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똥~ 휴대전화의 문자 도착 메시지가 울렸다. 누군가로부터 오는 문자를 확인 할 땐 대학시절 우체통을 열어 볼 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항상 작은 설렘을 동반한다. 비록 소액 대출을 받으라거나 주로 저녁에 오는 대리운전 스팸 문자라 실망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래도 열어보는 동안에는 조그만 설렘이 있다. 다행히도 이번 문자는 치과신문의 김 기자님이 이번 호의 원고 내용을 25, 26일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SIDEX 홍보도 할 겸, 필자의 ‘진료실에서의 환자심리이야기’ 강연도 알릴 겸해서 글을 쓰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문자였다. 그리고 친절하고 센스 있게도 문장이 끝난 뒤에 눈 두개도 잊지 않으셨다. ‘^^’인 이모티콘 말이다. 얼마 전 옥스퍼드사전에 이모티콘도 단어로 인정되어 실린 걸 보면 이젠 하나의 언어로 자리 잡는 듯하다. 필자도 문자를 받고 ‘^^’이 없으면 상대방의 기분이 안 좋은가 생각할 정도니 말이다. 필자가 필자의 강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조금 낯간지럽기도 해서 오늘은 독자들에게 그날의 일진을 풀어주어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고자 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이니 그냥 재미로 읽자. 옛날 우리 선조들이 그달, 그날의 상황을 파악하던 방법대로 풀이 해본
며칠 전 광주에서 개최됐던 강연회 후 마련된 회식 장소에서 문득 교수님께서 그 중 한 선생님의 사주를 취미 삼아 보아주라고 하셨다. 요즘은 아이폰에도 음력 달력인 만세력이 나와 있어서 바로 찾는 것이 가능하여 생년월일로 8글자를 보며 설명하였다. 음양오행과 명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얼마 전부터 병원에 출근하는 것이 싫어지지 않았냐고 물으니 너무 잘 맞는다며 복채까지 주시기에 웃으면서 자리가 파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맥주로 희석시켰다. 수련 받을 때부터 개원하여 1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출근하여 주차시키고 한동안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앉아 있었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열어야 할 운전석 문을 무겁게 하였던가. 세월이 지나면 가벼워지겠지 하고 생각하였건만 이젠 세월의 무게까지 실리는 듯하다. 아직도 주차시켜 놓고 몇 분씩 앉아 있다가 내리는 필자에게 병원 출근하기 싫지 않느냐는 질문은 마치 자기 고백처럼 들렸었다.수련 시절엔 엄청난 양의 잡일 때문에, 힘들게 하는 윗 년차가 싫어서, 과장님이 무서워서 등이 이유였다. 공직에 있을 때는 수익을 올리라고 푸쉬하는 병원과 스탭 간의 문제, 타과
오늘은 필자를 비롯한 남편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부디 남자들에게 넉넉한 마음을 갖고 읽기를 권한다. 한 환자가 지방출장 중에 교정 장치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여 환자와 가까운 곳에 개원한 동문을 찾으려고 명부를 뒤적거리다 반가운 이름하나를 발견하였다. 대학 때 친하게 지냈으나 졸업 후 본지 오래된 여자후배였다. 오랜만에 전화를 하고 반가운 마음을 주고받고 환자를 부탁하며 근황을 묻는데 왠지 그냥 편하지 않은 듯 한 느낌이었다. “병원일?”하고 물으니 “아뇨”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고 나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나이 50살이 되도록 이런 저런 형제나 친구, 친척들의 가정사들을 보고 들으며 필자 나름대로 정리한 필자만의 이론이 하나 있다. 조금 저속한 표현이라 글로 써도 될지 모르겠으나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없는 듯 하여 중간 글자는 O로 하여 적는다.‘효자O끼 개O끼 이론’이다. 이 땅의 모든 남자들은 효자가 되어야 할 역사적 운명을 띄고 태어났나 보다. 불효자는 공공의 적이다. ‘그럼 그냥 엄마랑 살지 왜 결혼은 해서 아내를 만들어야하는지’가 모순의 시작이다.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는 순간부터 두 개의 모순이 발생한다. 남
또 한 명의 여자아나운서가 목숨을 던졌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자살 급증의 근본적 원인을 생각해본다. 적응력이 가장 뛰어난 바퀴벌레나 개미 등은 수천 년을 살아왔다고 한다. 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인간도 적응력이 풍부한 동물이므로 부적합한 환경에 놓여도 그 환경을 변화시키거나 적응함으로써 지구상에 생활권을 확대하다 못해 이젠 파괴를 하고 있다. 그리고 고도발달이 만들어낸 현대사회는 인간의 적응능력을 훨씬 초과한 스트레스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이런 환경은 신체적으로는 위궤양이나 고혈압, 두통 등의 신경증을 만들기도 하고 정신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이나 우울증, 자살 등을 선택하게도 하며 가족관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이혼 급증, 청소년 비행, 노인 학대 등의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심리학에서는 현대인을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겨우 바다에 떠있는 존재로 비유하며, 이를 극복할만한 기분전환이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지면 즉시 심리이상의 바다에 빠진다고 설명한다. 이미 선진공업화 사회가 만들어내는 스트레스로 인한 마약중독, 범죄증가, 자살 등의 사회병리현상은 잘 알고 있다. 우리사회도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수많은 병리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살률 세계
요즘 일요일 저녁만 되면 TV 앞을 떠나지 않는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가끔은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눈에 이슬이 맺히기도 한다. 물론 슬픈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노래를 들으며 감동받은 것은 장사익 씨의 콘서트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내가 즐기던 노래들을 그들의 프로 감성으로 부르는 노래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마치 평범하게 옷을 입은 모습만 보이던 아내가 모임에 가려고 예쁜 옷을 입고 머리하고 화장해서 예뻐진 새로운 모습을 볼 때의 그런 느낌이었다. 더불어 저렇게 훌륭할 수 있는 노래를 내가 마구 불러서 싸구려로 만들었다는 미안함도 있었다. 그래서 참 오랜만에 TV 방송시간을 기다린다. 요즘 세대의 노래들은 공장에서 만드는 인스턴트란 말이 있다. 과거의 노래에는 감성과 내용이 있어서 노래를 소유했다면 요즘 세대들은 노래를 부르다가 싫증나면 바로 버리고 새로운 노래를 찾는 소비식의 노래를 즐긴다고 한다. 더불어 요즘 대학생들의 평균 데이트 기간이 석달 정도라는 것을 보면 과거의 우리들과는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이것도 세대 간의 생각과 즐기는 방식에서의
일 년 만에 정기검진 온 환자의 구강을 검사하는데 스케일링을 받은 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듯하여 환자에게 물어보았다. “언제 스케일링 하셨나요?” 환자는 “조금 전에 다른 치과에서 스케일링 하고 왔습니다”하고 이야기하여 필자는 “오늘 우리치과에 정기검진 오실텐데 먼저 스케일링 하시고 오신 이유가 있나요?”하고 묻자 환자의 대답에 필자는 참으로 놀랐다. 환자분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제일 싼 곳을 골라서 하고 왔습니다”하고 담담하게 답하였다. 그런데 더 궁금해져서 “네. 그래서 얼마에 하고 오셨나요?”하고 묻자 “2만원이요”하고 답하였다. 이 대화를 통하여 필자는 참으로 놀라운 몇 가지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환자의 머릿속에는 이미 진료에 개별적 차별성은 없고 공산품처럼 비용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동차용품을 싼 곳에서 구매하듯이 치료를 분리해서 구매진료를 하여도 그동안 유지했던 어떤 인간적인 미안함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내심으로는 우리 치과가 인터넷 최저가 치과보다 비싸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반발심으로 더 당당하게 이야기 했을 것이다. 인터넷에 가격비교 사이트가 나오고 치과들의 치료 수가가 비교되고 있다
처음 상담을 하는 환자인데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치료하고 싶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피해가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이유로 인해서든 필자가 치료하기 싫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치료를 하게 되고 나중에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져 후회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아마도 오래 임상을 하신 선생님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쩐지 저 사람은 그냥 싫어!”란 감정과 비슷할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 맞선 본 남자가 식사 후에 치아 사이에 고춧가루가 낀 것이 싫어서 헤어졌는데 두 번째 선본 남자는 고춧가루가 낀 것이 귀여워서 결혼했다는 어느 여자의 이야기처럼 인간에게는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고 통제되지 않는 본능적인 감정이 있다. 이 같은 감정은 인간이란 동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단이라는 견해가 있다. 즉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을 직감적으로 판단하기 위하여 이런 감정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감정이 공포에서부터 발달하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공포의 감정이 분화되어서 슬픔이나 분노, 기쁨 등의 좀 더 섬세한 감정으로 발전되었을 거라고 주장을
얼마 전 모임에서 지인으로부터 치과의사이자 가수인 분을 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며칠 전에는 TV에서 치과의사가 격투기에 참가하는 것도 보았다. 치과의사로 벤처사업을 해서 성공한 사례도 있고, 정치인도 있다. 수녀가 되신 분도 있다. 이렇듯 좋은 이야기도 있지만 치과의사가 진료비를 받고 그냥 폐업해서 문제가 된 안 좋은 사례가 뉴스 방송도 되었다. 치과의사 한둘만 모이면 요즘의 화제는 불법 네트워크치과에다 덤핑치과 이야기가 내용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사회가 다변화되고 치과의사 수도 증가하며 치과계도 점점 다변화되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과거에도, 드물지만 배우도 있고 가수도 있었지만 지금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과거에는 대부분 치과의사를 접고 방향을 전환한 형태라면 요즘은 취미생활이 확대된 듯 한 투잡의 형태를 띠는 것이다. 이렇듯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다변화 사회에서 속에서 가장 힘들어할 세대는 5060세대일 것이다. 그들은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화를 이루어낸 주역으로 혜택을 누려야 했지만 시대가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더욱더 힘들어졌다.치과계를 보면, 90년대에 시작된 임플란트 초기 시절엔 수가가
신문을 읽다 어느 선생님께서 쓰신 글 속에 “사람은 공산품이 아니다”란 문구를 보았다. 그때 필자 역시 항상 공감하고 자주 쓰는 말이어서 매우 반가웠다. 다양한 환자들의 질문에 답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사람은 자동차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환자들은 “정확하게 언제 치료가 끝나나요?” “완벽하게 되나요?” 등 자동차공장에 차 수리를 맡기듯, 전자제품을 수리하듯 대화를 진행한다.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을 치료하면서 어찌 자동차 수리하듯 되겠는가? 그럼에도 수많은 변수가 있음을 환자들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료하는 의료인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경우도 있다. 언젠가 초등학생 교정치료 환자가 치료도 성실하게 받고 치료진행도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치료기간이 예상기간보다 4개월 정도 빨리 마무리된 적이 있었다. 필자가 기쁜 마음에 어머니에게 치료가 잘 마무리 됐다고 이야기하자 어머니의 반응은 의외였다. “아니 왜 치료기간이 짧아진 거죠?” 그 한마디 말에 필자는 충격을 받았다. 너무도 많은 의미를 내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로 “치료기간이 단축된 것은 대충 치료한 것이 아니냐?” 둘째로 “치료기간이 원래 짧은 건데 치
40번째 글을 쓰려니 거의 1년 가까이 글을 쓴 필자가 대견하기도 하고 마감시간에 시달리고 소재가 달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운 마음과 언젠가는 그만 쓰는 날이 올 거라는 막연함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에 떠오른다. 아마도 이런 마음이 40대를 지나며 50대를 맞이할 때 느끼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 수련 받고 공부하던 30대 중반과 학문에 열중하고 무서울 것 없던 30대 후반을 지나, 마음을 비우면서 평안을 찾던 40대 초반, 아이들 문제로 정신없던 40대 중후반, 노후를 생각하고 그에 대한 대비와 체력의 준비를 시작한 50대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는 것 등이 너무도 비슷한 것 같다. 여성의 마음은 남자들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여성들은 통상적으로 생리적인 변화가 오는 시기에 심리적인 변화를 많이 겪는다. 예를 들어 신체의 콜라겐 타입이 변하여 피부의 탄력이 없어지기 시작하는 30대 초반에는 청춘이 상실되어감을 느낀다. 또한 그때, 아이들이 유아기를 지나 학교에 들어가며서 일거리가 줄어들며 생각할 시간이 늘기도 한다. 또 40대 진입을 목전에 둔 30대 후반기에는 인생에서 젊은 시절의 마감이라는 강박감에 시달린다. 따라서 이런 시기에 여성
진료실 외래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나 같은 케이스 치료한 것 좀 보여 주세요”일 것이다. 거기에다 어떤 환자는 본인의 치료 후의 결과를 시뮬레이션으로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환자들은 치과에 내원하기 전에 수도 없는 고민을 하고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본인의 사례에 맞추어 여러 번 소설을 써보고 그리고 내원하여 최종적으로 치과의사 입에서 이야기를 듣고 눈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요즘은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여 수술 전, 수술 후 시뮬레이션을 보여줄 수도 있고 교정치료 전후의 상태를 보여줄 수도 있다. 그리고 수많은 치과 홈페이지에 치료 전후의 케이스가 소개되고 있다. 그러니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알고자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결국 환자들은 치료 전에 심리적으로 위로 받고 치료 후의 결과에 대한 자신을 갖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이런 경우에 필자가 치료한 케이스도 있지만 환자와 유사한 케이스를 교과서에서 골라서 보여 준다. 좀 더 객관화 시키고자하는 마음이 있어서이다. 실제로 있었던 사례로 한번은 미국에서 컴퓨터로 교정환자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환자에게 수술 전, 수술 후 시뮬레이션을 보여주고 프린트까지 해주고 치료를
목요일 저녁에 명리학 공부하며 붓글씨를 쓰기 시작한지 몇 달 되었다. 며칠 전 선생님께서 처음으로 내준 글씨가 “내 탓 네 덕”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써도 가슴에 깔린 그 무엇이 사그라들지 않아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 “선생님! ‘내 탓 네 덕’이라 쓰려니 글이 잘 안되는데 혹시 ‘네 탓 내 덕’ 아닙니까? 속이 확 후련해지고 감이 팍팍 오는데요!”라고 하자 선생님께서 그냥 웃으시며 “골프 칠 때 그립을 편하게 잡으면 반듯하게 안가고 불편하게 잡아야 반듯하게 가는 것 아시죠?”하고 답하셨다. 물론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리 간단한가. 팔이 안으로 굽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고 얼마 전 인터넷에 화제가 된 ‘내가 배고픈 건 참아도 네가 배부른 것 못 본다’는 글귀도 있지 않은가. 결국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다양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 같은 목적으로 모인 홍대 앞 부비부비 클럽에서 부대끼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시 사람은 이기적이다. 아마도 상대에 대한 배려 없는 이기심으로 인해 악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한식 때 아버지 산소
날씨가 풀려 휴일에 어머니를 모시고 외식을 나서는 길, 아직 영하의 쌀쌀한 날씨임에도 초미니를 입은 길거리 패션을 보고 어머니께서 한 말씀하셨다. 이에 집사람이 초미니가 유행하려는 모양이라고 대답한다. 올해는 초미니를 넘어 ‘하의 실종’ 패션이 유행할 것이란 추측들이 인터넷에 나오고 있다. ‘하의 실종 패션’이란 상의가 하의를 가려서 하의를 입지 않은 듯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극 초미니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결국 나이든 사람들이 보기에 민망한 의상임에는 틀림없다. 과거라면 남자들의 눈요깃거리로 마냥 좋기만 한 현상일 것이나 성추행이나 성희롱이 법으로 금지된 이후부터는 녹록한 상황은 아닐 것이다. 성추행은 물리적인 접촉으로 성립되는 것이니 의지적인 측면이 있지만, 성희롱은 당하는 사람의 감정적인 부분까지 인정하므로 한번 쳐다보았다는 이유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성희롱범이 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성희롱의 정의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키면 성립되므로 그냥 쳐다보면 되고 느끼하게 쳐다보면 안 된다는 것으로 남성들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여름이 다가오면 내원하는 여성 환자들의 치마 길이가 짧아지고 소매가 없어지고, 가슴 파인 옷이 늘어나
어떤 모임에서 지인으로부터 방송에서 치과보험에 대해 많이 나오는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잠시 생각하다가 “보험이 다 그렇지 않겠어요?”라고 간단하게 답하였지만 마음 한구석은 참 무거웠다. 요즘 케이블 방송을 보면 가장 많은 광고가 사금융, 상조회사, 보험광고이다. 그중에서 치과와 관련된 보험광고도 적지 않다. 처음엔 치과 관련보험이라서 관심 있게 들어 보았지만 좀 황당할 것 같은 느낌에 요즘은 무시하고 있으나, 실제로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심각한 치과 이미지의 왜곡이 있다.광고 방송에서 사용하는 심리학적 기법은 대략 두 가지 정도이다. 첫째는 레몬이나 자두를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것과 같은 고전적 조건부여에 의한 학습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피부 미백크림을 광고하려는 회사는 젊고 아름다운 여배우를 선택하고 장소는 피부가 상대적으로 희게 보이도록 검푸른 바다와 파란 창공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모래사장을 배경으로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완성된 광고속의 영상은 아름다운 해변의 경치와 조화를 이루는 여배우의 매력적인 모습이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고 이를 보는 여성들은 정말 희고 아름다운 피부에 감탄하면서 본인도 되고 싶은
운전 중에 전화가가 울려서 누군가 보니, 제자에게 온 전화이다. 아끼는 제자이기에 “무슨 일?”하고 물으니 교정이 다 끝나고 Debonding한 환자가 전날까지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며 불명확한 불만을 토로하는데 왜 그러는지를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환자가 정확히 목적을 알고 있는 경우가 있고 본인도 모르는 경우가 있으니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주며 목적을 아는지 모르는지를 파악해 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즉 의식의 레벨인지 무의식의 레벨인지를 파악하자는 이야기였다.심리학에서는 ‘사람의 행동은 동기(욕구)와 목표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동기와 목표가 있어야만 사람이 행동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사람이 항상 ‘동기→행동→목표’라는 공식으로 행동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이 발견되어 연애를 하고 싶다’는 동기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복잡한 사회 속에서 성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쉬운 예로 상대방에게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면 그 동기(욕구)를 충족하기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이와 같이 목표가 장애물에 가로막혀 동기(욕구)를 이루지 못할 때에 마음에서는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생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