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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건축 도시 공간 눈여겨보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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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라는 대륙에서는 상상이 현실이 된다

웬만해서는 비교급의 형용사가 통하지 않는 곳. 대륙은 스케일만 큰 것이 아니다. 언어, 환경, 우리의 생각과 다른 생활양식 등 조금의 불편함을 받아들이면 그들의 역사만큼 쌓인 건축도시공간에 관한 재밌고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상상 그 이상의 일들이 벌어지는 곳을 찾아가 보자.


명청시대 황궁과 붉은 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1)에서 어린 푸이가 하늘을 뒤덮은 노란천을 향해 뛰어가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 또 사방이 붉은 담으로 끝없이 막힌 자금성의 공간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제 베이징의 자금성은 박물관이다. 가보면 규모에 놀라고 몰린 관람객에 놀란다. 그러나 선양의 궁은 북경 자금성과 같은 명청시대 궁이지만 방문객은 적다. 느긋하게 왕궁 내부를 보는 것도 좋지만 주변의 붉은 담만으로도 어떤 곳인지 충분히 느껴진다. 혹시 겨울날 매서운 추위 속에 가로수 나뭇잎은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 그림자만 붉은 담에 비칠 때 방문한다면 영화 속 황제의 참담함을 약간이라도 공유할 수 있으리라. 모든 것에는 높았다, 낮았다 하는 사이클이 있다[그림 1].

 

왕징 소호와 주변거리

 


북경은 내가 아는 공간의 스케일과 다르다. 시내에서 지하철을 잘못 내려 한 정거장 걸으면서 후회했다. 북경 왕징 코리아타운 한복판에 마치 산봉우리 같은 현대건축이 들어섰다. 자하 하디드의 왕징 소호(Soho)2). 도시 블록 하나가 건물 하나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북경의 건물들이 빛 바랜 것처럼 왕징 소호도 황사와 먼지가 쌓여 오래돼 보인다. 소호 사거리에서 건물까지 걸어가려면 공유자전거의 파도를 넘어야 한다. 주황, 파랑, 노랑, 빨강 등 서로 다른 자전거의 색으로 회사를 구분하는 공유회사 자전거다. 영화 북경자전거 주인공 구웨이와 지안의 흑묘백묘는 이제 컬러가 되었다. 그런데 타고 다니는 자전거보다 거리에 거치된 것이 더 많아 보인다. 끝없이 펼쳐진 자전거를 보면서 지구를 살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은 건축도 물건도 사람도 너무 많아 탈이다[그림 2].


난징의 가슴 아픈 기억

 


한국인이라 그런지 상하이에 가면 임시정부청사에 가보고 싶듯, 난징을 가면 난징 대학살 추모관3)을 제일 먼저 가게 된다. 이곳은 강렬한 기하학적 형태의 단순한 현대건축이지만 내, 외부에 다양한 추모공간들이 마련돼 있다. 관람자의 동선에 따라 입구에서부터 놓여 있는 직설적인 형태의 조각들은 적나라하게 그 당시 고통의 소리를 지르는 듯하다. 난징의 추모공간은 이 공간을 중심으로 도시 전체로 퍼져나간다. 추모가 공간과 시간에 한정될 수 없을 만큼 그만큼 역사의 크기는 사람들의 가슴에 그리고 도시 전체에 담겨 있다. 비가 내려 낮게 가라앉은 하늘로 인해 더욱 가슴깊이 새겨진다[그림 3].


카지노보다 시대의 낭만을 앉아본다

 


마카오는 도박에서 컨벤션으로 전환하면서 도시의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마카오에 간다면 다들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그러나 마카오는 겉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낭만적이며 포르투갈의 영향으로 아시아 그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이 색다른 공간이 많다. 마카오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인 세인트 폴 성당은 누구나 다 아는 곳이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 연인들과 관광객을 피해 느긋하게 계단 옆 그늘에 앉아있으면 낭만의 공간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남중국해 바다와 포르투갈 역사와 매케니즈 음식(Macanese Food)4)이 뒤섞인 특유의 향이 날라와 코끝을 자극한다. 낭만의 향이 낭만의 공간에 퍼진다[그림 4].


뭐든 모이면 뭔가가 된다

 


홍콩은 야누스와 같다. 낮과 밤, 현대건축과 이름 없는 폐허와 같은 건물. 세련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그러나 홍콩은 적어도 가난함이 도시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인 듯 나름대로 각자의 공간을 형성한다. 숨이 막힐듯이 작은 공간들이 모여 거대한 공동주택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삶이 겹쳐져서 세월의 옷을 입고도 꿋꿋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2층 버스, 트램, 스타페리를 타고 거리를 다니다 만나는 익청맨션(Yick Cheong Building)5). 이 건물을 보는 순간 느껴지는 것은 폐허미라고 해야 할까? 건물 사이 작은 나무는 밀림보다도 더 커 보인다. 너무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이제는 개방하지 않는다. 트랜스포머4를 다시 보면서 공간을 느껴보는 수밖에 없다[그림 5].

 

 

※주석

1. https://ko.wikipedia.org/wiki/%EB%A7%88%EC%A7%80%EB%A7%89_%ED%99%A9%EC%A0%9C
2. http://www.onbao.com/dbria/sub.html?cd_com=1021507
3.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801847&memberNo=16605023&vType=VERTICAL
4.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950990&cid=67006&categoryId=67007
5.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4926971&memberNo=1969&vType=VERTICAL
너무 많은 방문객으로 이제는 개방하지 않는다. 꼭 이렇게 단체로 사진을 찍어서 남겨야 하는가…. 이제는 영화 덕분에 유명해져서 예전의 사람 중심의 공간이 아니다. 유명세는 어디나 치러야 하는가 보다. 홍콩 갈 때마다 혼자 즐기던 곳 하나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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