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5 (금)

  • 맑음동두천 17.7℃
  • 흐림강릉 16.1℃
  • 흐림서울 19.9℃
  • 대전 18.1℃
  • 대구 17.6℃
  • 흐림울산 18.4℃
  • 광주 17.6℃
  • 흐림부산 21.2℃
  • 흐림고창 16.4℃
  • 흐림제주 23.3℃
  • 흐림강화 19.7℃
  • 흐림보은 16.7℃
  • 흐림금산 17.0℃
  • 흐림강진군 20.5℃
  • 흐림경주시 17.5℃
  • 흐림거제 21.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의사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1)-당신의 공간은 건강합니까?1)

URL복사

질병과 공간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성에 대한 분석

● 질병의 공간화와 의료공간의 시각화
인류의 질병에 대한 대응과 적응은 고대사회에서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사회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했다. 그중 근대사회는 임상의학의 출현과 더불어 질병의 공간화에 따른 도시 내 의료공간이 형성됐고, 의료시설의 건축계획은 의료기능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한 의료시설의 주요 공간구성은 전문가인 의사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소비자주의와 국가의 통제로 인한 변화가 나타나 의료공간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질병과 사회적 체계의 관계에 따른 의료공간의 변화에 대하여 살펴본다.

 

미셸 푸코, 질병의 공간화와 사회화
서양에서 질병에 대한 근대의학으로의 발전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의 사회적 변화와 이전 시대와는 다른 접근의 의학적 시선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미셸 푸코는 1963년 ‘임상의학의 탄생’에서 사람들이 질병을 포함한 공간을 세 가지로 구분해 인식하고, 각각의 공간에서 나타나는 질병은 의학적이며 사회적인 의미가 다름을 설명했다.

 

푸코는 ‘의학의 변화가 사회의 필요에 따른다’는 기능주의나 ‘사회발전의 결과’로 보는 인과적 관점으로 설명했던 기존의 의학 연구에서 벗어나 질병이 개인의 육체에 자리를 잡지만 질병의 공간은 인식의 틀에 따라 다양하며 질병이 인식되는 의학적, 사회적 의미에 따라서 나타나는 공간을 ‘질병의 공간화’로 설명했다. 그리고 서양 의학의 변화에 따라 질병이 1차, 2차, 3차 공간화되는 과정을 통해 질병의 다양한 층위를 분석했다. 질병의 1차 공간화는 의학 또는 병리학 속의 질병의 분류공간이고, 2차 공간화는 실제 질병이 표현되는 환자의 몸에 자리 잡은 공간이며, 3차 공간화는 질병이 존재하는 지역과 사회집단의 공간이다.

 

전문가주의 공간, 의료시설
의학의 발전과정에 따라 병원의 공간체계도 변화하게 되는데, 병원 공간변화의 특징인 진료공간으로서 병원의 출현은 근대 의학과 같이한다. 근대 병원의 의료공간 분화는 전문화된 진료부 및 병동부의 분화, 사회의 변화에 따른 성별에서 질병으로의 변화, 그리고 복합건물에서 기단형과 독립형 병원으로의 공간변화와 연관된다. 또한 전문가주의인 의사들은 1차, 2차, 3차 공간화와 상호 연관 및 영향을 통해 기초의학자, 의사, 행정가 등 질병을 통제하는 사람들이 원활한 소통 및 시각 권력이 나타나게 된다.


전문가주의는 서양과 한국의 근대국가 형성 및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특히 의료분야는 전형적인 전문가주의의 사례로 인정된다. 19세기 서양의 근대국가 성립 과정에서 전문가주의는 전문지식의 형성을 기반으로 조직 내부에서의 교육과 정부와의 공식적인 면허를 통하여 배타적인 세력을 구축했다. 또한 자율적인 결정과 공공성을 기반으로 타당성과 정당성을 부여받아왔다. 이후 지속해서 세분화 및 다양화됐고, 최근에는 융합화로 윤리의 강조 등 새로운 내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주의는 체계화된 정규교육의 긴 훈련 기간, 공공선을 위한 사명감 그리고 윤리의식 등을 갖는 집단으로 인정받고 사회적 위치를 획득했다. 전문가주의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주요한 특징들과 요소 중 전문성과 체계성은 전문화와 세분화를 통해 계속해서 의학의 변화를 발전시켜왔다. 의료분야 공공성은 공공의료로, 그리고 배타성은 의사집단의 구축, 자율성은 국가 보험과 정책의 관리로 나타난다.2)


치과 분야 질병의 공간화는 의과 분야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나 일부에서는 차이가 나타난다. 치과 질병의 2차 공간화인 임상 진료는 치과의 기원이 의학의 외과 분야이며, 이로 인하여 치과 임상은 주로 환자의 신체에 직접적 치료를 하는 외과 중심이다. 그에 비해 의학은 외과적 처치 외에도 내과나 정신과적 치료 등 증상과 징후를 살피는 임상적 시선을 통한 진단과 처방을 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질병의 공간화가 나타난다.

 

 

의료공간의 시각화, 공간분석
의료공간의 건축계획과 공간구성을 시각화하여 공간의 특성을 분석하는 방법은 그래프 이론(Graph Theory), 시각적 접근과 노출 이론(Visual Access & Exposure : VAE), 공간구문론(Space Syntax) 등이 있다. 이는 공간이 매우 현실적이지만 설명이 추상적이고 모호한 특성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량적이고 시각화하여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하는 과학적 방법론으로 큰 역할을 하지만 변수에 따른 오차와 결과에 대한 신뢰도의 한계가 있다.


그래프 이론은 꼭짓점들의 집합과 그 사이의 관계와 관계 지어진 상황들을 그래프로 나타내며, 나타난 수학적 모형을 연구하여 여러 가지 현상을 규명한다. 또한 시각적 접근과 노출 이론인 VAE 모델은 공간 내 임의의 한 지점이 다른 지점을 보거나 다른 지점으로부터 보이는 정도를 수치화해 이를 시각적 접근(Visual Access)과 시각적 노출(Visual Exposure)로 정량화하여 해석한다. 공간구문론(Space Syntax)3)은 1984년 영국의 힐리어(Hillier)와 핸슨(Hanson)에 의하여 개발한 대표적인 정량적 공간분석 이론이다. 이 이론은 공간의 이용 유형과 연관되며 분석요소들은 연결도, 통합도, ERAM 등이다.

 

연결도는 특정 공간에 직접 연결된 주변 공간들의 개수이며, 수치가 높은 것은 주변과 많이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통합도는 공간체계에서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의 접근도이며 값이 클수록 공간 구조상 중요도가 높으며 접근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은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통합도가 1.0 이상이면 통합도가 높고 접근성이 좋다고 할 수 있으며 0.6 이하이면 접근의 경우의 수가 적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4)

 

또한 공간구문론의 공간분석 결과는 색깔로도 중요도를 나타내어 붉은색일수록 수치가 높고 파란색일수록 수치가 낮다. 공간분석의 사례로 단국대학교치과대학과 치과병원의 외부공간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반적인 연결도는 2.878로 높으며 붉은색인 치과병원 정문과 연결된 도로가 제일 높게 나타났다. 공간의 중요도인 통합도는 평균 1.110으로 전체적으로 접근성이 좋으며 그중 천호지 호수와 치과병원 사이의 도로가 붉은색으로 나타나 제일 중요한 중심공간이다. 그러므로 단국대학교치과병원의 경우 도로의 연결은 병원 정문 쪽이 높아 사람들의 통행이 편리하면서 외부공간의 중심은 치과병원과 호수 사이의 길로 보행과 휴식의 중심이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양한 공간분석의 방법들은 사회적인 행위들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이 행위들에 대한 이해가 건축의 계획방법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에 대한 논의와 함께 공간의 가치가 사회적 관계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공간분석이론이 갖는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물리적인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의료공간의 구체적인 사례분석을 통하여 질병의 공간과 특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주석

1) 본 글은 저자 본인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한 논문들과 연구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치과신문의 연재에 맞춰 새롭게 작성하였습니다.
2) 정태종 외 2인. 전문가주의 발전과정에 따른 공간구성 특성 분석. 대한건축학회 학술발표대회 논문집. 2019. pp.486-487.
3) Hillier, B., Hanson, J. The Social Logic of Spac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4. pp.95-97.
4) 황미영, 임채진. Space Syntax Model에 의한 공간해석방법에 관한 고찰.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논문집 2, 1999. pp.89-104.

 

 

관련기사

더보기
4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단상
매주 수요일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린다. 양손 가득 들고 나가기도 하고 명절 때는 두 번 다녀오는 경우도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두 사람 사는 집에서 무슨 재활용 쓰레기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가 하는 생각이다. 왠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듯한 죄책감이 들 때가 많다. 가급적 일회용 물품을 자제하며 쓰레기를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두 손 가득 집어도 부족한 경우에는 마치 지구 환경을 파괴하는 파라사이트라는 생각마저 든다. 코로나 이후에 더 많은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는 듯하다.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보면 제일 많은 것이 비닐, 플라스틱, 종이다. 비닐과 플라스틱은 석유화학 제품이고 종이는 나무로 만든다. 결국 나무는 줄어들고 석유사용량은 증가되는 것으로 환경파괴의 주범 역할을 한다. 필자가 재활용 분리수거를 처음 접한 것은 일본 유학 시절이었다. 일본은 80년대에 이미 분리수거를 시행하고 있었다. 우리처럼 요일을 정하고 모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아니고 요일 별로 버리는 품목이 달라서 늘 신경 써야 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귀국하고 몇 년 지나서 우리나라도 아파트서부터 분리수거를 시행했는데 초창기에는 주민들이 분리수거 해놓으면

재테크

더보기

개인연금에서 워런 버핏처럼 투자할 수 있는 ETF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의 회장 겸 CEO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여러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다. 많은 투자자가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에서 영감을 얻고 투자를 하고 있다. 시중에는 워런 버핏을 다룬 수많은 책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그가 직접 쓴 책은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 하나 뿐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매년 연례보고를 하며 워런 버핏 명의로 주주서한을 발표한다. 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이 워런 버핏이 유일하게 직접 쓴 메시지인 것이다. 1991년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에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에 대한 언급을 처음으로 한다. “경제적 해자”는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비롯되는데, 1. 필요 혹은 욕구가 있고 2. 소비자 입장에서 비슷한 대체재가 없으며 3. 가격 결정력이 있는 경우 3개의 조건이 충족되면 기업은 공격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에 가격을 책정하고 높은 수준의 ROIC(투하자본이익률. 기업이 실제 영업활동에 투입한 자산으로 영업이익을 얼마나 거뒀는지 나타내는 지표)를 달성하게 된다. 워런 버핏이 언급한 경제적 해


보험칼럼

더보기

치면열구전색술과 지각과민처치_급여기준의 확대와 축소

지난 호까지 보존치료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충전치료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보존치료 항목 중 치면열구전색술과 지각과민처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 두 가지 항목은 각각 ‘비급여’와 ‘100:100 항목’에서 급여화되었고, 이후 급여기준의 변화가 많았다는 점에서는 매우 비슷하다. 반면 기준확대와 기준축소라는 각각 다른 방향으로 변화가 있었던 점에서는 상당히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치면열구전색술은 정부의 보장성확대 정책에 따라 치과분야에서는 최초로 급여화된 항목인 만큼, 급여화 배경과 급여기준 확대 과정에 대해서 알아두면 현재 진행 중인 보장성 강화 정책의 추진방향을 예측해 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치면열구전색술은 ‘09~13 중기 보장성 계획’에 따라 2009년 급여화되었다. 급여화 이후의 통계에서 우식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2011년도 심평원의 통계에 따르면 급여화 이후 1년간, 6~14세의 치아우식환자 11만명 중 치료치아대상이 약 3만 5,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34.1% 이상 우식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재정면에서는 약 20억원 가까이 절감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2014년도의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방송협찬 시 ‘협찬고지’는 금지

■ INTRO 지난 칼럼에서는 의료인이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 의료법 상 의료광고 규정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금주 칼럼에서는 이미 예고한대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방송협찬 가부 및 시술권 등을 시상품으로 지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방송협찬 가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방송에 협찬을 하는 것 그 자체는 어떠한 법령도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협찬사실에 대한 표시방법입니다. 현재 방송법 시행령이나 ‘협찬고지등에 관한규칙’에 의하면, 방송의 협찬주를 표시하는 것도 광고로 간주되고 의료법상 방송광고가 금지되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협찬을 하였다는 점을 고지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방송사업자는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구성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방송의 내용이나 맥락, 목적과 무관하게 병원이 배경이 되고 병원의 시술내용이 홍보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병원에 대한 협찬고지를 한 것과 관련하여 방송 프로그램이 방송통신심의원회로부터 제재처분을 받은 사례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례에서 의료기관의 행정처분 여부(의료광고규정 위반에 기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