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 SBS 8시 뉴스는 3일 연속으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박태근 회장이 업체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포함한 협회비를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현금 인출한 것이 치협 내부 감사에서 공금횡령이라고 판단해 반환된 사안과 함께 이와 별개로 업무추진비를 빼내 정치권 로비에 사용한 의혹에 관해 경찰이 수사 중이라는 단독보도를 하였다. 이는 이미 지난해 박태근 협회장이 수차례 공식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찰이 내사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인정한 사안이었다. 또 당시 이만규 충청북도치과의사회장(이하 충북지부장)이 수차례 기자간담회 등에서 이 사실을 공개하며 박태근 협회장의 소명을 요청하고, 이를 전문지들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치과신문 편집인이었던 필자도 편집인칼럼을 통해 협회장이 회원에게 직접 해명하라고 했던 바다. 그러자 지난해 말 박태근 협회장과 집행부는 본지가 이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본지와 발행인이었던 당시 서울지부 김민겸 회장에 대해 경고하고, 편집인이었던 필자와 이만규 충북지부장을 치협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이사회 의결을 한 바 있다. 이만규 당시 충북지부장이 지난해 내내 이 사안에 대해 치과계에 알려왔던 것은 대다수 치과계 대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의 많은 국가가 ‘좀비 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미국은 펜타닐로 국가가 무너질 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2의 아편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에서 멕시코 마약 범죄 카르텔에 원료를 공급하면 멕시코 카르텔에서 펜타닐을 불법으로 제조하고 미국 내에 유통하는 구조라는 생각에 미국과 중국 간의 외교적인 분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지난 11월 24일 멕시코 마약 밀매 카르텔의 핵심 조직원 체포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감사의 뜻을 표할 정도다. 핵심 조직원은 치명적인 펜타닐 제조 및 밀매, 강력 범죄 혐의로 미국과 멕시코 정부의 수배 상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역 사회를 보호하고 카르텔에 대응하며 수많은 가정에 피해를 주는 불법 펜타닐 재앙을 종식하겠다는 미국과 멕시코의 약속을 입증했다”며 펜타닐 심각성을 더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마약 사망 사건을 전담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형벌도 한층 강력해진 분위기다. 펜타닐 유통 판매업자뿐만 아니라 약물을 전달해 사망에 이르게 한 대상에게도 살인죄를 적용하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일찍 목숨을 잃고 있어서다. 2023년 미국에서만 약물
필자가 대학시절에는 거의 접해보지 못한 시술이었던 임플란트 치료가 이제 치과계에 신세계를 열어준 21세기 최고의 치과 시술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치의학의 역사에서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아말감 재료 개발이 치과치료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사건이었다면 임플란트 시술의 도입은 치과의사들에겐 고수익을 보장하면서 진료정년을 연장시켜주고 환자들에겐 기존의 어떤 시술보다 더 훌륭한 저작기능 회복을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고령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삶의 질을 개선해 우리의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되고 틀니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무력감에서 벗어나 정신건강적인 면에서도 활력을 주는 만큼 임플란트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 만큼 대단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지난 9월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노인회 회장이 노인 임플란트 급여갯수 확대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국회와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할 정도로 이제 임플란트는 고령사회에 필수불가결한 치료중의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향후 줄기세포등을 이용한 치아재생기술이 상용화되지 않는 한 임플란트는 현존하는 최고의 치과의료기술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지도자로 꼽히는 제2차 세계대전 추축국(Axis power)의 3인은 일본의 도조 히데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그리고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다. 1939년 9월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자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대해 즉각 선전포고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 이때 이탈리아는 즉각 참전하지 않았다. 1940년 전황이 독일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기에 히틀러와 동맹 관계였던 무솔리니는 독일이 곧 승전할 것으로 판단하고 6월에 영국과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했다. 1941년 무솔리니는 소련에도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하자 미국에도 선전포고했다. 그러나 1942년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전황은 무솔리니에게 불리해졌다. 연합군의 시칠리아 침공에 이탈리아는 패배를 눈앞에 두었다. 연합군의 이탈리아 본토 공격으로 이탈리아 국민은 석유, 석탄 같은 자원뿐만 아니라 곡물 수급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무솔리니는 아프리카와 튀니지 등에서 미국의 아이젠하워에게 패퇴하였고, 연합군의 시칠리아 상륙 직후 이탈리아 해외 주둔군의 본국 회군을 지시했다. 이에 놀란 히틀러는 무솔리니와 회동을 하였지만, 무솔리니는 더이상 아돌프 히틀러의 말을
필자의 기억으로는 치과계가 점점 아수라장으로 변해 가기 시작한 때가 불과 10여년 전부터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치과계 내부에서 잡음은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치과계 내부에서였다. 치과계 내부의 다툼을 사법당국에 고소·고발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러한 치과계의 공동체적 인식은 10여년 전부터 파괴되었다. 매 집행부마다 우리 구성원 간에 분란이 일어났다. 심지어 집행부 자체도 갖가지 내홍에 시달려 왔다. 그리고 임기가 끝났어도 전직 협회장이나 임원들에게 횡령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 고발하여 곤혹스럽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일을 저지르는 자들은 소수일 것이다. 3만여 치과의사들 가운데 극히 소수가 자칭 정의라는 미명 하에 이런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 자신들을 내부고발자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고발을 일삼고 있지만, 실제 이들이 고발하는 내용 중 상당한 건수가 무혐의로 나오는 것을 보면 그저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은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들 소수는 스스로 세력화(?)하여 치과계를 난도질하고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최근 벌어진 치협 압수수색 사건도 이런 맥락의 일환으로
최근 니트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니트족(NEET)’이란 취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취업을 위한 노력이나, 활동 또는 교육조차 받지 않고 집에만 있는 이들을 부르는 신조어다. 즉, 구직 활동을 포기한 이들을 의미하며, 취업에 대한 의지도 없는 이들을 뜻한다. 니트족이라는 단어는 영국에서 정부의 사회 캠페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한때 우리사회에서 쟁점이 되었던 캥거루족도 이와 유사하다. 청년이 취업하지 않거나 못할 때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 되기 쉽고, 취업하더라도 수입이 경제적 독립에 충분하지 못할 때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으므로 캥거루족은 사회적인 취업난과 주택난에서 원인을 찾으려 했고, 부모 세대의 노후 준비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회문제로 인지됐었다. 통계청의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3.2%로 이는 1982년 7월 월간 통계작성 이후 9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정작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해야 할 청년층에서는 ‘적신호’가 깜박이고 있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 니트족’이 늘어나고 있다. 청년 니트족 비율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0년에도 25%대에 머무르다가 지난 2022년 34.7%로
필자의 전공은 구강내과이고, 개원해 진료도 전공과목에 한정해서 하는 평범한 치과의사다. 다만 필자가 전공한 학회에서는 매년 레지던트 지원에 대해 걱정과 한숨이 난무하고, 흔히 이야기하는 기피과에 속한다. 속된 표현으로 레지던트들이 안 들어오니 전문의 배출이 되지 않고, 기존 전문의들은 경쟁자가 없으니 좋은 일 아니겠냐는 등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기가 막히기도 한다. 치의학의 발전은 각 분야가 골고루 발전하면서 학술적 완성이 되고, 임상에서도 의료기술의 발전이 되면서 환자의 진료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 한쪽으로 쏠리게 되는 것은 의료의 왜곡이 나타나게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치과의사의 전공은 경우에 따라 평생 그 진료로 밥벌이를 해야 할 수도 있는 문제다. 평생 해야 하는 일이라면 즐겁게 해야 하는 일을 전공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즐겁게 일하는 사람보다 그 일에 미쳐서 일을 하는 사람은 따라갈 수 없기는 하다. 직업선택에 있어서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바탕으로 소득 수준이 높고 사회적 대우를 고려한다면 치과의사가 매력적일 수 있으나, 맞지 않아서 안 하는 사람도 있고 면허가 있으나 전혀 다른 길을 가는 사람도 있다. 전공과목을 선택
안갯속 정국’ 정치 기사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흔한 말 중 하나다. 요즘 치과계를 표현하자면 딱 들어맞는 단어이기도 하다. 지난해 초부터 치과계에서 진실 공방이 이어졌던 협회장 공금 횡령 및 입법 로비 의혹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던 회원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며, 그간 보도된 관련 기사를 조금만 살펴본다면 일련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일 서울경찰청은 기자 브리핑에서 수사 상황에 대해 질의를 받고 “현재 참고인 조사와 압수물 분석 중이며,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안은 사법당국에서 압수수색 자료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 소환을 예고해 일정 부분 관련자들의 회무 공백도 어쩔 수 없어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금 치과계의 숙원사업뿐만 아니라 대정부 대국회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이며, 현재 입법 중인 일부 법안과 서울지역 의료인 단체 면허취소법 공동대응 TF가 열심히 노력했던 ‘의료인 면허취소법’ 재개정 추진에도 안 좋은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은 경찰의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지켜보는 게 최선이라는 많은 회원의 의견이 가장 적절해 보인다
얼마 전 자체 시청률 26.9%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특히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을 연기한 배우 이성민의 굵직한 연기는 인기의 핵심이었으며 유명 재벌 회장을 모티브로 한 진양철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세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격변의 시대를 배경으로 미스터리와 음모가 현대 한국사와 맞물리며 그려졌다. 실제 1980~90년대 경제와 정치계의 사건들을 담아내 현실감을 살리고, 이 시대를 직접 경험했고 기억하는 시청자들 또한 주인공인 막내아들 진도준에 감정 이입되어 역사적인 사건들에 몰입되는 점이 드라마 성공 요인이었다. 1987년 대선을 배경으로 재벌가에서는 누구에게 정치 자금을 대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에서, 진도준은 알고 있는 역사대로 YS와 DJ의 단일화는 실패하기 때문에 노태우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유를 묻는 진양철 회장에게 진도준은 “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1등과 2등은 서로 헐뜯다가 결국에는 어부지리로 3등이 당선된다”며 3등에게 빠르게 많이 주라고 말한다. 진도준의 반장 선거 조언을 들은 진양철 회장은 노태우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대주는 동시에 Y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거센 폭풍우로 조난당한 작은 보트에 순한 오랑우탄과 다리를 다친 얼룩말, 그리고 굶주린 하이에나와 바닥에 숨어있던 무서운 벵갈 호랑이와 함께 227일간 표류하게 된 인도 소년 ‘피신 몰리터 파텔’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85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휩쓴 영상과 음악이나 영화가 이야기하는 인간 내면, 그것과 작용하는 주변에 대한 메시지의 강렬함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은유와 상징이 가지는 힘의 무한함에 대한 깨달음이다. 영화 마무리 즈음 ‘믿고 안 믿고를 넘어 어떤 것이 더 재미있냐’고 대놓고 묻는 주인공의 대사는 어쩌면 영화의 더 큰 화두는 은유와 상징에 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도 일으킨다. ‘시(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 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중략)…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 이야길 하나 쓰것다.’ 50여년 전 참여문학가 김지하는 월간지 『사상계』에 ‘오적’이라는 이름으로 권력과 사회 지배층의 부정·부패를 판소리 형식의 시와 그림을 빌어 직설적이면서도 노골적 표현과 한자 부수의 조어(造語)를 통해 비판의 대
지난달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치과신문 창간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초창기부터 발전을 목격하고, 애독하며 원고를 투고해온 필자로서 감회는 특별했다. 서울지부가 서울대 출신 회원에서 5개, 10개, 해외치대 출신 회원으로 다양화된 시점에서 여론을 수렴하는 전문매체의 출현은 필연적이었다. 전문의제 욕구와 치과의사회관 이전 문제에 따른 토론장이 필요했다는 치과신문 초대 발행인인 서울지부 안박 前회장의 소회도 절절했다. 예전 같으면 직접 선후배요 동창이라서 용비어천가적 기사만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치과신문은 엄혹했던 일제치하에서 항일의식과 민족의식을 고취했던 <황성신문>과 <매일신보>에 비유될 수 있다. 이젠 협회나 서울지부의 활동과 업적을 단순 보도하는 역할에서 탈피해 비판과 지적, 대안을 수렴하는 매체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치과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한 것은 당연한 듯 보이지만 탁월한 결정이다. 전국 배포의 당위성을 확보한 셈이다. ‘치과’라는 것이 축소지향적 어휘이긴 하지만 대중 인식에 기반한 총괄적, 일상 어휘이기 때문이다. 또한 뭐든 검색해보는 대세에 발맞춰 인터넷판을 개설해 포털사이트와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종합병원이나 치과대학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에서 고령 환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요즘은 ‘접수 등록’ ‘진료실 도착 알림’ ‘병원비 수납’ 등 거의 모든 업무가 키오스크 등 무인 디지털 기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이런 무인 디지털 기기를 쉽게 다루는 어르신도 많이 계시지만, 어르신께서 동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수납 등의 절차를 밟는 경우도 많다. 도움받을 의료기관 직원을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소수의 직원마저도 무인 디지털 기기로 접수하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무인 디지털 기기들은 젊은 세대에게는 빠르고 편할지 몰라도, 디지털 문명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 어르신께는 고역과 다름없다. 이뿐만 아니다. 병의원, 은행, 식당, 터미널 등 사회 전 분야에 무인 시스템이 적용돼 빠르고 손쉬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기존의 대면 방식에 익숙한 고령의 어르신들은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면서 불편함을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불편의 차원을 넘어서 생활 자체가 공포로 다가온다는 반응까지 있다. 택시 호출 앱이 일상화되면서 늦은 밤 길거리에서 손을 들어 택시를 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행기에는 조종석(cockpit)이 있다. 탑승객은 물론 승무원들도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곳이다. 기장과 부기장이 비행기 보안과 순항을 책임지는 곳이기에 통제구역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같이 식사도 할 수 없다고 한다. 한 사람이 운항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다른 사람이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소통과 견제가 매우 중요하므로, 이들의 지위는 다르지만 대등한 관계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렇기에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조종사를 선발할 때 원칙적으로 군(軍) 출신을 배제한다고 알려졌다. 기장, 부기장이 예전 계급이나 사관학교 선후배로서 견제를 하지 못하면 항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치과신문 논설위원일 때 ‘리더론’이라는 제목으로 몇 번 칼럼을 쓴 적이 있었다. 리더가 충분히 훌륭하고 판단력이 뛰어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에 관점을 달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리더 자체의 문제다. 사람은 누구나 초심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처음 마음 먹었던 말과 행동이 계속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힘들거나 욕먹는 일을 하기 싫고, 돋보이고 싶은 자리만 찾아다니게 된다. 마키아벨
1997년 개봉한 영화 ‘가타카’는 공상과학영화다. 유전공학이 일반화되고 사회가 유전적으로 완벽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양분되는 미래가 배경이다. 영화 가타카 안에서 사회는 유전자 프로파일링을 기반으로 계층화되어 있다.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차별받고 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주인공 빈센트는 우주로 가는 꿈을 꾸지만, 심장질환 등 유전적 결함으로 우주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열성인자를 갖고 태어난 탓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는 그럼에도 자신의 꿈을 펼치기로 결심하고, 사고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유전적으로 완벽한 제롬을 만나 협조를 받기 시작한다. 제롬의 유전자 표본과 지원으로 빈센트는 유전자 검사를 통과하고 가타카 회사에 일자리를 확보한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임무 책임자가 살해되고, 조사에서 모든 사람의 유전 프로필을 조사하면서 위태로워진다. 부모의 자연스러운 관계에서 태어난 빈센트는 분만실에서 치러진 혈액검사를 통해 운명이 결정되었다. 부부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유전적 결함을 제거한 인공수정으로 둘째 아이를 낳고, 지능이나 체력 모든 면에서 뛰어난 동생을 한 번이라도 이겨보고 싶었던 빈센트는 누가 멀리 헤엄칠 수 있는지 수영
지난달 21일, 치과신문 창간 30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비록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원은 아니지만, 이미 전국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성장한 치과신문의 치과계를 위한 역할을 축하드리는 바다. 당일 치과신문 논설위원으로서 참석해 다른 위원들과 기고 논단의 ‘시의성(時宜性)’에 관한 이야기도 나눴다. 또한 대선배님이신 양영태 논설위원님께서 치과신문 창간 축하의 덕담과 함께 최근 치협을 비롯한 치과계가 소송에 휘말리는 부분에 대한 걱정의 말씀을 해주셨다. 치협 회원의 일원으로서 충분히 공감이 가고, 얼마전 전·현직 의장단 선배님들의 성명서와 같이 매번 반복되는 선거 후유증에 대해서는 과연 우리 모두가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에 대해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치과신문 박태근 협회장 인터뷰 내용 중에서 ‘누가 독립군이고 누가 밀정이었는지 기록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을 접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 ‘암살’에서 소위 밀정 역할 배우의 명대사가 기억난다. “몰랐으니까, 해방될지 몰랐으니까.” 해방이 되고 나서 누가 독립군이고 누가 밀정인지 대부분 판가름이 났지만, 영화 내용과 같이 결국 무죄로 판결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판결과는 무관하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