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시대를 대변하는 것을 한 단어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힐링’이라 할 수 있다. 힐링이란, 영어로 ‘healing’이며 사전적 의미는 ‘몸과 마음의 치유’이다. 특히 의학에서 질병이 치유되며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힐링의 전제 조건으로는 상처를 받거나 질환에 이환돼있어야 한다. 결국 이 시대에는 힐링이 절실할 만큼 상처받고 지치고 아픈 이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의학에서 힐링되어 가는 과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원상태로 회복되는(reversible) 과정과 원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irreversible) 과정이다. 즉, 감기나 복통 등은 치유되면 원상태로 회복되지만 깊은 상처나 암절제수술 등은 원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으며 그에 따른 상흔(Scar)을 남긴다. 그리고 마음은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런 두 가지의 힐링 과정이 있다. 심하지 않은 마음의 상처는 금방 잊혀지지만 깊은 마음의 상처는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하는 상흔(Scar)을 남긴다. 더불어 상처가 조금의 자극에도 심하게 고통스럽듯이 마음의 상처도 약간의 자극에도 깊은 아픔을 느낀다. 몸과 마음이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몸은 지속적인 자극에 적응하지만
요즘 운전을 하다보면 달리는 차 옆으로 굉음을 내며 종횡무진 무법으로 질주하는 폭주족을 많이 본다. 어제도 퇴근길에 3~4명의 청소년이 헬멧도 쓰지 않고 굉음을 내며 위태롭게, 뒷좌석에는 여자를 전리품처럼 보란 듯이 태우고 자랑스럽게 달리는 것을 봤다. 가끔 서울 근교 국도를 가다보면 40~60대 정도의 중노년 층 10여명이 가죽옷을 입고 할리라는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한다. 필자가 아는 회장님 중에도 몇 분이 휴일이면 할리를 타고 드라이브를 나선다고 하신다. 이렇듯 오토바이를 타는 나이는 대략 10대와 40~60대의 장·노년기,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장·노년층은 가죽옷을 입으면 폼도 나고 젊어진 느낌에 속도를 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한다. 10대들은 또 조금 다르다. 얼마 전 어떤 방송에서 폭주족 뒤에 탄 여자아이와 인터뷰를 하였다. 그 여자아이는 자신이 원조교제로 돈을 벌어서 폭주족인 남자친구에게 바이크를 사주었고 그의 등 뒤에서 달릴 때 다른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서 쳐다보는 시선이 너무 좋다고 했다. 이렇듯이 장년층은 본인의 스트레스라든가 내부적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원인인 반면, 10대 청소년들은 내부적인 갈등보다는
천국은 예쁜 사람, 행복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열심히 일한 개미는 손도 꺼칠하고 투박하고 굳은살이 박히고 얼굴은 햇빛에 그을려 새까맣고 자외선에 노출되어 나이에 비해 더욱 늙어 보이고 광택 또한 없다. 또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고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어 웃을 일이 적고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개미는 정서적 스트레스에 잠을 못 잔다. 반면 놀고먹는 베짱이는 햇볕에서 일을 안 하니 얼굴이 곱고 동안이다. 서비스업에 종사하지 않으니 정신적 스트레스도 없다. 결국 천국의 컨셉에서 보면 열심히 노동한 개미는 맞지 않고 베짱이의 얼굴이 맞다. 그러기에 이 시대에는 아마도 베짱이가 천국에 갈 것이다. 4살짜리를 강간한 성추행범에게는 최고형을 15년 밖에 못주는데 잠재적 성범죄자를 가려내기 위한 법은 구직을 원하는 모든 의료인을 경찰서에 보낸다. 그냥 간단하게 성추행자를 면허정지 시키면 될 것을 모든 의료인을 잠정적 범죄자로 본다. 결국 개미는 천국에 못가고 베짱이가 천국에 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조금만 생각해보자. 강간범을 처벌하는 법은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는데 아직도 수정하거나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과거 60~70년대 법이다. 그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는
요즘 대선 탓에 정치인들의 모습을 자주 TV에서 대한다. 정치인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거짓말’이다. ‘인간은 10분에 3번 거짓말을 한다’는 책도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이 말을 하는 이상 뗄 수 없는 현상인가 보다. 여기에 또 ‘하얀 거짓말’이라는 선의의 거짓말까지 포함시키면 하루에 1~2번의 거짓말도 안하고 지나기 힘들 듯 싶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끊임없이 만나는 사회 속에서 거짓말이라는 것은 너무도 흔한 일인 것이다. 그러나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남에게 못되게 하는 거짓말은 ‘사기’라는 범죄행위가 될 것이다. 아마도 치열한 무한경쟁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경쟁의 한 형태로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은 존재할 것이다. 지난 일요일 모처럼 큰맘 먹고 등산복을 입고 삼각산을 찾았다.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것인 줄은 잘 알고 있지만 좀처럼 하기 싫은 것이, 아니 마음먹기가 어려운 것이 지속적인 운동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30년째 운동하시는 어머니께서도 정말하기 싫은 것 중 하나가 운동이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피곤할 때 운동을 선택하기보다는 누워서 쉬면서 TV 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보다. 삼각산은 북한산의 또 다른 이름으로 서울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
모 방송사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 남자가 여자 분장을 하고 상품 판매 매장에 가서는 말도 되지 않는 생트집, 즉 일명 ‘진상’ 행동을 하는, 백화점이라든지 화장품 매장 등 사회 많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풍자한 코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그 내용 중에 진상녀인 정여사는 강아지 인형을 하나 가지고 다닌다. 그 인형의 이름이 ‘브라우니’다. 정여사는 본인이 어렵거나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 브라우니를 내밀며 “브라우니 물어!”하고 외친다. 그러면 나의 잘못과는 상관없이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고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 그런 역할의 브라우니 인형이 지금 인기 연예인 만큼이나 유명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말도 못하는 소품 중의 하나인 강아지 인형이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며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절박하고도 외로운 마음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브라우니는 누가 보아도 명백한 잘못 속에서도 내 편이 되어주는 절대적인 믿음자이고, 해결사의 역할을 한다. 또한 말을 하지 않는다. 더불어 원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다 해준다. 생각하지 않는다. 전에 어떤 유명한 원로배우의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란 대사가 유명해진
평소 통증에 조금 예민하게 반응하던 30대 여성 환자가 3달 만에 내원해서는 치료가 끝나고 나자 “내가 예민한데 아프지 않을까요? 교정치료를 시작하고부터 소화가 되지 않아서 위궤양이 생겼어요, 치료받고 그 동안 많이 아팠는데 또 아프면 어떡하죠? 혀가 안으로 밀리는 느낌이고 혀의 놓임이 불편해요”라고 말을 시작하더니 끊임없이 불편과 불만을 쏟아낸다. 이야기를 들으며 말 속의 내용들과 진위를 생각해 보았다. 일단 만약에 치료를 받고 계속 아팠다면 3달 만에 내원하지 않고 더 빨리 내원했을 것이기에 항상 존재하는 통증은 아니고 어떤 상황에서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정치료를 하고부터 소화가 되지 않고 위궤양이 생겼다는 것은 교정치료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의미이고, 단순히 교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가 그동안 받고 있던 스트레스가 교정치료를 통해 추가되며 폭발되어 고통의 레벨까지 왔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구치부에 크라운을 하나 해주었는데 끊임없이 높다고 느껴 계속 교합 조정을 하고, 심지어는 교합이 닿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높다고 호소하는 환자들과 비슷한 상황이다. 뭉쳐있던 스트레스와 불만 등이 치과치료라는 불안과 합류하면서 심리적 돌파구가
요즘 부쩍이나 ‘묻지마’ 라는 단어를 뉴스에서 많이 듣는다. 일명 ‘묻지마 범죄’말이다. 불특정 다수를 항한 범죄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본인의 분노나 고통을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기 위하여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사회심리학적으로 양극화 현상의 심화된 상태에서 심리구조가 취약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실패나 좌절을 경험했을 때, 극단적인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분노 조절이 안 되어 타인에게 폭발되는 경우이다. 분노나 좌절이 본인에게 향하면 자살이 되고 타인에게 향하면 ‘묻지마 범죄’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묻지마’의 시작은 ‘1. 이름을 묻지마, 2.나이를 묻지마, 3. 연락처를 묻지마’ 라는 은어에서 시작되었다.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진입하면서 어려웠던 집안생활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며 집집마다 자동차가 생기기 시작하던 80년대 초반에 처음 등장한 단어이다. 강남이 처음 개발되기 시작하며 신흥 부유층이 강남으로 이주하던 때이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소외되어 가던 여성들이 처음으로 자동차를 지녀 기동력이 생기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지만 외로움은 더욱 심화되었다. 그리고 욕구불만을 표출하기 위하여 소위 안전한 즉석만남을 시도하였다. 그것이 ‘묻
‘딜 레마’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di(두번)와 lemma(제안·명제)의 합성어로서 두 가지의 명제 사이에서 한쪽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더불어 ‘산미치광이’란 고슴도치처럼 몸과 꼬리가 가시 털로 뒤덮인 동물로 ‘호저’라고도 한다. 그런데 심리학에는 ‘산미치광이의 딜레마’ 혹은 ‘멧돼지의 딜레마’라는 표현이 있다. 미국의 정신과의사인 벨락이 쇼펜하우어의 멧돼지 우화를 인용하여 인간의 갈등관계를 해석했다. 우화의 내용은 멧돼지 두 마리가 있었다. 날씨가 유난히 추운 겨울날 밤이 되자,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을 기대려 하였는데, 너무 가깝게 가면 자신들의 피부에 돋아있는 가시와 같은 털이 서로에게 상처를 냈다. 그래서 떨어지면 추워지므로 멧돼지들은 서로의 몸에 상처를 주지 않고 상대의 체온이 느껴지는 거리를 찾아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적절한 거리를 찾는다는 이야기이다. 남녀관계에서 발생되는 갈등을 설명하면 쉽게 이해되기도 한다. 가까이 가는 것을 ‘사랑’이라 하면 떨어지는 건 ‘미움’이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랑과 증오의 감정은 늘 공존한다는 숙명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붙지도 못하고 떨어지지도 못하는
유명하여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의사를 ‘명의’라 한다. 신이 내린 실력을 지닌 의사를 ‘신의’라 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의는 허준이며, 중국 최고의 명의에는 화타와 편작이 있었다. 그들은 ‘신의’의 경지를 넘어 마음으로 치료하는 의사 최고의 경지인 ‘심의(心醫)’이신 분들이었다. 환자를 치료하느라 과거 시험을 못 본 허준의 일화는 유명하다. 의성 화타에게는 어느 부잣집 하인이 왕진을 부탁한 일화가 있다. 주인이 감기 정도로 부른 것인데 화타가 직접 왕진을 하였다. 이에 굳이 직접 가지 않아도 되는데 왕진하는 것에 제자가 돈 때문인가 하고 묻자, 화타는 본인이 가지 않으면 하인이 추궁당할 것을 염려하여 간다는 말을 하였다. 그렇듯 마음의 의사였고 삼국지의 조조가 주치의로 지속적으로 군영에 머무를 것을 명령하자 자신을 필요로 하는 백성을 치료하러 가야한다며 명령을 거부하여 사형을 당하였다. 그리고 의사는 환자 앞에 있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의료인의 마음의 자세를 말한 것이다. 의사의 경지가 아닌 성인의 반열에 이르신 분이라 하여 ‘의성(醫聖)’이라 하였다. ‘신의’ 편작은 병이 시작하기 전에 미리 질환을 다루는 것이 최고의 의사라 하였다. 그런 편작도 6가지
대한민국 펜싱 여자 국가대표 신아람 선수가 런던올림픽에서 1초의 시간만 지나면 승리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1초가 흐르지 않고 멈추어 버린 상태로 경기가 지속되어 패배하였다. 잘못된 판정 후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주저앉아 있는 사진을 보고 있으면 편파 판정에 대한 분노보다도 이제 20대 나이인 젊은이가 추악한 세상의 모습을 보고 저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느껴야 할 마음이 전해져 가여움과 안쓰러움에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느낀다. 메달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도 그렇게 믿어왔던 신사 스포츠라는 펜싱의 추악함을 본 것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가슴 저리도록 아플 것이다. 실망감이라기보다는 배신감이라는 표현이 더욱 맞을 게다. 요즘 흥행하는 영화 중에 배트맨 3편이 있다. 내용 중에 배트맨이 믿고 모든 것을 맡겼던 여주인공이 배신을 하며 최고의 반전을 준다. 그때 배트맨이 받은 느낌이 아마 이런 배신감이었을 게다. 영화에서도 그런데 실제 삶속에서의 반전은 얼마나 가혹할 것인가. 심리학에서 ‘사람의 마음에 과거는 극약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차라리 모르고 살다가 죽으면 좋을 것을 너무 많이 아는 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무 아
'추적자’라는 드라마가 대선을 앞둔 시기에 많은 메시지를 던지고 막을 내렸다. 결론적으로는 우연처럼 보이는 사회의 사건들이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는 메시지 말이다. 모든 것은 바둑에서 미리 선수를 두듯이 필요한 자의 전화 한통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주었다. 그런 관점에서 요즘 일어나는 의료계의 상황을 추리해보자. 포괄수가제 실시에 저항하는 의사들을 매스컴이 여론조사로 파렴치범으로 매도하려하자, 의사들은 저항을 접었다. 이런 시점에서 요즘 갑자기 의료드라마가 증가했다. 히포크라테스 같은 헌신적인 의료인을 부각시킨다. 마치 북한에서 김정일 초상화를 지키다가 산사태가 발생한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죽은 초등학생을 영웅화시키듯 말이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치과의사협회를 파렴치범으로 몰고 9시 뉴스를 내보냈다. 더불어 마치 불법네트워크 치과가 밥그릇싸움에서 이긴 듯한 이미지를 주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또다시 9시 뉴스에서 느닷없이 치과의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치과의사들 끼리 주고받은 환자에 대한 대화 내용을 가지고 치과의사의 자질을 평가하고 전체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우연일까? 추적자적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우연이 아니다. 의
며칠 전, 이제 여든 셋이신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 전통무용 구경을 다녀오는 길에 유난히 수척해진 모습에 혹시 체중이 줄었냐고 물으니, 3㎏이 줄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항상 규칙적인 운동과 정확한 시간에 식사를 하는 분이기에 무슨 특별한 변화라도 있나 싶어서 “요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하고 천천히 말을 건네 보니, 틀니가 아파서 식사하기가 불편해진 지4~5개월 되셨다고 답변하신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는 순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아들과 며느리가 치과의사고 집도 걸어서 10분 걸리는 거리인데 틀니가 아픈 것을 4~5개월이나 참으며 말을 하시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식들 바쁜데 폐를 끼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얘기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결국 만들어드린 틀니를 잘 쓰시는지 물어보지 못한 자식의 잘못으로 결론을 짓고 이야기의 화제를 돌렸지만 아들 입장에서 무엇인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무엇이든 말씀이 없으시면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는 있지만, 조금의 힌트만 주었어도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 말이다. 그런데 어제 일이다. 병원으로 꽃이 한 다발 배달되어 왔다. 근무하는 예쁜 여선생의 생일이란다. “남편이 보내주어서 좋으시
며칠 전 청주시립무용단의 공연이 있어서 인간문화재 선생님과 몇몇 지인들과 같이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에 엄청난 폭우를 만났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관계로 결국 새벽 3시 즈음에 서울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행 중 한 분이 오전부터 약간의 치통을 호소하더니 공연 후 뒤풀이 모임에서 한잔 한 이후로 통증이 심해지고 서울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는 매우 아픈 상황이 되었다. 급성치수염 정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들이 치과의사인 필자를 바라보았으나 필자의 병원은 교정치료만 하다보니 일반 진료 기구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치료가 어려운데 일반인들에게 설명하기가 여간 껄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기로 하고 강남에 있는 모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서 접수를 시키며 치과선생님들이 계신지를 물으니 계신다는 답변을 들었으나, 일단은 응급의학과에서 보고 난 다음에 치과 선생님을 불러준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지금 환자가 많이 밀렸으니 1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할 거라는 답변을 들었다. 치과환자를 응급의학과가 보아야 한다는 말이 도무지 수긍이 안 된 필자가 신분을 밝히고 응급의학과 담당의를 만나서 치과진료를 응급의학과에서 하는지를
옛날 우리 어른들은 새로이 집에 들어오는 물건이나 남이 쓰던 물건을 집에 들일 때에는 화장실에 반나절 두었다가 집안으로 들이는 풍습이 있었다. 남이 쓰던 물건이나 다른 곳에서 새로이 집에 들어오는 물건에는 나쁜 귀신이 붙어서 따라올 수 있는데 화장실에 반나절 정도 놓아두면 냄새가 고약하여 도망가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조금 생각해 보면 남이 입던 옷에는 이나 벼룩과 같은 다른 병원체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이 화장실의 암모니아 냄새로 인하여 적어질 수 있다는 선조들의 지혜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얼마 전 우리 가족들의 스마트폰을 모두 걷어서 화장실 변기통 위에 올려놓은 일이 있었다. 물귀신처럼 스마트폰의 귀신이 계속해서 부르기 때문에 필자가 붙인 귀신이름이다. 방학이 되어 외국에 있던 아들과 딸이 귀국해 모처럼 한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집중이 안 된다. 또한 식사가 끝나도 서로 대화할 시간이 없다. 스마트폰에 컴퓨터까지 잡고 살다보니 식사시간 마저 대화가 없다. 그래서 식사시간에 스마트폰을 놓게 하였더니 밥을 먹는데 정신이 나가 있다. 허둥지둥 식사하고는 다시 스마트폰을 집어든다. 이에 필자가 스마트폰에는 물귀신보다 더 심한 귀신이 사는 것을 감지하고
의료보험제도가 처음 시작이었다. 전 국민의 강제적 의료보험제도는 일종의 사회주의적 성격이 아주 강한 제도였다. 의미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의사들이 조금만 손해를 보라는 것이었으며 의사들이 최고의 지위를 누리던 시대였기에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의약분업이 시작되었다. 의약분업은 의사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주었다. 의사에게 약이란 검객의 칼과 같은 의미이다. 그런데 정부가 평화 시대에는 검객이 필요 없다는 논리로 칼을 빼앗듯이 그렇게 의사에게서 약을 빼앗아 갔다. 진정한 검객은 칼을 사용할 줄만 아는 것이 아니라 칼에 대한 모든 지배권을 지녀야 했는데도 말이다. 그 후에 지속적으로 수가를 묶으며 낮추는 방법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의사들이 필요 이상의 폭리를 취한다는 언론 플레이를 해왔다. 더불어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의 파렴치한 행동은 전체적인 의사들의 이미지로 구축되어 왔다. 결국 이제는 의사들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여론은 잘 먹고 살만한 이들의 집단적 이기주의로 받아들이며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미 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포괄수가제도를 들고 나왔다. 한마디로 음식점의 전국 비빔밥 가격을 동일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안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