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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건축 도시 공간 눈여겨보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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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쓰어다와 반미와 함께하는 공간

베트남은 남북으로 길어 위도의 차이가 크다. 남과 북 생활환경이 그만큼 다르다. 도시들도 현재 수도인 북부의 하노이와 남쪽의 호치민, 그리고 중부의 다낭으로 나뉜다. 현대건축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베트남은 번성하는 시대별로 중부, 남부, 북부로 번갈아 가면서 발전하였고 그 기록이 고스란히 도시에 남아 있다. 강렬한 햇빛과 풍부한 물은 쌀이라는 경제적인 혜택과 함께 현상학적 건축공간을 만드는 데도 부족함이 없다. 최고의 자연환경에 역사적으로 다양한 외부의 영향은 가슴 아프지만, 베트남만의 분위기 형성에 일조했다.


파리보다 더 파리 같은 도시

 


호치민 시내는 프랑스 건축 일색이다. 베트남의 분위기는 인민위원회 청사1), 오페라 하우스, Museum of Fine Arts, Notre Dame Cathedral of Saigon 등 파리보다 더 파리 같다. 전 세계적으로 스페인에 비하면 프랑스 식민지는 많지 않고 그 속에 아시아의 공간과 사회체제로 인하여 특유의 건축문화가 형성되었다. 그중 French Colonial 양식인 인민위원회 청사 앞은 베트남 금성홍기가, 빌딩 앞 공원에는 호찌민 동상이 있다. 넓은 광장에는 수많은 시민과 상점들이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쌀가루로 만든 베트남식 바게트(Baguette)인 반미 하나 들고 그 안으로 섞여본다[그림 1].


초콜릿 향이 가득한 커피는 매연을 타고 거리를 질주한다

 


로부스타 원두가 주종인 베트남 커피는 보통 사약 수준의 진한 원액에 연유를 넣은 베트남식 카페 쓰어다(아이스 연유 커피)로 먹는다. 한국에서는 베트남 커피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콩카페나 하이랜드 커피가 인기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커피는 Trung Nguyen Legend Cafe2)의 쭝웬(Trung Nguyen) 커피로 초콜릿의 부드러운 향이 일품이다. 집에서는 고급스러운 아라비카 원두와 독특한 향의 쭝웬 커피 원두를 2:1로 하우스 블랜딩한 커피를 즐긴다. 베트남 도시의 거리를 달리는 오토바이만큼이나 많은 커피숍을 지나다니다 보면 커피 향이 매연과 섞여 베트남 특유의 향을 만들어 낸다. 커피향으로 기억되는 도시, 또 하나의 현상학적 공간이다[그림 2].


빈약한 박물관에도 햇빛은 든다

 


다낭의 Museum of Cham Sculpture는 1919년 프랑스 고고학자에 의해 만들어진 집을 개조해 힌두교 참 조각상(Cham sculpture)을 전시하는 곳으로 10개의 전시실에 약 300개의 전시물이 전시돼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참 조각상도 있다. 베트남 중부지역에 프랑스 양식의 주택에 힌두교 조각을 전시하는 공간이라니 너무나도 글로벌한 게 아닌가 싶다. 하나의 공간은 항상 그 자리에 변함없이 있을 것 같은데, 그 공간은 시간에 따른 다양한 역사가 개입하여 고고학적 시대의 지층을 만들고 그 지층에 깔린 계보학적 바탕을 통해 지속해서 변화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배경으로 새로운 전시공간은 빈약하고 전용공간도 아니지만 강렬한 햇빛이 내부까지 비춰서 전시공간을 풍부하게 보완해 준다. 자연조명이 비치는 전시물과 세월이 만들어 내는 공간의 겹(Layer)을 같이 볼 수 있는 곳이다. 베트남 특유의 현상학적 공간이다[그림 3].


금색은 어디 가나 그렇게 반짝이는가?

 


세계 어디 가도 금은 중요함을 상징한다. 특히 왕궁이나 성당 등 중요한 공공건축일수록 제일 높은 꼭대기에 권력의 상징으로 금만한 것이 없다. 금은 권위, 중요함, 집중을 상징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금이 금색 칠로 대체되면서 생활공간에까지 내려왔다. 동남아시아는 특히 금색 칠이 많다. 그만큼 서양의 단일신인 기독교와 달리 동양의 불교과 유교 성인들도 많고 각자 기원하는 대상이 다르다는 것을 나타낸다. 오래된 왕궁의 폐허에도 옛 영화의 상징을 단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자면 단연코 금색 칠이다. 후에의 왕궁 끝자락에 놓인 금룡은 다른 어떤 설명보다도 명확하게 옛 역사를 보여준다. 금빛의 모든 형상은 오늘도 무더운 날씨에 햇빛을 고스란히 받아들고 오래전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그림 4].


열린 회랑 사이로

 


회랑은 어느 시대에나 사랑받는 건축어휘였다. 현대건축에서도 회랑은 경계를 긋거나 반대로 모호함을 위해 자주 사용한다. 기둥과 지붕만 있는 실로서 역할은 하지 못해서 사람의 움직임을 위한 동선으로, 그리고 비와 햇빛 등 날씨와 관련된, 어떻게 보면 보조 역할에 머물렀던 공간이다. 한가운데 외부 중정을 두고 주변을 둘러서 생긴 회랑은 담과 동선의 기능에 충실하다면 담 없이 좌우가 빈 회랑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동선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햇빛이 들면 빛이 바닥에 의해 반사되면서 회랑은 가뿐해지고 한껏 떠오른다. 햇빛이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서 간접등처럼 올라온다. 오후에 갑자기 쏟아지는 스콜인 어마어마한 비도 땅에 반사되어 튀어 올라 주변을 가뿐하게 만든다. 이곳의 비는 햇빛과 같다[그림 5].

 

※주석
1.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87XX37600146 
2. http://news.kotra.or.kr/user/globalAllBbs/kotranews/list/2/globalBbsDataAllView.dodataIdx=157592&column

=&search=&searchAreaCd=&searchNationCd=&searchTradeCd=&searchStartDate=&searchEndDate=&searchCategoryIdxs=&searchIndustryCateIdx=&page=1&row=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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