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2)-당신의 공간은 건강합니까?

URL복사

질병과 공간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성에 대한 분석

● 미셸 푸코의 질병의 공간화 개념을 적용한 치과공간 분석
기존의 기능에 의한 의료공간의 건축계획적 분류 및 분석이 아닌 미셸 푸코의 질병과 인간과 사회의 관계인 질병의 공간화에 대한 과정 중 치과분야에서 질병의 공간화에 초점을 맞춰 공간화 특징들을 살펴본다. 이 개념을 이용하여 한국 내 치과분야의 대표적인 교육 및 임상 공간인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과 치과병원의 공간구성 현황과 변화과정 분석을 통하여 한국 내 치과 질병의 공간화 과정과 건축공간과의 상관관계를 찾아본다.

 

미셸 푸코의 질병의 공간화
푸코는 1963년 임상의학의 탄생에서 사람들이 질병을 포함한 공간을 세 가지로 구분하여 인식하며 각각의 공간에서 나타나는 질병은 의학적이며 사회적인 의미가 다름을 설명하였다. 질병의 1차 공간화는 의학 또는 병리학 속의 질병의 분류공간이고 2차 공간화는 실제 질병이 표현되는 환자의 몸에 자리 잡은 공간이며 3차 공간화는 질병이 존재하는 지역과 사회집단의 공간이다.1)

 


질병의 1차 공간화는 질병의 고유한 본질을 이상적으로 표현하며 증상과 의학자의 경험에 따른 유사성에 기초하여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는 분류의학으로 서유럽에서는 17세기 중반 고전 시대에 생물학의 방법론인 분류학의 발전이 타 학문까지 확대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질병의 2차 공간화는 의학적 지식체계이며 시각적, 공간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1차 공간화와 다르게 임상 진료에서 나타나는 환자 신체 속의 질병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서 질병은 환자의 몸에 나타나는 임상적 증상과 징후이며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개별성과 발현의 다양성, 그리고 의사의 임상적 시선과 기술적 검사를 통한 진단의 실증적 증명이 필요하다.


질병의 3차 공간화는 환자의 몸이라는 미시적인 공간인 질병의 2차 공간화와 비교하면 환자와 질병을 포함하는 집단 사회와 지역의 거시적 공간이다. 이는 환자의 개별성에 기초하는 2차 공간화가 전염병과 같이 개인의 몸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확대되는 경우이며 격리나 사회정책을 통한 위생환경의 결정 등이 포함되므로 주로 국가나 정부가 질병을 다루는 의료의 구조적 특성이 반영된다.


질병의 공간화는 진료공간인 병원뿐만 아니라 가정, 교육 연구공간, 지역사회 등 광범위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공간인 의료시설이자 의학교육공간인 치과대학병원은 1차, 2차, 3차 질병의 공간화가 집약된 장소이다. 1차 공간화의 공간은 임상에 관련된 기초학문을 위한 연구 및 교육공간이며 2차 공간화의 공간은 환자와 의료진의 진찰 및 진료에 관한 공간이다. 의료기관에서 3차 공간화의 공간은 질병의 공공 및 사회적 확장 정책에 관한 연구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질병의 공간화와 공간구성의 관계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과 치과병원 사례 분석의 결과를 통하여 치과 질병의 공간화 공간구성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치과 질병의 공간화는 두 갈래로 진행된 근대 치과의 도입과정과 관계가 있다.

 


서양 치의학은 한국에 도입될 당시 질병의 1, 2, 3차 공간화가 정립된 상태였으나 한국에서 서양 치의학의 직접적인 도입은 서양 선교사에 의한 치과 임상, 즉 치과 진료가 주목적이었으며 교육도 그에 따른 임상에 관련된 것이었다. 치과 질병의 공간화는 1890년 2차 공간화가 먼저 시작되었다. 이후 1922년 일본인에 의한 치과 교육의 1차 공간화의 과정이 발생하였다. 초기 대한의원 시절 치과는 임상을 중심으로 대한의원의 일부 공간을 사용하였고 치의학 교육은 의과대학 내에서 이루어졌다. 1928년 경성치의전문학교 이후 치과대학과 치과병원이 독립하여 자체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서 본격적인 2차 및 1차 공간화가 진행되었다. 이후 임상을 중심으로 2차 공간화가 나타나고 이를 뒷받침하는 1차 공간화가 2차 공간화와 같은 공간에서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공간구성이 형성되며 이후 3차 공간화의 공간도 나타나게 된다. 같은 공간의 1차와 2차 공간화는 점차 분화하면서 독립하게 되고 이러한 분화의 단계를 지나면 공간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분원의 형태로 1차와 2차 질병의 공간화가 나타나게 되었다.

 


질병의 공간화에 따른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치과병원 치과의료체계와 공간구성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1922년 대한의원 내 치과에서부터 시작하여 치과대학 및 치과병원의 독립된 공간으로, 1969년 연건동 의학캠퍼스로 이전 시 기단부는 치과병원, 상부는 치과대학으로 구분되었고, 이후 2004년에 치의학대학원과 별도의 독립된 치과병원 공간 분화가 나타났다.

 


3차 공간화 과정은 사회 문화적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예방교육과 구강검진이 주였으며, 이는 한국 내 불안정한 사회 상황상 정부보다는 전문가인 치과의사에 의해 개인적으로 진행되었다. 1980년대부터 정부 주도의 3차 공간화가 진행됐는데 주로 학교체계를 이용하였으므로 치과병원 내 질병의 3차 공간화에 관련된 전문적인 독립공간은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 공공의료사업, 보건정책연구개발, 치과 예방학을 통한 구강 사업 정책연구와 치과의원, 학교의 구강검진 등 1차와 2차 공간화 시스템을 이용한 3차 공간화가 진행됐다. 현재 건축공간구성의 관점에서 치과 질병의 3차 공간화는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단계이며, 추후 치과의사의 과잉공급과 정부의 적극적인 구강 정책의 실현을 통한 3차 공간화로 독립된 전문공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주석
1)Foucault, Michell, Paul. 1963, Naissance de la Clinique, Pari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pp.49-55

 

 

 

 

관련기사

더보기
4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