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도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는 일이 현실로 나타나다니,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어떤 말로도 이해하고 용서받을 수 없는 사건 앞에 무기력한 우리들의 모습이 더욱 참담하다. 먼저 고인과 고인의 유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일선 치과의 선생님들이 무방비 상태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었으나 생명을 잃는 일까지 발생한 것은 우리 치과의사들 실상의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 준 것이라 생각된다.결국 앞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재차 발생하는 것을 막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세상은 다변화되고 장기화된 경제난으로 사람들은 거칠어지고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고 산다. 따라서 정신적으로 정상인이든 비 정상인이든 심리적으로 날카로워져서 일단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분노하고, 그 분노를 폭발시킨다.지금 우리 사회는 분노를 제어하는 심리적 기전에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치과 외래에서 환자의 불만이 발생했을 때 상황에 맞는 현명한 대처법이 너무도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이에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대처 방법을 생각해 본다. 환자가 어떤 사건에 불만을 토로했을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아
환자와 상담을 하다보면 가끔 이야기의 흐름이 재미있게 흘러가는 경우를 본다. 예를 들자면 어느 날, 한 여성 환자가 오른쪽에 씹히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이유로 내원하였다. 언제부터였냐는 질문에 환자는 거울을 들여다보니 얼굴이 비대칭이었고, 자세히 보니 이가 안 맞고, 그 때부터 씹히는 것이 이상하다고 하였다. 구강 내 검사 소견 상에서 경미한 치아의 회전은 있었으나 가지런한 편이었으며, 하악 운동에도 별다른 특이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에게 조금 지켜보자는 말로 마무리하였으나 실제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경우는 아니었다. 가끔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마치 ‘못생긴 것은 병이고, 잘생긴 것은 병이 아니다’라는 식의 논리가 환자들의 인식 속에 들어 있는 것 갔다. 어쩌면 우리 사회적인 심미에 대한 인식이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런 사회적인 흐름이 성형 천국이란 말을 듣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그렇다면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환자가 독감이나 암과 같은 질환에 의하여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는 것은 진정한 소비라고 정의하기는 힘들다. 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쌍꺼풀 수술이나 가슴확대수술 같은 미용을 위한 성형인 경우는
외래문을 열고 들어가니 젊은 남자환자 한 분이 눈에 띠고 같이 온 여자 친구도 눈에 들어온다. 전에 같이 오던 친구가 아니고 바뀐 듯 한 인상을 받아 무안하지 않으려 인사할 시간도 없이 후다닥 원장실로 들어갔다. 교정치료기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가끔 보는 일 중 하나다. 오늘은 치과 외래를 떠나 그냥 머리 식힐 수 있는 주제로 흔하디흔한 말이며 모두가 가장 듣고자하는 말인 ‘사랑’의 심리적인 면을 생각해보자. 얼마 전 모 결혼정보 회사의 리서치에 의하면 요즘 젊은이들의 이성간의 평균 교제 기간이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라고 한다.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하여서는 수많은 글들과 책들이 넘쳐나고 있다.그 중 일단 생물학자들의 견해를 보면 과학적으로 두뇌의 단순한 화학작용에 불과하다고 정의한다. 두뇌에는 4가지 사랑 호르몬(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엔도르핀, 옥시토신)이 있는데 맘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이 호르몬들이 분비가 된다. 도파민은 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 플라토닉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도파민은 이성과 지성을 관할하는 호르몬인데 도파민이 발달하면 천재가 되고 도파민이 고장 나면 정신분열증이 나타난다. 페닐에틸아민은 열정적이고 감정적
외국에서 생활하시는 친척 한 분이 필자의 집에 방문하셨을 때 일이다. 따르릉 따르릉 집전화가 울리는 데 아무도 받으려 하지 않자 조금 의아해 하시더니 “왜 전화를 받지 않나요?”라고 묻는다. 이에 요즘은 개인 휴대폰을 쓰기 때문에 집전화로 연락하는 일은 거의 없고 보이스피싱이 너무 흔해 집전화를 사용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팩스용으로만 사용할 뿐이며 집전화가 없는 가정도 많다고 설명해주었다.보이스피싱의 기승으로 82세이신 어머니께 전화받을 때 모르는 사람이면 무조건 끊어버리라고 설명하여 드리던 일과 아이들 교육으로 외국서 오래 있다 온 와이프에게 집전화는 절대 받지 말고 휴대폰으로도 모르는 번호는 받지 말라고 이야기할 때 의아해 하던 모습들이 기억이 난다. 더불어 요즘 유학을 간 자녀들의 정보를 이용한 보이스피싱도 기승을 부려서 응급상황 통화 시에 아이들과 본인 확인을 하는 비밀 대화방식을 정하기도 한다고 한다. 과거 20년 전에 비하여 많이 바뀐 생활상 중에 하나이다. 보이스피싱은 사람의 불안심리를 이용한 고도의 사기수법이다. 이런 악덕 장사법은 다양하게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다. 이를 통칭 ‘악덕상법’이라고 하고, 크게 멀티상법(Multilevel M
어제는 진료가 끝나고 지인들과의 모임 후에 몇 명이 압구정동에 있는 노래방에 들렸다. 대략 11시경이었는데 예전 같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벼서 기다리다 들어가곤 했는데 어제는 우리 팀밖에 없어 한산하였다. 요즘 실물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압구정동은 그 이름처럼 서울 최고의 경제적 지위를 과시하는 지역임은 모두가 아는 바이다. 그런 압구정동의 노래방이 한산한 것은 실물경기가 얼마나 위축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도 있다. 요즘 잘되는 직종은 커피숍인 것 같다. 어디를 가든 좋은 커피숍들이 넘치고 그곳은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고객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원래 불황에 잘되는 업종이 점집과 간판집, 그리고 인테리어란 말이 있다. 이는 장사가 잘 안되니 마음이 불안해서 점치러 가는 것이고, 고객이 줄어드는 원인이 간판이 잘 안보여서 일까봐 간판을 바꾸고, 인테리어가 낡아서인가 하여 다시 인테리어를 한다고 한다. 결국 경기가 나빠진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다보니 나타나는 행동들이다. 그런데 커피숍이 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체에서는 문화니 트렌드니 하고 이야기하지만 필자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2,500원짜리 라면을
환자들과 상담하다보면 자주 듣는 질문 중에 하나가 “완벽하게 치료될 수 있나요?”이며, 환자 치료를 마무리 할 때도 “치료가 완벽하게 되었나요?”라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답변이 간단하지 않다. 치아교정치료를 업으로 삼고 사는 필자에게 있어 ‘완벽한 교정치료의 종료’는 완벽한 이상교합(ideal occlusion)을 의미한다.그런데 과연 인체에서 이상교합을 실현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있다. 골격 형태, 치아 형태, 환자의 연조직구조 등등 수많은 변수를 지닌 인체에서 완벽한 이상교합의 재현은 불가능할거란 생각을 지녔던 필자이기에 이 질문은 한 동안 치료 철학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최고의 치료는 현재 환자의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하던 필자이기에 ‘완벽’이란 단어에 더욱 예민한 반응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결국 그런 상황에 처할 때마다 필자는 환자에게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치료하는데 완벽할 수 있나요? 다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지금 상태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요”라고 답변하곤 한다. 지난 환자 중에 상하악치조골
평소 같으면 제목을 정하고 후다닥 글을 써내려 갔을 텐데 오늘은 제목조차 잡히지 않고 글의 시작부터 방황하고 있다. 글을 쓰려면 객관성과 주관성을 지니고 그것이 논리성을 잃지 않는 상태에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데 자꾸만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마음 한구석에서 울분과 함께 참담함이 올라오는 것을 억누르다 보니 내용 정리가 쉬워지지 않다. 방송을 보면서도 여러 말을 들으면서도 평정심을 잃지는 않았으나 오늘 모일간지에 실린 모네트워크 치과의 대국민 담화문을 읽어보고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화남과 참담한 마음이 가시지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신으로 모시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많이 보아왔지만 치과의사의 격을 통째로 떨어뜨리는 저들의 행태에 분노가 일어난다.치과의사 신분으로 레진이 발암물질이라고 3대 일간지에 글을 낼 수 있는 이들이라면 무슨 짓인들 하지 못할까하는 마음마저 들고 국민과 모든 치과의사들이 저들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참담하기까지 하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자식들에게 치과의사란 직업에 대하여 최소한의 자부심을 지니고 이야기 할 수 있었건만 이번 일로 치과의사의 위상과 격은 너무도 떨어질 것이고 저들과 같은 치과의사라는 직업에
최근 한국사회는 급속하게 고령화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필자와 같은 50대부터는 4명 중에 1명은 100세까지 살아야한다고 한다. 며칠 전 여론조사에 의하면 1,000명에게 질문하여 60%정도가 100세까지는 싫다고 대답하고 보통 80세정도에서 사망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미 우리사회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필자가 처음 일본에 유학을 간 때가 1995년으로 그 때 이미 일본은 고령화사회였다.얼마 전 쓰나미가 왔던 센다이로 인구의 70%이상이 노인층이었다. 센다이는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20위에 속할 정도로 복지나 기후 등 모든 면에서 노인들이 살기 좋은 곳이기 때문에 노인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이다. 캐나다의 벤쿠버와 비슷한 현상이다. 반면에 타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교통사고율이 높다.이는 인지능력과 반응이 늦은 노인 운전자들이 많아져서라고 한다. 이와 같이 고령화 사회는 여러 가지 많은 사회현상들과 개개인의 심리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그런 고령화 사회를 역사상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였다. 그런 경험이 없이 맞이해야 할 초고령화 사회는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생각해 보면 대학 졸업 후
성남시 분당을 지나 요즘 한창 건설 중인 판교에서 의왕 쪽 산자락에 가면 정일당이라는 작지만 운치 있는 사당이 있다. 그리고 그 사당은 성남시 향토유적 1호이다. 그 사당은 조선시대 후기 영 정조 시대에 살았던 여류 학자이며 선비였던 강정일당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가난한 선비의 집으로 시집가서 평생 낙방 선비였던 남편을 옆에서 삯바느질로 내조를 하다가 남편의 글 읽는 소리를 들으며 글을 깨우치고 당대에 유명한 성리학자가 된 조선시대 얼마 되지 않은 유명한 여성 학자 중의 한분이시다. 그래서 성남시에는 정일당상을 만들어 해마다 표창을 해주기도 한다. 그 분의 글 중에 청추선聽秋蟬(가을매미 소리)이라는 시가 있다. ‘萬木迎秋氣(만목영추기) 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蟬聲亂夕陽(선성난석양) 석양에 어지러운 매미 소리들 沈吟感物性(침음감물성) 제철이 다하는 게 슬퍼서인가 林下獨彷徨(임하독방황) 쓸쓸한 숲 속을 혼자 헤맸네’라는 한시로 필자가 좋아하는 한시 중의 하나이다. 내용은 여름 지나 가을에 우는 매미소리를 들으며 곧 죽을 매미를 생각하며 쓸쓸한 마음을 나타낸 글이다. 하지만 강정일당께서 쓰신 의미와는 또 다른 감회를 받는다. 오늘은 입추이다. 오늘부터 가을이
요즘은 모두가 다 아이들 교육에 몸살을 앓는다. 조기교육에, 해외연수에, 아이들 교육에 힘들어하고 있다. 그리고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노력에 몰입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인성 교육은 교육현장에서 사라졌다. 요즘 학교에는 지식전달자와 공부 기계만 있고 스승도, 제자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학생이 선생님을 구타하고 학부모가 선생님의 머리채를 잡고 휘두르는 것이 우리 교육현장의 한 일면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학력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고 좋은 스펙을 만들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린 선생과 학부모 모두의 책임이다. 그런 교육환경에서, 인성교육이 없는 상황에서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온 그들에게 다음의 목표는 학업의 일등이 아니라 돈 버는 능력이 일등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정의와 도덕이란 옛날의 고사성어에나 나오는 말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되는 것은 다 한다’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자본(돈)이 최고인 자본주의 기본사상과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옳은 이야기다. 먹고 살길이 없어서 훔친 장발장의 빵 한 조각은 법과 용서를 넘어서 생존이라는 도덕과 법 이전의 삶의 본질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민소득이 1만 불 이하일 때는
우리는 수많은 숫자들 속에서 살고 있다. 몸무게는 73.6kg이고 저녁에 많이 먹으면 1kg이 늘고 웨이트하고 수영하고 나면 300g이 줄어든다.10시까지는 출근을 하고 7시엔 퇴근을 하며 출근 시간은 밀리지 않으면 21분이 걸리고 거리는 13.3㎞이다.예전이라면 정확히 아는 것이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아이폰의 구글이나 다음의 지도에서 검색하면 바로 1~2분이면 알 수 있다. 노래방에서 가수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은 30425번이다. 치아 개수는 사랑니 빼고 28개이고 유치는 20개이다. 치과는 4층에 있다.나이는 50이고 아이는 둘이다. 진료실에서 에칭은 15초를 하고 광조사는 예전에는 30초를 하던 것이 이제는 프라즈마로 인하여 3초를 한다. 1월엔 세무신고를 하고 5월 7월 12월엔 세금을 낸다. 10일에는 4대 보험료를 내야하고 25일엔 은행 대출이자를 내고 월세를 보내고 30일에는 월급을 준다. 그리고 남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직원은 몇 명이고 병원은 몇 평인지, 유니트체어가 몇 대인지이다. 또한 크라운은 얼마고, 임플란트는 얼마인지 인레이는 얼마인지도 질문을 받는다. “1시간을 기다렸다”고 환자들은 불만을 말하고 “열흘 동안에 단 하루
진료를 위하여 환자 옆에 앉는 순간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환자를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헤어스타일, 옷의 종류, 구두, 핸드백, 손에 무엇을 쥐고 있는가 등 말이다. 필자가 스토커라서가 아니고 그것이 치료하는 데 많은 정보를 준다는 것을 오랜 진료를 통하여 경험하였기 때문일 게다. 머리를 드라이하고 힘을 주고 오신 분은 진료 중에 절대로 머리를 건들거나 흩트려서는 안 된다. 고가의 옷을 입고 오신 분에게는 치과약품이나 물이 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또한 화사한 색을 선택한 환자는 그날의 기분이 좋은 상태이고 어두운 옷을 입은 경우에는 기분이 다운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가급적 대화 속에서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손톱이나 발톱을 예쁘게 정리하고 화려한 칼라를 사용한 경우에는 기분이 좋은 상태일터이고 얼굴이 가려지도록 모자를 쓰고 온 경우에는 머리를 정리할 시간이 없거나 귀찮은 상태일 가능성이 많다. 물론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사람의 기분 정도를 조금은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그 중 유니트체어에 진료를 하려고 앉았을 때에 환자가 거울을 들고 있었다면, 그것은 거의 대부분 ‘원장님 나는 거울을 보며 조목조목 짚어가며 원장님
얼마 전, 환자를 진료하던 중 환자가 치료 중간에 할 말이 있다고 하며 오른쪽부터 치료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필자는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끝나든, 왼쪽에서 시작해서 오른쪽에서 끝내든 결과는 똑같다라고 원리적인 설명을 하였지만 끝까지 오른쪽부터 치료해주길 원하여 원하는 대로 해드렸더니 나름대로 만족하고 문을 나섰다. 아마도 의사들이 생각할 수 없는 환자들만의 세계가 있는 듯하다. 필자가 살면서 경험하면서 이해하기 힘든 세 부류가 있다면, 아이, 여자, 환자였다. 이들에게는 전혀 예측 하지 못하는 생각과 철학의 세계가 있는 듯하다. 그 중 아이들과 여성의 심리에 대하여서는 많은 부분이 학문적으로 밝혀져 있다. 하지만 환자는 여성이기도 하고 아이이기도 하니 그 다양성이 너무 많아 단편적으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사례를 생각해 보자. 일단 환자는 깊이 생각해 보고 오른쪽에서 건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서 믿음으로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는 약간의 편집성과 강박성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필자도 자주 경험하는 일 중 하나로 출근할 때 아파트 현관까지 오면 그때서야 가스밸브를 잠갔는
지난주 열렸던 서울시치과의사 종합학술대회에서 ‘환자의 심리에 대하여’ 강연을 마치고 나서 비로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그동안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나 보다. 전날까지도 강연의 시작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 필자가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 동기를 생각해 보았다. 가느다란 기억의 끈을 잡고 들어가 보니 그 끝에 “원장님, 화나셨나요?” “기분 나쁘신가요?” “제가 진상인가요?”라는 세 가지 질문이 있었다. 이 세 가지 질문에는 몇 개의 심리적 딜레마가 있다. 첫째로 환자의 부당한 행동과 말에 필자도 많이 화가 나있는 상태이므로 환자도 그것을 인식하고 물어본 질문이었다. 그런데 이 질문은 대답이 상당히, 곤란한, 바둑으로 치면 외통수의 질문이다. 화가 났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나면 의사라는 전문직업인으로서 프로가 감정을 조절 못한 무능한 사람이 되고, 반대로 화가 나지 않았다고 말하면 감정을 숨기려고 거짓말을 하는 파렴치한이 되기 때문이다. 대답이 곤란한 이 질문을 받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결국, 거짓말보다는 진실을 택하였었다. 살면서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비록 당시는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좋은 결과를
신문지면 한곳에서 충주의 모치과원장님께서 의료소송을 당해 경찰 조사를 받고난 후 자살을 시도했다는 기사가 눈에 띤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문으로 의료인의 자살이 많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신문지상에서 접하니 참 마음이 아프다. 필자가 접한 내용들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의과에 비하여 환자가 사망할 극단적인 상황이 상대적으로 적은 치과에서는 환자와의 트러블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다. 그런데 이번 일의 경우는 환자와의 문제가 원인이었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을 더 무겁게 한다. 필자가 주변에서 들었던 의료사고들을 정리해보면 구강외과에서의 수술 후 사망 사건 혹은 소아치과에서 마취 후 사망한 사건이 가장 큰 것이다. 그리고 일반 치과의원에서 발생한 것 중에서 치료 외적인 것으로는 파일이 눈에 떨어져서 실명한 경우, 간호사 손톱에 몸부림치던 아이 얼굴이 긁힌 경우, 약품이 옷에 떨어져 색이 변한 경우, 틀니가 기도에 걸려서 개복 수술한 경우 등이 있으며 파일이나 크라운을 삼킨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치료적인 예는 너무도 많아 다 적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다. 필자 역시 환자와의 트러블로 인한 스트레스로 소주 반병을 마셔야만 잠을 잘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