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데 누구는 돈이 많아서 좋은 진료를 해 주고 누구는 돈이 없어서 최소한의 진료만 해 준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데 사장님이 왔다고 약을 빨리 주는데 직원이 왔다고 확인과정을 꼼꼼히 거쳐서 약을 주었다.이런 일이 벌어지면 국민들의 여론이 어떻게 될까? 당장 그 의사는 부도덕한 의사이며, 환자를 차별하는 의사이며 그런 의사는 당장 법적처벌도 하고 의사면허도 박탈시켜야 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그렇게 벌을 주어도 아무도 동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라 했으니 모든 환자에게는 상태가 동일하다면 누구나 똑같은 치료를 해 주어야 할 것이다.“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의 ‘나는 지금 부끄럽다’라는 에피소드에서는 아이가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배를 부딪혀서 응급실로 들어왔다. 비장파열로 내장에 출혈이 있었고 복부 시티도 없는데다가 혈압도 낮아 마취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술을 실시, 회복이 되었다. 그런데 퇴원 전 열이 나기 시작해 패혈증이 의심되어서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아이를 살리기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을 특별한 기념일처럼 들뜨게 만드는 날이다. 그렇지 않아도 명절이며 여러 챙겨할 날들에 치이며 살기도 하지만 우리 주위에 어느덧 스멀스멀 생겨나는 수많은 데이(Day)들은 일상에 꼭 효과적이지는 않는다 해도 나름 반복적인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적잖은 상업적 경제효과를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현실과 밀접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과거 특정한 날들의 의미를 전혀 기억 못하게 된다거나 혹은 그 중요성이 이런 데이들로 인해 밀려나 버린다면 결국 우리 역사와 정체성을 속이는 날로 남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우리에게 절대적인 애국지사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 바로 1910년 2월 14일이며 돌아가신 날이 3월 26일 인데 우리들은 발렌타인데이며 화이트데이에 빠져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만들어 준 선열의 피 값을 기억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것은 일본식 발렌타인데이의 과도한 상술이라는 지적도 빼놓을 수 없다. 대의(大義)는 소인을 경멸하던 우리 선조들이 추구해온 거침없는 정신문화 유산이다.서양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
얼마 전 공중파에서 방영된 故 이태석 신부의 ‘울지마 톤즈’는 종교인 여부를 떠나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영화관에서도 지난해 9월 9일 개봉 이후 관람 인원 40만을 넘기고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살면서 영화를 통해 가장 순수하게 울 수 있다면 아마도 이 다큐만한 내용도 드물 것이다. 고인이 된 그 분의 삶 이야기 중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봉사를 하게 된 질문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지만 대신 그 삶에 영향을 준 아름다운 향기가 있었다는 말을 했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해 준 것이 곧 예수에게 행한 것이라는 말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프리카에서 평생을 바친 슈바이처, 어릴 때 집 근처 고아원에서 본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헌신, 그리고 10남매를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의 고귀한 삶 등이 바로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었다. 그의 죽음이 가져온 톤즈의 충격은 엄청났지만 그 영화를 보는 우리의 한 편 마음 속에서도 이해 할 수 없는 신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는 무거운 침묵의 의문이 떠나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일찍 죽는다는 말이 있다. 물론 세상에는 어떤 이유에서건 또는 맹목일지라도 신을 사랑한다는 사람들로 붐빈
최근에 각 동창회와 협회, 각 지부의 움직임이 분주해진걸 보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전무후무하게 치과의사들의 호응을 얻었던 AGD는 일단 명칭 사용 금지라는 행정 조치를 받아 돈만 날렸다는 회원들의 불만에 어디로 흘러갈 지 모르고, 개원 질서를 문란케하는 치과들에 대한 협회 차원의 대응도 별 뾰족한 수가 없고, 예산도 없는 무상의료라는 희한한 이슈를 들고 나온 정치권을 향한 대응 방안도 별로 없는 이 시점에 협회의 수장을 뽑는 선거의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과연 입후보 하려는 몇몇 후보자들이 이러한 이슈에 대한 공약이나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고 누가 협회장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만 부탁하려 한다.먼 옛날 얘기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의료법에 의료인들의 자율징계권이 상징적으로나마 존재했었다. 개원시의 행정 절차 중에 협회를 경유해야만 하는 항목이다. 그나마 그런 이유로 개원가의 질서는 잘 유지되었고 협회의 존재감도 컸다. 그 당시에는 지금 같이 개원 질서를 문란케하는 치과들은 발붙이기가 힘들었다. 또한 회비 및 입회비의 징수율도 거의 100%에 이르렀고 선후배간의 관계도 좋았고, 각 반의 활동도 활발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행
최근 노래 가사 속 너는 대부분 ‘니’다. ‘니’는 어느덧 친숙해져 노랫말과 방송뿐 아니라 영화 자막에서도 자연스럽게 너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니’는 너라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도 되지만 중국어의 ‘니(?)’ 또한 너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네가’는 우리 기성세대들이 오래전 어렵게 국어 시험을 통해 단련된 강박적인 단어임에도 이젠 아이들의 익숙한 표현인 ‘니가’와 뒤섞여 서로 구분되지 않은 지 오래다. 오히려 ‘네가’라는 어구를 쓰게 되면 왠지 스스로 구세대를 자청하는 것 같아 도리어 ‘니가’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굳이 ‘네가’로 써야 한다는 어법상 당위성은 이미 ‘니가’라는 발음의 편의성과 젊은 세대의 창의적 흐름에 묻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최근 개원 20주년을 맞아 국어 국립원장은 규범이 언어생활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고 한다. 이미 ‘자장면’보다는 ‘짜장면’이 보편적인데 단지 표준어라는 관점으로 관습화된 언어를 제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차라리 둘 다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고 자유롭게 말하도록 경쟁을 시키면 언젠가는 정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로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내음’, ‘손주’, 그리고 ‘허접’ 같은 비표준
첨단과학이 발전된 요즘에도 해적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 피터팬에서 해적이 나온다. 한쪽 눈을 안대에 가리고 한쪽 손은 악어에게 물려 쇠고리 보철물인 의수를 달고 의족 보행기를 옆구리에 끼고도 칼싸움을 잘하던 장애인 해적선장의 모습이 커서도 아른거린다.몇 해 전에는 칼리브의 해적이라는 낭만적인 영화가 달콤하고도 감미로운 영화음악과 함께 해적에 대한 그리움마저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아프리카 남동쪽 세계 최빈국에 정치적 장기 불안국인 소말리아 해적은 이제까지 해적의 개념과 상상을 초월했다.최신 총기로 무장한 잔인한 무장단체로 주로 근해를 지날 수밖에 없는 어선이나 상선, 유조선등을 나포하여 선원들을 인질로 삼고 거액의 몸값을 받아내는 악질적인 무리들이다.세계 각국들은 그들의 악랄한 죄상을 뻔히 알면서도 분쟁에 휘말리기 싫어 애써 외면한단다. 마치 동네 불량배가 어두운 뒷골목에서 어린 학생에 돈을 뺏는 장면을 알면서도 지나는 어른들이 모른 체 하거나 경찰마저 외면하는 것과 같다. 그동안 우리나라 선박들은 8차례나 당했고 주로 협상이란 방법으로 수십 억원에서 백억 원까지 돈을 주고 구출해 왔단다. 우리해군의 최영함 유디티 대원들이 5
현대생활에서 종이로 된 문서이든 전자문서이든 하루도 글이 새겨져 있는 문서를 보지 않고 지날 수 있는 날은 드물다. 더욱이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 타인이 작성한 문서뿐 아니라 자신이 기안자가 되거나 결재자가 되어 작성하는 문서를 매일 접해야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형법에 있어서 문서와 관련한 죄는 문서가 관계된 거래의 안전과 신용을 보호하고자 처벌되고 있는 것인데 크게 두 종류로 구별할 수 있다. 작성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성권한이 있는 것처럼 작성권한자의 명의를 도용하여 문서를 작성하였을 때 처벌하는 것과 작성권한은 있으나 작성된 내용이 진실과 다를 때 처벌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공문서의 경우는 작성권한자의 명의를 도용한 것뿐 만 아니라 작성권자가 그 내용을 진실과 다르게 작성하였을 때 모두 처벌되지만, 사문서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작성권한자의 명의를 도용한 것만을 처벌하고 있다. 즉 작성권한이 있다면 그 내용을 진실과 다르게 허위로 작성한다고 하여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그 예외가 허위진단서 작성죄인데, 의사나 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가 진단서·검안서·생사에 관한 증명서를 작성함에 있어 진실과 다른 내용으로 이들을 작성한 때 성립하
신묘년 새해 벽두부터 각 정당은 정권창출을 위해 복지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치과계에서도 노인틀니 급여화 시행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국가재정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이 법안의 정당성 여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고령화로 인해 공적연금, 건강보험, 노인복지로 소요될 예산으로 2018년에 144조 원으로 2010년의 70조 원에 비해 2배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2011년도 국가 예산이 309조 1,000억 원으로 고령화로 인한 복지예산이 향후 10년도 채 안 돼서 전체예산의 절반에 육박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것은 한국의 출산율이다.1990년 1.6명에서 2010년에 이르러 1.19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통계청자료). 저출산은 생산인구 감소를 불러오고 이것이 세수 감소 및 사회보장비 확대로 이어져서 재정수지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일본은 사회경제의 발달 과정이 한국과 매우 유사하여 반면교사이다. 일본의 예산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80조 엔, 2010년에는 93조 엔(1,255조 원)이며 이중 세수는 겨우 37조 엔(약 500조 원)으로 예산의 40% 수준이며 부채는 2년 만에 100조 엔 이상이 증가
품격(Dignity)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이다. 이시형 박사는 ‘품격’이란 책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남겼다. 대한민국은 지난 수십 년간 기적 같은 경제발전을 이뤘다. 그래서 많은 개발도상국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숨 쉴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더 높이 올라가려했다. 정상에 가까웠지만, 격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지금까지 이룬 성장에 대하여 우린 당연히 자부심을 가지고, 또한 그 자긍심으로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데 더 많은 정열을 바칠 때가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마지막 단계의 갈림길, 그건 중산층의 품격에 달려있다고 서술했다.2010년 말, 옥스포드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Squeezed Middle(쪼그라든 중산층)’을 선정했다. 전 세계 경제는 작년 한해 유럽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빈익빈, 부익부의 양분화가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의 중산층은 몰락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중산층의 위기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극심한 갈등을 초래하고, 극단적인 분쟁과 전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의 위기가 사회의 위기로 넘어갈 수 있는 시점에 와있다. 물질적인 풍요가 정
유(有)와 무(無)는 인류 역사 이래 사람들의 가장 큰 화두가 되었지만 결국 우리의 현실에서는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들의 양분적 틀을 대표하고 있다. 먹고 사는 일이 훨씬 험했던 과거의 생존부터 오늘날 사회 복지의 개념이 정립된 나라에서의 생존에 이르기까지 양극화된 소유는 결국 생존의 문제와 연결된다. 뼛속 깊이 흐르는 정복과 우월의 바탕 위에 인간의 소유욕은 그 어느 정신도 자족을 가져다주지 못한 채 역사를 만들어 왔다. 심신이 지칠 때면 인생의 허무함을 한탄하기도 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들의 행보는 이미 소유와 떨어져 나아갈 수 없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떠올리고 실천하려 하지만 근본이 자유로울 수 없는 유물론적 존재에게는 나눔이 도리어 현실적이다.애플의 대명사인 스티브 잡스가 세 번째 병가를 떠난다는 뉴스와 함께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쳤다는 소식은‘잡스 리스크’라는 말로 회자됐다. 그의 유무는 이미 많은 이들의 소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이 혁명과 영감의 지도자를 대신 할 사람이 없다는 부재의 의미에서 정신과 물질의 경계가 없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그럼에도 나이에 비해 수척하고 늙어 보이는 그의 모습을 통해 인생이 참
전국적인 구제역과 조류독감 그리고 신종플루로 이 좁은 국토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소위 격리된 청정지역마저 곳곳이 뚫리고 많지는 않으나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도 전국에 속출하고 있다. 인간들의 식탐과 생존을 위해 사육되던 동물들이 하루아침에 살 처분되는 마당에도 우리들 음식 찌꺼기는 여전히 산처럼 쏟아지고 있다. 굳이 동물 애호가가 아니라 해도 오늘의 상황을 두고 식탁의 재앙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도대체 이 비정한 인류의 미각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동물의 원혼이 사무쳐야 하는지 생각할수록 의문을 멈출 수 없다. 건강하게 방목되고 자연에서 사육될 동물들은 비좁은 공간의 스트레스와 약물에 길들여져 있고 사람들 역시 운동과 자연식 등으로 지켜야 할 건강이 수많은 병원의 치료와 처방으로 유지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렇게 시작되는 동물들의 재앙은 결국 인류를 타깃으로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동물묵시록은 지난 1972년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방영됐던 다큐멘터리이다. 이 다큐의 연주곡은 유명한 그리스 출신의 반젤리스가 작곡한 ‘바닷가의 작은 소녀’라는 멜로디 곡을 밀바가 독일어 가사를 넣어 부른 것으로 잘 알려졌다. 그런데 다시 40
또 한 해가 갔다. 그리고 어김없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연말 각 방송사의 연예프로를 보다가 33번의 제야의 종이 울려야 비로소 시간의 인위적 경계를 넘어섰음을 느낀다. 이제 선명한 나이테 하나를 더 추가한다. 창 밖에는 연신 눈이 내리고 있다. 강원도 대관령에서 색다른 새해맞이로 아름다운 폭죽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불현 듯 여느 해와는 달리 사자성어가 화두로 떠올랐다. 海不讓水(해불양수). 바다는 물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늘로부터 내려와 산 정상을 거쳐 흩어진 여러 갈래의 물길은 결국 바다와 만난다. 바다로 모인다. 바다에서 어울리고 섞이고 다시 원래의 깊은 심연으로 녹아드는 것이다. 너른 바다의 포용성은 물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맑은 물이건 탁한 물이건 오염된 물이건 상처받은 영혼을 달래듯이 품에 안고 보는 것이다. 섞인 바다에서 지나온 모습을 지우고 원형의 상태로 되돌아간다.바다처럼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자아도취에 빠져서 항상 옳다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한다. 특히 아랫사람이나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들어주기만 해도 대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낮은 곳으로 임하고 아래로부터의
연초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 중순으로 가는 달력을 보고 있노라면 하루와 일주일이 가는 것이나 혹은 한 달이 지나가는 것이나 결국은 같은 속도라고 느끼는 것이 오늘 우리 삶이다. 때로는 깊이 따지고 생각할수록 더 꼬이고 결론도 없는 인생이기에 차라리 바쁘게 지나가는 것이 정신적으로 좋을 것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도 언젠가 은퇴하게 되면 그간 맺힌 삶의 여가를 즐기고 누릴 요량을 꿈으로 간직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해마다 들려오는 소식들은 우리가 과연 은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사로잡히게 한다. 특히 올해만 해도 전국으로 퍼지며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구제역과 함께 앞다퉈 올라가는 각종 생활 물가며 또한 이상 한파 등은 그렇지 않아도 움츠러든 경제에 찬바람을 더하게 한다. 실제로 우리 치과계와 가장 밀접한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에 무려 1조 2,99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올해도 역시 약 5,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예상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최소치로 보여 그나마 1조 남짓한 적립금마저 날려버린다면 그야말로 남는 것이 없는 재정이 되어버릴 판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는 제도적 모순으로 인한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과잉
요즘 자주 쓰는 건배사로 새해인사를 하고자 한다.“운수대통하고 만사형통하세요. 그리고 새해엔 서로가 의사소통하도록 노력합시다.”이제까지는 일제식민을 벗어나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산업화에 매진했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시행착오와 희생을 치러야했다. 경제력 세계 15위, 그리고 온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위한 민주화를 향한 걸음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그러나 아직은 선진사회를 이루지 못했다. 내가 보는 선진사회란 전 사회의 구성원들이 그 직업에 알맞은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그것으로 서로를 존중하면서 배려하고 또한 서로 간의 소통을 가져야한다. 그러나 아직은 사회전체의 분위기가 선진사회보다는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논리에 집착하고 있다.신묘년 새해를 맞아서 대한민국은 선진사회를 향해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어가야 한다.당연히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야 할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다. 갈등과 반목, 대화없는 투쟁, 의사소통 없이 몸싸움과 밀어붙이기식 국회 등 지금까지의 이런 모습들을 일신하고,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들로 무장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멋있는 정치꾼으로 거듭나길
가장 깊은 어둠은 해가 뜨기 직전에 찾아온다고 했던가? 치과계 상황이 예년에 비해 더욱 힘들고 어두워, 많은 개원의들이 시름에 젖어 있다. 한해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럼에도 올 한해 주름이 많이 늘었다고, 정말 길게 느껴졌던 한해라고 송년회 자리에서 많은 동료들이 말한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이 찾아오듯, 새로운 신묘년의 태양이 어김없이 그 자리에서 불타오르며 떠오르고 있다. 한해가 지나가고 또 다른 새해가 찾아오는 것이 이렇게 반가울 때도 있구나 싶은 이들이 주위에 많아졌다. 신묘년은 토끼해다. 옛이야기나 동요, 민화, 동시 등에서 토끼는 조그만하고 귀여운 생김새, 눈이 크고 선한 동물, 그리고 재빠른 움직임에서 영특한 동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옛사람들은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그리며, 토끼처럼 천년만년 평화롭게 풍요로운 세계에서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살고 싶은 이상세계를 꿈꾸어 왔다. 우리도 토끼해에 옛 선조들의 바람을 같이 가져본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이집 저집 세배를 다니던 일이 생각난다. 동네 어르신들은 간단한 다과상을 차려놓고 손님들을 맞이해주시고, 세배를 하고나면 쌈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