섬이 흉흉해지기에 이르렀다. 훗날 서양인들이 섬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발견한 것은 과거의 비옥했던 섬이 아닌 빈곤하고 황량한 불모지였을 뿐이다. 1995년 Discovery지에 Jared Diamond가 이스터 섬에 관해 당시 상황을 그려본 유명한 글을 인용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표하는 곡이자 역사상 가장 성공한 캐럴로 꼽히는 곡은 1994년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가 발매한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다.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건 당신뿐이라는 이 노랫말은 머라이어 캐리가 더없이 불행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가사라고 한다. 회고록에서 그녀가 세 살 무렵 부모는 이혼했고 일 년에 단 하루 가족이 만나는 크리스마스에는 서로 묵힌 감정을 쏟아내며 싸우는 날이었다고 한다. 거친 욕설이 오가는 집에서 눈감고 빌었던, 아늑한 가족에 대한 환상이 이 곡을 탄생시켰다. 머라이어 캐리의 ‘연금 송’이라 불리는 캐럴이 올해는 시즌 음원 1위 자리를 다른 곡에 양보했다. 바로 올해 78세의 브렌다 리의 ‘Rockin around the Christmas’이다. 1958년에 발매된 곡으로 영화 ‘나 홀로 집에’ 삽입곡이기도 해서 들어보면 누구나 바로 아는 추억의 캐럴이다. 이 곡은 지난 12월 4일, 발매된 지 65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 브렌다 리는 78세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가수로 65년 만에 정상을 밟으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다. 65년 만에 처음 제작한 공식 뮤직비디오에서
필자는 기존 종이차트에서 전자차트로 전환하여 사용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취미가 생겼다. 바로 기존의 종이차트를 스캔하여 이미지 파일로 저장하는 일이다. 처음 스캔을 시작하기 전에는 단순 반복작업이라 피곤한 업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하다 보니 예전의 종이차트 중간중간 기록된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읽는 재미에 스캔과정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과거에 직접 기록을 해서인지 대부분의 일화들이 생생하게 떠올라 마치 옛날 학창시절의 일기장을 다시 읽어보는 느낌이다. 며칠 전에는 특이한 차트 한 부를 스캔하였다. 하나의 차트번호에 이름이 다른 두 장의 표지가 붙어있는 차트였다. 처음에는 착오로 묶인거라 생각했지만 몇 장 넘기다 보니 당시 상황이 기억났다. 환자가 무자격 상태에서 건강보험을 적용받기 위해 지인의 명의를 도용했었고, 나중에 자격취득 후 다시 본인명의로 진료를 받은 것이다. 그 와중에 명의를 빌려준 진짜 환자도 본인명의로 진료를 받았다. 이러다 보니 한 차트에 두 명의 이름이 존재하기도 하고, 한 환자의 차트가 두 개가 되기도 하는 복잡한 상황이 생긴 것이다. 거의 20년 전 일임에도 당시 환자에게 본인확인을 요구하자
이 문구는 작가 기시미 이치로의 자기계발서 ‘미움받을 용기’의 두 번째 밤의 제목이다. 이전부터 읽고 싶었던 이 책을 서울시치과의사회 전자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단숨에 읽게 되었다. 최근 서울시치과의사회 전자도서관에 분야별 베스트셀러가 다양하게 확충되었다. 전자도서관은 PC, 모바일, 태블릿 등에서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찾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필자 역시 내년에는 짬짬이 시간이 날 때마다 읽어볼 생각이다. 이 책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어판이 20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하니 한국인이 좋아하는 자기계발서임이 분명하다. ‘미움받을 용기’는 20세기 심리학계의 거장이자 철학자인 알프레트 아들러의 사상을 한 청년과 철학자가 대화로 쉽게 풀어쓴 책이다. 책의 핵심은 세상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고, 인간관계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스스로 ‘미움받을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읽으면서 필자의 머릿속을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치과의사로서 받는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는 환자와 직원 등 주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고 필자의 진료 결과가 모두 완벽할 수는 없을 텐데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치료 결과가 나왔을 때 스스
헨리 키신저 前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1월 29일 향년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현대의 탈냉전 국제 질서를 정립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제 외교의 거장이었던 그의 죽음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동시에 겪고 있는 우리에게 한 시대의 종말로 평가될 것이다. 전쟁 와중에 세상을 떠나면서 국익에 맞는다면 누구와도 회담하고 외교를 추진했던 키신저 前 장관의 현실주의 외교 정책이 재조명되고 있다. 키신저 前 장관은 ‘20세기의 메테르니히’를 꿈꾼 현실주의자였다. 클레멘스 폰 메테르니히는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이후 유럽에 100년 동안 평화를 가져올 수 있었던 인물로 역사에 기록된다. 외교사에서도 각국 간 세력 조정과 견제를 통해 나폴레옹 전쟁과 같은 전쟁이 유럽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했던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메테르니히는 동맹국들이 나폴레옹 침략 전쟁의 원흉으로 지목된 프랑스를 분할해 다시는 힘을 못 쓰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을 거부하고, 나폴레옹 전쟁 이후 지나치게 강력해진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프랑스가 온전히 국토를 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그의 실리주의 외교 방식은 키신저 前 장관의 외교에 아주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
의료보험 수가가 정부에 의해 강제로 지정돼 있는 현 시스템에서 원가에 기초하지 않은 수가로 인해 의료보험 수가 항목 간 상대적 불균형이 초래된 부분이 적지 않고, 수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항목들도 많다. 수가가 낮으면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초래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수 있고, 환자는 비보험 의료서비스 이용 시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임상현장에서는 자연치아를 가능한 보존하고 오래 쓸 수 있도록 환자를 교육하고 치료·관리를 제공해야 하지만, 낮게 책정된 수가 항목들에 많은 인력과 재료 장비, 노동시간을 들이는 수고를 계속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개원의들이 비보험 의료서비스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와 치과의사 수의 빠른 증가로 교정이나 임플란트와 같은 대표적 비보험 진료가 급격한 수가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성인환자를 위주로 적용하는 치열교정치료를 동반하는 다제학적 임상기법이나 난이도 높은 교합치료 혹은 full mouth rehabilitation의 경우, 고령층은 노후 여유가 없고 고액의 치료비 감당이 어려워진 국면이다. 환자는 지출의료비는 줄이면서도 더 저렴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