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그 무엇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고집과 함께 아주 유연한 융통성도 있다. 스티븐 콥스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에서 성공을 위한 공통점을 설명하였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바를 조금 추가한다면, 그들은 오랫동안 깊이 생각하고, 생각이 정리되면 빨리 실행에 옮기는 경향을 지녔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군더더기 없이 한길을 곧장 간다. 더불어 더디더라도 지속적으로 간다는 공통성을 지녔다. 그러기에 중도에 무너지지 않고 최고가 되는 것을 본다. 올해 졸업하고 처음으로 치과의사 면허증을 받은 새내기 치과의사들을 위한 강연을 끝내고 나오며 치과의사로서 최고를 생각해 본다. 과연 지금 졸업하신 선생님들에게 최고로 보여지는 선배들은 누구일까? 하고 말이다. 더불어 나름대로 최고가 되려다가 무너졌거나 무너지고 있는 사람들도 본다. 말도 많았던 문제의 네트워크 치과들이 정리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외적으로는 법적인 것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법이라기보다는 사람의 보편적 상식에 위배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고 희극배우 채플린은 ‘독재자’란 영화에서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을 특별하게 사랑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그런 특별한 방법이 있을 리 없다. 다만 너무 당연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흘려버리기에 짚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강아지를 기르는 집에서 강아지를 돌보는 일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강아지에게 하듯이, 본인에게 제일 먼저 해주어야 할 일은 육체적 건강을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그 중 첫째가 정량에 상관없이 반드시 하루 3끼를 먹어주어야만 인슐린 펌프가 정상으로 작동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가장 많은 성인병 중의 하나인 당뇨를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적당한 운동을 함으로써 노화에 따른 근육의 소실을 막아주어서 최소한의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더불어 항상 체중을 체크하여 더 이상의 비만을 막아주어야 한다. 이렇게 병들지 않는 몸을 유지해주는 것이 자기 사랑의 시작이다. 그러기에 자기를 사랑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역시 사랑에는 고통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쁜 것 적게 먹이고 좋은 것을 골라 먹이는 수고를 하여야 한다. 그 중
우리가 흔히 아는 노래 중에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란 노랫말이 있다. 성경 속에 나오는 글귀인 것은 대부분 아는 이야기이며 너무도 유명한 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 남에 대한, 남을 향한 사랑을 떠올린다. 그것은 사랑이란 단어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때, 남녀간의 사랑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한 종교적으로도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있듯이 남을 사랑해야 한다고 무의식적으로 강요를 받은 탓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 중에 최고는 어머니의 사랑이라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사랑’을 남에 대한 사랑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결국 그 어느 곳에서도 자기에 대한 사랑을 배워본 적이 없다. 게다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몰리는 풍토속에서 자기를 누르고 참고 인내를 해야만 좋은 사람이라고 강요되어 왔다. 그러나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과 이기심은 분명히 다르다. 예를 들어 상점에서 불만 고객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최소한의 품위를 지킨다. 그것은 사랑하는 자신의 격이 떨어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학생 폭력이 사회의 큰 이슈가 되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고, 이것이 어른들의 이권다툼과 정치 논리에 의한 잘못으로 발생한 일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이미 학생 인권법이란 미명 아래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빼앗는 순간 예견했던 일이기 때문에 더욱 가슴 아프다. 이런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어림도 없는 방법들이고 임시방편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생각하면 일단 권위의 상실이 아닌가 한다. ‘권위’란 사전에 ‘어느 개인ㆍ조직(또는 제도)ㆍ관념이 사회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사회의 성원들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을 지닐 경우, 이 영향력을 권위라고 부른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그 권위를 지닌 자의 힘이 권력이다. 우리나라는 독재시대를 거치면서 그런 권력의 남용에 대한 염증을 느끼었고 그것이 심지어는 모든 권력에 대한 거부로 이어졌다. 그러나 권위에도 좋은 권위와 나쁜 권위가 있다. 권력을 사용하지 않는 권위나 올바른 권력의 권위는 좋은 권위로 유지되어야 하건만, 자의든 타의든 이조차 사라진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사라져간 좋은 권위중 대표적인 것 3가지를 들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리고 복을 많이 나누어 주십시오. 반목하고 갈등하던 일들이 모두 풀리고, 이해하고 이해받는 한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용서하고 용서받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기쁨을 주고 기쁨을 받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모두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길을 먼저 내밀어 주길 바랍니다. 동양 철학적으로 풀이해보면 지난 신묘년은 날카롭고 서로 대치하는 그런 해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임진년은 그런 날카로움은 없지만 壬(수)의 차가움이 있습니다. 또한 북방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북풍한설의 추위가 있습니다. 또한 색으로는 검은 색입니다. 그래서들 흑룡의 해라고 말들 합니다만 그리 큰 의미는 없는 듯합니다. 다만 추위를 견디어내며 봄을 기다리는 희망과 한줄기의 따뜻한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해입니다. 임진년이 지나 내년인 계사년에는 巳(화)의 화기가 있어서 희망이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의 희망에 닿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따스함이 필요한 해입니다. 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남에게 하는 따스한 말 한마디가 위로와 위안을 주는 한해가 될 것입니다. 겨울의 혹한을 견딘 딸기가 맛있습니다. 그런 혹한의 해로 내년의 맛있는 결실을 위한 추위를 견디는 해라고 해
12월의 절반을 넘어서 이제 올해도 열흘 남짓 남았다. 대부분의 모임에서 망년회(忘年會)로 하루하루가 바쁜 때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송년회라는 말보다는 망년회라는 말이 더욱 많이 들린다. 망년회는 국어사전에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그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자는 뜻으로 베푸는 모임’이며, 송년회는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베푸는 모임’이란 뜻이다.그런데 망년회는 忘年會(ぼうねんかい)라고 하여 일본에서 들어온 문화이다. 일본에서는 신년회와 망년회를 한다. 신년회는 4월 초에 시작하며 그때가 벚꽃이 만발할 때이다. 그래서 벚꽃구경 한다는 명분아래 신년회를 한다. 아주 일본적인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때를 시작으로 한해의 모든 일정이 시작된다. 그것이 우리에겐 ‘벚꽃놀이’로 알려져 있는 ‘お花見’인데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잔재적인 요소로 여의도에서 벚꽃축제가 열릴 때마다 필자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그리고 연말에는 망년회를 한다. 다 잊자는 것이다. 직장에서 억울한 일이나 힘들었던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새 출발하자는 의미이다. 이 역시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주 일본적인 내용이다. 일하는 동안에는 꾹 참고 일을 하고 연말에는 잊어버리라는 것이
신묘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책상 위에 놓인 달력을 집어 들고 1월부터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지난 일 년간 겪었던 많은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을 스치고 지나간다. 힘들었던 일, 마음고생 했던 일, 기뻤던 일들이 떠오름과 동시에 지금은 타인을 보는 듯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돌아볼 수 있는 것에 조금은 성숙해진 느낌을 받는다. 요즘은 세상이 복잡하고 시끄럽고 어렵고 힘들어 대중매체나 인터넷 등이 부정적인 단어로 도배되다시피 한다. 단어에는 힘이 있어서 부정적인 단어는 부정적인 생각을 낳고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행동을 낳는다. 따라서 지금은 긍정적인 단어와 긍정적인 생각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즉, 희망, 행복, 사랑, 믿음, 기쁨, 배려 등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가 더욱 빛을 발할 때인 것이다.필자도 요즘은 가능한 긍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딸아이와 전화 할 때도 “사랑하는 딸!”이란 단어를 꼭 사용한다. 아들에게도 카카오톡으로 대화할 때 “사랑하는 아들아”라는 인사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신문, 방송, 뉴스 등에서 부정적인 단어가 나오면 의도적으로 다른 채널로 돌리는 행동을 두어 달 하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일은 잘 모르지만 내 마
잃어버린 낙원이란 의미의 ‘실락원’은 영국의 시인 존 밀튼이 17세기에 지은 서사시로 영어 원제는 Paradise Lost이다. 존 밀턴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으나 혁명에 실패하여 파산하고 실명하였을 때, 인간의 원천적인 선악의 문제와 자유의지에 대한 기독교적인 원죄를 내용으로 이 책을 썼다. 존 밀턴은 셰익스피어에 이어 2인자의 자리를 내어준 적이 없는 대단한 문호이며 ‘실락원’ 또한 단테의 신곡에 버금가는 명작으로 알려졌다.그리고 1997년 유학생이던 필자가 레지던트 2년차 때, 일본에서 전 국민의 반 이상이 보며 대히트 했던 영화의 제목도 ‘실락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심혜진, 이영하 주연으로 리메이크 했으나 실패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당시 불륜 내용에 과도한 애정 표현으로 문제가 되기도 하였던 영화였다. 필자도 호기심으로 그 영화를 보러갔는데 마지막 장면에서의 내레이션은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본인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가슴 아픈 공감을 주었다. 필자 또한 그 자리에서 두 번을 연속하여 보았고 15년이 지난 지금도 마지막 장면의 내레이션은 귓가에 쟁쟁하게 들려온다. 영화의 내용인 즉, 30대 중반의 주부와 50대의 평범한 가장이 우연히 만
짜릿함’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심리적 자극을 받아 마음이 순간적으로 조금 흥분되고 떨리는 듯하다’라고 정의된다. 이런 짜릿함은 삶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고 촌철적 의미의 행복을 줄 수도 있다. 심리학에서는 크게 사고의 방식에 따라, 긍정적 형과 부정적 형으로 나눈다.종교적 의미로는 어차피 벌어지는 상황은 같지만 그것에 반응하는 사람의 행동에 따라서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짐을 설명한다. 결국, 긍정은 긍정을 낳고 부정은 부정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런 긍정을 유지하려 하여도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데 그중의 하나가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사실은 발견되지 않은 매 순간 아주 작은 짜릿함 속을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조금 더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오늘 아침처럼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 속에서 느껴지는 고즈넉한 도시의 차분함이 행복을 자극한다. 진료실 창밖으로 어슴푸레 내린 안개 속의 이국적인 정취가 느낌이 좋다. 갓 사온 커피 원두의 봉지를 처음 열 때, 코끝에 감도는 커피 향은 영혼을 자극하는 듯하다. 분쇄기에 넣고 원두를 갈 때의 소리 또한
스마트폰이 울려 받아보니 뉴질랜드에 있는 지인의 이름이 뜬다. 반가운 마음에 받았는데 내용은 편하지 않은 사연이었다. 뉴질랜드에 아이가 공부하러 간 지 3년 정도 되는 분이었다. 지금 12학년인 아들이 학교에서 선생님과 언쟁을 하고 교실을 박차고 나오면서 분에 못 이겨서 화단에 있는 조각물을 발로 차서 약간 쓰러졌는데 학교 측에서는 징계위원회를 열겠다는 내용이었다.필자의 아이들이 오랜 세월 유학을 해서 조언을 듣고 싶어 전화가 온 것이었다. 외국에서 12학년은 우리나라의 고3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학교에서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 것 또한 같다. 다만 외국이란 특성상 폭력적인 것에 대한 배려가 우리보다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내용인즉 한국으로 돌아갈지, 그곳에서 전학할지, 그런데 6개월 후면 졸업하는데 너무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필자가 아이에게는 뭐라고 했냐고 물었더니 마지막 6개월을 못 참은 것이 화가 나고 아쉬워서 야단을 치셨단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아이가 왜 그랬는지, 아이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도 없었다. 다만 그동안 고생한 것과 향후 잃어버릴 것에 대한 억
'따르릉 따르릉' 스마트폰이 9시 25분경에 울린다. 아침 출근시간 5분 전에 울리는 전화는 직원 중에서 누군가가 지각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려고 걸려오는 전화이다. 개원하고 10여년 동안 줄곧 지속해 온 우리 병원만의 규칙 중 하나로 지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원장과 담당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적어도 원장은 직장의 인원수의 동향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만약에 전화가 안 될 상황이라면 문자라도 남겨야 한다. 그런데 종종 보면 항상 전화는 하는 사람만 하고 안하는 사람은 전화하는 일이 거의 없다. 결국 항상 지각하는 사람이 지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의 성향을 보면 먼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일찍 출근한다. 예외의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직장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지각을 자주한다. 물론 아주 많은 시간은 아니고 1~2분이나 5분 내외인 경우가 많다. 심리적으로 분석해 보면, 멀리 사는 사람은 미리 준비를 하고 출근을 여유있게 하는 반면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은 금방 출근할 수 있으므로 출근보다는 다른 일을 우선적으로 하다 보니 항상 지각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아니면 성격상 미리 준비하지 않고 닥쳐서 하는 게으른 사람
요즘 치과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들의 내면에는 치과의사들의 인문학적 교육의 부재를 이야기하곤 한다.인체를 다루어야 할 의사들이 해부학적 생리학적 지식은 가득하고 경제논리도 가득한데 인문학적인 소양과 양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양심 불량인지, 양식 불량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니 경제적으로 힘들거나, 아니면 상대적인 빈곤감일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 역시 철학적 가치의 부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은 치과의사들이 부자라 생각하기도 한다. 아직도 치전원에 대한민국의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것을 보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직업인가 보다. 그럼 부자가 되기 위한 것인가? 사회지도자가 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정년이 없는 직업이기 때문인가? 진정 의료인으로서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입학하는 것일까? 치과의사들은 과연 몇 명이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회적 지위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인문학의 부재의 주체가 어쩌면 지금 배출되는 선생님들이 아닌 우리 40~50대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흔히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지도층의 양식을 이야기할 때 쓰는 말이다. 14세기 유럽에서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의 한 도시가 영국
"아이팟과 함께 묻어주세요"라는 글 한 줄을 남기고 중학생이 20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는 기사를 접하곤 가슴 한 켠이 먹먹해졌다. 수없이 터지는 크고 작은 사고를 접하다보니 이젠 웬만한 일로는 느낌도 없게 무뎌졌건만 이번 사고는 다르게 다가왔다. 내용인 즉 아이가 남들이 모두 갖고 있는 아이팟을 사달라고 하였고, 엄마는 시험을 잘 보면 사주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열심히 노력을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성적은 오르지 않아 아이팟은 고사하고 야단만 맞았다. 이에 아이는 성적이 지배하는 세상이 싫다고 하며 아이팟과 함께 묻어달라는 글만 남기고 자살을 택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도 반성하여 본다. 10대 아이들이 그토록 원하는 아이팟이 무엇인지 몰랐으니 말이다. 그래서 알아보니 음악을 듣는 MP3란다. 생각해보니 여름방학 때 대학 다니는 아들이 성능이 좋은 MP3를 사달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필자도 비싼 제품은 뭐가 다른가라고 첫 번째 질문을 던졌었고 아들로부터는 자신은 음악을 프로급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음이 정밀한 기계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리곤 아내와 협상해 한달 간 여동생의 학습지도를 맡는 조건으로 사주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 가
치과에 오랜만에 잘 아는 지인이 충치치료를 받겠다며 내원하셨다. 교정만을 치료하는 필자 입장에선 난감하였으나 연로하신 분이니 교정전문을 설명하기도 구차하여 일단 오랜만에 와동형성을 하고 레진으로 충전하였다. 교정치료를 배운 후로 20년 가까이 하지 않았던 터라 스스로 서투른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치료방법을 많이 잊어버린 모습에 잠시 놀랐다. 그 후 아는 선생님께 자세히 물어보고, 지금 레진이 7세대까지 시판되고 있음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기억에서 사라짐과, 잠시 잊고 사는 동안에 발달해 버린 기술에 대한 놀라움과, 멈추고 있을 때 뒤쳐진다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하는 기회였다. 인간의 기억에 관한 것은 인지심리학 분야에서 연구하는 주제이다. 인지심리학에서는 기억을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의 3단계로 나눈다. 외부에서 들어온 정보가 처음으로 기억되는 곳이 ‘감각기억’이다. 이곳에 저장되는 기억은 극히 짧은 정보로 지속시간도 짧아 눈으로 본 것은 1초 정도이며 귀로 들은 것은 4초 정도 기억된다. 그리고 감각기억 중에서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인 정보만이 단기기억에 보내져서 저장된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유지기간은 짧은 편으로 대체로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보면 ‘항우본기(項羽本紀)’편에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말이 나온다.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래가 나온다는 말이다. 중국에 진나라가 망하고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이 천하를 두고 다투던 때의 일이다. 지금도 장기판에 등장하여 있으니 대단히 유명한 일이었다. 시작은 항우가 강대하였으나 차츰 유방에게 세력이 기울다가 책사인 범증(范增)이 떠나고 나서 한신(韓信)에게 포위당하게 되었다. 포위를 빠져나갈 길은 없고 군사는 도망가고 식량 역시 바닥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의 군대는 점점 포위망을 좁혀 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고향을 그리는 구슬픈 초나라의 노래가 사방에 들려왔다. 한나라가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로 하여금 고향노래를 부르게 한 것이다.항우는 그 노래를 듣고 초나라가 이미 한나라에 점령당한 것으로 오인한 항우는 진중에서 마지막 연회를 베풀고 결국 자결했다는 내용이다. 즉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요즘 치과계를 보면 딱 생각나는 단어가 사면초가이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바닥이다 보니 치과들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과의사의 과다 배출로 개원가는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일부 치과들의 과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