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필자가 초보 개원의 시절에는 인건비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고 보조인력을 비교적 많이 고용하는 좋은 시절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시절은 점점 멀어지고 갈수록 치과 보조인력 구인이 개원의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로 남는다. 저수가, 높은 인건비, 세금, 임대료 등 가뜩이나 개원의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인력난은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치과종사인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단골 주제인 개원가의 구인난 실태와 그 해결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고령사회, 인구감소 등 여러 악재 속에서 구인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식당 등 여러 서비스업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고, 공장 등에서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러한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방법이 쉽지 않고, 계속 줄어드는 청년층에 비해 높아진 인건비를 현실적으로 개원가에서는 감당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질 거라 생각한다. 치과 관련 단체의 집행부가 바뀌는 선거 준비기간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약속과 대책을 내놓고 한목소리로 이야기 하지만, 근본적인 치과보조인력의 절대적인 수가 줄어들면서 공급이 줄어
건강하다는 사전적 의미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함. 또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에 대해 ‘신체적으로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라 정의했다.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건강이 최우선이다. 그러기에 수많은 매체들이 너나없이 웰빙을 위한 가지각색의 테마들을 다루고 있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인간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간 개개인과 마찬가지로 어느 단체나 기업 등 조직에서 조직력이 건강해지지 않고서는 백년은커녕 십년도 보장하지 못할 것이다. 출발이 아무리 거창해도 내부분열을 막지 못한 조직과 단체는 오래가는 경우가 없다. 개개인과 조직이 건강하지 못하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는 그 역사가 벌써 백년이다. 어느 단체든지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마찰이 있기 마련이고, 때로는 분열과 갈등이 만연해지기도 한다. 치과계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각 시도치과의사회에서는 강도의 차이는 있으나, 우려할 정도의 분열과 갈등양상은 적어 보인다. 물론 서울·경기도치과의사회는 단체 구성
치과 개원의로서 해야 하는 행정적인 업무가 많다. 치과의사로서 진료를 잘해야 하고 발전하고 있는 임상 술식을 익히는데 신경 쓰는 것이 환자를 위해 필수적일 텐데 원장으로서는 ‘의무’며 ‘필수’라는 이름으로 개원가를 옥죄는 행정 업무가 갈수록 너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치과 개원가의 이슈는 잠복결핵검진 의무제도다. 치과의료기관 종사자(2022년 7월 1일 이전부터 근무자)의 잠복결핵검진(생애 1회) 경과조치가 2023년 6월 30일 만료된다. 때문에 개원가에서는 현재 근무하는 전 직원의 결핵 및 잠복결핵검진을 실시를 놓고 큰 혼선을 빚고 있다. 이전부터 본지에서는 이에 관한 자세한 기사를 써왔지만, 막상 검진을 안 하면 최대 200만원(1회 100만원, 2회 150만원, 3회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2023년 7월 1일이 다가오니 검진기관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 2016년 4월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종사자의 결핵검진 의무화를 골자로 한 결핵예방법 시행규칙을 공표했다. 시작은 이대목동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이 결핵에 감염된 상태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2016년부터 잠복결핵 검사가 법적 의무조항임에도 의료인 개인에게
이른바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법’으로 불리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미 현장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에 더해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중될 행정부담과 환자 불편으로 인한 민원에 대해 병원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건강보험 수급자 자격관리와 부정수급을 차단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 타인 명의로 마약류 등 처방에 의한 오남용을 차단하겠다는 설명이지만,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의견이 많다. 기존 건강보험 수급자 자격관리와 부정수급 방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업무였지만, 이제는 의료기관의 책임이 되어 자격 확인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및 징수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내원 환자에게 건강보험증과 신분증을 요구해 본인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일상에서 은행 업무를 보거나 비행기·선박 등을 탈 때,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신분증이 없으면 업무가 처리되지 못하거나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들 알고 있으면서도 신분증 미지참으로 공항 등에서 임시신분증을 발급하는 경우가 많다. 신분증이 없는 경우, 병원에서 접수가 되지 않으니 진료를 진행하
‘사람은 누구나 부조종사가 필요하다’는 2010년에 개봉한 ‘인 디 에어’ 대사 중 하나다. 월터 컨의 소설 ‘Up in the Air’를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 여러 영화제에서 각색상을 받은 영화다.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생각이 바뀌었을 때 앞에 놓인 인생의 방향이 좋은 쪽으로 바뀌었다면 좋으련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영화의 포인트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해고 전문가라는 직업을 이 영화로 난생 처음 알게 되었다.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는데 다른 이의 손까지 거쳐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치과 원장들도 피치 못하게 해고 통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여러 날을 고민하는 경우도 허다해 새삼 힘든 자리임을 느낀다. 해고 전문가인 주인공은 회사에서 직원을 해고할 때 감정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전문가로서 대신 처리하는 일을 한다. 해고당하는 직원의 다양한 반응을 그저 묵묵히 받아주며, 그들의 앞날에 펼쳐질 새로운 기회를 말하곤 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이 회사에 있지 않다는 듯 말이다.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는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하며 그들에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제안하기도 한
그날은 기막힌 날이었다. 4월 16일 정오에 인근 호텔에서 열린 치과의사 동료의 딸 결혼식에 참석했다. 신랑과 신부가 전부 의사인 촉망받는 커플이었다. 양가 아버지의 진솔한 덕담이 어울리는 고급 스몰웨딩이었다. 예식 후에는 시청 앞에서 열린 의료연대 규탄 결의대회를 들러볼 심산이었다. 마침 한 동기와 함께 방문하기로 카톡이 오갔다. 치협 깃발은 단상에서 중간쯤 있었다. 조금 전 정장 차림으로 고급호텔에서 식사를 하다가, 도로 블록에 앉아 민노총 시위 같은 낯선 장면을 실연하자니 자괴감이 밀려왔다. 젊은 의료인들의 난항을 예고하나? 20여년 전 독일 의사들이 가운을 입은 채 시위하던 사진이 해외 토픽에 올랐었는데, 이것도 선진국으로 가는 통과의례인가. 그런데도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에서 의대 입시교육 열풍이라니,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결의대회의 주축이 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3개 단체의 연합이다. 통상 의료인이라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로 대별되던 시대는 가고, 직능이 진보적으로 다변화된 시점이다. 과거 의협이 쥐고 있던 주도권 역할은 상실된 지 오래고, 직역 간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는 풍토로 변했다. 오로지 회원의 숫자가 그 단체의 힘이고 위
요즘 필자의 귓가를 맴돌면서 흥얼거리고 있는 노래는 김동률 작사·작곡의 ‘황금가면’이라는 곡이다. 가수 김동률의 기존 노래와는 사뭇 다른 파격적인 스타일로 만화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가사는 어린 시설 누구나 한 번쯤 품어 봤을 슈퍼히어로가 되고자 했었던 상상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잘 짜인 곡의 흐름과 한몸처럼 움직이는 가사는 단호하고 세련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버린 듯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이 노래는 마블의 어벤져스나 DC의 저스티스 리그에 나오는 슈퍼히어로 이야기가 아니라 잊고 살고 있었지만 지금 이 시대 영웅은 바로 우리 자신이며, 각자의 영역에서 주인공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세상이 결국 우리가 예전에 꿈꿨던 세상이었던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져준다.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SIDEX 2023은 학술대회 기간 중 등록자들이 어린 자녀를 동반하고 오면 본인이 황금가면이 될 기회를 제공한다. 코엑스 컨퍼런스룸 327A-C에서는 함께 방문한 자녀들에게 안전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키즈플레이존을 운영한다. 안전요원도 배치되어 있으며 에어바운스 등 놀이기구와 애니메이션 상영, 페이스
치과신문 논설위원으로서 마지막 원고를 써내려 간다. 개인적으로는 대구광역시치과의사회장을 시작한 시점이다. 그야말로 정신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매일 계속되는 회의와 함께 결정해야 하는 사안들로 점철된, 여태 느껴보지 못한 고민과 근심으로 가득한 요즘이다. 고맙게도 이 막중한 시기에 필자를 다잡는 화두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몇 년 전, 친한 선배 한 분께서 필자를 위해 지은 호라며 멋진 낙인과 함께 보내왔다. ‘구문(九門)’, 아홉 번째의 문을 뜻한다. 사통팔달(四通八達), 길이 여러 갈래로 통한 곳이란 뜻이다. 사거리나 오거리처럼 여러 갈래로 길이 통하는 곳을 말한다. 즉, 여러 길이 교차한다는 것으로, 교통의 중심지로서 사람들이 들어 번화하기 마련이다. 거기에 하나 더 마음이 통하는 아홉 번째 문을 둠으로써 사람과 사람들 마음을 잇고 마음의 가교를 놓길 바란다는 뜻을 담아 보내온 것이라 했다. ‘사람들이 북적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또한 마음도 이어보아라.’ 이 호를 받고 몇 년을 묵혀 그 뜻을 헤아리고 또 헤아려봤다. 아홉 번째 문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회무를 돌본다. 더불어 내 마음도 익어간다. 공자에게도 근심거리가 있었다. 덕을 닦지 못한
필자의 치과 아래층이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한창 하더니 다양한 종류의 과자와 군것질거리를 판매하는 가게가 생겼다.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 싶더니 요즘 유행이라는 무인 점포였다. 소매점뿐만 아니라 편의점 상위 4위의 무인 점포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인력난, 인건비 상승 등 요인으로 가맹점주 부담이 커진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제 주간에는 유인 점포이다가 야간에는 무인 점포로 운영하는 복합 형태나, 24시간 편의점이지만 야간에는 영업하지 않는 편의점이 보여도 이상하지 않다. 앞서 2024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근로자위원이 속한 한국노총, 민주노총 양대 노총은 2023년보다 24.7% 높은 1만2,000원을 공식 요구했다. 노동계 요구안을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이슈가 큰 업계는 술렁이고 있고, 무엇보다도 최저 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무인 점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2022년 말까지 무인 매장은 전년 대비 55.8%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업체 중
3년 전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이란 책을 읽고, 사업에 관해 필자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깼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의원이나 병원을 경영하는 독자라면 꼭 이 내용을 이해하고 실천하길 바라본다. 그 사업이 무엇이든 사업체가 성장을 거듭해 동네를 벗어나 큰길에 들어서면 두 사람이 기다릴 것이다. 한 사람은 수트 차림에 넥타이를 맸고 한 사람은 잠바 차림에 모자를 썼다. 이 두 사람은 경쟁자인 동시에 동업자다. 이들은 당신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도 있다. 수트 차림에 넥타이를 맨 사람은 금융이고, 잠바 차림에 모자를 쓴 사람은 부동산이다. -돈의 속성- 김승호 이 책을 읽었던 2020년은 필자가 개원한 지 12년째 되는 해였다. 그전까지 건물주는 막연한 소원이자 희망이었지만, 잠재의식 속에서는 ‘내가 무슨 건물주야?’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었던 모양이다. 수십억, 수백억을 호가하는 건물을 소유한다는 것은 나와는 너무나 딴 세상 같은 얘기라 한 번도 건물의 시세를 알아본 적도 없었으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개인 사업체나 자영업을 하고있는 대부분의 사장들은 보통 계약 후 임대료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내가 매일 사용하고 있고
인사만사(人事萬事)’라고 할 때 인사는 사람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을, 만사는 만 가지의 일, 다시 말해 모든 일을 말한다. 그래서 자고로 ‘인사가 만사다’라고 하면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의미다. 대학자인 율곡 이이는 현명한 신하의 세 가지 유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도덕이 몸에 배어 백성을 편하게 하며 정도를 행하는 ‘대신’, 둘째, 나라를 걱정하면서 자기를 돌보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백성을 보호하고 국가를 편하게 하는 ‘충신’, 셋째, 항상 자기 직분과 능력을 생각하여 그릇 크기는 경국에 미치지 못해도 재능이 하나의 관직은 능히 맡을만한 ‘간신’으로 정의한 바 있다. 지난 4월 29일 제72차 치협 대의원총회가 개최됐고, 5월 1일 치협 제33대 박태근 집행부의 임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정작 3만 회원을 위해 일해야 할 치협 임원의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 물론 적재적소에 유능한 임원을 선임함에 있어 신중한 자세는 좋다. 하지만 선거 때 논공행상을 따져 알력 다툼과 같은 내부 갈등으로 인사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간호법
작년 3월 전 세계가 보고 있었던 아카데미상 시상식 실황 방송에서 미국 유명 흑인배우가 각본에도 없이 무대 위로 올라가, 행사를 진행하던 또 다른 흑인희극배우에게 손찌검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달됐다. 언제부터인가 무대에 오르는 주인공은 요즘 말로 뭔가 임팩트 ‘쩌는’ 멘트로 좌중과 시청자들의 박장대소, 참신함, 의외의 느낌, 심지어는 물의라도 일으켜 대중에게 ‘서프라이즈’를 선사해야하는 선례 또는 유행이 만들어져 왔다. 비슷한 예로 여러 경로로 자신을 노출하는 유명인들이나 재벌인사의 특이한 거동(behavior)도 ‘의외’와 ‘서프라이즈’를 갈망하는 대중의 정서적 허기에 맞춰 차려진 밥상과 다르지 않다. 주인공들의 언행이 다소 상식과 보편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는다 싶을 때, 대중은 열광하고 주인공의 ‘대중성’은 높이 평가되며 내내 이슈로 남아 당사자들의 ‘대중’ 여론주목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러한 유행의 물결은 선을 넘어 방파제 너머로 종종 범람한다. 80억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며 비슷한 사건들이 수없이 반복되다 보면 다 그저 그렇고 별다른 느낌 없는 일들로 퇴색되어 갈 수밖에 없는 데다가, 개개인이 ‘매우’ 특별하고 누구나 노력 없이도 ‘당연히’ 행복해질
최근 며칠간 10대 학생 3명이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한 고등학생은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생중계하면서 투신해 숨졌고, 다음날 한 중학교에서는 중학교 남학생이 다른 반 여학생을 흉기로 찌른 뒤 인근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며칠 뒤에는 중학교 여학생이 집에 혼자 있다가 투신해 사망했다. 이 학생은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는 가까운 관계여서 필자도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특히 고등학생의 극단적인 선택 장면이 SNS상에 생중계된 데 이어 10대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아이돌 멤버까지 숨지면서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의 극단적인 선택을 일반인이 모방하는 현상)’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신 장면이 라이브로 중계되면서 이를 목격한 불특정 다수가 연이어 모방하고, 그 과정에서 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소셜미디어 영상은 생중계를 지켜본 사람은 20여명이었다고 하지만, 해당 영상이 이후 각종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됐다. 전문가에 의하면 부모들은 아이들의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문제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을
1980년대 필자가 치과대학 재학생 시절, 아버지로부터 서울에서 치과를 개원 중인 집안 아저씨인 변영남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2020년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기원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대한치과의사협회사 편찬위원회 모임에서, 학생 때 이야기를 들었던 변영남 아저씨를 처음 만나 늦은 인사를 드리게 되었다. 현재 필자는 강릉에서 25년차 치과 개원의다. 변영남 선생님은 1969년 서울치대 23회 졸업, 해군진해병원, 백령도에서 군 복무, 1974년 서울 경희대 앞 휘경동에 성신치과를 개원하였다. 선생님은 김동순 회장님 시절 치정회 간사를 맡아 초창기 치정회 설립에 기여했다. 필리핀 치과대학을 탐방하고 18개 치과대학 현황조사 후, 외국인의 국내 치과의사고시 응시 문제점을 파악하여 책자를 만들어 언론과 복지부에 배포함으로써 외국치과대학 졸업자의 시험제도 개선에 초석을 마련했다. 협회 치무이사 시절 한국인 구강실태조사를 했고, 공보이사 때 치의신보 독립채산제를 완성했다. 직장 구강검진이 없을 당시 산·알칼리 취급 업종만 우선하는 방향으로 근로자 구강검진제도를 도입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대한치과의사학회장과 협회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얼마 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인 결격사유와 면허취소 사유를 확대한 의료법개정안, 이른바 ‘의사면허취소법’이 본회의에 직회부 됐다. 2020년 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 해당 상임위를 거쳐 1년 3개월 동안 법사위에 계류 중이었다가, 논의가 더 이상 진전이 없자 지난 2월 9일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표결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것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강력한 반대 설명을 냈고, 박태근 회장은 삭발식을 거행했다. 의료인 거취와 직결된 문제이니 만큼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당연히 이 법안에 반대를 하고 있다. 반대하는 주요 근거는 박태근 회장이 성명서에서도 밝혔듯이 ‘업무와 관계없이 교통사고 등 누구에게나 예고없이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로 인한 금고형 이상 형사처벌만으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규제’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어떠할까? 정치인들이 입법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정치적 이해관계다. 표에 민감한 국회의원들이 의료인의 주장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 이런 입법을 할 수 있었을까? 의료인 면허를 제한하는 의료법개정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조사결과, 개정안을 찬성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