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은 역사적으로 순환하면서 파동을 그리며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왔다.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척도인 명목화폐가 인플레이션(통화량 증가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이 일어난다는 전제하에서는 자산의 가격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상향한다. 그중에서 특별히 2020년 3월 시장의 급락과 그 후 상승장의 패턴은 금융 역사상 특별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팬데믹 이후 시장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사이클이 진행되는 ‘속도’다. 팬데믹 하락장 초반에는 ‘U자’ 회복 전망이 우세했으나 나스닥 지수가 하락 폭을 만회하고 추가 상승하는 기간은 단 4개월이면 충분했다. 그 후 무섭게 상승한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안도하고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며 적극적으로 투자에 임했다. 작금의 자산시장 상승 동력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었다. 즉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로금리와 양적 완화로 인한 전례 없는 통화량 증가 덕분이었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통화량을 늘렸던 건데 경기가 다 회복되지도 않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를 멈춤 없이 지속할 것이라는 언급에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1.7%를 돌파하며 국채 시장금리의 상승이 이어졌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 위험
불행이란 사전적으로 ‘행복하지 않음’이다. 즉 행복이 기준이다. 그럼 행복은 무엇인가.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이다. 이처럼 행복은 충분한 만족을 전제로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생긴다. 인간의 욕심이 무한하여 충분한 만족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행복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욕망에 따라 좀 더 많고 높은 것을 요구하는 추상적이고 이상적이며 미래적이다. 반면 불행은 현실이다. 누군가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생각이 필요하지만, 불행하냐고 물어보면 바로 답변이 나온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행복하지 않음’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행의 반대는 욕망을 기반으로 한 추상적인 행복이 아니고 현실을 기반으로 한 ‘불행하지 않음’이다. 행복은 이루기 어렵지만, 불행을 전제로 한 ‘불행하지 않음’은 이루기 쉽다. 과거 후진국이나 개도국 때는 물자와 먹을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좋고 나쁨이 아니라 구하기 어려웠다. 반면 지금은 물자와 먹을 것의 절대량이 넘친다. 과거에는 없어서 불행했다면 지금은 더 좋은 것을 소유하지 못해 불행하다. 이런 상황에서 ‘불행하지 않음’은 조금 노력하면 얻을 수
치과건강보험 청구와 관련한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복잡한 항목과 숫자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건강보험 구성의 원리와 구조를 먼저 알아둔다면 앞으로 다루게 될 구체적인 보험청구 사례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보험청구에 일반적인 적용되는 진료비의 구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치과건강보험의 보험진료비는 환자가 지불하는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하는 청구금의 합산금액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러한 합산금액, 즉 총진료비는 진찰료, 진료행위료, 재료대, 약제료, 가산료를 합한 금액이다(그림1). 실제 청구프로그램 상에서 이러한 항목들로 진료비가 구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2). 먼저, 진찰료는 급여 진료에 대해 진찰을 시행했을 경우 적용되는 수가로, 기본진찰료와 외래관리료라는 두 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기본진찰료는 병원관리료 및 진찰권 발급 등의 비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외래관리료는 외래환자의 처방 및 조제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포함하고 있다(치과의원급 초진료 166.59점 = 기본진찰료 152.11점 + 외래관리료 14.48점). 만약 처방 내용에 문제가 있을 경우 진찰료 전체가 조정된
구강암은 입술, 협부(볼), 혀, 입안 바닥, 잇몸, 경구개(입천장) 등에 발생할 수 있으며, 다른 암에 비해 흔하지 않지만, 치료 후 말이나 식사를 하기 어려울 수 있고 얼굴 외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초기에는 증상 없는 적색 병소로 시작되어 진행되면 경결감 및 궤양이 나타나며, 더 진행될 경우 전신 소견으로 체중감소, 호흡곤란, 국소 근육의 위축 및 편측성 마비 또한 발생할 수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암 등록통계 자료(1999-2018)에 따르면 구강암은 남성 2.1%, 여성 0.9%의 비율로 발생하는 암으로, 여성보다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구강암 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연령증가, 흡연, 햇빛, 방사선조사, 화학물질에의 노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암의 가족력, 알코올, 영양결핍, 육체적 활동의 부족, 과체중, 만성 외상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억제제는 편평상피암종, 매독은 설암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며 철, 비타민 A 등의 결핍도 구강 및 인후부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한 담배와 술을 동시에 하는 경우, 알코올의 점막에 대한 탈수효과, 점막 투과도의 증가, 알코올과 담배에 함유된 발암물질의 효과들이 복합적으로 작용
이번 칼럼에서는 ‘의료행위’의 범위에 관한 판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치과 의료기관에서는 치과의사치과위생사간호조무사치과기공사 간 업무범위가 문제될 수 있는데요. 의료법이나 의료기사법에서는 업무범위를 완벽하게 나누고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행위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면 업무범위를 조금 더 명확하게 구분하는 데 용이할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판례는 치과의사와 치과기공사간 업무범위에 대한 것입니다. ■ 사실관계 (아래는 판례 설명을 위해 가상 인물과 장소를 설정했음) ① 피고인 오원장은 청주시에 있는 ‘오킴스치과의원’의 공동대표로 근무한 적이 있는 치과의사이고, 피고인 치기공은 위 ‘오킴스치과의원’에서 일하고 있는 치과기공사로서 의료인이 아니다. ② 피고인 오원장은 2012. 6. 19. 10:30경 위 ‘오킴스치과의원’ 진료실에서 치은염 치료환자인 ▽▽▽을 상대로 치근활택술을 시행하기 전에 의료기기인 마취액주입기(KM-7000, 일명 ‘무통마취기’, 이하 ‘이 사건 마취액주입기’라 한다)를 사용하여 마취하는 과정에 위 환자의 왼쪽 아래 잇몸 부위에 주사바늘을 찔러 넣은 후, 치과기공사인 피고인 치기공에게 마취주
용서(容恕)는 한자어이며 국어사전에는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줌’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 해석을 보면 행위에 대한 설명이고 행위를 하는 주체자의 생각이나 마음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한자 ‘容恕’를 풀어서 보면 ‘容’은 외적으로는 얼굴이나 용모를 의미하고 내적으로는 속내 혹은 속에 든 것을 의미한다. ‘恕’는 如(한결같음)와 心(마음)으로 구성되어있다. 한결같은 마음이 ‘용서할 서(恕)’이다. 즉 상대를 보아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 단계를 의미한다. 특히 如(한결같음)는 공(空)과 같이 일체 동요도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여여(如如)가 부처의 마음 상태이고 경지를 의미한다. 진정한 용서란 국어사전적인 행동에 대한 정의가 아니고, 한자 뜻이 의미하는 내면적인 마음에서 상대를 보고도 흔들리지 않는 무심한 경지에 들었을 때가 진정한 용서다. 즉 꾸짖거나 벌하지 않는다고 용서가 된 것이 아니다. 영어로 forgiveness 역시 for(멀리)와 give(주다)로 ‘마음 밖에 내 보내다’ 즉 ‘마음에 두지 않는다’는 의미로 한자 의미와 유사하다. 상대를 보고 마음에서 분노든 미움이든 억울함이든 어떤 동요도 일어나
코로나 이후 우리는 절체절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금본위제도 하에서 해당국 화폐 소유자가 해당국 정부에 화폐를 제시하며 금과의 교환을 요구했을 때, 해당국 정부가 화폐와의 교환으로 금을 제공하는 것) 정지로 시작된 달러 기축통화 신용화폐 시스템 이후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총통화량이 전년대비 10~20%씩 증가하는 시기에 살고 있기 때문인데, 달러 기축통화 신용화폐가 시작된 후 지난 50년간 이런 적은 없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로 우리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 금융위기 전에는 그래도 GDP 성장률과 통화량 증가율이 엇비슷하게 상승했었다. 금융위기 이후로는 통화량 증가율이 GDP 성장률보다 2~3% 높아 조금씩 문제가 누적되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 위기로 인해 고삐가 완전히 풀리면서 통화량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더 이상 숨길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지금은 명목화폐의 가치하락(인플레이션)이 심해 근로소득으로는 도저히 인플레이션을 따라갈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인플레이션 헤징(hedging, 가격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금융 거래행위)을 위한 투자를 꼭
봄을 달리는 열차 2021 / Yangsan Nikon Z7 | 24㎜ | F13 | 1/25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낙동강이 내려보이는 아름다운 마을 양산 원동면. 언덕을 잔뜩 덮은 매화 사이로 봄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를 볼 수 있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구내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해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소의 면밀한 관찰과 전신상태의 진찰, 복용하는 약물의 조사, 필요시 조직검사를 하는 등 갖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원인이 다양한 데 반해 나타나는 형태는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단을 제대로 내리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아도 보통의 구내염이 잘 해결되는 이유는 구강점막의 탁월한 회복력 때문이다. 양치질이 잘 되어 깨끗한 구강 상태가 유지되고, 타액량이 충분하며, 특별히 외상이 없고, 몸의 전반적인 면역체계가 이상이 없다면 그 회복력은 매우 잘 작동한다. 그러나 이 반대가 되면 구내염이 자주 발생하거나 한번 생긴 구내염이 잘 없어지지 않고 오래가는 경우가 많다. 처음 치과에 가게 되면, 일차적으로 병소의 모양을 보고 아주 특징적이고 전형적인 병소라고 판단되면 특별한 검사 없이 약을 받는다. 이때에도 치과의사는 주변에 손상을 주는 보철물은 없는지, 최근에 자주 생기는 것은 아닌지, 얼마 동안 아팠는지 등을 검사해보고 추가로 x-ray를 통해 뼈나 치아에서 연관되는 구내염을 감별하게 된다. 보통 치과의사가 구내염 병소에 대한 질문을 할 때, 환자가 생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일어난 지 13년이 되어 간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국경제도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시장에서 큰 하락을 겪었고, 주식시장은 2011년이 돼서야 금융위기 이전 시점에 도달하였다. 부동산 시장은 좀 더 침체를 이어가다가 2015년부터 바닥을 다지고 서서히 상승했다. 주식과 부동산 모두 2017년 전후로 폭발적인 상승을 하다가 주식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하락했고, 2020년부터 다시 반등을 시도하다가 2020년 3월 코로나 위기를 맞았다. 부동산은 대체로 2017년부터 지금까지 큰 변동성 없이 상승했다. 주식과 부동산 모두 시차가 있긴 하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비슷하게 우상향하며 상승했다. 주식은 변동성이 크고 외부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2008년 이후로 2020년까지 해가 지날수록 일을 해서 돈 모으기가 힘들어졌던 것 같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노력에 대비해서 소득의 만족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같은 소득을 얻으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 했다. 2018년부터는 좀 더 체감되더니 2017년 이후 자산시장의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이 순환하며 크게 상승한 대세 상승이 일어나고부터는 근
2021년 2월 18일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시 그 면허를 취소토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였습니다. 그 동안 언론에서는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가 반발하는 것이 부각되어 마치 해당 법안이 의료인 중 의사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으나, 위 법안은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ㆍ조산사 및 간호사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치과의사 독자들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안의 내용을 보면 면허 취소 사유에 범죄의 종류와 무관하게 금고 이상의 실형, 집행유예,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 및 성범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면허의 재교부 금지기간도 강화되었습니다. 실형을 받았을 경우 면허 재교부금지 기간을 집행종료 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강화되었고, 집행유예의 경우에도 기간 만료 이후 2년까지 면허 재교부가 불가합니다. 주요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환경변화는 치과계도 예외일 수 없을 것 같다. “세상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뉜다”는 농담도 들려온다. 이렇게 달라진 세상을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부른다. 변화에 얼마나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시기다. 치과건강보험 분야에서는 이미 이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고, 코로나19로 인해 그 바람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2021의 시작과 함께 정부는 ‘건강보험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한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비급여 가격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진료 전에 설명하는 ‘비급여 사전설명제도’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부에서 건강보험 항목이 아닌 비급여 항목까지 적극적인 관리를 하겠다고 하니 치과계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체가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표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지난 2017년 정부는 2022년까지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문케어’로 불리는 정책의 시작이었다. 이후 2019년도 기준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북 정읍의 천년 고찰 내장사의 대웅전이 전소됐다는 뉴스는 매우 안타까웠지만, 53세 사미(예비승려)의 소행이란 소식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동안 우려했던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화재사건은 예비승려에 의한 방화라는 종교적 범죄의 의미가 아니라 수 천 년을 이어온 전통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어 무너지며 나타난 파열음이며 사회적 경고다. 그간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스승과 제자 관계인 도제식 교육제도가 변질되고 전통이 파괴되어 온 지 오래되었다. 도제식 교육 중에 가장 오래된 곳이 불교 승려제도였다. 전통적으로 승려가 되기 위해서는 군대보다 어렵다는 행자 생활을 마치고, 예비승려 생활을 모두 겪고 나서 비로소 정식 승려가 되었다. 한 명의 스님이 되기까지 스승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도하고 책임지는 전형적인 도제였고, 수행하는 내내 성취도를 늘 확인받고 인가받는 작업은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출가자 수가 감소하면서 13~50세만 출가가 가능했던 연령 제한을 2017년부터 65세까지 확대했다. 도제식 교육에서 승가대학 같은 시스템 교육체제로 바뀌게 되었다. 그때 이미 스님들 자질 검증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예비승려가 대웅전
테헤란로 2019 / Seoul Nikon Z7 | 15㎜ | F8 | 1.6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강남의 화려함은 멋진 하늘빛 아래에서 더욱 눈부셨다. 하늘이 짙은 마젠타 빛으로 변하는 날에는 회색 도시도 붉은빛으로 덮이곤 한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입안에 자주 구내염이 생기는 환자들의 경우 보통 집안에 상비약은 하나씩 두게 마련이다. 이 상비약은 대부분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인 경우가 많다. 처방 없이 살 수 있고 한두 번 발라본 경험상 그냥 두는 것보다 치유가 빠르기 때문이다. 이 스테로이드 연고는 소염작용이 강하므로 자연치유가 되도록 그냥 두는 것보다 통증을 줄이고, 보통 구강전용 스테로이드 연고는 타액에 쓸려나가지 않도록 상처에 붙어있으므로 외부자극에 대해 상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 잘만 쓴다면 큰 도움이 되는 연고이다. 우리 몸에 상처가 생겼을 때 염증이 발생하는 것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이 염증은 통증을 유발하여 더 이상 외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회피하게 도와줄뿐더러 침투한 세균을 막아주기 위한 각종 면역세포들이 해당 병소에 도착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따라서 염증을 완화시키는 ‘소염작용’을 가지고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염증을 막아주는 데 큰 역할을 하므로, 이차적인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의 감염이 없다면 적절한 치료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연고가 발라진 병소하방은 일시적인 면역억제상태가 되기 때문에, 원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 구내염에다가 스테로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