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를 양의(良醫)라 하고, 유명한 의사를 명의(名醫)라 한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이 명의는 ‘이름이 드러난 의사’라는 뜻이고, 양의는 말 그대로 ‘좋은 의사’라는 뜻이다. 양의나 명의 모두 사회가 바라고 아끼는 존재이다. 옥편을 보면, ‘名’은 저녁이 되어 날이 어두워지면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그래서 헛기침을 하면서 말소리로 “나는 김 아무개요”, “나는 이 아무개요”라고 자기를 밝히는 데서 유래했다. 그러고 보니 ‘명’은 남이 나를 알아보라고 내가 나를 초들어 일컫는 말인 셈이다. 그렇듯, 유명한 사람은 남이 알아내기도 하고 스스로가 밝히기도 해서 생겨난다. 세상이 개명되어서 인지, 요즘 신문이나 잡지를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노라면, ‘명’자 붙은 게 많은데 놀란다. 명의, 명약, 유명처방, 유명병원에서 시작하여 명사, 명문학교 등 명자 붙은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뿐만 아니다. 세상은 지금 온통 최첨단, 최상, 최신, 최초, 최고, 제일, 극대화 등 최상급 형용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학이나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남에게 뒤질세라 선두 다툼질을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참으로 ‘높은 것 (至高)’에 사
올해 치과의사 국가시험에서 808명의 응시자 중 94.9%인 767명이 합격해 치과의사라는 새 옷을 입게 됐다. 이들 대부분이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예정자이므로 30대 초반의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오랜 시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치과의사로서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와 함께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전체 합격자의 35% 정도의 새내기 치과의사들은 전문의 수련과정에 입문하게 되고, 이외의 새내기들은 대부분 개원의 꿈을 안고 봉직의로서 첫 출발을 하게 된다. 이들은 학교에서 치과의사로서의 기본적인 소양과 술식을 익혔지만, 대학이라는 틀을 벗어나 실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는 기대보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처음 페이닥터로 근무하는 이상적인 치과는 어디인지, 급여는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지역은 어느 곳에서 시작해야 할지 등 현실적인 문제가 급선무다. 진료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실제 개원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질문들이 많다. 몇 년의 기간을 배워야 전반적인 진료가 가능할지, 어떤 루트로 진료 술식들을 배워야 하는지, 당당하게 환자를 보려면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할지, 모든 것이 베
치과 개원의로 살다보면 때론 아오이처럼 냉정한 모습이, 때로는 준세이와 같은 열정적 액션이 필요하다. 치과에서 냉정과 열정 사이를 시기 적절히 오가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냉정해야 할 상황에 뜨거운 열정을 보이면 피곤의 연속에 빠져들고, 열정을 다해야 할 때 냉정하게 바라만 본다면 빈곤의 나날을 보낸다. 지난 15년 동안 개원 생활에서 터득한 필자의 깨달음이다. 열정으로 가득했던 개원 초기 흥행한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처럼” 냉정한 마음으로 영화도 보고 원작도 읽었다. 아오이와 준세이의 사랑에 많은 아픔과 시련이 있었지만 결국 극복하며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맺었던 것처럼 치과개원 생활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영화 속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애절하고 감미로운 첼로 선율과 피렌체 이곳저곳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당장이라도 이탈리아행 항공기에 탑승하고 싶은 열정을 솟구치게 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이 열정을 주로 이기는 편이라 바로 실행은 못한다. 하지만 버킷 리스트에 ‘피렌체 여행하기’를 추가함으로써 다소나마 위안을 삼는다. 영화에서 준세이는 오래된 회화를 복원하는 ‘고화복원사’다. 굉장히 생소하게 들리지만 고화복원사는 죽
박근혜 대통령까지 일선에 나서 국회 처리를 독려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경제 활성화 3법’ 중 핵심이다. 이 법은 2011년 12월 처음 국회에 제출됐고, 회기내 처리되지 못해 폐기됐다. 이후 2012년 7월 정부가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후 3년이 넘도록 여야간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법안이기도 하다.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계획 수립, 서비스산업 규제개선, 연구개발 활성화, 세제지원, 서비스산업 범위 등을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해 서비스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 일자리를 확대하자는 게 주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세우고, 이 법에 의거해 설치된 기재부 중심의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모든 사안을 관장하게끔 돼 있다.무엇보다 이 법은 교육, 보건, 의료, 전기, 교통 등 공공서비스의 규제를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어 야당과 보건의료계는 이 법이 제정될 경우 서비스산업발전을 명분으로 의료영리화 정책추진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컨트롤타워인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를 통해 직접적으로 관련 부처의 정책 사안이나 법령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얘
2001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3대 소수정예 원칙을 의결한 이후 치과계의 합의 사항은 소수정예였다. 그러나 법률의 판단은 대의원총회의 의결과는 사뭇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문과목을 표시한 치과의원은 전문과목에 해당하는 환자만을 진료해야 하는 의료법 77조 3항의 위헌 결정을 비롯해 외국 수련자의 치과전문의 자격시험 응시도 허용하라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의료광고 사전 심의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전문의를 내세우면서 비도덕적인 광고까지 더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그동안 전문의제의 개선에 관해서는 치과계 합의를 존중하겠다던 복지부는 현재 더 이상 치과계의 합의를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으로 인식한 것 같다. 미수련자의 경과조치는 연구용역을 맡긴 후 추후에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보류한 채, 전속지도전문의 역할자, 해외 수련자 및 기수련자의 경과조치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설령 오는 30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복지부안이 부결되더라도 입법예고는 이와 상관없이 강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이상보다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을 추구하는 치협은 회원 피해의 최소화 원칙에 따라
이 글을 쓰고 있을 때에, 만났던 협회 이사의 전화에 불법 네트워크 치과에서 뿌린 로비성 자료에 대한 주요 일간지 기자의 확인 전화가 빗발 쳤고, 그 소리가 귀에 포성처럼 들리는 것을 보면 치과계가 전시상태임이 분명한 것 같다.연초에 선배 전화를 받았다. 모 치과전문지 기사의 진위를 알 수 있느냐는 것이었는데, 평소 보지 않던 인터넷 신문인지라 일부러 들어가 보았다. 창간 특집으로 서울 등 수도권 치과 56곳에 대한 최근 3년간의 매출액 분석 기사였다. 평균 월 매출액이 2013년 연간 4,747만원에서 2015년 4,084만원으로 줄었는데, 비급여부분이 감소가 주원인이고,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는 의원일수록 감소폭이 크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서울 등 수도권이라는 곳이 어디인지, 56곳이 전국 혹은 서울이라도 대표할 수 있는 집단인지를 정당화 할 수 있는 근거를 밝히지 않았고, 자료가 국세청 자료인지, 보험공단 통계인지, 그냥 원장에게 물어본 것인지조차 밝히지 않았으며, 당당하게 기사화 할 수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근거 없는 기사로 선배처럼 상처받은 치과의사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매출이 줄어든 것도 맞고, 신규
대부분의 치과원장들은 고용주 입장에서 2016년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알고 있을까? 2016년 최저임금은 2015년보다 8.1%가 인상돼 시급 6,030원, 월급 126만27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월급으로 하는 경우 유휴수당 등이 포함되므로 실제 근무한 시간보다 급여를 더 계산해 지급해야 한다. 최근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은 6.1%(2013년), 7.2%(2014년), 7.1%(2015년)였다. 치과건강보험 수가 인상률은 2.7%(2013년), 2.7%(2014년), 2.2%(2015년)였고, 2016년에는 1.9% 인상됐다. 최저임금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최소한의 시급이 이 정도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법적 강제제도다. 최소한의 시급을 법률로 강제해, 근로자를 고용하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아무 일을 시키지 않아도 고용상태에 있으면 지급해야 하는 금액인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재산이 많아 다른 소득이 있다 해도 그 금액은 지급해야 되는 것이다. 즉 최저임금은 생활안정을 위한 의미도 있지만 노동에 대해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수준의 금액을 정하는 것도 있다.병원입장에서 매년 정해지는 환산지수가 근로자에게는 최저임금과 같은 것이다. 최저임금에 대해
의료법 제33조8항(1인 1개소법)의 존폐는 2014년 8월에 한 의료인이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서울동부지방법원이 받아들이면서 헌법재판소의 최종판단을 남겨 두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치과계에 알려진 것은 2015년 8월경이었으며 당시 치과계는 복병 중의 복병을 만난 심정으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1인 1개소법’은 네트워크 형태의 신종 사무장병원에 당당히 맞서 의료질서 확립과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치과계의 표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당시 치과계의 여론은 법의 수호를 위해 치협과 모든 회원이 힘을 합하고, 위헌 결정을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는 것에 모이고 있었다. 단지, 치협은 유디치과의 기소를 앞둔 상황에서 위헌법률심판과 관련한 직접적인 행동이나 움직임보다는 법률적인 접근이 유효하다는 판단을 했고, 회원들도 이를 상당 부분 인정해주었다. 협회의 의도대로 유디치과 기소가 전격적으로 이뤄졌고, 치협도 이제는 헌재의 판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다.최남섭 회장이 지난 연말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에 의하면 ‘일각에서 1인 시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치협이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맹비난을 서슴지 않고 1인 1개소법의 사수 의지가 없다고 힐난
“나, 쌍둥이 아줌마야. 알아보겠어?” 음색은 예전 그대로였다. 다만 세월의 무게가 점점이 뽀얗던 피부에 내려앉았다. 45여년 만인가, 치과에서 특별한 환자분을 맞이했다. 독일 간호사로 나간 후 사촌형과 이혼하고 그대로 독일에 눌러앉은 형수였다. 사촌형은 10년 전 돌아가셨다. 초등학생 때 나의 엉덩이 종기를 보아주던 형수. 입안은 깨끗했다. 게르만인들 속에서 버텨낸 체력의 저력인 듯 했다. 부담 없이 차라리 잘된 생각이 들었다. 전문용어와 진료비가 개입될 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치아 나이는 40대시네요” 민망함을 감추고 구강검사를 핑계로 불쑥 온 형수에게 자존심을 지켜주느라 무심결에 그랬나? 인간 정리(情理)상 그대로 보내면 후회가 남을까봐 점심을 마주했다. 긴 세월이 흐르면 각자 기억되는 것도 다르나 보다. 형수는 필자가 초등학교 졸업식 때 대표로 상 받는데 참석한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단다. 찾아 갈 때마다 김치찌개를 푹 끓여주고 용돈을 챙겨주셨으니 점심을 많이 드시라 했다. 형수는 독일에서 내과병동에 장기근무 하다 비뇨기과 외래로 옮겨 근무했다고 했다. 은퇴 후 병원주택에서 연금을 받으며 지내는데 일 년에 한번 한국에 올 여유는 된단다. 조카를 데
우리나라 의료비 지출이 가구의 지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증가추세에 있음에도 경제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게는 의료의 사각지대가 많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기에 발생하는 구강 질환은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침에 따라 건강한 치아를 100세까지 유지하기 위해선 이 시기의 구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가구의 소득 수준 뿐만 아니라 부모의 관심, 가족형태, 부모의 구강건강인지도 수준 등에 따라 구강건강과 관련된 예방치료의 혜택이 평등하게 분배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건강보험이 확대 실시되었다 하더라도 저소득층 자녀들의 우식 경험치 지수가 높고 치아홈메우기 실시 확률이 낮은 것은 아동 청소년 시기의 구강예방효과의 중요성에 역행하는 사회적 기회 불평등이다.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없는 시기의 구강 건강은 부모에게만 책임을 지울 수 없으며, 사회적 공동 책임으로 점차 개선되어야 한다. 이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이다. 내용을 되짚어 보면 참여를 희망하는 치과 중 관내 4학년의 초등학생이 개별 치과주치의를 선정하고 등록한다. 주치의로서 치과는 단순한 일차 진료뿐만 아니라 구강검진을 실
현행 의료광고 사전심의가 위헌으로 판결되었다. 헌법재판소(헌재)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를 받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전검열이 예외 없이 금지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의료광고는 상업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전 검열도 금지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지난달 23일 ‘심의를 받지 아니하거나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56조 제2항 제9호와 “사전 심의 없이 의료 광고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의료법 제89조 등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의과, 치과, 한의과 의료광고사전심의제가 사실상 중단되었다. 의료광고는 의료법에 의해 규제되어왔으나 2005년 10월 ‘의료인의 영업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이 난 후,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치료효과를 보장하는 등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내용 등의 광고를 금지할 것을 전제로 허용되었다. 이후 2007년 4월 의료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의료광고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과거에는 회원의 관리 정도가 주 업무였지만 지금은 회원관리를 넘어 회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다양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회원고충처리위원회 활동이나 우리동네 좋은치과 사업, KDA 덴탈잡, 치과의료정책연구소의 활동들, 그리고 새내기 치과의사를 돕는 ‘덴탈 시니어 오블리제’ 같은 사업은 물론이고 각 위원회의 활동과 협회장을 포함한 임원 30명의 활동도 그 맥락에 있다고 본다. 또 최근에 개설한 콜센터도 회원을 보호하고 도와주기 위한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치과의사 수가 적고, 경기가 좋았을 때는 개원하고 치과를 운영하고 은퇴하는 것까지 모두 개인이 진행하는 것이 당연했다. 개원도 본인이 혼자 혹은 소개받은 치재상의 도움으로 대충 개원지를 정하고, 장비를 리스하고 인테리어 공사 후 오픈하면 대부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자리를 잡았다. 간호조무사 인력을 고용해도 문제가 없었기에 직원 구직도 어려울 게 없었다. 환자와의 관계도 지금보다는 좀 더 친밀했는지, 진료와 관련된 오해나 소송도 별로 없어 치협의 도움을 요청할 필요성을 크게 못 느꼈을 것이다. 은퇴의 경우도 그렇다. 보통은 개원한 자리에서 본인이 힘들 때까지 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뀔 때마다 덕담을 주고받으며 서로 격려하는 게 우리의 오랜 관습이다. 그동안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치과신문의 독자 여러분께도 희망차고 따뜻한 일들이 가득하길 소망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태양은 떠오르고 언제나 반복되는 새해임에도 2016년은 더없이 중요한 해가 되었다. 이는 전적으로 치과계의 미래를 뒤바꿀 수 있는 굵직한 사안들이 결정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대외적으로 정부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으로 의료영리화의 지름길로 가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통과를 위해 국회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보건의료분야의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우리만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막고 있다가 뒤떨어지게 될 뿐이라는 논리다. 보건의료가 서비스산업이라는 건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거대 자본이 의료현장에 투입될 때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예측과 대비 없이 무조건 따라 하기 식의 행태는 그 결과가 ‘하늘과 땅’ 차이만큼 혹독할 것이다. 그 막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고달픈 삶으로 이어지고 우리 의료인은 ‘쩐’의 노예로 전락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또한, 의료계 자정작용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인 1개소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치과대학 입학 정원 감축에 관해 글을 여러 번 써왔으며 올해 2월에도 입학 정원 감축을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10여 년 전부터 추진했어야 함에 만시지탄의 느낌도 있지만 그나마 다행히도 지난달 말에 협회, 한국치과대학장협의회, 치의학전문대학원장 협의회 간의 워크숍에서 치과의사 인력 수급에 관한 국내외 동향에 관해 심도 있게 토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걸로 알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 상임위 여야 측과 복지부와 함께 치과대학 정원 감축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국회 측과 정부 측 모두 공감한 바 있다.당장 시급한 치과의사 인력 수급에 관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첫째는 치과대학 입학 정원 감축과 10%의 정원 외 입학 감축이고, 둘째는 외국 치대 졸업생들의 국내 유입 문제와 셋째는 국내 치과의사들의 외국 진출 문제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엄청난 인구 감소가 예상되기에 우리들에게 의료 인력 수급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지난 20여년 세월 동안 필리핀을 비롯한 유럽, 남미 등지에서 유학한 많은 치과의사들이 한국으로 유입되어 이래저래 국시를 통과하고 치과의사 면허증을 받은 사례가 많이
연말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나름대로 새해를 준비하느라 모두가 분주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을 밝히고 치과 대기실엔 캐럴이 흘러나와 들뜨기도 하고 반성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기이다. 각종 송년회를 통해 자주 못 보던 지인들을 만난 반가움에 수다를 떨면서 12월은 그렇게 빨리 지나가고 있다.치과의사들도 새해의 희망을 찾아 이리저리 뒤적거려 보지만 진한 한숨이 먼저 나온다. 지난 한 해 메르스 사태를 비롯한 깊은 불황은 개원가를 더욱 움츠리게 했다. 치과 운영상의 어려움이야 기대를 낮추면 해결될 수 있겠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구인난과 개원가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등은 새해를 설계하는 데에 허탈함을 더하고 있다.춥고 어두운 겨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심리적 위기 또는 공황이다. 동료라 여기던 선후배끼리 선의의 경쟁이 아닌, 막장 경쟁으로 사활을 걸어야 하는 개원가의 모습은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의욕을 잃게 하는 주범이다.치협 대의원총회의 결의와는 반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복지부의 전문의제도 개선안은 개원의들에게 큰 부담이다. 다수개방안을 기본 골자로 하고 있으며, 임의수련의와 11번째 과목을 통한 비수련자의 경과조치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