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1 (토)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22) - 우리의 공간은 공정합니까?

URL복사

공간의 공공성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분석

● 미셸 푸코의 시간과 공간 개념을 적용한 전시공간 공간구성

 

현대의 전시공간은 기본적인 역할인 전시대상을 전시, 보관, 그리고 관람이라는 공간적 교류와 지식의 공간화에서 시작해 현대사회의 제의적 성격과 관람자들 간의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 확장하면서 변화해 왔다.1) 이에 관한 연구는 미술사, 박물관학, 미학, 사회학, 인류학, 그리고 건축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미셸 푸코는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등에서 에피스테메(Episteme)와 같은 시간적 관점으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다른 공간들’ 등에서는 공간적 관점으로 미술관이라는 담론을 고고학과 계보학적 방법론을 통해 도시의 헤테로토피아 즉 차이의 공간으로, 지식의 배치공간으로, 그리고 시선의 권력으로 해석했다.2) 미셸 푸코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이용해 전시공간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공간구성을 분석해 건축 공간적 특징들을 살펴보고 그 상관관계를 파악하고자 한다.

 

미셸 푸코의 시간적, 공간적 관점

미셸 푸코에 따르면 19세기의 고정관념은 발전과 순환, 과거의 축적과 미래의 죽음 등 시간의 축을 통해 구성되며, 20세기는 무질서도인 엔트로피의 증가가 바탕이 되는 공간에서 다양한 요소들의 배치로 나타나는 관계의 집합이라고 했다.3)

 

미셸 푸코의 시간적 관점은 1960년대 중후반의 에피스테메가 대표적이다. 유럽 혹은 서구의 16세기에서 20세기까지의 역사를 고고학적 방법론을 이용해 탐구하고 르네상스, 고전, 근대를 구분하는 불연속의 고유한 인식론적 지층을 에피스테메라고 했다. 이러한 시간적 관점은 한 시대의 인식론적 한계가 한 시대의 지식을 성립시키며 질서 지우는 방법이자 기준이 된다. 즉 각각의 시대는 자신의 진리를 구성하는 방식인 진리놀이를 갖게 되며 이것이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코드가 되며 이 코드는 서유럽이라는 역사적 문화적 문제에 집중해 서구 사유의 제반 조건을 재검토한다.

 

 

미셸 푸코는 1960년대 중반 이후 지역과 공간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한 문화의 한계가 되는 영역으로 연구의 분석대상을 서양세계로 한정한다.4) 푸코에게 공간의 개념은 담론의 형성과 변형을 가능하게 하는 위상학적 분석으로 각 요소가 점유한 위치와 공간의 배치를 통해 구성되는 효과다. 이는 동시대의 지배적 사조였던 베르그손주의, 현상학, 실존주의, 그리고 자유주의에 비판적이며 이후 지식과 권력이론의 배경이 된다. 그러나 푸코는 서구문화 이외의 보편적 문화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사유하지 않아서 공간적 사고에 한계가 나타난다.5)

 

시간과 공간적 관점에서의 전시공간 분석

헤테로토피아로서 전시공간의 형성은 시간적 관점과 공간적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다. 전시공간을 시간과 연관해 분석하는 관점은 푸코의 에피스테메 개념과 고고학적 접근을 이용해 르네상스의 희귀본, 고전의 학술원, 근대의 루브르 박물관의 역사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전시공간 중 미술관과 도서관은 한정된 장소의 무한정한 시간을 포함하는 시간의 총체성이라는 이중적 패러독스에 놓여있다. 이와는 다르게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측면의 시간과 연결되는 헤테로토피아인 페스티벌, 페어(카니발), 엑스포, 비엔날레 등은 카니발과 연관되며 희귀한 물건이나 다른 문화의 표본에 투사한 이국적 취향의 전시는 타자성과 미개문화와 문명화된 제국주의의 매개체의 구실을 했다.6)

 

시간적 관점에서의 전시공간: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시간적 관점에서 보는 전시공간은 무한대로 축적된 시간의 헤테로토피아로 요약된다.7) 전시공간을 시간의 공간으로 정의할 때 시간과 연관된 역사와 에피스테메를 수집품과 전시대상을 이용해 시간의 총체성을 제시하는데 집중한다. 시간의 총체성 제시는 시간의 절대성이나 보편성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역사의 우연성은 근대의 에피스테메와 연관된다.

 

 

역사의 시각화는 선형적인 전시형태를 이용해 대중에게 강제적 이동을 통해 발전해 온 과거와 현재를 이루게 된 역사적 조건을 확인하는 과정이며 대부분의 국립박물관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도서관은 지식과 도서라는 전시 및 교육공간을 통해 규율의 습득공간이 된다.

 

공간적 관점에서의 전시공간:엑스포, 비엔날레

전시공간을 공간과 연관해서 보는 관점은 시간상으로는 불연속적인 대상의 병치이며 서로 다른 공간의 타자를 보여주는 자료들의 공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은 역사적으로 미개문화를 전제로 하는 제국주의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공간이거나 동물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의 연결고리로 사용됨으로써 서유럽 중심의 이데올로기 형성에 이용됐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중심지역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면 차이의 공간이며 타자와 독립적인 자체의 역사를 통해 다양한 대상의 또 다른 사물과 개념의 차이 공간인 헤테로토피아가 된다. 독립된 공간들은 선형적 강제동선이 아닌 자유롭고 다양한 선택동선을 이용해 관람이 가능하다.

 

 

시간과 공간적 관점의 전시공간 비교

미셸 푸코의 전시공간분석은 기본적으로 도시 내에 일상적인 활동의 공간이나 이상적인 비현실적인 공간이 아닌 현실적이지만 비일상적인 다른 공간인 헤테로토피아로 정의한다. 비일상적인 전시공간은 시간과 공간적 관점에 따라 시간을 전시하는 공간과 다른 공간을 전시하는 공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시간을 전시하는 공간은 한 공간의 연대기를 통한 시간의 총체성을, 다른 공간을 전시하는 공간은 공간적 차이에 따른 대상의 차이를 보여준다.

 

미셸 푸코는 서유럽의 역사를 분석해 복수의 진리놀이를 통해 시간이라는 절대적 보편적 진리의 정치적 역사적 구성임을 밝혀내지만, 문화와 지리적 공간의 관점에서는 칸트의 절대성 관념에 머무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푸코가 공간에 대한 분석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기존의 보편적인 진리는 불연속적인 정치적 합의라는 푸코의 시간적 관점은 공간적 관점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간적 관점의 전시공간인 박물관과 미술관은 연속성의 단절을, 공간적 관점의 엑스포나 비엔날레의 전시공간은 다양성의 차이를 보여주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또한, 푸코는 건축이 대중을 탈바꿈시키기 위한 조작자의 역할을 하며 그러한 건축방식은 수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행위를 지배해 그들에게 권력의 효과를 행사하고 그들을 인식대상으로 만들어 결국 그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시공간은 시간적 관점에서 권력의 통치와 규율을 습득하고, 공간적 관점에서 다른 지역과 비교 우월성과 단일체의 강조와 같은 정치적 관계의 장소가 된다.

 

1) 최윤경, 7개의 키워드로 읽는 사회와 건축공간, 시공문화사, 2003, pp.18-24

2) 강정민·김동일, 미셸 푸코의 미술관에 대한 테제들, 인문연구 66호, 2011, p.137

3) 허경,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초기 공간 개념에 대한 비판적 검토, 도시인문학연구 제3권 2호, 2011, p.247

4) 앞의 논문 p.217

5) 앞의 논문 p.225

6) Bennett Tony, Exhibitionary Complex, Thinking about Exhibition, Routledge, New York, 1995, p.96

7) 푸코 미셸 저, 이상길 역, 헤테로토피아, 문학과 지성사, 2014, p.10

 

관련기사

더보기
4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우울과 불안의 관계
우울과 불안은 현대인 심리적 고통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물론 개개인으로 접근하면 성격에 따라 나타나는 형태와 민감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상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대한 집착은 우울을 만들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을 만들어낸다고 알고 있다. 우울과 불안과의 관계에서 불안은 늘 우울을 유도하기 때문에 우울 속에 불안이 포함되는 관계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우울과 불안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파악한다. 인류가 탄생하고 좀 더 많이 우울하고 불안한 자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성향이 결국 DNA 속에 내재되었다. 인체가 감염되면 염증유전자가 발현되며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기분저하 유발 시스템이 가동된다. 우울모드로 진입되면 외부 활동을 중지하고 에너지 비축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다. 우울한 모습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도움을 받는 데 유리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의 집중력을 높이고 위험 회피나 환경 적응에 도움이 되어 생존가능성을 높였다. 불안은 사회적 민감성을 높여서 집단 내에서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집

재테크

더보기

이스라엘-이란 분쟁 속 2025년 6월 원달러 환율 시황과 전망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또한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와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으며, 환율의 향후 방향성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이 칼럼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글로벌 금리 사이클과 프랙탈 분석을 바탕으로 전망하고, 투자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2025년 6월 18일 현재 글로벌 경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후반부를 지나고 있다. 본격적인 경제위기 국면(C)의 진입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환율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필자의 지난 분석에 따르면, 경제위기 국면(C)의 시작은 2025년 4분기(10월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시기가 다가올수록 환율의 상승 압력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과거의 금리 사이클과 환율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환율은 대개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급등하면서 이전 고점을 돌파하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 두 달간 꾸준한 하락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