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일)

  • 구름조금동두천 9.7℃
  • 흐림강릉 18.6℃
  • 맑음서울 10.9℃
  • 구름조금대전 10.5℃
  • 구름조금대구 11.0℃
  • 구름많음울산 13.5℃
  • 구름많음광주 11.4℃
  • 흐림부산 14.4℃
  • 구름많음고창 7.6℃
  • 구름많음제주 13.0℃
  • 구름조금강화 12.6℃
  • 구름많음보은 5.2℃
  • 구름많음금산 6.1℃
  • 구름많음강진군 7.6℃
  • 구름조금경주시 7.5℃
  • 흐림거제 10.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의사 정태종 교수의 건축 도시 공간 눈여겨보기 (16)

URL복사

이탈리아, 건축 디테일(Detail)로 가득한 공간

이탈리아는 건축과 도시 유적이 많아 현대건축보다는 보존(Preservation)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 건축이 압도적이다. 이곳은 현대건축 프로젝트가 워낙 귀해서 60대가 되어야 젊은 건축가가 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일반인도 보전 및 전통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며 알도 로시(Aldo Rossi) 등 뛰어난 이론가들도 많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인 이탈리아 도시를 걸어보자.

 

구름마저 장미 창(Rose Window)

 


‘유럽’ 하면 고딕 성당, ‘성당’ 하면 장미 창(Rose Window)이다. 파리의 노트르담(Cathedrale Notre-Dame de Paris)과 샤르트르(Cathedrale Notre-Dame de Chartres) 대성당도 유명하지만, 밀라노 두오모(Duomo)1)의 아름다움은 직접 보고 느껴봐야 한다. 현대건축을 전공하기에 동, 서양의 전통 건축은 건축이론과 역사수업에 배운 정도지만, 서양 전통 건축을 대표하는 걸작의 장식과 디테일을 직접 마주할 때의 떨림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대성당을 만나는 시간에 구름도 장미 창과 비슷한 형태로 하늘에 수를 놓아 두오모에서의 감동은 배가 된다. 아름다움 그 자체다. 백색 대리석의 매끄러움은 아름다운 로마 시대 조각상과 같고 밤에는 창백할 정도로 찬란하게 도시를 밝힌다[그림 1].

 

현대건축, 전통 사이로 스며들다

 

밀라노 두오모 옆에는 근대사회의 대표적 거리인 Galleria Vittorio Emanuele II2)의 아케이드가 있다.

 

명품으로도 유명하고 건축으로도 유명하다. 천정을 막은 외부공간이란 뜻의 아케이드(Arcade) 개념을 명확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다른 유럽 도시의 아케이드는 좁고 낮고 혼잡한 데 비해서 이곳은 규모가 상당하다.

 

아케이드를 기웃거리면서 주변을 다니다보니 건물 사이의 작은 틈새에 경쾌한 현대식 디자인의 폴리(Folly) 같은 장치(Intervention)가 보인다.

 

골목 안 식당에서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는 간이공간을 만든 듯하다. 간단한 건축장치지만 위에서 비치는 햇빛을 적절히 가리면서 주변과 차별화도 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이탈리아인들의 디자인 감각이 놀랍다[그림 2].

 

 

 

 


경쾌한 현대건축

 


베네치아(Venezia)의 수많은 다리 중에서 제일 유명한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3). 하지만 사랑이 이루어지게 한다는 다리 아래 키스는 관광객들과 현지인이 뒤섞여 엄두도 못 내고 전설이 된 지 오랜듯하다. 보수적인 이탈리아에서 철골구조를 건축설계에 이용하는 Santiago Calatrava가 설계한 현대건축 디자인의 Constitution Bridge4)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오래된 유럽의 도시들은 주로 석재를 이용한 묵직한 건축이 많아서인지 리모델링이나 증축의 경우 현대건축 재료인 유리나 철을 이용하여 가뿐하거나 곡선을 이용해 기존의 건축과 차별화를 두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자 한다[그림 3].


다리의 입면에 나타나는 시간의 지층

 


베네치아에 리알토 다리가 있다면 꽃의 도시 피렌체(Firenze)에서 아르노(Arno)강을 연결하는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5)는 다리라고 불리기보다는 강 위의 건물이라고 하는 편이 낫다. 이름 자체가 오래된 다리라고 명명한 것으로 볼 때 초기는 다리로 시작했지만, 보석 세공 가게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모이면서 수공업의 공간으로 점차 확대돼 독특한 형태와 분위기가 형성된 듯하다. 다리 입면이 지나온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날 증식되고 확장되어 온 삶의 공간이 다양한 형태와 색으로 장소화 된다. 거기에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나 사랑에 빠진 곳이라는 에피소드로 인해 이 다리는 더 극적인 낭만의 장소로 기억된다[그림 4].


주변 맥락을 배려한 형태의 교회

 

 

로마 외곽에 있는 미국 유대인 건축가인 Richard Meier의 The Jubilee Church6)는 성당의 나라이자 가톨릭의 본거지에 마치 완전히 새로운 교회가 들어선 듯한 모습이다. 거대한 공간을 자랑하는 고딕 양식의 대성당 모습에 익숙한 눈에는 많이 낯설다. 그러나 흰색의 세련된 공간구성을 자랑하는 건축가는 도로 옆 언덕 위에 흰색의 백합이나 카라와 같은 우아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기차를 타고 로마 외곽으로 가서 시골길을 걸어가다 마주치는 교회는 예상한 것과 다르게 주변의 건물과 맥락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베드타운에 있다. 반복된 곡선에 의한 형태의 구성은 주변 건물들의 반복성과 계단처럼 커지는 주변을 닮으려 하고 그로 인하여 그 어떤 다른 교회보다도 주변과 손을 잡고 그들의 삶에 스며든 듯하다[그림 5].

 

 

*주석

1.https://www.duomomilano.it/en/
2.https://www.airfrance.co.kr/KR/en/common/travel-guide/galleria-vittorio-emanuele-ii-a-walk-in-the-heart-of-milan.htm
3.https://en.wikipedia.org/wiki/Rialto_Bridge
4.https://en.wikipedia.org/wiki/Ponte_della_Costituzione
5.https://en.wikipedia.org/wiki/Ponte_Vecchio
6.https://www.richardmeier.com/?projects=jubilee-church-2

 

 

관련기사

더보기
4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